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스님, 오신채가 뭡니까?
▒ 답
오신채는 향기가 지독하게 나는 채소를 말해요.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이런 다섯 가지 채소..
(안 먹는 까닭이 있나요?) 없어요.
(그냥 안 먹는 거예요?) 아뇨, 먹어도 돼요.
누가 먹지 말라고 그래요?
(불교에선 오신채를 안 먹는다 해서 궁금했는데요)
그런 문화가 있어요. 그런 채소는 냄새도 심하게 나고
수행하는 사람들한테 별로 안 좋다고 안 먹는 문화가 있어요.
그러나 계율엔 없어요. 문화엔 있지..
(※참고: 흥거 - 위엔 미나리같이 생기고 아랜 양파같이 생겼는데 양파맛이 난다. 그래서 양파도 오신채에 들어간다.
예로부터 스님들이 '오신채를 먹으면 귀신이 뽀뽀하고 다닌다'고 하면서 먹지 말라고 하셨다. / 대안스님 bbs)
절에서 스님들, 고기 먹어요? 안 먹어요? (안 먹지 않나요?)
그런데 계율에 '먹지 말라'는 계율은 없어요. 안 먹는 문화가 있지.
남방에 가면, 태국이나 미얀마나 그런 데 스님은 다 고기 드세요.
'그럼 불고기집에 가서 막 볶아 먹어도 됩니까?' 그런 의미가 아니라..
'고기를 먹으면 절대 안 된다'는 금기가 없다는 말입니다.
왜 그럴까? 스님들은 기본적으로 걸식을 했습니다.
남의 집에 가서 얻어먹는데.. 좋은 거 나쁜 거 가리게 됐어요? 안 가리지..
그럼 옛날에 농촌에서 얻어먹는데, 얻어먹는 사람한테 고기 줄까? 안 줄까?
그래서 현실적으로는 고기를 안 먹어요. 채식만 하지.
그러나 '먹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안 먹는 게 아니라, 그냥 안 먹는 거예요.
계율에 '먹지 말라'고 정해진 것은 없다..
그러니까 신도가 짜장면을 사 주는데
젓가락으로 고기 줏어내고 먹어야 돼? 그냥 먹어야 돼?
주는 대로 먹어야 돼요.
'음식에 탐착하지 말라'는 계율은 있지만
'고기 먹지 말라'는 계율이 있는 것은 아녜요.
그래서 문화로 형성은 돼 있지만, 계율로 금기시 돼 있는 건 아녜요.
그럼 불교에선 '고기 먹어도 된다' 이런 말 있을까? 없을까?
그런 말도 없어요. 관습적으로 먹지 않는다.. 이런 말입니다.
'오신채를 먹지 말라' 이런 건 더더욱 없는데..
힌두교 사두는 오신채를 먹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건 아마 힌두교에서 온 논리 같습니다.
그래도 옛날부터 절에서 오신채나 고기를 안 먹다 보니까.. 문화가 됐어요.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건 좋다.. 그러나 절대로 어기면 안 되는 금기사항은 아닙니다.
부처님이 하지 말라는 것은..
남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지는 말라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하지는 말라
거짓말하거나 욕설하지 말라
술 먹고 취해서 행패부리지 말라..
이런 건 하지 말라고 딱 돼 있어요. 남한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부처님 당시에 수행자들은 옷을, 버려진 옷을 줏어 입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다 줏어가는데.. 아무리 가난해도 안 줏어가는 옷이 있어요.
인도에선 시신을 관에 넣지 않고 그냥 천으로 덮어 가지고 가는데
그걸 분소의라고 하는데, 그건 부정탓다고 해서 아무도 안 줏어 갑니다.
그래서 수행자들이 그걸 줏어 입었어요.
밥은 남의 집에서 얻어먹고, 하루에 한 번밖에 안 먹고
잠은 나무 밑이나 동굴에서 자고.. 그랬는데
사람들 중에는 분소의가 아닌 다른 걸 입는 사람도 가끔 생기고
밥도 하루에 두 끼 먹는 사람도 가끔 생기고
빈 집에 가서 자는 사람도 가끔 생기고
물고기나 고기 든 음식을 먹는 사람도 가끔 생기고..
초대받아 가서 음식을 먹는 사람도 가끔 생겼어요.
그러자 부처님 제자 중에 데바닷다가 대중들 앞에서 손을 들고 일어나
이렇게 제안을 했습니다.
"부처님, 수행자라면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옷은 분소의만 입어야 합니다.
음식은 하루 한 끼만 먹어야 합니다.
고기 든 음식을 먹어선 안 됩니다.
남의 집에 식사 초대를 받아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잠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데서 자선 안 됩니다. 자연 상태에서 자야지..
제 의견이 어떻습니까?" 그랬어요.
그러자 부처님께선 빙긋이 웃으시더니..
"데바닷다여, 수행자가 그렇게 수행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수행자가 분소의를 입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분소의가 없다면 새 옷을 입어도 된다."
'분소의만 입어야 한다'면 분소의가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해요?
벌거벗고 있든지.. 아니면 새 천을 시신에 덮었다가 벗겨내 입어야 할 거 아녜요?
이건 형식주의잖아요? 그러니까 분소의를 입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분소의가 없을 때는 새 옷을 입을 수도 있다..
