きょうみしんしん [興味津津] = 흥미진진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말 - 일본말 와고(和語)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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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의 90%는 신라어, 백제어, 고구려어가 일본으로 건너가서 변형된 단어들이다.
かさ[ 笠, 傘 ] - 카사, 가사
한국어의 '갓'이 그대로 '가사 - かさ'로 이어진다. 옛날에는 비가 오거나 햇빛이 내리쬐일 때 갓을 쓰고 다녔으므로 일본어 かさ는 오늘날 우산(雨傘)도 되고 양산(陽傘)도 된다.
こころ[ 心 ] - 코코로
心(こころ)은 마음을 뜻한다. 마음의 본성은 '곧음' '참' 즉 진정(眞正), 진심(眞心)이다. 한국어 '마음'도 '맞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져 왔다고 볼 수 있다. こころがかわる하면 곧은 생각이 바뀐다는 뜻이고 ..こころのとも하면 곧은 마음을 같이하는 벗이라는 뜻이다.
'곧다'에서 '곧거라 - 고거라 - 고로로 - こころ'로 이어진다. 心으로 합성되는 대부분의 단어는 こころ가 '곧음'을 기본으로 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心有(こころあ)る는 곧은 마음, 즉 사려가 있음을 뜻하고 心祖(こころくみ)는 '곧은' 마음으로 '꾸며져' 있음, 즉 곧은 마음가짐(각오)을 뜻한다.
すくすく - 스구스구, 수구수구
나무나 어린아이가 잘 자라는 것을 すくすく라 하는데 한국어 '쑥쑥 잘 자란다'와 상통한다. '쑥쑥'에서 '쑤구쑤구 - すくすく'로 이어진다.
책소개
해외 근무지에서 여러 외국어를 접하며 외교관으로서 평생을 보낸 저자는 30년 가까운 세월동안 홀로 '일본말 속에 감추어진 한국말'을 하나하나 연구해왔다. 이 연구는 그저 일본어의 어원 속의 한국말을 찾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일본말 속에 스며든 우리 조상들이 쓰던 말’을 찾는 발판으로써의 역할 도 하고 있어 그 가치가 크다. 그런 뜻에서도 이 책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맺어진 두 언어 간의 숙명적인 관계를 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 속에 드러나는 것은 비단 언어학적 측면만에 그치지 않는다. 고대에 한일 간에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빈번한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적 문헌이나 유물, 유적 등을 통하여 입증되었고 그 안에서 당연히 인적, 물적 왕래가 활발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며, 그 교류의 중심에 양측 공통의 언어가 자리 잡아 소통수단으로서의 윤활유 역할을 했을 것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는 점까지 밝히고 있다.
추리작가의 마음가짐으로 밝혀낸 일본어의 뿌리
외교관으로 평생을 보낸 저자는 유달리 언어에 관심이 많았다. 해외 근무지에서 여러 외국어를 접하면서 언어의 생성, 언어가 생활에 끼치는 영향이나 문화의 형성과정 등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특히 오랜 일본생활을 통해 일본어의 뿌리가 한국어에 있음을 몸소 체험하였다.
저자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홀로 꾸준히 연구와 탐색의 나날을 보냈다. 한 마디로 추리작가의 심정으로 ‘일본말 속에 감추어진 한국말’을 하나하나 캐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누가 시킨 일도 아니요, ‘돈’이 되는 일도 아니었다.
고유어와 와고(和語)
한국어와 일본어는 구성면에서도 영판 닮았다. 한국어가 한자어, 고유어, 외래어 등으로 구성되어 있듯이 일본어도 한어(漢語), 와고(和語), 외래어로 되어 있다.
일본어에서는 고유어라는 말 대신 '고유의 일본어'라는 뜻으로 '와고(和語)'라고 한다. 일본어에는 '고유'라는 말은 있어도 '고유어'라는 단어는 사전에도 실려 있지 않다. 아마 고유어 자체가 한어이기 때문인 듯하다.
