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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진도초등학교 총동문회 원문보기 글쓴이: 56이세진
이른 봄날 북한산에서 – 밤골계곡,영장봉,백운대,일출봉,성덕봉,백운동계곡
1. 보현봉 자락 왼쪽부터 형제봉, 백악산, 인왕산, 안산, 서울시내 중앙에는 남산
영장산 한 자락이 내가 사는 고장인데
오십 년을 호화롭게 독판치고 살았다네
골짝 울리는 폭포수는 북이며 나팔이요
둘러친 숲 새소리는 생황의 연주이며
봄산은 기생인양 꽃 패물을 두르고
단풍잎은 초헌마냥 비단 장막 펼치나니
서생의 골상이 박복하다고 말하지 마소
끝없는 청복 누림이 스스로 대견하다오
靈長一麓是吾鄕
獨擅豪華五十霜
噴壑瀑流臧鼓吹
繞林禽韻奏笙簧
春山妓女花鈿擁
秋葉綺軒錦幕張
莫道書生骨相薄
自矜淸福享無疆
ⓒ 한국고전번역원 | 양홍렬 (역) | 1996
―― 순암 안정복(順菴 安鼎福, 1712~1792), 「자기 자랑(自矜)」
▶ 산행일시 : 2026년 4월 13일(월), 맑음, 미세먼지 나쁨
▶ 산행코스 : 밤골,사기막봉,영장봉(망운대),숨은벽능선,대동샘,백운대,용암문,일출봉,기룡봉,동장대,대동문,
보국문,성덕봉,보국문,백운동계곡,산영루,중성문,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북한산성 입구 버스정류장
▶ 산행거리 : 도상 13.0km
▶ 산행시간 : 07시간 20분(09 : 40 ~ 17 : 00)
▶ 갈 때 : 전철 타고 구파발역으로 가서, 양주 37번 버스로 환승하여 효자2동에서 내림
▶ 올 때 : 북한산성 입구에서 704번 버스 타고 구파발역으로 가서 전철 타고 옴
▶ 구간별 시간
09 : 13 – 구파발역, 양주 37번 버스(09 : 20)
09 : 40 – 효자2동, 산행시작
10 : 08 – 밤골계곡 폭포
10 : 33 – 사기막봉능선
10 : 52 – 마당바위
11 : 02 – 사기막봉(552m)
11 : 10 – 영장봉(망운대, 550m)
11 : 41 – 대동샘
12 : 10 – 호랑이굴, 안부
12 : 30 – 백운대(836m), 휴식( ~ 12 : 40)
12 : 55 – 백운대암문(위문)
13 : 25 – 용암문, 일출봉(618m)
13 : 52 – 기룡봉(589m)
14 : 16 - 대동문
14 : 28 – 보국문
14 : 35 – 성덕봉(623m)
14 : 40 – 보국문, 휴식( ~ 14 : 50)
16 : 04 – 산영루
16 : 13 – 중성문
16 : 52 –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
17 : 00 – 북한산성 입구 버스정류장, 산행종료
17 : 30 - 구파발역
2.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백운대 주변(이미지 날짜 2023.4.27., 내려다본 높이 1.61km)
내가 너무 성급했다. 그예 참지 못하고 북한산에 야생화를 보러 간다. 작년보다 시절이 일주일은 빠르다고 하니
마음이 조급하기도 했다. 밤골 국사당 울타리 큰꽃으아리가 시절의 가늠자 역할을 하였는데 아무 소식 없고, 해마다
밤골계곡 초입 등로 주변에서 반기던 애기나리가 낙엽이 수북하여 풀싹조차 보이지 않는다. 꽃술 흔들며 응원하던
매화말발도리는 이제 막 움트는 중이다. 계류 옆 소나무 밑에서 소복하니 모여 있던 각시붓꽃도 자취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밤골계곡을 찾는다. 물론 사기막봉능선과 숨은벽능선을 지나 백운대를 오르기 위해서다. 오늘 효자2
동에서 내린 등산객이 다른 때와는 다르게 여러 명이다. 휴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다. 한때 북적이던 국사당 굿당
은 조용하다. 나는 밤골탐방지원센터을 지나자마자 ┫자 갈림길 왼쪽의 계류 건너 사기막능선을 오르지 않고 곧장
밤골계곡을 간다.
