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 다빈 전영탁 유월이면 기다리는 사람 있습니다 그 날 유월의 총성에 새벽별이 우수수 떨어지고 눈물 훔치고 떠난 이별 마실 가 듯 가신 걸음 상기 오지 않으십니다 핏덩이를 끌어 안고 산 질곡의 세월에 손가락 금반지는 닳아 얇아 가는데 그리움은 오히려 커져 갑니다 기다림이 일상이 되어 까악 까악 감나무 우듬지에 까치가 아침을 깨우면 그리움은 사립짝을 열어 신작로로 향하고 구멍 뚫린 가슴에 바람만 휑하니 불어 옵니다 꿈에라도 그리운 사람은 어디에 계시는지 메아리없는 울음에 지쳐버린 칠십여 세월을 어이 할까 이제는 놓아야 하나 익숙한 기다림은 아랑곳 않고 눈 비 맞아가며 동구밖에서 서성입니다 칠십여년을 하루같이 정화수 떠 놓고 빌었건만 흘린 눈물에 앞강물이 넘쳤어도 님의 흔적 상기 없고 오늘밤도 뒤란 묵정밭에 별똥별만 멜겁시 떨어집니다 죽었는 지 살았는 지 생사라도 알려 주소 가시리 가시리 잇고 날더러 어이 살라고 버리고 가시리 잇고 떨쳐 내지 못하는 한이 진또배기에 올라 앉아 울음을 터뜨리면 한 줌 남은 기억 마저 하얗게 부서집니다 아둥바둥 아들 하나 키우면서 더 늙은 시부모님 공양하며 남 몰래 흘린 눈물 세월도 무심하여라 삭정이가 되어 버린 노파는 돌아오지 않는 강가에서 시신 없는 빈 무덤에 타버린 가슴을 후벼팝니다 유월이 오면 가슴에 돌 하나 얹고 산 여인은 텅 빈 배낭속에 슬픈 낮달만 가득 채우고 해질녘 임진각에서 오지 않는 그리운 사람을 마냥 기다립니다 ............... 유월이 오면 빠지지 않는 옹이 하나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무궁화 심수봉.⬇️ *비목 신영옥 ⬇️ #좋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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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리/다빈 전영탁
류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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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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