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 핵으로 위협받는 자연과 생명, 우리가 살리자 | ||||
부산 길천성당에서 삼척까지 40여 명, 17일간 .326km 순례 | ||||
"주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죠." 8일 탈핵희망 국토도보순례단을 만나러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을 찾았다. 순례를 기획한 성원기(토마스 모어, 강원대, 사진) 교수는 "생태계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방사선의 위험을 알리고자 순례에 나섰다"고 말했다. 성 교수와 함께 걷는 40여 명 순례단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성 교수는 지난 6월 6일 부산 길천성당에서 혼자 출발했다. 핵발전소 건립지를 따라
걷고 기도하며 핵발전소 건립 예정지인 강원도 삼척을 향했다. 영덕과 울진을 거치는 총 326㎞의 대장정이다. 한 달여에 걸친 순례의 시작과 끝은 늘 기도와 함께였다. 했다. 원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동훈 신부) 사제단을 비롯해 지역 교회 수도 자와 신자들, 핵발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까지 다양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 씩 동행했다. 소식을 듣고 합류했다. 며칠 전 은경축 행사도 신자들과 점심 한 끼 국수로 나누고 은경 축 휴가마저 순례로 대신했다. 홀로 순례에 나선 성 교수와 함께하기 위해서다. 으며 지친 심신에 위로도 받았다"며 "작은 벌레들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부터 끊임없지 지 저귀는 작은 새 소리, 나무를 스치는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까지 자연에서 나는 모든 소리 가 창조주 하느님의 소리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길 위를 걸으며 기도하는 과정에서 주님 과 그분 창조물인 자연과 영적 교감을 나누고 용기를 새롭게 얻는 시간이었다.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언제 후쿠시마와 같은 재앙이 발생할지 모른다"며 "자연이 사 라지면 결국 인간도 사라진다"고 했다. 핵발전 건립으로 위협받는다는 생각에 순례에 동참했다"고 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이 씨는 "우리 지역은 물론 어느 지역에도 더 이상의 핵발전소 건립은 안 된다"고 힘주어 말 했다. 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핵폐기물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100Kw 핵발전소 1기가 1년에 내뿜는 방사선량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방사선의 1500배에 달한다. 핵발전과정에서 나오는 플루토늄이 인체에 해가 없어지기까지는 25만 년, 그 무한한 세월 플루토늄을 가둬둘 방법이 인간에게 없다. 간을 뚫고 대도시를 향해 전력을 나를 것이다. 전문가들이 추정하는 필요 송전탑 수는 6500여 기. 핵발전소와 송전탑은 지역 주민을 삶의 터전에서 쫓아낼 것이다. 발하고, 국민들이 전기를 아껴쓰면 새로운 핵발전소를 건립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며 하느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이웃이 늘어나길 희망했다. 탈핵 지향하는 한국교회 한국 천주교가 핵발전소 문제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 간다. 광주대교구가 1989년 영광핵발전소 3ㆍ4호기 추가건설 반대 활동을 시작했으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이하 주교회의 정평위) 역시 영광핵발전소 건설 반대 운동을 펼치며 힘을 실었다.
핵발전의 위험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1993년 무렵이다. 영광 1호기에서 근무하던 김철(마르코)씨가 작업장에서 쓰러진 뒤 백내장 발병, 하반신 마비 등의 증상으로 투병 하다 사망했다. 방사능 피폭으로 추정됐다. 영광본당에서는 핵발전소 추방위원회가 발 족했다.
1990년대에는 강원도 삼척지역이 핵발전소 건립 논란에 휩싸였다. 삼척지역 사회와 원주교구가 중심이 된 반대 운동으로 1998년과 2005년 핵발전소 및 핵폐기장 건설이 무산됐다. 하지만 2010년 다시 핵발전소와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 삼척 유치 계획이 부상하며 지금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1993년 10월에는 주교회의 정평위가 핵발전과 환경을 주제로 1차 세미나를 열어 핵 발전의 구체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대구대교구 사목국은 1997년 경주 핵발전소 월성 원전 2호기의 중수 누출과 관련한 성명을 내고 경주 핵발전소 조기 폐쇄를 촉구했다.
핵발전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운동도 전개됐다. 천주교환경 연대는 2005년 대림시기를 맞아 「하느님의 선물, 에너지」를 발간, 핵발전의 위험성과 대체에너지의 중요성을 신자들에게 전했다. 이후 각 교구를 중심으로 에너지 절약운동 이 산발적으로 전개됐다.
2011년 3월 13일 일본 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핵발전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011년 4월 영광 원전을 방문, 사고 발 생시 방재체계와 안전관리 등을 점검했다. 주교회의 정평위는 같은 달 열린 상반기 총회 에서는 불편하더라도 소박하고 검소하게 살면서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의식개혁 운동을 펴기로 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 때는 후보자에게 핵에 관한 정책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 했다.
한국교회의 핵발전 반대는 진행형이다. 교회는 "안전한 대체에너지 개발과 에너지절약 실천으로 핵발전소 추가 건설의 명분을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
[기사원문 보기] | ||||
[평화신문 2013.07.13]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