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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한 지 한 달 반 만에 횡성통나무집을 다시 찾았습니다.
주택단지이나 많은 경우가 그렇듯 임야를 개발한 형식이라 토목준공문제로 아직 조경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답니다. 다음 주에 결론이 나면 석축을 조정하고 잔디를 까는 등
기본적인 조경작업을 한다고 하네요.
완주 용진통나무집처럼 특별한 의도를 가진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포스트&빔 방식의
민 벽을 화이트 마감하는 게 집의 인상을 선명하게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통나무
구조도 잘 드러나고... 2층 발코니 핸드레일 하나가 이처럼 집을 달리 보이게 합니다.
그러므로 기성 재와 방부목재로 만들었던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이지요. 더불어
발코니 구조도 홍송 각재로 틀을 짜고 열처리목재로 상판을 깔아 맨발로도 밖으로
나가 발코니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 역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
북미식 통나무집의 정통에 한 발 더 다가선 통나무집의 위용.
처음 시도한 육각 돌출구조에 전면 통유리 시공. 한 번의 시행착오와 창틀마감에 많은
수고가 깃들었지만 밖에서 보다 안에서 보는 시원한 개방감은 집주인께서도 대 만족.
단열에 대한 염려는 접어두셔도 됩니다. 32미리 삼중 로이(Low-E)유리, 아르곤가스...
깊은 처마가 있어 여름에는 해가 들지 않는 반면 겨울에는 거실 깊숙이 햇볕이 들어와
따뜻합니다(용진 통나무집에서 확인) 유리는 열전도율이 높은 반면 이처럼 햇볕을 받아
들이므로 단열에 관한 기준을 일반벽체와는 다른 기준으로 본다더군요. 더구나 요즘은
삼중유리를 생산하는 등 예전과는 많이 다르죠.
현관으로 들어와
우측으로 안방
여기에 딸린 드레스 룸(옷 방)입니다.
이정도 크기이면 드레스 룸이면서 아내만의 공간으로 충분히 기능하겠지요.
유럽방식의 알파칸 시스템창의 하드웨어 구조. 육년 동안 엘지시스템을 쓰다가 올해
알파칸 창호로 바꿨습니다. 현재까진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 상태.(특정제품 홍보?)
이 집 창호는 모두 삼중유리. 원래는 거실창만 삼중유리로 계약했으나 나의 착오와
창호업자의 오지랖으로 보일러실과 2층 욕실유리까지 3중 유리로 시공했네요. 다행이
제 설명을 듣고 건축주께서 손실보존을 해 주셨습니다만...
v
화장실과
샤워부스.
처음으로 일명‘젠다이(일종의 턱)’를 만들었습니다. 아파트에는 많이 설치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무시해 왔죠. 다용도실과 배관을 나누다가 욕실 크기도 작지 않아
벽 아래에 이중으로 다시 벽을 만들어 자연스런 턱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샤워부스를
나누는 세로방향 턱을 만들면서 타일마감과정에서 젠다이를 만들었습니다. 생각보다
유용할 것으로 판단, 앞으로 가능하다면 여러 형태의 젠다이를 두어야겠다고 결심.
커다란 슬라이드 형 장식장도 경제성이나 활용가치가 높아 보입니다.
다시 현관 중문 앞에서 거실과 주방 사이에 ‘알통엑스’를 설치, 일부개방 구조로
배치한 북서방향 주방을 바라봅니다.
이건 옥에 티? 입주 시기까지 냉장고와 식탁의 위치가 헛갈려 집주인의 주문대로 식탁
조명배치를 한 제가 조금 난감했는데 알아서 하시겠다더니 결국 집주인이 직접 이렇게...
제가 천장을 보고 웃으니 “머 하루 종일 천장만 보고 살 것도 아닌데 어떻습니까?”
하며 같이 웃고 맙니다. 타일작업 전 후드위치가 한 번 바뀌었고 식탁조명은 따로 배관
배선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마감을 다 끝낸 상태에서 어쩌기가 어려웠어요. 어느 기분
좋은날 다시 방문하게 되면 이 부분을 뒤집고 속으로 넣어 드릴지도. 집주인이나 저나
이것 때문에 그리 크게 마음 상하진 않습니다.
주방에서 보는 거실
더 가까이
전면 통유리로 된 거실창과 공간이 위로 확장된 시원한 개방감. 안에서 밖을 보는
느낌이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좋습니다. 제 스스로 제 선택에 만족하고요...
앞으로 전면 창 적용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점.
조금 더 가까이...
프레임 없이 통유리를 넣기 위한 밑 작업이 상당했습니다만(구조재로 틀을 만들고
내 외부 몰딩을 감는 방식) 목재 프레임이 주는 느낌을 기성프레임에 설치하는 것과
비교할 수는 없답니다.
2층으로 오르내리는 이 집의 계단은 꽤 넓습니다. 2층 참(Landing) 구조상 그리한
것인데... 가끔 생각을 했습니다. 계단이 본래의 목적에 더해 다른 의미를 갖는 것.
예를 들면 이렇게... 앉아서 책을 보기도 하고, 둘이 앉아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2층 난간 핸드레일
딸아이의 방
큰 창을 두었고요
오른편 아들 방에는
발코니가 연결되어 있죠.
바닥은 방부목이 아니라 열처리목재로 수명이 길면서도 맨발로 나가도 될 만큼 좋은
품질의 바닥재가 깔렸습니다. 이 역시 방부목재로 만들던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그만큼 비용이 조금 더 들기는 하지만...
집주인이 직접 만든 우체통이 애니메이션 속의 풍경처럼 보입니다.
멀리 강릉에서 충북 보은 작업장까지 먼 길을 달려 직접 계약하러 오신 분.
처음으로 1년 6개월 전에 예약시공계약을 하며 수천만 원 계약금을 건네고도 중간에
단 한 번도 불안해하거나 채근하지 않고 오히려 다시 1년 전에 미리 기초공사를 하면
좋겠다는(순전히 저의 편의 때문에) 제 청을 흔쾌하게 받아주신 분.
원목구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거실 전면을 육각구조로 변경하겠다는 의견에 당신이야
좋지만 제가 그만큼 더 수고스럽겠다며
격려해 주신 분
현장 시공하는 내내 온전히 저를 믿고, 어느 것 하나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으며
현관 열쇄를 건네는 제게 기대이상의 집을 지어주어 고맙다고 진심을 말해 주신 분.
이분에게 무엇이라도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사소한 부분에서
왜 전혀 불만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집주인에게 보답하는 저의 선물은 내년 봄
파릇한 잔디가 필 무렵에 전달될 것입니다. 그때 외부사진과 야경도 더 찍고요.
그때 다시 소식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