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경영 외 경영이론 제시 노사·고객만족 분야 접속
부처님 당시 불교는 활발한 경제활동을 통해 일어선 신흥 ‘장자’계급이 뒷받침됐다. 그렇기에 부처님은 올바른 경제활동에 대한 많은 가르침을 남겼다.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 불교적 경영에 대해 모색하는 학술연찬회가 개최됐다. 불광연구원은 11월 6일 서울 잠실 불광교육원에서 ‘불교와 미래경영’을 주제로 학술연찬회를 열었다. 이날 연찬회에서는 윤성식 고려대 교수,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 안종상 감성경영연구소 대표 등 경영학자들이 발제자로 나섰다. 노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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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식 - “불교경영만의 패러다임 있어야”
윤성식 고려대 교수는 “불교는 종교이지만 기독교처럼 전지전능한 신이 모든 것을 주관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경영학이 그동안 모든 학문을 끌어들여 기업경영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융합을 시도했듯, 마지막 남은 영역인 종교에 관심을 갖는다면 연기법과 인연법에 의해 세상이 작동한다고 보는 불교야 말로 참고할 만한 종교”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이어 불교영영학의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윤리경영이 불교교리와 맥이 닿아있지만 이것이 불교경영학의 전유물은 아니라고 기독교인들이 이의제기할 수 있다. 불교경영학은 오직 불교만이 제시할 수 있는 패러다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교수는 교육훈련을 통해 더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부여 하는 등 내부통제제도 제시는 불교경영과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불교경영학의 특색으로 △연기적 시각 하에 문제해결 △중도적 사고와 행위 △끊임없는 이론 생성과 소멸 △정념 소지한 의사결정 △기업이익 극대화가 아닌 공공가치 극대화 추구 △자비에 근거한 관계 등을 들었다.
윤 교수는 “불교는 부처님의 교단 경영이라는 성공신화를 이미 갖고 있다. 불교경영학은 사회과학이라는 학문에만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의학으로의 성격을 강하게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필화 - “기업문화·노사관계 고객만족에 활용”
유필화 성균관대 교수는 불교의 가르침에 따른 소통의 경영 철학을 불교경영학으로 제시했다. 유 교수는 “많은 경영학자들은 훌륭한 회사와 평범한 회사를 구분 지을때 기업문화를 본다”며 “불교의 가르침은 바람직한 기업문화 정립에 활용될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어 “불교 내의 자유스러운 토론문화, 또 평등한 불교인간관에 기반한 노사관계, 중생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자리이타에 기반한 고객만족 등 활용가능한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끝으로 “기업의 성과와 기업에서의 생활이 대다수 중생의 행복 또는 고통의 큰 몫을 차지하는 현재 상황에서 불교는 현대의 기업경영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종상 - “장경호 거사의 동국제강 불교경영이 선례”
안종상 감성경영연구소 대표는 여기에 대원 장경호 거사의 실제 경영 사례를 예로 들었다. 안 대표는 “대원 장경호 거사는 일제시대 관권적 개입 등 악조건에서도 가마니 장사를 했다. 특히 농민들에게 제 값을 쳐주고 성실과 근면으로 임해 일본상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나갔다”며 “이러한 전통은 동국제강에서도 특유의 가족적 노사관계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동국제강은 1993년 노조의 자발적인 증산운동에 사측의 성과급 보상에 이어 1994년 산업계 최초 항구적 무파업 선언과 11년간 무교섭 전통이 생겨났다. 전체직원 15%인 200여 명이 가족사원이며 최고경영자는 한달에 두세번씩 공장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식사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는 창업주인 장경호 거사가 심어놓은 불이와 인화의 정신이 꽃핀 것”이라며 “불교의 생활화를 추구한 대표적인 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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