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2-6-30 : 11일차 >
루메니 히사르 요새 - 도이도이(모듬 케밥) - 토프카프 궁전
- 아타튀르크 공항에서의 마지막 뻘짓 - 대~한.민.국. XX X XX
- 마지막 날이다.
7월 1일 새벽 0시45분 비행기로 인천으로 날아가야 한다..
프라하에서 이스탄불 도착한 첫날 밤..
숙소도 정하지 못한 채 안절부절 했던 이스탄불이..
몸에 꼭 맞는 양복처럼..
일찍 잠 깬 아침.. 몸도 마음도 손도 발도 두루두루 편안하시다..
- 테라스 아침을 또 언제 맛볼 수 있을까..
내려다 보이는 붉은 지붕 아래 이스탄불 시민들의 삶이여~~
담장넘어 마당에서 닭과 노는 신기한 갈매기여~~
닭 사료에 눈독 들이다 닭의 퍼른 서슬에 옆 걸음치는 고양이여~~
에메랄드빛 보스포러스여~~
아아! 잊을 수 없는 이스탄불의 속 시원한 바람이여~~
- 오늘은 2개의 궁전(토프카프와 돌마흐체)을 두고 여행서를 놓고 저울질하다..
술탄들의 거처 토프카프궁전을 보기로 일단 정하고..
- 오가고 구경하는데 6시간 잡아야 된다는.. 고무줄 소요시간과 동선을 고려하여..
트램 종점 카바타쉬까지 가서 버스(20번, 22번, 22E 등)를 갈아타고
보스포러스 바다를 바짝 끼고 가야하는 루메리 히사르 요새 부터 가기로 했다..
여행전 가볼 곳을 미리 정하는데.. 섬초는 지명도 기억 못하면서..
몇 번이나 한가롭게 산책할 수 있는 곳.. 이라는 여행서의 설명이 붙은 이 곳을 꼭 가보자고 졸랐다....
일찍 가야 줄서지 않고 한가롭게 관람할 수 있다는 토프카프궁전을 미루고..
혹여 돌아오는 길이 막힐까..
술탄아흐멧에서 트램-버스로 편도 1시간정도의 거리.. 루메리 히사르부터 가기로 했다..
트램 종점에 내려 버스를 타려니 운전사가 돈을 받지는 않고 1회권을 버스표 매대에서 사 오란다....
버스길 1정거장 쯤 돌마흐체궁전을 지나..
유람선 타면서 본 해변의 흥청거림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이윽고 강열한 햇살 아래..
빠져들고 싶을 만큼의 에메랄드빛 바다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
- 루메리 히사르(5TL)..
요새 가파른 계단으로 오르는데.. 꿈이다..
뒤돌아 서 눈 앞에 펼쳐진 바다와 성곽의 매취가.. 색의 대비가..
성곽 돌문을 통해 누군가 그려놓은 짙푸른 바다의 색깔이 도무지 사람의 색이 아니다..
오금이 저릴 정도의 짧지만 가파른 길을 오를수록.. 멀리 더 높이..
날아갈 수 있겠다.. 바다로.. 바다로..
성곽 벽에 기대어.. 주위를 돌며.. 쉬엄쉬엄.. 한 없는 보스포러스를 바라보며..
시리도록 푸른 바다를 눈동자에 담고 또 담았다..
모스크만 떠오르는 터키 여행..의 또 다른 참 맛이..
루메리 히사르에 있었다..
- 터키에 케밥이 유명하다는데.. 되네르케밥(소고기,닭고기, 이집션바자르 7TL),
고등어케밥(갈라이타리다리밑 5TL).. 항아리케밥(괴레메S&S 17TL)을 먹어 봤는데..
또 있을까 싶어 모듬케밥이 유명하다는 도이도이(오벨리스크 광장 쪽 블루모스크 담을 끼고
경사진 길따라 1분만 내려가면 건물위에 간판이 보인다)에 갔다..
테라스다.. 4층..
1.2.3층엔 낮이라 그런지 손님이 하나도 없었고.. 테라스에 10여분의 손님과 바람만이 가득하다..
모듬 22TL 생선케밥 17TL.. 길거리 케밥보다는 비쌌지만 맛있다..
아마 바람값이 추가되지 않았을까.. 하는 산초생각..
미트, 램, 닭이 조금씩.. 항상 따라나오는 빵과 야채가 한접시에 담겨져 있는..
생선은 길거리 윈도우에 엽기 날생선을 접시 위에 올려놓고 전시를 해 놓아..
늘 선택에서 제외됐었는데.. 마지막날이라 시도해 보니..
두 생선메뉴 중 베스는 제끼고 나머지 하나.. 참돔 맛이다..
역시 맛있다.. 뜨거운 짜이에도 콜라에도 잘 어울린다..
맥주 생각이 간절하다.. 없댄다.. 체코 흑맥주가 딱인데.. ㅠㅠ
- 수없이 만난 배낭여행자들..
