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연구원, 500명 면접조사
미군기지 평택이전에 대한 평택시민의 여론이 지난 1년 새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확인돼 이에 대한 다각적 원인분석과 함께 정책당국의 특별한 대책이 요구되는 한편, 지난 2005년 ‘대추리 사태’ 이후 잠잠하던 주한미군 문제가 지역 차원의 새로운 이슈로 대두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 128호실에서 개최된 ‘제2차 뉴평택 지식포럼’에서 발표된 동아시아연구원의 ‘미군기지 평택확장 이전 관련’ 평택시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찬성 35.0%에 반대 37.0%로 나타나 반대 여론이 찬성여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론조사는 동아시아연구원이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화를 이용한 개별면접조사 방식으로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9월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진행했으며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0이다. 이 같은 결과는 같은 연구원이 지난해 6월 평택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 사 결과 찬성이 49.5%, 반대가 24.3%였던 것에 비하면, 찬성 여론은 급감하고 반대여론이 급증한 것으로, 지난 1년 새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에 대한 평택시민의 여론이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군기지 이전의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으나(36.7%→38.9%) 부정적 효과가 크다는 응답은 지난해 32.0%보다 크게 증가한 42.2%로 나타났으며. 미군기지가 주둔한 K55와 K6지역보다 비기지 지역의 부정적 평가가 45.3%로 미군 주둔지역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활성화, 교육의료 인프라 제고, 국제도시화, 정부지원 및 지역개발 등 4개 항목에 대해 과반이 넘는 긍정적 평가는 하나도 없고, 부정적 평가나 잘 모르겠다는 평가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군범죄와 퇴폐문화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다는 응답이 59.6%에 달하고, 기지주변 환경오염 우려에 대해 58.9%가 심각하다고 응답해 미군범죄와 퇴폐문화 유입, 기지 환경오염 등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 평가가 미군기지 평택통합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증한 주요 원인이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군기지 확장이전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역전된 것은 2006년 5월 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이번 여론조사는 미군기지 이전에 대한 평택시민의 인식 변화와 관련해 주목된다. 본지가 2003년과 2004년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투쟁이 본격화 될 당시 여론조사 기관인 한길리서치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보다 높았으나(2003년 반대 53.0% 찬성 37.8%, 2004년 반대 52.9% 찬성 41.0%) 기지 건설이 본격화된 2006년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을 앞지른(찬성 50.3%, 반대 37.2%) 바 있고 이러한 추세는 2010년까지 지속됐다.
따라서 이번 반대 여론이 높아진 여론조사 결과는 주한미군 평택이전 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점검과 함께 평택시민의 부정적 여론을 누그러뜨릴 면밀한 정책적 수단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론악화의 원인으로는 일반적으로 기지이전사업에 따른 지역개발 계획의 지지부진과 지역경제 파급 효과 미약, 최근의 미군 범죄 증가와 고엽제 등 환경오염 우려 증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지만, 보다 세밀한 평가와 대책을 위해서는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요구된다. 특히, 최근 주한미군이전 비용 분담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미군 이전에 대한 악화된 평택시민의 여론을 정책당국은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동아시아연구원의 정한울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이번 포럼에서 “주한미군과 지역사회의 관계가 중요함에도 이에 대한 자료축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 여론이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보여주는 것처럼 문제 악화 이후에 처방을 논의하기 보다는 사전 예방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평택시민들은 평택주둔 주한미군 장병 대상의 통행금지제도와 주변업소 출입통제 정책에 대해 찬성여론이 매우 높게 나타나(찬성 62.3%, 반대 27.6%) 지역상권 활성화나 종업원 인권 문제 보다 주한미군의 범죄와 퇴폐문화에 대한 우려를 더 크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군주둔 기간이 3년으로 확장되고 가족을 동반을 확대하는 주한미군 ‘근무정상화’에는 66.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번 ‘제2차 뉴평택 지식포럼’은 평택시가 주최하고 재단법인 동아시아연구원이 주관해 ‘다문화 시대 주한미군과 지역사회 통합’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포트 브라이언 주한미군 전략처 부국장과 정한울 부소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차명호 평택대 교수 등의 토론과 방청석 질의응답 순으로 심도 있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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