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부를 매일 꾸우욱 찍는데......
아니보이는 샴푸...
머리 감아야되는데.......
샴푸는 읍고
우쒸,늘 하던대로
퐁퐁을 짰다........
...마빡에서 뿌드득 소리가 나드만..........
이보다더 뿌뜨뜩 할 수는 읍는겨.........
--------------------- [원본 메세지] ---------------------
1.투르니에의 책을 읽다가 재미있는 표현을 하나 발견합니다.
태초에 바느질이 있었느니라.
성서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말.
(여자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과연 먹음직하고 보기에 탐스러울 뿐더러 사람을 영리하게 해줄 것 같아서,
그 열매를 다 먹고 같이 사는 남편 아담에게도 따주었다.
남편도 받아먹었다.
그러자 두 사람은 눈이 밝아져 자기들이 알몸인 것을 알고 무화과나무 잎을 <꿰매어> 앞을 가렸다.)
그러니까 이 같은 꿰매기, 즉 바느질이 생겨나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뱀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뱀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분명 뱀의 전신을 뒤덮고 잇는 비늘들은 완벽할 정도로 몸에 꼭 맞게 표면처리 되어 있어
'주름살 하나 잡히지 않은' 재단실력을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지요.
그러나 구불구불하게 감긴 그 원통형 몸체는 엉큼한 천성과 간사한 넋과 교활한 정신을 상기시킵니다.
낙원의 한복판에서도 뱀은
바느질의 기원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주름'이라는
위대한 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혁명은 수 천년 동안 가장 극단적인 한 스타일에서 그 반대의 스타일로,
다시 말해서 몸에 꼭 끼는 스타일에서 헐렁한 스타일로 옮아가는
오랜 변증법을 거쳐서 생겨난 것입니다.
여기에 관한 역사적인 예 하나를 들어볼까요.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정복하고 나서, 로마군에 반기를 든 베스생제토릭스를 묶어
그 행진 대열속에 끌고 다니면서 자신의 승리를 과시했지요.
그렇지만 로마인들의 전통적인 복장인 펑퍼짐한 토가나 오른쪽 어깨 훅으로 잠그는 망토인 클라미드를 물리치고
정작 나중에 이탈리아에 널리 퍼진 옷은
패배한 갈리아인들이 입던 저고리와 바지였습니다.
패배한 쪽이 이처럼 복장전선에서 승리해 반격을 가하는 일은 아이러니하고도 유쾌한 일이죠.
그것은 패배하거나 승리한 전투의 시덥잖은 후일담보다
훨씬 더 지속적으로 세상의 풍속에 그 흔적을 남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진지한' 승리는 잊혀지고 타이트한 갈리아 인들의 옷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것입니다.
옷은 제2의 피부인양 몸에 꼭 달라붙어서 신체의 들어가고 나온 모양을 그대로 드러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반대로 옷 자체의 실루엣을 가진 넉넉하고 운동성 있는 것이어야 하는가요?
동물의 세계는 이 두 가지 양식의 사이를 오가고 있습니다.
뱀의 비늘은 꼭 끼는 스타일의 모델인 반면
새의 깃털은 가볍고 공기가 잘 통하는 덩어리를 이루어 새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지요.
꼭 끼는 스타일과 헐렁한 스타일은 두 가지의 미학,
두 가지의 관능, 나아가서는 두 가지의 철학을 규정합니다.
꼭 끼는 스타일은 몸의 요철을 한군데도 모른 체하고 넘어가지 않지요.
20세기 초 어느 프랑스 발레단이 셍테스부르그 오페라좌에서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남자 무용수들의 몸에 꼭 끼는 타이츠 때문에 너무나 눈에 드러나게 돌출한 남성특징을 가리도록
짧은 치마를 걸치라는 요구를 받게 되었다지요.
"아니, 부인, 이건 우리 남자들의 젓가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프랑스 쪽 단장은 거칠게 항변했다고 합니다.
무용에서의 타이츠는 스스로를 부정하고 순수한 나체를 이상으로 삼아 지향하는 의상입니다.
실크나 나이롱 스타킹은 그것이 정말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르고 따뜻한 살색이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그 이상에 거의 완벽하게 다다르고 있는 것입니다.
전쟁 때 파리의 여성들은 다리에 파운데이션을 발라서 색깔을 내거나
심지어 발목에 선을 그어 재봉한 선이 드러나 보이는 것처럼 하고 다니기도 했다죠.