밤골계곡은 여름 장마철에나 계류가 풍성하다. 오늘은 잴잴 흐른다. 밤골탐방지원센터에서 0.8km 정도 가면 밤골
계곡의 유일한 폭포가 나온다. 2단의 무명폭포이다. 오른쪽 데크계단이 등로이자 관폭대이다. 폭포가 소박하다.
폭포 주변 곳곳 돌틈에서 돌단풍이 떼 지어 관폭한다. 돌단풍(Mukdenia rossii (Oliv.) Koidz.) 은 바위틈에서
자라며 잎 모양이 단풍잎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속명 무크데니아(Mukdenia)는 원산지 중 하나인 만주 지역의 옛 지명인 ‘무크덴(Mukden)’에서 유래하였다. 본래
이 식물은 1891년 독일 분류학자 엥글러(Engler)에 의해 ‘아세리필럼(Aceriphyllum)’이라고 했다. 이는 라틴어로
‘단풍나무(Acer)’와 ‘잎(phyllum)’이라는 그리스어의 합성어이다. 그러나 1935년 일본의 식물학자 코이즈미
(Koidzumi)가 기존 이름이 다른 식물에 이미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하고, ‘무크덴’이라는 지명을 활용해 현재의
Mukdenia라는 새로운 속명을 부여했다고 한다.
종소명 rossii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선교사이자 식물 채집가였던 존 로스(John Ross, 1842~1915)를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는 만주 지역의 옛 지명인 ‘무크덴(Mukden)’에서 활동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만주에서 한국
인 청년들과 함께 최초로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여 한국 개신교 역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한다.
다시 한 차례 등로를 약간 벗어나 계류로 내려가 폭포와 돌단풍을 구경한다. 폭포 위는 Y자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계속 계곡을 따라 오르고, 왼쪽은 가파른 사면을 0.8km(이정표 거리인데 실제로는 0.3km 됨직하다) 오르면 사기
막봉능선 347m봉을 내린 안부께에 닿는다. 계류가 밭고 풀꽃도 보이지 않으니 계곡 너덜을 오르기보다는 능선에
올라 조망이나 보는 편이 낫겠다 싶어 왼쪽 사면 등로로 간다.
3. 밤골계곡 무명폭포, 원래 수량이 적다
4. 바위틈에 핀 돌단풍, 이제 막 피어났다
5. 폭포와 돌단풍
6. 돌단풍, 양지쪽에는 활짝 피었다
7. (마당바위 오르면서 바라본) 상장능선 너머 도봉산
8. 앞은 상장능선, 가운데 왼쪽 암봉이 상장봉이다
9. 백운대 파랑새능선 장군봉, 오른쪽 뒤는 염초봉
10. 영장봉(망운대)에서 바라본 영봉
11. 인수봉 설교벽
12. 장군봉, 봄빛이 아련히 감돈다
13. 족도리풀, 꽃망울이 맺혔다. 이게 가장 크고, 다른 것들은 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기막봉 오르는 등로는 바위 슬랩의 연속이다. 긴 데크계단에 이어 슬랩 오른쪽 목책 따라 오른다. 데크계단은
상장능선을 바라보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이어 돌계단 오르고 해골바위 아래 슬랩 왼쪽 사면을 길게 돌아 오르면
마당바위이다. 배낭 벗어놓고 오른다. 일대 경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올랐다. 인수봉 설교벽과 숨은벽 릿지, 백운대
파랑새능선 장군봉 등이 위압적으로 보인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매우 나쁘다. 원경이 흐릿하다.