따라서 일본어의 어원을 밝힌다는 것은 결국 '와고'의 훈독(訓讀)이 왜 그렇게 읽혀지는가를 밝히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생물(生物)은 음독(音讀)으로 하면 '세이부츠(せいぶつ)'가 되고, 훈독으로 하면 '나마모노(なまもの)'가 되는데 뜻이 서로 달라진다. 이 경우 음독의 生物은 살아 있는 '생물'을 뜻하는 한자어가 되고, 훈독의 生物은 '날 것'을 뜻하는 와고가 된다. 어원을 밝힐 때 한자어의 生物은 한자에서 유래함을 쉽게 알 수 있으나, 훈독의 生物 즉 '나마모노'라는 와고의 어원은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밝혀져야 한다.
와고의 어원이 밝혀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섬--島(しま), 밭--畑(ばたけ), 절--寺(てら), 마을--村(むら) 등 주로 구상어(具象語) 중에서 얼마가 한국어에서 유입되었다고 인정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할 수 있다. 와고의 한자가 굳이 그렇게 훈독되는 데에는 그럴만한 사연과 근거가 있기 마련이다. 그 사연과 근거를 밝혀내는 것이 일본어 어원 찾기의 출발점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국어에 뿌리를 둔 인명과 지명
일본의 지명과 인명에서 쓰이는 한자가 훈독되는 경우도 많다. 이것 또한 고유 한국어와 관계된다. 부산 가까이 있는 대마도(對馬)가 'つしま'로 훈독되는 것은, 한반도의 역대 왕조와 대마도의 역사적 관계로 보아 그 훈독의 풀이가 한국어와 이어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보인다.(본문 539페이지 참조)
한국인에게는 원한의 대상이 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훈독(とよとみひでよし)도 고유 한국어로 풀어 읽을 때 그 본래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히로부미(ひろぶみ)도 한국말로 풀이해야 그 본래의 뜻을 알 수 있다. 이들 두 사람 이름이 본래의 뜻을 알고 작명한 것일까 생각하면 묘한 감정이 인다.
3천 항목이 넘는 기본어휘를 철저 분석
한국어에서는 한자의 조어력(造語力)에 눌리어 고유어의 어휘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일본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어에 비하여 와고의 어휘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어휘 수의 절대 열세에도 불구하고 일상 언어생활에서의 고유어 사용빈도가 한자어를 제압하고 있는 것 역시 두 언어가 똑같다. 이런 사실을 단순한 우연이라고 볼 수만은 없지 않을까.
다만 한국어에는 안타깝게 사라져 없어진 고유어가 적지 않다. 내일(來日)의 고유어는 물론, 동서남북(東西南北)의 고유어도 없다. 지진해일을 뜻하는 국제용어 쓰나미(津波)의 뿌리는 한국말인데, 아무도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말(言語)에서도 나타나는 고대의 양국 교류
고대에 한일 간에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빈번한 교류가 있었다는 것은 역사적 문헌이나 유물, 유적 등을 통하여 입증되었다. 당연히 인적, 물적 왕래가 활발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며, 그 교류의 중심에 양측 공통의 언어가 자리 잡아 소통수단으로서의 윤활유 역할을 했을 것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당시 여러 사정으로 일본열도로 건너간 우리 조상들이 쓰던 말들이 오늘날 일본 와고의 뿌리를 이루었다는 주장이 지나친 가설만이 아닌 까닭도 여기에 있다. 굴욕적인 일본의 한국병탄 100년을 맞아 저자는 이 책이 일본어의 어원을 찾는다는 뜻에서만이 아니라, ‘일본말 속에 스며든 우리 조상들이 쓰던 말’을 찾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 뜻에서도 이 책은 오랜 세월에 걸쳐 맺어진 두 언어 간의 숙명적인 관계를 조명하는 하나의 귀중한 계기를 제공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