체코와 터키인들.. 케냐.. 오스트리아.. 일본.. 오만.. 영국.. 캐나다..파키스탄.. 중국.. 루마니아..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 한 번 쯤 말을 섞어 본 사람들만 꼽아보아도 그랜드바자르 입구 수보다 많다..
니캅을 쓴 터키여성들의 여행자에 대한 호기심도 의외였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인사를 하고..
배낭여행자들은 걷고 보고 느낀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관광지에서도.. 그 길을 벗어나서도..
그들의 체취를.. 마음을.. 문화를..
섬초랑 바람을 쐬며.. 기억나는 순서대로 되새김해 본다..
여행도 끝무렵인 게지..
- 이제 마지막 여정..
아야소피아 광장 끝에 위치한 500살이나 된 토프카프궁전(25TL)으로 들어가려니..
말로만 듣던 공포의 줄.. 땡볕아래 30여분간 줄 서느라 지쳤다..
사람들로 가득찬 그랜드 바자르에 왔나 착각이 들 정도로 많은 인파들 속에 휩쓸리며..
관람을 하는 데 정신이 없다..
- 오스만 제국 역대 술탄들의 반 18명의 술탄들의 거처였다는 데..
화려한 장식품들을 보면서도 되려 신을 경배하는 모스크보다는 소박하다는 느낌은 왠 일일까..
물론 최고의 장식과 화려함의 극치에 가까운 보석들로 치장한 가재들, 검, 의복들 볼 수 있었지만..
건물이나 정원들은 소박한 편이였고..
바다를 전망하는 테라스야 그 절대권력이라면 당연한 걸 테고..
토프카프 궁전 입구..
터키는 이슬람의 나라라는 인식 때문이었을까..
수 많은 모스크들의 경건함과 장엄함, 강렬함 때문이었을까..
도시를 울리는 하잔소리에 강한 인상을 받아서 일까.. 아님 길거리에 숱한 터키여성들의 검은 니캅..
터키에서는 모든 길이 모스크(자미)로 통한다..
- 여행 끝무렵.. 피곤하다.. 토프카프 궁전이..
4개위 정원에 배치된 궁전.. 둘레의 반 쯤 돌고..
섬초랑 합의하에.. 미어터지는 인파를 헤치고 탈출했다..
- 가벼운 여행선물로 뭘 살까 고민하다..
이집션 바자르에서 맛본 로쿰(Delight)이 괞찮을 것 같아..
시르케지 트램역의 반듯한 전문점으로 되돌아 갈까 잠시 생각하다가..
시간 때문에 비싸다는 술탄아흐멧의 로쿰 매장에 들렀다..
로쿰은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두세배의 가격차)..
이것 저것 줏어담으니 가격이 만만치 않다..
섬초의 주문보다 많이 담고 가격이 저렴한 걸로 끼워넣는 상술에 빈정상한 섬초가..
장시간 항의해 보았지만.. 오리발이다.. 뺀질이들이다..
술탄 트램역 바로 옆 길거리 로쿰가게는 가능하면 가지 마시고..
전문점이나..
그도저도 아니면.. 출국시 면세점에서 깨끗하게 포장된 로쿰을 사는 것도 괜찮을 듯..
- 길거리 둘둘말이 케밥을 사서 수염이 덥수룩한 터키쉬와 마주보며..
거리 탁자에서 섬초랑 간단히 저녁을 먹고.. 호텔에 맡겨둔 짐 찾고..
트램과 메트로를 이용 공항으로 늦지 않게 가는데..
제이틴브루노 트램역에서 메트로 갈아 타려고 길 건너다..
방금 내린 트램의 운행 방향을 혼동해..
트램 뒤라고 여긴 앞을 건너자마자 트램이 내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하마트면..
터키에서 덤으로 얻은 삶이다 ㅎㅎ
섬초는 순식간의 일이라 비명도 지르지 못했고..
길치.. 섬초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할 뻔 했다..
그러니까 있을 때 잘 하란 말이야~~ㅎㅎ
- 여행기 다 쓰고 나니.. 싱겁다.. 그냥 요거까지 마저 적자..
....
어찌보면 해외 여행객들의 작은 추태.. 몰상식 편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라..
산초.. 부끄럽지만.. 반성하는 의미에서.. .
<< 얘기인 즉은..
반 골초인 산초가 공항 출국수속을 마치고 면세점에서 간단히 물건도 사고
하릴없이 게이트 앞에 앉아 죽치고 앉았는데.. 담배가 피고 싶더라..
..
터키 국내선에서는 게이트 앞 외부로 터진 흡연실이 있길래.. 그것만 믿고 들어온 게 아뿔사..
지나는 중년 청소부 남녀에게 물어보니.. 첫 마디에 "없어요" ..
포기하고 돌아서려는데.. 여자 청소부가 옷깃을 잡듯이 불러세운다..
옆에 선 남자 청소부는 외면하고..
기냥 화장실에서 피란다.. 괜찮다고..
그 말 듣고 그래도 어찌 화장실에서 하며 한 번은 참았다..