한 차례 핸드레일 잡고 슬랩 오르고 난간에 다가가 눈앞의 전경인 장군봉 또 보고, 숲길 잠깐 오르면 통신중계시설
이 있는 사기막봉이다. 울창한 나무숲 둘러 아무런 조망이 없다. 영장봉(망운대)을 갔다 오려 한다. 거기서 인수봉의
뒷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목책 얼른 넘는다. 나 말고 영장봉을 가는 사람은 없다. 거기까지는 안전시설이 없다. 숲길
약간 내리면 가파른 반침니가 나온다. 전보다 더 가팔라진 것 같다.
소나무숲길 지나고 암벽 밑을 오른쪽으로 돌아 슬랩을 오른다. 크랙에 발을 넣고 올라 양손바닥을 암벽에 최대한
밀착하여 잡아 끌어당기며 기어오른다. 짜릿한 손맛 본다. 영장봉 정상은 너른 암반이다. 암반에 서너 개 파인 홈이
있어 물이 가득하다. 술잔바위 혹은 주암(酒岩)이라 할만하다. 바라보는 인수봉이 외유내강한 모습이다. 설교벽(雪
郊壁) 릿지가 험하다. 내 등산학교를 다니지 않아 다행이다. 예전에 가려고 했으나 나이가 많다며 거절당했다. 암벽
암릉을 탈 줄 알고 저기를 보면 얼마나 가슴이 뛰었을까? 무덤덤하다.
영장봉을 내려 방금 전의 반침니로 오르지 않고, 왼쪽 사면을 길게 돌아 능선에 오른다. 숨은벽능선이 이어진다.
오늘은 바람이 없어 날등을 직등하여도 좋다. 걸음마다 경점이다. 숨은벽 빨래판바위를 보면 괜히 손바닥에 땀이 괸
다. 핸드레일 붙들고 살금살금 내리면 밤골계곡이다. 너덜이다. 한 젊은 등산객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나를 보고
어디로 백운대를 가느냐고 묻는다. 곧장 올라가시라, 이 정도면 아주 잘난 길이라고 얘기해준다.
족도리풀이 피었을까? 바위 밑을 샅샅이 살핀다. 황량하다. 어쩌다 어린 싹이 돋아나기는 했다. 겨우 한 군데 족도리
풀이 나란한 바위 밑을 발견한다. 꽃봉오리 맺혔다. 하긴 작년에는 저쪽에 귀룽나무 꽃이 늘어졌었지. 처녀치마는
지지 않았을까? 매년 올 때마다 그 꽃을 보지 못했다. 드디어 오늘 북한산에서 처음으로 처녀치마를 본다. 응달진
사면을 온통 보랏빛으로 수놓았다. 내 아직까지 이렇게 넓은 지역에 빼곡히 자리 잡은 처녀치마는 보지 못했다.
장관이다.
돌계단 오르고 이어 데크계단 오르면 호랑이굴 안부이다. 사방에 노랑제비꽃이 한창이다. 노랑제비꽃(Viola
orientalis (Maxim.) W.Becker)은 햇볕이 잘 드는 산중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속명 비올라(Viola)는
라틴어로 보라색 꽃을 뜻한다고 한다. 이 제비꽃은 노랑이지만 최초로 지칭된 제비꽃 종류가 보라색이었기 때문에
이 단어가 고유 명사가 되었다고 한다. 일본명은 키즈미레(キスミレ, 黃菫)이다. 제비꽃을 뜻하는 ‘스미레(スミ
レ)’에 노란색을 의미하는 ‘키(黄, き)’가 합쳐진 이름이다. 정호승 시인의 ‘노랑제비꽃’에서는 삶의 희망이 보인다.
희망 속에는 언제나 눈물이 있고
겨울이 길면 봄은 더욱 따뜻하리.
감옥의 풀잎 위에 앉아 우는 햇살이여.
인생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창 밖에는 벼랑에 핀 노랑제비꽃.
14. 처녀치마, 백운대 파랑새 능선 북사면에 아주 너른 자생지가 있다.
