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햇빛 사냥(나의 라임오렌지나무 2)
저- 바스콘 셀로스
책명 -햇빛 사냥.hwp
출-동녘(2007.2.24. 407쪽)
독정-2019년 2월 23일. 토
·내가 너의 가슴속에 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한 용기를 가지고 결심만 하면 돼.“
“네가 눈을 감고 있으면 내가 네 가슴 위에 누울 거야. 그 다음에 조금씩 너의 기슴 속으로 들어갈 거야. 아프지 않아. 내가 너의 눈꺼풀을 무겁게 해서 편히 잠들게 할 테니까.” 나는 두려움을 이기려고 자신과 싸웠다. 두꺼비 배의 끈적끈적하고 차가운 기운이 내 피부에 느껴지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많이 떠든 제 짝이 상이 받았어요. 그런데 왜 저는 받을 수 없죠? 그가 잡담하지 않았다면 제가 누구하고 잡담했겠어요?”
·독약은 구슬 사이에 있었다. 손바닥에 그것을 올려놓자 빛을 받아 더욱 아름다운 푸른빛을 띄었다.
“이걸 내게 줘 슈쉬?”
“그걸 어디 쓰시게요. 당신은 행복하잖아요. 가슴에 하느님을 갖고 계시잖아요.”
“그랬지, 하지만 사랑스런 내 친구 슈쉬가 죽거나 바보 같은 짓을 하거나 그런 생각 하는 건 원치 않거든, 내가 이런 걸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내가 얼마나 걱정할지 짐직이나 해봤어?”
“알았어요. 가지세요. 죽고 싶을 땐 다른 방법을 찾죠. 뭐. 괜찮아요.”
“그래. 이걸 나에게 주니 좋구나. 넌 아직 살아갈 날이 많아. 녀석. 그리고 죽는 문제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손에 맡겨 두자구.”
아바가 책장의 책을 보지 말라고 당부하자 수요일마다 몰래 들어가 책을 읽었다.
“금지 된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너도 알잖아. 하지만 별로 볼 게 없었어.”
“볼 것도 없는데 왜 계속 그랬어?”
전부 보고 싶었거든 하나씩 자세히 말이야. 벌거벗은 남며 모습 같은 걸 기대했는데 상처. 시체 토막, 종양, 시뻘건 핏덩어리, 큰 상처, 부러진 다리, 뒤틀린 팔 같은 것뿐이었어.“
“얻은 게 뭔데?”
“아무것도 없었어. 그런데 식탁에 피가 가득하고 반만 구운 고기 덩어리가 올라오면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아 아주 혼났어.”그의 목소리가 어찌나 다정했던지 내가 아직 울보였다면 아마 큰 소리로 엉엉 울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울음을 참았고 눈시울이 젖는 것만을 느꼈다.
·나는 영혼과 마음으로 건반을 두드렸고 그 모든 것이 정말 좋았다. 학교 여선생이 집앞을 지나가며 어마보고 말했다.
“오늘 오후에 이 집 앞에 한참 동안 서 있었어요. 피아노를 치는 천사 한 분이 있더군요. 정말 훌륭한 연주였어요.”
엄마가 내 눈을 뚫어져라 보았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얼굴이 빨개졌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로부터 이틀 수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어떤 불안감이 느껴졌다. 무엇을 예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실로 내려갔다. 피아노 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엄마가 팔아버렸다.
그가 나에게서 떨어져 벽으로 사라질 때 내 몸과 마음이 허전한 빈 공간을 느꼈다. 마치 방이 천천히 어두워져 가는 것처럼.
“태양을 달구자던 내 아들은 어디 갔지?”
“힘들 거예요. 태양이 너무 얼어 버린 거예요.”
“내일은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거라고 했잖니. 모든 게 변할 거야.”
“이봐 제까, 너는 나쁜 애가 되고 싶어 하는 모양인데 사실 넌 나쁜 애가 아니야.”
“저는 착하거나 나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없어요.”
“너를 망치고 있는 건 네가 아주 자존심 강한 소년으로 자라고 있다는 거야.”
“모든 사람이 두들겨 패는 빨래판이 되고 싶진 않아요.”
수업에 몰두하듯 칠판을 바라보며 시치미를 뗐다 두 손을 포갠 채 내 장난감을 숨겼다. 그리고 교실이 다시 조용해지면 윙,윙, 윙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곧바로 킥킥 웃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다시 조용히 했다가 수업이 본래 리듬을 되찾으면 곧 바로 윙윙 소리를 냈다. 그러자 수사님이 관심을 보였다. 내 가가이로 다가와 멈췄다. 근엄하게 쳐다보았고 나는 책상에 손을 얹은 모습 그대로 얌전하게 있었다.
“바스콘셀로스 군, 하프 좋아해요?”
“아뇨, 선생님, 피아노도 실어요.”
그가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디 있지요?”
연필 깎는 칼을 집어 그에게 주었다.“이거 그냥 연필 깎는 칼인데요.”
“좋아요. 수업이 끝날 때까지 발 모으로 팔짱 긴 채 필판 옆에 서 있어요.”
