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잇힝쓰
/bbc 펌
그때는 그렇게 다친 줄 몰랐습니다. TV화면에서 수비수 페레이라와 부딪힐 때 루니에게 그다지 큰 충격은 없을 줄 알았거든요. 큰 충돌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일부러 부러뜨리려 작정하고 덤벼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고, 스카이 스포츠에서 옆에서 본 장면, 앞에서 본 장면, 반대편에서 본 장면 등 다각도에서 잡은 장면을 계속 보여주는데, 이쪽에선 하도 태클들이 거칠다 보니, 느낌이 확 와닿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다리가 서로 걸리는 순간부터 일그러진 표정에서, 처음 그라운드에 오른발로 크게 내디뎠을때의 고통스러운 모습, 다시 날아 그라운드로 고꾸라지며 오른발을 부여잡을 때 비명을 터뜨리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어머나'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잉글랜드 동료들의 놀란 얼굴들, 맨유,첼시팬들의 걱정스런 얼굴들. 순간 침묵이 된 경기장. 들것에 실려나가는 모습. 악몽을 꾼 듯한 표정들이었습니다...
구단 발표에 따르면 6주 판정이라죠. 예전 마이클 오언이 부상당했던 것과 비슷한 것 같은데(오언은 5번째 발가락의 발등 부분 뼈 골절. 루니는 4번째) 하루 빨리 회복하길 바랍니다. 워낙 건강하고 나이도 어리고 하니까 희망을 갖고 말입니다. 그 순간 '사골국이라도...'란 생각이 번뜩 든건 저 혼자만은 아니겠죠. 밤에 매치 오브 더 데이를 보는데 2002년 챔스리그 포르투갈전때 중간에 부상당해 그라운드에 주저 앉아 우는 건지 눈 부비고 일어나는 장면을 다시 보여주는데, '에휴...'라는 한숨이 절로...
사실 남의 나라 일이고, 우리와 크게 상관 없는 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걸 떠나서 축구 선수에게 부상이란 건, 특히나 이렇게 중요한 전쟁같은 축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아픔을 보는 건 마음 쓰린 일이죠. 루니 팬이 아니더라도, 설령 루니 안티팬이라도, 선수의 부상 앞에선 쾌유를 바라는 게 보통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일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사진을 퍼왔는데요. 발등뼈 부분(metatarsal)을 다쳤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서 네번째 발가락에 이어진 발등 부분 뼈가 부러진 것이죠. 데이비드 베컴은 2002년 두번째 발등 부분이 부러졌고, 오언은 지난해 12월쯤 다섯번째 발등 부분이 부러져서 두번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며칠 전 올드 트래포드에서 루니를 볼 기회가 있었어요. 나이키 새 축구화 발표식이었는데. 전세계 각국에서 루니를 보기 위해 100여명 가까운 기자들이 몰렸죠.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프랑스, 체코, 우크라이나, 멕시코, 헝가리, 브라질, 이탈리아, 중국 등등 각국에서 월드컵 취재를 위해, 루니의 인터뷰를 위해 맨체스터까지 날아온 거죠. 시간이 한정돼 질문 한번도 못한 사람이 대다수였지만요.
가끔 트레이닝 구장에서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 적은 있지만 이런 외부장소에서 본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어떤 스타일일지 궁금했는데,,, 웬걸... 정말 얌전하고, 다소곳하고, 수줍어 하고, 20살 악동 이미지를 절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여기서도 사람들이 '루니 평소엔 워낙 낯도 가리고 말도 없고 그래요'라고 하던데, 진짜로 어찌나 쑥스러워 하던지...
그렇게 그라운드에서 성질내고, 스타대접 받는 사람 맞나 할 정도였습니다. 여기서 '리버풀의 부드러운 말투를 구사하는 달콤한 루니'라는 수식어가 붙은 기사를 본 적 있었는데 그 얘기가 절대 과장이 아니더군요. 스타라고 목에 힘주는 것도 없고, 없는 시간 낸 것일 텐데도 짜증나는 표정 하나도 없고, 잉글랜드 기자들만의 인터뷰에 사진 찍는 섹션에, 해외 기자들 인터뷰에, 신발 설명회에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렸는데도, 처음부터 표정하나 안변하고, 조용조용 말하더군요. 질문들도 이전에도 수차례 받았던 게 많았던 것 같은데, 하물며 잉글랜드 기자들에게 받은 질문들도 이미 인터뷰에서 상당히 중복된 게 많았는데도, 차분하게 설명하고 또 답하고... 성실하다는 얘기밖에..