17. 노랑제비꽃. 눈길, 발길 닿는 데마다 노랑제비꽃이다
19. (백운대에서 바라본) 도봉산 연봉, 맨 왼쪽 뒤는 사패산이다
20. 가운데 멀리는 불곡산
21. (만경대 오른쪽 사면 돌면서 바라본) 백운대
22. 노적봉, 오른쪽 뒤는 의상봉
23. (일출봉 오르면서 뒤돌아본) 용암산 병풍바위와 만경대, 오른쪽 뒤는 인수봉
24. 왼쪽은 보현봉, 가운데 안부는 대남문, 오른쪽은 문수봉
25. 알록제비꽃, 양지쪽 성곽 가까이 있다
이왕 북한산에 왔으니 내쳐 백운대를 오른다.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우측통행을 잘 따른다. 오늘 평일을 휴일로
착각한다. 젊은이와 외국인들이 많다. 그들의 간편한 차림이 나의 중무장을 멋쩍게 한다. 백운대 정상은 인증사진
찍는 사람들로 길게 줄을 섰다. 암반에는 삼삼오오 모여 일광과 먹거리를 즐긴다. 나도 한쪽 비집어 휴식한다. 조망
은 시원찮다. 미세먼지로 주금산과 천마산 연릉이 흐릿하고, 용문산은 아예 가렸다.
백운대 내림 길도 줄을 잇는다. 슬랩이 여러 발길로 닳고 닳아 미끄럽다. 시건방 떨다가는 우세 당한다. 아무쪼록
조신하게 내린다. 백운대암문(위문) 지나고 만경대 오른쪽 사면의 데크로드를 간다. 그 초입 골짜기 바위 밑에 처녀
치마가 홀로 산다. 이 길을 가면서 뒤돌아보는 백운대가 북한산 아니 서울 뭇 산들의 맹주로서 손색이 없는 늠름한
위용이다. 그 아래 염초봉, 원효봉, 앞의 노적봉, 그 뒤의 의상봉은 또 어떠한가. 색동옷 입은 사뭇 귀여운 모습이지
만 하나같이 오르기 만만찮은 준봉들이다.
노적봉 직전 안부에 이르러서야 눈을 휴식한다. 산모퉁이 돌고 돌아 용암문이다. 용암문은 龍暗門이 아니라 龍岩門
이다. 성곽 길로 간다. 알록제비꽃을 보아야 하고, 일출봉을 오르면서 뒤돌아 용암봉 병풍바위와 만경대 동벽, 인수
봉을 보기 위해서다. 올 때마다 볼 때마다 수려한 모습이다. 한갓진 성곽 길이다. 알록제비꽃이 피었을까? 가는 걸음
으로 성곽 밑을 자세히 살핀다. 알록제비꽃은 연인산 가는 도중에 임도 비탈에서 보았고, 감악산 바위틈에서도 보았
지만 그건 운이 좋아서이고, 확실한 데는 이곳 북한산 성곽 길이다.
찾았다. 내 주의가 깊었기 지나치지 않았다. 어리다. 꽃은 야무지지만 알록달록한 잎이 여리다. 알록제비꽃(Viola
variegata Fisch. ex Link)의 종소명 바리에가타(variegata)는 라틴어로 반문(斑紋)이 있다는 뜻인데 잎에 무늬가
있음에서 유래하였다.
이다음 기룡봉(589m)은 성곽 보수공사 중이다. 출입을 막았으나 살그머니 금줄 넘는다. 거기에 알록제비꽃이 다수 살고 있다. 그런데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양지쪽이라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다음에는 햇빛을 가릴 우산이라도 준비해 올 일이다. 동장대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오른쪽 사면으로 돌아 넘고 성곽 길로 간다. 대동문 가기 전 582m봉(오룩스맵은 이 봉우리를 시단봉이라고 한다)에는 석상(石床)의 제단이 있고 그 앞에 다북한 각시붓꽃이 두 군데가 있는데 꽃이 피려면 멀었다. 잔디로 오해하기 알맞다.
27. 오른쪽 보현봉, 그 자락 왼쪽부터 형제봉, 백악산, 인왕산, 안산, 서울시내 중앙에는 남산
28. 태백제비꽃,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다.
