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근래에 와서 라면을 잘 안 먹습니다. 예전엔 집에 혼자 있으면 가장 쉬운 게 라면 끓여 먹는 거였는데 요즘은 그냥 굶거나 다른 걸로 끼니를 때웁니다. 그렇다고 라면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는 아닙니다. 하나만 끓이면 조금 부족하고, 둘은 좀 많고,,,, 그러다보니 어정쩡해서 요즘은 라면을 잘 안 먹게 됩니다.
올 해, 10월까지 판매된 라면의 순위를 보면 1위 신라면, 2위·안성탕면, 3위·짜파게티, 4위·짜왕, 5위·너구리라고 하는데 모두 농심이 만든 제품이라고 하니 놀랍습니다. 지난해까지 5위이던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은 이번 조사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고 하는데 삼양라면이나 팔도라면이 이렇게 까지 밀리는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입맛도 지역에 따라 다른 것인지, 전국 지역별 라면 판매 순위를 보면 조금 특이한 게 보입니다. 신라면이 전국 어디서나 판매 1위에 오른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큰한 맛을 좋아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고 보이는데 지역별로 2위에 오른 라면들은 다릅니다.
서울, 경기지역은 '짜왕'이 2위에 올랐는데 이건 자장면 맛이 나는 라면입니다. 예전엔 '짜파게티'가 나왔는데 새로 나온 짜왕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뉴스를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거의 돌풍이라고 할만큼 한 달에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데 저도 한 번 먹어봤습니다.
충청 및 강원지역은 '너구리'가 2위에 올라 있습니다. 저는 이 면발을 과히 좋아하지 않아서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의외로 충청도와 강원도 지방에서 인기가 있는 모양입니다. 요즘은 광고도 하지 않는 것 같던데 입맛에 따라 계속 먹히는 것 같습니다.
호남지역에선 전체 순위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난 삼양라면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삼양라면에서 나온 '원조 삼양라면'인데 저도 예전에는 즐겨 먹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영남지역에서는 안성탕면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처음 나왔을 때에 왜 안성탕면인가 궁금했는데 생산공장이 안성에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주일 씨가 모델로 선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모든 면을 다 좋아하기 때문에 라면도 종류를 가리지 않고 잘 먹었습니다. 다만 컵라면은 라면보다는 좋아하지 않는데 세계 어디서든 가장 인기 좋은 식품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습니다. 바닷가나 산 위에나, 사람이 가는 곳에는 거의 한국산 컵라면이 따라다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라면이, 그 라면이지 무슨 차이가 있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맛에 민감한 사람들은 라면도 자기 입맛에 맞는 걸로 정해 놓고 한 가지만 먹습니다. 저는 그런 정도는 아니고 얼큰한 맛이면 다 좋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