사실 몸에 꼭 끼는 옷에는 환상에 대한 거부 같은 것, 즉 특유의 엄격함과 준엄함이 있어서
주름이나 장신구, 자락장식, 주름장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절망시키곤 합니다.
반면에 넉넉하게 펄럭거리는 옷은 어떤 신비스러운 꿈의 공간을 만들어 냅니다.
(앙드레김의 패션쇼에서 정형화된 피날레 부분을 떠올려 보십시오.... 나비날개나 너울같은 부드러운 천들이 풍성하게 일곱 혹은 아홉 겹으로 여인을 감싸고 도는 장면..)
그 옷 속에서 몸은 은밀하게 살아 움직이면서 푸근한 그늘 속에 깃들고,
펄럭이는 옷은 그 자체의 생명을 지니고서 몸의 메마르고 검박한 선들을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달변의 주석으로 감싸는 것이지요.
(대다수의 전통 의상들은 한결같이 넉넉하고 풍성합니다....한복, 로마, 이집트, 인도, 태국, 아랍 등등)
전통의상들이 타이트하게 현대화해가는 과정 속에서 토인들이 허리에 두르던 옷은 트렁크 팬티로 변했다가 마침내 삼각팬티로 정착합니다.
튀니지아 출신의 <아쩨딘 알라이아>는 처음에는 회교도 특유의 흰색 아프리카 의상을 입고 지냈던 사람입니다.
그에게 익숙했던 옷은 주름의 미학이었지만,
그의 조속한 창조적 천재성이 재단과 재봉의 수공업과 접목되어 하이패션의 새 장을 엽니다.
이른바 꼭 끼는 형식과 헐렁한 형식이 서로 대립하는 딜레마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드는 것!
그 혁명은 어떤 마법적인 천에 등장으로 가능해졌는데 그것이 바로 <스트레치>라는 이름의 신축가공직물인 것입니다.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이 스트레치는 무한한 변화와 함께 아주 단순한 인상을 주는 천입니다.
주름진 천이지만, 너무 깊이 주름이 잡혀 있어서 단순한 표면과 잘 구분이 되지 않고,
그래서 역설적으로 주름과 표면, 꼭 끼는 스타일과 헐렁한 스타일의 통합이 실현되게 된 것이죠.
예전에는 몸에 꼭 끼는 시드 드레스는 자유로운 활동을 가로막아서
통이 좁은 의상을 입으려는 여인들은 몸을 움직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어떤 부분을 반드시 도려내고(트임을 넣어서) 입어야만 했지요.
혹은 60년대 유행한 미니스커트처럼 아예 통을 펄럭이게 해야만 하던가요.
그러니 넓게 밑이 벌어져 허벅지가 드러나는 미니스커트의 도발성은 본의가 아니라 소재의 취약에서 온 것이었지요.
몸을 최대한 조이면서도 자유를 얻게 되는 게 여성의 모순된 환상이라면,
알라이아의 스트레치 현대복은 이걸 기막히게 실현시킨 겁니다.
...스트레치 팬츠 혹은 스트레치 미니 스커트.... 그리고 현대의 남녀 공용 쫄티!에 이르기까지.
스트레치 천으로 만든 옷들은 모든 천재적인 창의가 그렇듯
한갓 물질적 오브제의 외양을 갖추고 있을 뿐이지만
실제로는 놀라운 <심리적 정신적 차원>을 가진 것입니다.
2. 넌, 나쁜 , 남자야!
박진영의 바지를 보면서 생각합니다.
그리고 하리수의 스트레치 탱크탑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혹은 휠라 인티모의 아찔한 삼각 팬티 이탈리아 모델을 보며 생각합니다.
그 남자 모델의 오일 바른 왕?자 새겨진 배와 배꼽, 그리고 그 배꼽 주위를 알파벳 브이자로 감싸며 내려가는 힘줄과 근육,
그 브이의 밑부분 꼭지점에 아슬아슬 걸쳐진 라이크라 팬티(현대 스트레치 천들 중에 최신의 소재이며 최강의 기능을 자랑하는..)를 보며 생각합니다.
차인표의 무심한듯한 흰 쫄티(스트레치 스판....라텍스가 가미된 데다가 실켓 면직 가공으로 은색 빛까지 도는군요..)를 보며 생각합니다.
넌, 나쁜, 남자야!