29. 큰괭이밥, 총궐기라도 하듯이 너른 초원에 무수히 피어났다
40. 노루귀, 북한산에서 노루귀를 처음 본다
대동문 지나 고광나무도 꽃이 피려면 멀었고, 솜나물은 꽃 핀 두 개체만 보인다. 보국문 지나고 성덕봉(623m)을
오른다. 빼어난 경점인 거기서 조망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가파른 돌계단을 단숨에 오르려니 숨이 가쁘고 허벅지가
뻐근하다. 미세먼지도 거기는 건들지 않았다. 보현봉과 그 긴 자락에 형제봉, 그 너머 백악산, 인왕산, 안산이 마치
소백산의 구봉팔문을 연상케 한다. 남산은 돛배 혹은 고도이다.
뒤돌아 보국문으로 내려가서 백운동계곡을 향한다. 완만한 사면 내리막이다. 등로 바로 옆이다. 전에 본 적이 없기
에 생각지도 않았던 큰괭이밥을 본다. 인근 큰괭이밥들이 모두 모여 총궐기하는 것 같다. 이 무수한 꽃들이라니.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리고 모두 고개 숙이고 있으니 그 얼굴을 찍으려면 카메라를 땅바닥에 대고 렌즈를 위로 향하여
야 한다. 어렵다. 내가 천마산에 큰괭이밥을 보러 간 때가 4월 1일이니 여기가 천마산보다 시절이 늦는가 보다.
큰괭이밥(Oxalis obtriangulata Maxim.)의 속명 옥살리스(Oxalis)는 그리스어 ‘oxys(신맛이 나는)’에서 유래하
였고, 종소명 오브트리앵굴라타(obtriangulata)는 라틴어로 역삼각형의 의미라고 한다. 잎의 모양이 삼각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가 소화가 안 될 때 이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하여 ‘괭이밥’이라고 부른다.
일본명은 오오야마카타바미(オオヤマカタバミ, 大山片喰)리다. ‘큰산괭이밥’을 뜻한다. 오오(オオ, 大)는 크다는
뜻이고, 야마(ヤマ, 山)는 산을, 카타바미(カタバミ, 片喰)는 괭이밥(Oxalis)을 뜻한다. 잎의 한쪽이 베어 먹힌 것
같은 하트 모양이라 하여 ‘한쪽(片)이 먹혔다(喰)’라는 이름이 붙었다.
큰괭이밥이 이러니 나도개감채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큰괭이밥이 지고 보이지 않을 때 나도개감채
가 나왔다. 여느 풀싹들이 다 어리다. 여기던가 저기던가, 지배를 철하도록 살핀다. 그만 갈까 하다 다시 보니 몇 개
채가 눈에 띈다. 겨우 꽃봉오리 맺었다. 얼마 안 있으면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 기세이다. 나도개감채가 무심하지는
않았다. 조금 더 내려가자 꽃을 활짝 핀 여러 개체 나도개감채가 반긴다. 반갑다. 납작 엎드려 카메라에 하나하나
모신다.
이제야 모든 게 끝났다. 보고자 했던 것들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그 대신에 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았다. 잰걸음
한다. 계류 곁눈질하며 간다. 산영루 아래 와폭은 여전히 귀품이다. 새마을교 지나고 산모퉁이 돌 때 목책 넘어 사면
을 잠깐 올라 만경대와 백운대, 염초봉을 바라보고 내 간다고 알린다. 계곡 길로 간다. 데크로드의 연속이다.
구파발역 가는 버스를 타기 쉽지 않다. 마치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든 것 같다. 길게 줄섰다. 한참
기다린 양주 37번 버스는 오는 도중에 더 태울 수 없도록 꽉 차서 그냥 지나치고, 그 다음에 오는 북한산성 입구에서
회차하는, 빈 704번 버스를 발 디딜 틈 없이 탄다.
41. 산괴불주머니
42. 나도개감채,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52. 서암사 담벼락 돌틈에 핀 서울제비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