목이 길어 슬픈 짐승
물꼬/이민복
긴 목을 가진 짐승이 산위에서
목을 늘이고 먼 지평선을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바라본다.
새들 마저도 떠나간 산속
몰아드는 바람만
말라가는 나뭇가지에게
노래를 부르라 한다.
봄이 오기는 오려는가?
20도를 넘나드는 햇볕속인데
발에 느껴지는 느낌은 시리다.
서쪽 하늘 저 멀리
밀려오는 검은 구름
코를 막아야 하는 황사인지
피부를 곪게 만드는 산성비인지
보드러운 풀밭이 그립다.
꽥꽥거리며 돌아다니는 저
목 짧은 짐승들
황사가 불던
산성비가 오던
아랑곳없이...
여기저기 땅을 헤치며 돌아 다닌다
봄이되면 파란 싹이 돋아날 곳인데...
카페 게시글
시 (가~사)
목이 길어 슬픈 짐승
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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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3
11.04.22 10:4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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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목이 길면 정말 슬플까요? 아무리 골치 아픈 일이 많아도 봄은 오고야 마네요.
멀리 바라 보아야 하니 온갖것들이 다 보이겠지요.
한여름에도 떨고 있을 수가 있으니 그들에겐 봄이라고 말하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땅이 흔들리고 방사능이 누출되는 일본에서 그들이 느끼는 봄은 어떨까요.
파란 싹을 먼저 보고 싶어 땅을 헤치고 다니나 봅니다. 사슴이 그렇게 해서 봄이 왔는지도 모르죠. ^^
그럴수도 있겠군요.
충주 잘 다녀왔어요?
올라가는 길에 다녀갔으면 좋았을텐데...뻥튀기 해 놓았는데...
앗~ 충주,,, 우리 옆동네네요 여긴 제천인데 힝`^^
물꼬님 글 잘 봤습니다봄처럼 단순하게 행복했으면
그래요?
진짜 옆 동네군요.
주천 용석리에서 농사짓고, 살기는 원주에서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