기숙사에서 베게싸움을 하다가 수사님이 와서 내 목을 잡더니 나무에 들어 올리듯 나를 위로 들어올렸다. 그 순간 나는 원숭이와 같이 사는 고릴라와 싸우기엔 한참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큰 가슴에 눌려 꼼짝달짝 못하고 허공에 매달려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내가 마치 해변 야자나무에 매달린 도마뱀인양 나를 남작하게 만들고 있었다. 나를 놓아주지 않은 개 그가 물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내가 급히 사건의 전모를 설명했다. 나를 쫓아오는 바람에 그걸 피하려고 거기 숨었으며 그의 머리와 아르노바우의 머리를 혼동해서 그랬다고.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너에게는 그것도 소용없어. 말썽꾸러기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치러야 할 게다.” 투명한 그의 눈이 깨진 병 바닥과 비슷했다.
“교장선생님께 뭐라고 말할지 잘 생각해 둬. 상급생 녀석이 하급생들 기숙사에서 한 짓거리라고는 흠!”
나는 오른손으로 몸의 균형을 잡은 뒤 왼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띄엄띄엄 간격을 두고 괴성을 질러댔다 그 소리는 숲에서 메아리 친 뒤 멀리 사라져 갔다. 처음치고는 그런 대로 괜찮아. 하지만 감정을 더 넣어야 겠어. 좀더 아픈 소리를 내 봐. 톱이 네 몸을 절반으로 자르는 것처럼 말이야.“
“상어에 물려 잘릴 때처럼?”
“대충 그 정도.”
“그건 알겠어.”
나는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질렀다. 흐느낌이 뒤섞인 고통 소리를 잠깐 쉬었다가 사시.
“이번엔 좋았어. 두 번 더 해 봐. 저 세상 영혼은 밤새도록 신음하진 않으니까.”
그의 말대로 했다. 약간 피곤해서 다시 가지에 앉았다.
“이제 잘 들어 봐.”
내가 귀를 종긋 세웠다. 개 한 마리가 짖기 시작했고 이어 다른 개들 여러 마라가 따라 짓었다.
“효과가 어떤지 봤지?”
개 짓는 소리가 한 심 분간 계속 되디가 차츰 잦아들었다.
“이제 딱 한 번만 더 해봐. 그리고 오늘은 그만 하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런 신음소리로 밤의 적막을 갈라놓았다. 개가 다시 짖버됐다.
“개가 짖지 않으면 집으로 가야 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네 목소리를 들었으니까.”
“언제 다시 해?“
“3일마다 하고 그 다음에는 금요일에만 해. 그래야 더 실감나니까.”“돌아가가, 아담, 얼마나 멋진지 봤지? 이제까지 내가 한 장난 가운데 가장 멋졌어. 천사처럼 잠자러 갈 거야.”
이주일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내 장난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내가 마치 세상의 주인이 된 같은 기분. 사방에서 그 얘기가 나돌았다.
“숲에 신음소리를 내는 영혼이 있데요.”
“저도 벌서 들었어요. 온몸이 오싹하더라구요. 교수형 당한 영혼들을 위해 아베마리아를 세 번 외쳤어요. 아이고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수사님은 먼지떨이 깃털로 인디언 분장을 한 아이들과 함께 연극 연습을 하고
·수사님은 부두의 큰 기중기 그늘 속에서 작은 점으로 남을 때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아마고 그는 배가 항구를 완전히 빠져나갈 때까지 그렇게 부두에 서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내 그리움에 새겨질 마지막 장면이 될 것이다. 나도 그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었다. 그는 분명 천천히 발길을 돌려 모자를 쓰고 천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내 중심가와 크고 낡은 학교 건물로 돌아가기 위해 노란 전차를 기다릴 것이다.
“사랑이 뭐지. 아담? 사랑. 많은 사람이 지나갔어. 늙었지만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빠울라의 사랑.”
“조금 더 걷자. 제제.”
나를 제제라고 부른 사람은 바로 나야. 너도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거라 했지. 단기 그리움 속에서만 예외겠지 그러니까 내가 고독해서 너랑 얘기하려 하면 회내진 않겠지.
나는 다시 소년이야. 꿈 많고 고독한 소년. 왜 사람들은 크는 걸까? 난 원치 않아. 결코 원한 적고 없어. 시간은 멈춰있는데 내가 계속 흘렀던 거지. 솔직히 그 누구도. 우리 가슴속의 이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없어. 바로 이 가슴만 알뿐이지.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이 있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뱃고동 소리는 배에서 난 것이 아니야. 아담,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들었던 기차 소리야. 제발 마지막으로 너에게 부탁할게. 어른들이 태양에 불을 붙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대답해 줘 이번만. 대답을 듣지 못했으므로 나는 휘파람을 불며 걸어갔다. 그리고 가랑비를 위해 노래를 불렀다.
“강가에 있는
꾸루루 두꺼비
두꺼비가 노래할 때 누이는
춥다고 말하죠.“
아담, 어른들은 정말 태양에 불을 당길 줄 몰라. 그러니까 어쩌면 내일은 하느님이 선한 마음을 베출어 태양 스스로 불을 지피게 하실 지도 몰라. 과거에 태양이 여원히 빛나게 하셨던 것처럼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