하루 한 끼 먹는 것은 수행자로서 참 좋은 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이 출가한 경우, 사미들은 두 끼를 먹을 수도 있다..
어른은 신체를 유지만 하면 되니까 한 끼만 먹어도 되지만
아이들은 성장하는 시기이니까 두 끼 먹을 수도 있다..
또 환자 같은 경우에는 저녁을 먹을 수도 있다..
그리고 걸식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신심이 견고한 사람이 초대한다면 응할 수도 있다..
물고기도 들지 않은 채식만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걸식으로 받은 음식 중에 물고기나 고기가 든 것은 받아 먹어도 된다..
그리고 환자 같은 경우엔 특별히 그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숲이나 동굴에서 자는 것은 참 좋은 일이다.
그러나 비가 오거나 하면 빈집이나 헛간이나..
그것이 비록 인공구조물이라 하더라도 잠 잘 수 있다..
자, 여러분 생각에 데바닷다 주장이 더 맞는 거 같아요? 아니면
부처님 말씀이 더 맞는 거 같아요? (부처님요..)
이렇게.. 불교는 앞뒤가 꽉 막힌.. 융통성 없는 게 아녜요.
원칙도 없이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것도 아녜요.
원칙은 분명히 있지만, 꽉 막힌 게 아니라
삶이라는 것은 늘 살아 꿈틀거리는 것이기 때문에
자로 딱 자를 수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진리예요.
그래서 예수님도, 진리는 우리를 속박하는 게 아니라 자유케 한다.. 그러셨잖아요?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그러면 불교 신자라면 성경도 좀 읽어야 할까? 안 읽어야 할까?
기독교 신자라면 불경도 좀 읽어야 할까? 읽으면 절대 안 될까?
안 읽으면 지만 손해예요.
그런 건 '경직됐다'.. 진리가 아니다..
'꼭 이래야 된다' 이렇게 편협됐다..
그건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우리를 구속한다..
그건 진리가 아닙니다.
['달라이라마 행복을 말하다' /btn]
작은 벌레의 권리에 대해서도 사랑과 자비심, 존중심을 가지는 것이
세상에 대한 진실한 자비심을 함양하는 참된 기초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중요합니다. 그렇죠?
하지만 저는 채식주의자가 아닙니다.
저는 1965년에 채식이 아닌 음식을 포기했었습니다.
엄격한 채식을 실천했었는데요, 계란도 안 먹었습니다.
그때는 견과류와 크림을 많이 먹었습니다.
인도 친구들의 충고를 따른 것이었죠.
그런데 그렇게 20여 개월이 지난 후 황달이 나타났어요.
담낭에 이상이 생겨서..
제 피부가 전부 노랗게 변했습니다.
눈과 손톱까지도 노랗게 됐었죠.
나중에 그때를 회상하면서 진짜 생불이 됐었다고 말하곤 합니다.
영적 수행을 통해 생불이 된 것이 아니라 질병으로 생불이 됐지요. ㅎㅎ
그때 서양 의사 뿐 아니라 티벳트 전통 의학 전문가도 육식을 권했어요.
그래서 1주일에 한 번 채식이 아닌 식사를 하고
나머지는 채식 공양입니다.
제가 이제 거의 76, 77세인데 이런 조치들 덕분에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13살 때부터 모든 공식적인 정부행사는 모두 채식으로 치루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도축에서 구한 동물이 1만 마리가 넘습니다.
난민 정착촌에서 생활 개선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양계업을 하겠다고 할 때
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그만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후 모두 양계사업을 그만두었고 모든 승가의 조직들과 주요 사찰의 공양간들이
모두 채식만을 공양하고 있습니다.
좀 모순되지요? 저는 채식주의자가 아닌데
사람들에게는 살생을 말고, 채식을 하라고 말하고 있으니.. ㅎㅎ
(※참고: 티벳트는 육식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것 말고 먹을 게 없으니까)
[한국명상원 원장 묘원법사 / bbs FM]
미얀마에 가서 하루 일종식을 하면서 육식을 안 하니까 체력이 딸려서 수행을 못 하겠더라.
꿀과 버터 등을 섞어서 만든 영양식을 먹어도 소화도 잘 안 되고 수행이 어려웠다.
상좌부불교에서는 육식을 하고, 대승불교에서는 육식을 금하고 있는데 이런 계율은 수단이지 목적은 아니다.
다만 종파별로 정한 계율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오신채와 육식 금지 - 범망경에만 나오는 계율 <혜능스님>
☞ 불교에서 먹는 문제 - 생선, 우유, 개고기, 오신채 <자현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ZL/489
불교는 채식을 하는 거지, 채식주의자는 아녜요..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548
[사찰의 美(19)] 부처님 당시 육식은 자연스러운 문화였다 http://cafe.daum.net/santam/IZ0A/223
파리나 모기는 죽여도 되나요?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626
(찬집백연경) 자기 몸을 보시한 토끼 http://cafe.daum.net/santam/IaMf/73
[경전의숲(82)] 육식에 대한 부처님 말씀 http://cafe.daum.net/santam/IaMf/305
[경전의숲(142)] 이것이 비린 것이지 육식은 비린 것이 아니다 http://cafe.daum.net/santam/IaMf/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