섬초 앉아있는 곳까지 50여미터 되돌아 걸어왔는데..
그 새 따라 붙은 여자 청소부..
다시 턱 짓으로.. 이번엔 이 쪽 화장실에서 흡연욕구를 배설하라고 꼬드긴다....
단번에 무너졌다..
..
변기에 앉아 1대를 꺼내 한 두어 모금 빨았을까..
다급하게 누군가 문을 노크한다.. 바쁜 모양이지.. 별 일 있을까 싶어 마저 피우고 나오는데..
왠 걸..
아까 그 남자 청소부가 길을 막고 폴리스를 외치며 전화번호를 누르며..
폴리스에게 연락하겠다고 협박을 해 댄다..
이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인가.... 대략 난감에.. 우와 이게 무슨 국제적 망신이야~~
순간.. 출국을 코 앞에 두고.. 골치 아픈 일에 걸렸다 싶어 당황스럽기도 했고..
일단은 당신 바로 옆에 있던 여자청소부가 괜찮다 하지 않았느냐며 항의 반..
비굴모드 읍소 반 해 보았는데..
못 듣는건지 안 듣는건지.. 막무가내다.. 2-3분 정도..
소피보러 온 구경꾼들은 구경났다고 힐끗거리고..
...
근데 이늠이 전화는 거는데 폴리스에 연락이 안된다.. 결국 액션만 취한다는 얘기인데 싶어..
남은 동전 몇 잎을 탈탈 털어 코앞에 내밀었더니..
왠걸 더욱 완강하게 전화기를 든 채 쇠고랑차는 시늉을 해 가며 또 2-3분..
그러면서 본색.. 자기 주머니에서 친절하게 10유로였나 10TL였나를 보여주며..
전화기 잡고 쌩 쑈를 해댄다..
오도가도 못하고.. 창피당할 뻘 짓을 한 점도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는 늦은 일이고..
동전으로 봐 줄 수 없다는 것을..
억지로 윗호주머니에 던지듯 찔러 넣어주고.. 화장실을 탈출했다..
..
짜고치는 고스톱에 당했다는 분명한 사실에도..
뒤따라 폴리스를 외치며 그 늠이 뛰쳐나오는 환영에 잠시 뒷목덜미가 서늘했으니...^^
...
김여사에 버금가는 뻘 짓이다....
이미 고인이 되신.. 내가 좋아하던 선배 한분이.. 개업할 때..
항상 아침 기분에 좌우되는 첫 손님과 퇴근에 바쁜 마지막 손님을 그렇게 조심하라
당부했던 옛 일이 떠오른다..
일도 여행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마지막까지 옷고름 여며야 되거늘...
...
그래도 낌새를 알아차리고..
지폐를 주지 않은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 스스로 위안한다면..
빌딩 봤다고 구경값 내라는 서울 사기꾼에게 5층까지 밖에 안봤다고 반만 내고..
의기양양하는 촌놈과 산초가 뭐이 다를까..ㅎㅎ >> 끝!
- 배낭여행자 여러분 돌 던지셔도 유구무언....
다들 한 번만 봐 주시라.. 더 이상 찔러 줄 터키 동전도 없으니~~ ㅎㅎ
우쉬~~ 또 담배 한 대 피고 싶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사진들 모두 멋집니다. ^^ 마지막 담배 에페소드는... 아이고, 별의 별 방법으로 다 돈을 뜯어내네요..ㅋㅋㅋㅋ.. ^^;;;
풍경을 사람이 가로막아서 불편하셨죠.. 여행기는 예정에 없었기에.. 섬초, 산초 사진만 잔뜩 이네요..
마음이 바끤 건.. 뻘 짓1(환전), 뻘 짓2(담배)..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아무래도 배낭여행자 동료들에게 tip 으로라도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서..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태준님 고맙습니다.. 땡큐~~^^
여행기 쓰시느라 고생 많이 하셧습니다.
끝까지 잘 봣습니다.
중간쯤에 돌위에 앉아서 찍으신 사진 너무 멋집니다. 뒷배경 구름이랑 파란하늘이 잘 어울시십니다.
여행마지막 말미에 공항에서 출국전에 엄청 놀라셧겟네요.
터키 에이 바쁜사람들 자기나라에 관광온 사람들을 그렇게 대접하다니
정말로 나쁘군요.
아무튼 무사히 잘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늘 행복하십시요. 수원에서 김성길드림
고맙습니다.. 카리스마님.. 끝까지 읽어주셔서.. 담엔 동유럽여행기 기대해 볼께요~~^^
1편부터 잼나게 잘 읽었습니다.. 좋은여행기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데이~~ 헤포스님^^
글도 사진도 여행도 모두 다 멋져보입니다.
이리 방안에 앉아서 무더위도 피해갈 만큼 멋진 여행기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미고님~~
어제 오후부터 비가 오더니 드디어 이 폭염이 물러가기 시작했습니다..
2012-여름 이 무더위! 대단했습니다.. 시원한 가을.. 만끽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