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축구 선수가운데 아르헨티나 출신의 메시를 가장 좋아한다. 해외여행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였지만 메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축구팀 소속이었던 2017년 바르셀로나를 여행한 적도 있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그러니까 성가족 성당을 찾은 것도 그 성당보다는 그 성당앞에 즐비한 기념품 가게 그 안에서도 메시의 유니폼을 구입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배출한 걸출한 축구 스타 마라도나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메시였다. 어렸을부터 지닌 성장 장애로 인한 그 고통을 너무도 잘 알기에 작은 몸으로 엄청난 피지컬을 지닌 서구 축구 스타들 사이에서 존재하기도 어려웠을 그가 세계의 최상의 자리 다시말해 축구의 신의 자리에 등극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를 우러러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 결승전에 도달했다. 그의 영원한 라이벌인 호날두가 이런저런 이유로 추락한 반면 축구의 신은 명실상부하게 그 자리에 우뚝 존재하고 있었다. 모레 ( 2022년 12월 19일 0시)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승자와 패자가 결정되겠지만 비록 아르헨티나가 패하더라도 메시의 영광은 결코 바래지 않을 것이다.
제목이 도발적일 수가 있다. 낚이라고 붙인 제목이 결코 아니다. 메시는 이번 월드컵에서 말했다. "정말 우승하고 싶다, 그래서 시름에 가득찬 조국 아르헨티나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기 바란다." 물론 멋진 말이다. 자국의 명예를 어깨에 짊어진 채 출전하는 선수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그라운드에서 몸이 가루가 되어도 조국에게 승리의 소식을 전하고 싶은 것은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모든 선수들의 한결같은 희망과 각오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가 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아하고 가슴에 담아두는 그 메시이지만 그의 소망이 틀리기를 바란다. 바로 메시의 조국인 아르헨티나를 위해서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지금 세계를 리드하는 최정상의 두 인물을 배출한 나라이다. 축구의 메시와 가톨릭을 이끄는 266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다. 스포츠계와 신앙계를 대표하는 두 인물이 모두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그런 메시이기에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엄청나다. 그가 그의 조국에 전달하는 메시지도 분명할 것이다. 메시는 조국 아르헨티나에게 "제발 망상에서 깨어나라, 그리고 제대로 된 민생과 나라를 이끌어라"는 의미를 전달하기를 나는 진정 바라고 있다.
세계 2차대전이 끝났을 당시만해도 아르헨티나는 세계 5대 경제 강국이었다. 국토면적 세계 8위국이자 광물자원 보유 세계 6위국이 바로 아르헨티나이다. 옥수수 수출 2위, 대두 수출 3위, 밀 세계 3위 국가가 바로 아르헨티나이다. 지금 당장 세계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나라가 바로 아르헨티나이다. 하지만 그 나라가 가지지 못한 최대 약점이 바로 지도자와 국민들의 각오이다. 나라를 이끌 제대로 된 지도자가 없고 그런 지도자를 만들지 못한 것이 아르헨티나의 슬픔이자 최대 약점 그리고 지금 세계 최악의 나라로 전락하고 메시조차 나의 조국에는 축구밖에는 없다고 했을까. 아르헨티나의 현주소를 너무도 잘 알 수 있는 모습이다.
바로 포플리즘 즉 인기에 영합하는 그런 정치, 미래를 바라보지 않고 바로 지금 현시점만 직시하는 근시안의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아르헨티나이다. 무조건 퍼주기식 정책으로 일관하다보니 국민들은 그런 정치에 둔감해지고 배부르고 등따시면 만사 오케이라는 나라가 되니 무슨 발전이 있겠는가. 국민들이 불만을 가지면 참고 견디자라는 메시지대신 외국에서 돈을 빌려 국민들에게 주고 그 위기를 넘기려 했던 정책이 지금은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국민들에게 참고 견디고 정의와 행복 제대로 된 나라의 발전에 대한 비젼을 제대로 심어주지 못한 그 댓가를 지금 국가와 국민 모두가 너무도 가혹하게 겪고 있는 것이다. 의식있는 정치인이 나와도 이미 국민들의 뼈속깊이 가리잡은 좋은 게 좋은 것이지라는 안일주의와 태평주의 그냥 축구를 잘해 그 속에 살다 가면 그만이다라는 의식의 늪속에 아르헨티나는 정말 보잘 것 없는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며칠 뒤 월드컵 결승전이 어떻게 끝날 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르헨티나가 패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메시가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조국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제발 이제 깨어나라, 축구도 좋지만 그 좋은 환경속에 왜 이렇게 빈국으로 살아가고 미래가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는가라는 자성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메시의 영웅적인 절규일 것이다. 우승하면 그 기분에 몇년은 또 흘러가 버린다. 아르헨티나는 그렇게 슬프게도 축구외에는 의미가 없는 그야말로 세계사에 묻히고 말 것이다. 축구는 살아가는 데 극히 일부분이다. 그 잘살던 아르헨티나, 현 교황의 조국이며 이 시대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인 메시의 나라이다. 그런 나라가 의식이 깨어나고 국민들이 자성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나라로 향하기를 지구 대척점에 있는 필자는 정말 외쳐보고 싶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인들게도 외친다. 제발 정신 차리라고, 이러다 정말 아르헨티나 꼴 난다고, 배 부르고 등 따신 것이 다가 아니라고 말이다. 의식이 깨어있고 자유와 평등이 구호뿐이 아닌 제구실을 하는 그런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정치인도 국민도 깨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2022년 12월 17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