태초의 바느질이 비록
이브의 유혹으로부터 촉발된 것이라 할지라도
스트레치의 유행성은 이제, 여성미의 굴곡을 드러내는 일에는 하품을 하게 만들고
바야흐로 남성의 노골적인 섹시함을 극대화시키는데 여념이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왜 나쁜고 하니
울집 남자
할배들 입는 면 사각 팬티 그것도 고무 밴드도 안 달린 고무줄 넣은 것만 입는 헐렁주의복장 예찬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릴 때부터 미국 영화를 보다가
결정적으로 남자가 바지춤을 풀어내릴 때
꽃무늬 땡땡이 무늬의 헐렁한 트렁크 팬티가 나오면
오싹! 하니 진저리가 나면서 정나미가 떨어져 고개를 돌리곤 했는데,
우째 저런 걸 입고 연애를 하는가..궁금했는데,
신혼 첫날밤 그것이 샴푸의 현실이 된 이후로 십 몇 년간을 지속되고 있음이니
가끔이나마 나를 남몰래 한숨짓게 하는 스트레치로 몸을 감싼 남성들이여,
내것이 아니어서 아름다운, 그대들은, 나쁜, 남자이니라....!
3.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골반뼈
조금 전에 말한 남자들이 미니 삼각 팬티 밑에 두둑?하게 보이려는 패드를 넣고 촬영을 한다는 사실은
광고와 패션을 아는 사람들 간에는 비밀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청바지 엉덩이 패드도 아시는지요?
십대 아이콘으로 최고의 존재인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그녀의 대표 의상 컨셉은 <터질듯한 청바지>입니다.
터질듯하게 만들려면 몇가지 장치가 필요합니다.
그 첫째가 아까 말한 스트레치 성분의 함유이고
그 둘째가 자신의 치수보다 절대적으로 한두 치수 밑의 극단적으로 지옥같은 사이즈를 선택해 입는다는 것입니다.
그 셋째는 엉덩이 밑에는 새로운 소재의 패드를 넣어서 (소위 뽕부라에 넣어지는 것보다 한수 위의) 아낌없이 미련없이 받쳐 올리는 것이고
그 넷째는 밑위를 불편할 정도로 내려서(반골반 바지보다 한 치수 더 내린 것이 골반 바지이라면, 거기서 다시 한두 치수를 더 내리는 것을 말합니다.) 미끈한 배와 귀여운 배꼽을 지나 탄력있는 허리도 드러내고, 그 밑의 힢선을 반쯤 보여주면서 전면에서 보면 결국 골반뼈가 반이상 드러나도록 입는 것입니다.
이런 터질듯하고 신기하게 걸쳐진 청바지는
브라질의 재봉사들이 제일 먼저 만들어냈는데, 브라질에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는 자방흡입술이 성업중입니다.
거서 우선 지방을 뺀 후에 배와 골반을 온통 다 드러내는 유행이 시작된 것이지요.
브라질에 가서 한번에 열한개의 진을 산다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것의 대중화 요정일 뿐이고
(심지어 그녀는 운동복인 트레이닝 바지를 입을 때도 골반뼈 밑위의 바지를 입는다니...신기하고도 오묘하죠..어케 걸치고 운동이 가능한 것일까?)
이제 그것은 라이벌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옷차림에도 영향을 미쳐서
결국엔 한국의 젊은 여가수들도 조금씩 배꼽에 배꼽찌를 달고
청바지 밑위를 끌어내리는 경쟁에 들어서는 것이지요.
4.당신은 헐렁파인가 탄력파인가?
당신은 어떤 쪽인가요?
헐렁한 쪽이라면 아마도
몹시 뚱뚱해서 군살을 감추고 싶은 분이거나
혹은 아주 말라서 빈약한 라인을 덮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군요.
타이트 파라면
겨울 내 다듬은 근육을 은근히 자랑할 수 있는 몸매의 소유자이거나
혹은 대책없이 이유없이 용감한 사람이거나
혹은 저처럼 몸을 조이는 그 느낌이 좋아서 남의 시선을 괴롭게 하는 사람일 수 있겠군요.
어떤 쪽이든
아름답게, 편하게, 자신입게 입으십시오.
다만
밤에 불을 끌 때
사랑하는 사람을 놀래킬 정도의 헐렁하고 늘어진 언더웨어만 삼간다면
더 이상 좋을 순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