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호박 농사가 잘 되어서 이것저것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오늘 만들려고 하는 것은 가을 사찰음식- 단호박견과류조림.
준비할 재료는
단호박, 호두, 은행.
여기에 대추 채를 넣으면 좋은데 대추가 영 신통찮아서 그냥 패스.
단호박은 껍질째 사용합니다.
산모퉁이 단호박은 농약을 뿌리지 않았으므로, 그냥 깨끗이 씻고 껍질에 나 있는 우둘투둘 돌기만 조금 때어내면 됩니다.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면 좋을 듯 싶습니다.
호두는 끓는 물에 삶아 이물질을 제거합니다.(호두를 삶아보면 왜 삶아야 하는지 이유를 아실 겁니다).
은행은 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볶은 후 키친타월 위에 놓고 비비면 껍질이 술술 벗겨집니다.
양념장은 정말 간단해요.
사찰음식의 특징은 양념이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것.
간장과 조청과 물을 넣어 간을 맞추면 끝!
저는 간장 6T, 조청 3T, 물 1/2컵을 넣었어요.
먼저 단호박을 넣어 졸이다가 반쯤 익었을 때
호두를 넣고 다시 졸이다가
단호박이 다 익었을 때 은행과 마늘을 넣었습니다.
사찰음식에서는 마늘을 쓰지 않지만, 다른 음식에서 쓰고 남은 몇 톨이 있어 반으로 툭툭 잘라 넣었습니다.
다 졸여졌으면 참기름을 휘휘 둘러 골고루 섞어줍니다.
영양 가득, 단호박견과류 졸임 완성!
사찰음식은 재철재료를 사용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에 과도한 양념을 쓰지 않습니다.
처음엔 그래서 돌아가신 어머니 말처럼 "니 맛도 내 맛도 아니다." 라고 생각하지요.
돌아가시기 전, 제가 사찰음식을 만들어 갖다 드릴 때마다 차마 맛없다고는 말씀 못하시겠으니까 저렇게 말씀하시곤 했지요.
대전 영선사 스님에게 사찰음식 배울 때, 뭣 때문에 사찰음식을 배우냐고 물으니까 저마다 대답을 했지요.
- 건강을 위해서
- 사찰음식에 호기심이 생겨서
어떤 이가 양로원에 봉사하고 싶어서, 라고 대답하니 스님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들 사찰음식 엄청 싫어합니다. 달고 맵고 짠 음식 좋아하고 조미료 들어가야 맛있다고 합니다."
이 말에 까르르 웃긴 했지만...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 패스트푸드, 인공조미료에 중독됐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사찰음식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사찰음식이 주로 제철 재료로 만들고, 인공조미료 없이 만들어서 건강에도 좋고, 위에도 부담 없는 음식이기 때문이죠.ㅋ
내일은 사찰식 양장피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묵은 김치를 이용하여...
첫댓글 한수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아주 기본적인 사찰음식인 걸요^^
건강식이네요
예, 건강에 좋은 걸 많이~~넣었어요^^
히히 우선 은행을 쏙쏙 골라먹어야지!
은행이 맛있기는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