게다가 해외 기자들은 정말 생뚱맞은 질문들도 했는데, 예를 들어 '프리미어리그에 헝가리 플레이어가 있는데 어느 구단에 있는 지 아세요? 만약 안다면 스타일이 어떤거 같아요? 맨유에 입단할수 있을까요?"라든가, "멕시코 경기는 몇번쯤 봤어요? 멕시코에 대해 아는 게 혹시 뭐 있나요? 선수 이름 몇명 대 줄 수 있어요?" 등등 기자 로서는 필요할 지 모르겠지만(제가 그 기자 입장에 있더라도 질문 딱 하나 하는데 그런 것 이상 하긴 어려웠을 듯...^^;;;) 그래도 듣는 사람 입장에선 약간 당황할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열심히 답해주려고 하더라고요.
물론 리버풀 전통 사투리(--;;)를 구사하는 덕에 알아 듣기가 쉬운게 아니고, 같은 영어인데도 서로 발음이 달라 못알아 듣는 바람에 중간에 진행자가 영어를 영어로 통역해주는^^;;; 일이 가끔 있긴 했지만, 눈 반짝 반짝 이며 어찌나 열심이든지... 정말 많이 갖고 있는 자가 더 낮출 수 있다는 그런 얘기가 마구 생각나던 하루였습니다.
아직 애기 티를 벗지 못하고, 새 신발을 신게 됐다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그리고 월드컵에서 꼭 잘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지금 이렇게 되고 보니 (물론 월드컵에 나갈 수 있을 거라 강력하게 희망하곤 있지만!!) 그때 미소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고요. 아, 그리고 막 허풍부리고 그런 스타일도 아녔어요. 월드컵 우승에 가장 가까운 나라는 단연 브라질이라며, 브라질의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호비뉴 등 선수들이 가지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기술이나 스피드나 다 부럽다고 어찌나 칭찬하는지.... 체흐에 대해서도 경탄이었고, 셰브첸코에 대해서도 정말 놀라운 선수라고 받들고, 본인도 세계적인 스타인데 말입니다.
오히려 너무 겸손에서 이상했을 정도... 20살인데 너무 부담스러운거 아니냐는 얘기에서도 "축구 하는게 정말 즐거워서 즐길수 있다는 거 하나로도 만족해요"라고 또 수줍게..."월드컵은 내게 맡겨~!" 뭐 이런 얘기가 나와야 할 것 같았는데, "결승에 올라가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겠지만, 결승골을 넣는다는 상상은 해보지 않았지만 그런 기회가 와도 행복할 것 같고...." 조근조근조근조근.
흠... 정말 빨리 나아 그라운드에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좋겠군요.
에엠.. 유 노~ 루니의 특기인 '엠~ 유노'로 말을 시작하려는 모습
월드컵 얘기와 리켈메 영입 얘기, 첼시와의 일전 얘기 등등을 하고 있는 중이죠.
음... 잠시 생각에 잠기고. 입한번 다신 뒤 말을 시작하려는 루니. 월드컵때 하나는 원정에서, 하나는 홈에서 신을 거라고 하던데... 그게 꼬옥 이루어 질수 있도록...
이미 벌써 신고 있죠. 사진 기자들의 포즈 요청에 따라 다양한 포즈를 잡아주는 루니
앉아요? 일케요? 여기 사진기자들도 이날 진행이 무리없이 잘돼서인지, 아니면 루니앞에서여서 인지 굉장히 부드럽더라고요. "루니~ 이쪽을 봐주세요. 플리이즈~"라면서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찰칵 찰칵.
멀리서도 잡아보고. 잉글랜드 국기가 잘 나와야 한다고 빤딱빤딱 하게 펴고 다시 찍고..
서보세요~ 라는 말에 또 벌떡 일어나 포즈를 취해주는 루니.
신발좀 들어보세요. 뒤에 국기 붙이는데 거기좀 보여주세요. 블라블라블라. 양쪽으로 갈라진 포토라인 때문에 왼쪽을 봐줘요. 오른쪽을 봐줘요 하는 말에 정신없었을 것 같은데 끝까지 미소를~
국기가 배경이 되는게 좋겠다는 결국 사진기자들의 결론에 따라 진행자가 나와서 뒤에서 국기를 들고 있죠. 루니 "뭐에요?"라면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중
잘 나오게 찍어주세요~.
여기 신문들 사진에는 윗 부분만 편집돼서 나갔지만 실제 전체 모습은 이랬답니다. 뒤에 진행자가 잉글랜드 국기를 붙들고 서있었죠.
신발들고 어찌나 좋아하든지... 흠.... 굉장히 착해보였는데... 참한 얼굴의 루니... 쾌유를 빕니다
출처 - 최보윤기자 블로그
첫댓글 루니 월드컵에서 꼭 봤음 좋겠는데..
루니 빨리 나아야된다규,..ㅠㅠ
어여 부상 회복하길 간절히 빈다..............
최보윤 기자님...너무너무 부럽다구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룬희 월드컵 전까진 분명 일어날꺼예요..ㅠㅠ 아무렴요...루니야..월드컵에서 너의 재능을 마음껏 누리렴. 내가 기다리마..ㅠㅠ
루니..가슴아프다..진짜 어서 건강하게 회복되길..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제발 월드컵에서 볼수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