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끝에 징검다리 연휴 가까운 바닷가 가자는 식구들의 청을 뿌리치고 소천하신 어머니집을 찾았다 다 그대로인데 어머니가 안 계신 설명절이 이렇듯 쓸쓸할 줄은 짐작하지 못하였다. 어머니 책장에서 옛날 사진을 들쳐보다가 요란하게 TV 켜 놓고 마치 어머니가 계신 것처럼 뒤돌아보며 역전으로 향했다. 갈길 바쁜 사람들 틈에 끼어 1호선 천안행 전철은 아직 피곤을 털어내지 못한 사람들을 태우고 출발하였다. 나도 사람들 틈에 끼어 이어폰을 꺼낸다. 울적한 마음을 지우는 방법 중 최고의 처방은 남의 노래를 듣는 것이다. 금천 구청역을 출발한 전철은 만원으로 시달렸고 안양역을 지 날 때쯤 귀에 걸친 이어폰을 뺐다. 노약자석의 오른쪽 끝에 아주 연노하신 할머니가 그 옆에 약간 술에 취한 듯 보이는 40대 중반에 건장한 남자와 여자분이 목소리 높이고 있었다. 그 젊은이의 말은 술기가 남아 있어 차는 놀이터 근처에 두고 전철을 타고 간다는 이야기 같았다. 그때 옆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웃으면서 젊은이들에게 "할머니들이 힘드시게 서서 가시니 양보하면 어떠냐고" 그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호령하듯 "할머니 돈 내고 타셨어요?" 돈 내고 타고 가는 우리에게 자리양보하라 하시면 안 되지요 아무 소리 마시고 조용히 가시란다. 나의 귀를 의심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럴 때 난 무얼 어찌해야 되나 가만히 서있자니 젊은이들에게 자리 양보를 말씀하신 할머니가 얼마나 수치스러우셨실까 그런데 그들의 말이 내가 잘못한 일도 아니건만 자괴감이 들고 자존심을 흔들어댔다. 그래~ 네가 덤비면 나도가 절대 가만있지 않으련다. 그러면서 응원군을 청하듯이 소리쳤다. "젊은이 몇 살이야 몇 살 먹었냐고?" 그들이 반쯤 몸을 세우며 싸울 기세로 나이를 알아서 뭘 하냐며 맞받아친다. 그 사람의 머리워에서 웅변처럼 내질렀다. "우리가 돈이 없어 지하철 공짜로 타는 줄 알아?" 젊은이 태어나기도 전에 목숨 걸고 월남전에 참전했고 사막의 나라 중동의 공사판도 질통지고 뛰어다녔으며 아무리 힘들어도 세금 한 번도 떼먹은 일 없어 긴 세월 묵묵히 하리띠 졸라가며 "여기 계신 어르신들의 땀으로 이루어 놓은 나라가 지금의 우리나라야" 군사력 세계 6위 경제력은 일본도 뛰어넘었잖아 이 모든 것이 잠안자고 배고픔 견디내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어르신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거야 "이제 나이가 들어 지하철 무료로 탄 것이 젊은이가 화낼 일인가?" 다툼을 말리듯 전철이 명학역에 도착한다는 안내가 나오자 그들이 구시렁대며 내리며 오늘 재수 없단다 함께 있던 여자가가 한마디 한다 "그만 좀 땍땍거리세요?" 화가 덜 풀린 내가 웅변처럼 소리쳤다 "땍땍이라니?" 세상을 그렇게 살면 안 돼 "왜 그러고 사니?" 모두 들으라는 듯이 소리쳤다 "경로석에 앉았다고 우습게 보지 마! 여기 계신 어르신들이 실질적인 애국자이셔~ 나의 말은 지하철을 내리는 그들 등뒤에서 요란하게 퍼졌다 다시 열차가 출발하고 사람들의 시선이 있어 모른 척 귀에 이어폰을 꼈다. 그리고 구름처럼 떠가는 전철 속에서 내리는 눈을 가르고 있었다. 처음 젊은이들에게 무안을 당했던 어르신께 말씀드렸다. "어르신 언짢아하시지 말아요" "젊은이들이 다 그런 건 아니에요" 위로의 말씀을 드리자 속상한 마음이 풀리셨는가 고운 미소를 던져준다 그 미소의 의미가 무엇일까 다시 창밖 하늘을 바라본다 눈발이 굵어졌다 내가 내릴 곳은 수원역이지만 금정역에서 내리려고 몸을 출입구 쪽으로 옮긴다 내리는 눈이 잘 보이는 카페 창가에 앉아 진한 커피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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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도 대여섯 번 지하철을 탔었는데
하던 버릇대로 경로석 가까이 안 가게 되더라고요
앉을 자격은 되지만 괜히 거기 앉으면
젊은 놈이 경로석에 앉았다고 왠지 눈총받을 것도 같기에...
저도 경로석이 비어있어도 그리론 안갑니다
왼지 내가 늙어진 기분이라서요
감사드려요 예비백수님
요즘 독감이 기세를 부린다 하네요
감기조심하시고
즐건 주말 보내십시오
@시골바다
저는 일부러 그쪽으로 갑니다
괜히 젊은이들 앞에 서있기 불편해서요ㅠ
젊은이들에게 우리는 늙은이죠ㅠ.ㅠ
@정 아 저는 안가요
제가 늙은 기분이 들어서요
그래봤자 늙은인데요
네~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즐건 주말 보내십시오~~
저도 저런 젊은이들 보면
저부터 가슴이 콩쾅거려서
하고 싶은 말도 못한답니다.
신랑이 57년 닭띠인데
주변 친구분들 다 중동에 가서
돈벌어 왔지요.
한 친구분은 엄청 부자인데
땡볕에 산딸기 농사를 추가
했더군요. 얼마나 더운데
왜 산딸기까지 하냐고 물으면
중동 날씨 50도에도 일했다면서
이런 땡볕은 땡볕도
아니라고 하더군요.
베이비부머 세대이신 분들
보면 존경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우리세대엔 많은 고생이 있었지만
고생이라 생각하지않고 받아들였지요
열씸히 살아온 대가가 지금의 현재이니까요
노래도 잘하시고
춤솜씨도 일품이신 현정님
요즘 독감이 유행이라네요
감기조심하시고
즐건 주말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