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쯤 기상하여
화장실을 다녀온 남편이
꼭 내가 자고 있는 큰 방으로
초코랑 같이 건너 오는데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나면
나는 일부러 입 쩍 ! 벌리고
피곤해서 곯아 떨어진 척 한다
그런데
오늘 새벽에 내 옆꾸리 찌르며
ㅡ어이 조돼지 잔 가!ㅡ하길래
속으로
이노므 영감탱이가 뭘 한뽈떼기 하려고
그러나? ㅡ생각하다
갈바람에 찌그러진 양은냅비 날라가는 소리로
ㅡ왜? 에? 건드리기만 해봐 !ㅡ했더니
ㅡ말 좀 부드럽게 하게 ! ㅡ한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눈을 비비면서
봄바람에 쇠똥구리 굴러가는
것처럼 살살
ㅡ 왜에 ! ㅡ그랬더니
우리도
올 설 만 쇠고
추석부터는 그냥 산소에만 갈까! 한다
후ㅡ우
40년 만에 한 짐 벗었다는 생각과
동시에 난공불락 영감이
무슨 일일까 싶어
어제께 밥묵음시렁
호영이와 희숙이네도 명절 안 쇤다고
했지라!
물었더니
실실거리더니
자네는 귀신이네! 한다
50대 후반
엠보싱 스타일의 호영이와 희숙이는
우리영감과 함께 파크골프치는
여인네들이다
그 중
우리영감은 호영이보다
덜 이쁜 나의 이미지와 비슷한
희숙이를 더 좋아하는 것같다
풋호박과 귤은 호영을 주고
흑산홍어는 희숙이를 주는 걸 보면
참고로
내가 작년 4월에 죽을 병에 걸렸다고
했을 때
서울 대형 병원 데리고 다니면서
기다려주지 않는
비싼 고속버스 출발 시간
2분을 앞 두고
나 배고프다며 내가 좋아하는
바나나우유 두 개를 사들고
짧은 다리로 죽어라
달음질 쳐서 오는 모습을 보고
콧끝이 찡했다
그 후로
그 동안 내게 상처줬던 모든 것들이
바나나 껍질 벗어지듯
벗겨나갔다
하여
내 남편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개체로써
평소
우리시어머님의 눈동자 같은 아들로
봐주기로 했다ㆍ
남편을 보면 내가 보인다!.
영아!
숙아!
나이 든 오빠랑 놀아줘서 고마워!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영아! 숙아! 고맙다
윤슬하여
추천 4
조회 500
25.01.25 15:26
댓글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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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우유 사건으로
낭군님 완전 인생 역전 하셨네요 ㅎ
그나저나
흑산도 홍어에
막걸리 한잔 자다가도 좋아하는데
내 어찌하면 좋을꼬~
맞어
뭇별님 홍어 좋아한다 하셨죠
언제
남도여행 오시면
맛집 안내해 드릴 게요
저도 명절에 차례상을 차려오다가
아버지 소찬하시고부터 안 합니다.
묵은 체증이내리는 해방감을 저는 일찌기 맛 보아서 그 심정 이해합니다.
오죽 좋으면 그 날 기념사진까지 찍었더랬습니다.
담에 친해지면 보여드릴게요.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후후
물마루님 반가워요
저는
골병들만큼 힘겨운 세월
일년에
설
보름
할아버지
할머니ㅡ
아버님생신 ㅡ5번 상반기
추석
증조부
증조모
임자없는 할아버지
어머님생신ㅡ10번
지금은
증조부ㆍ증조모합장
할아버지ㆍ할머니합장
시아버님
시어머님
설
추석 ㅡ도합 여섯 번 ㅎㅎ
@윤슬하여 기제사 명절 차례 두 번 해서
한 분상 당 3번이니
정식으론 6분 상으로 18번인데
합장이라 함은 제사를 한 상으로 하여 지낸다는 것이지요?
윤슬 님은 제사 기술자에 해당되실 거네요.
하지만 제사는 늘 긴장되고 어려운 행사라서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지게 하는 병폐라 생각해요.
사대봉사는 모르긴해도 우리 세대쯤이 마지막이 되리라 믿습니다.
고생 많으셨네요.
돼지 밥 챙기면서 말예요.
결혼한지 42년만인 지난해 부터
차례상에서 해방이랍니다..ㅎ
처음엔 해방도
어색해서 한참
마음이 우왕좌왕
하더군요..ㅠ
진작에
설도 신정으로
몰고
효도하겠다는
아들며느리 따라
해외로 나선지
몇차례..
난
각자도생이 체질인데..ㅎ
오늘도
나서기 별로인데
짐꾸려
또
가족여행 떠납니다..
복인지 뭐신지..ㅎ
그나따나
영감이
밖에서 여친들과
놀때는
조상의 음덕이라고
권장했는데..
그도 좀 지나니
영낙없는
젖은낙엽이 되어지이다..ㅎ
아
여행 떠나군요
저는 여행보다
한짐 덜었다는 생각에 너무도
홀가분한데
정말
이래할까 저리할까
우왕자왕 맞습니다ㆍ
나를 울린 공주네 가족이
공룡박물관 도착해서
관람 중이랍니다 ㅎㅎ
언니 고마웠어요
즐거운 여행 되시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