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아파트 건물 유리창 물청소를 하고나서도 몇 달 뒤,서쪽으로 난 드레스실 유리창이 파손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외벽이 모두 2중유리로 된 건물인데,건물 바깥쪽 유리가 여러 조각으로 금이가 깨졌지만,그대로 붙어있었습니다.드레스실이라고 이름 지어진 곳이지만,온갖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창고대용으로 쓰는 곳입니다.
일년에 몇 번쯤 드나들 정도로, 자주 열어보지도 않을뿐더러 저녁무렵 지는 서쪽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커텐을 쳐놓아 정확하게 언제 깨졌는지도 몰랐습니다.
물청소 전에는 분명히 깨지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집안쪽 유리는 멀쩡한데 바깥쪽 유리가 깨졌다는 것은 바깥쪽에서 어떤 물리적인 힘을 가했기 때문이라는 명백한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누가,언제,어떻게 40층이나 되는 높이의 유리창에 금을 가게 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로프에 매달려 유리창 물청소를 하는 사람이 부주의로 발을 유리창에 세게 부딪히면서 유리가 깨졌을 거라는 추측은 가능하지만,물청소를 한지가 몇 달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이런 사실을 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는 애매한 경우라고나 할까요?
먼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알렸습니다.
직원이 와서 현장을 보고 간후,소장님과 직원이 관리규약을 가지고 와서는,
'유리창은 사유재산이므로 세대에서 알아서 보수작업을 해야합니다.'라고 하길래
'이 건물은 외벽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으니,바깥유리는 외벽에 해당하므로 건물관리하는 관리실 소관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반박하자,관리규약을 내 눈앞에 들이대며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우기기까지 했습니다.
'그럼 유리창 청소할 때 지도 관리를 소홀히 하신 것 아닙니까?'
'이렇게 높은데까지 어떻게 다 살펴볼 수가 있어요?'라는 책임회피에만 몰두하는 댓구에 내 말이 참 공허하게 귓가에 맴돌더군요.
단 한마디라도 '유리창 청소 시킬 때 제대로 감시를 못해 미안합니다.'라고 했다면 서로가 기분이 괜찮았을텐데,끝까지 책임회피 발언으로 일관하는 관리실 사람들입니다.
주민들의 고충사항을 내일처럼 해결해 주기 위해 매달 거금의 관리비를 내어 고용한 사람들인데 이렇게 나오니 정말 불쾌했습니다.
더우기,겁을 주기까지...
"만약 유리 조각 하나라도 떨어지면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상을 주는 흉기가 되니 빠른 시일안에 보수해야합니다."
그 날부터 밤에 숙면을 취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래 길엔 사람들이 그리 빈번하게 다니는 큰 길은 아니지만,그래도 사람이 다친다면 책임은 고스란히 우리가 져야한다는 말이 반협박처럼 들렸습니다.
이 창틀을 만든 유명 창호회사에 전화로 의논을 했더니 몹씨 귀찮아하는 태도가 역력했습니다.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지난 겨울 한 참 추울 때였는데,어느 날 커텐을 걷고보니 금간 유리 여러 조각이 떨어져 나가고 없어 몹씨 놀라서 그 회사에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마지 못해 기사를 보냈습니다.그 기사는 현장을 보더니 유리를 갈아끼우기는 불가능하고 깨진 유리 조각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실리콘으로 굳히는 방법밖에 없는데,그 것도 지금은 너무 추워서 날씨가 풀리면 해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유리를 갈아끼우려면 유리창을 부셔야 하는데,그렇게 되면 유리조각이 사방으로 날아가 옆건물에까지 피해를 주니 실리콘 방법밖에 없다고 하는 그 AS기사도 그리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5월말로 건물 유리창 물청소 날자가 잡혀 공고가 나붙었습니다.
입주민회장님과 관리소에,이 번 물청소 전에 유리창을 갈아끼워야만 한다고 부탁에 부탁을 거듭했습니다.
관리소에서 알아 보낸 사람이 왔습니다.유리 길이를 재고는 비용이 70만원이 든다고 했습니다.
가로 60,세로 70cm인 작은 유리창 값은 7만원이지만, 줄을 타고 하는 작업이라 위험수당이 40만원,기타 인건비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이 기사는 그 창호회사에서 섭외한 소규모 유리 가게에서 온 사람이었습니다.
70만원이 아니라 700만원이라고 해도 해야할 판입니다.
그래서 해달라고 했습니다.
유리를 맞추고 작업을 하려면 일 주일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바로 다음날 부녀회 친목계에서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입주민 회장님이 알아본 곳에서는 40만원에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두로 한 70만원건을 없던 일로 했다고 관리실에서 알려 주었습니다.
오늘 마침내 유리창 갈아끼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위에서 줄을 타고 내려온 바깥쪽의 기사가 유리창에 테이프를 빈틈없이 붙이고 깨서 조각조각 다 떼어내고 맞춰온 이중유리를 깔끔하게 끼워넣었습니다.
유명 창호 AS기사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작업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을 좀 걸렸지만,그동안의 불안감이 싹 가셔져 오늘 밤부터는 다리 뻗고 숙면하게 되었습니다.
고층빌딩에 유리창 갈아끼울 수 있는 기사가 서울에 몇 사람 안된다고 합니다.
옆에서 쳐다보기에도 힘들정도로 위험해 보이는 일입니다.
이렇게 각 분야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분들이 있어서 여러 고충을 해결 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외벽이 유리로 된 건물이 환하게 밝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낮시간엔 난방을 거의 하지 않고 지내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유리창 하나 갈아끼우는데도 고비용에 마음고생까지 오래 하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건물이 오래되면 이유없이 유리가 깨져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다반사라는 신문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홍콩이 지금 그렇다고 합니다.
멋진 외관을 뽐내는 유리외벽의 건물들,오래되면 애물단지가 되지 않을까요?
바깥에서 줄을 탄 기사분과 안쪽의 기사분, 두 사람이 공동으로 하는 작업입니다.
깨낸 유리조각들
유명 창호 AS기사가 불가능하다던 유리창 깨기는 테이프를 붙여서 한조각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깔끔하게 다 떼어냈습니다.
수리된 유리창
첫댓글 정말 아무 일없이 잘 끼웠네...내 마음이 시원 해졌다.....
너무나 어렵고 힘든 작업이라 지켜보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아무 일없이 마쳐서 다행이지요.
애물단지가 보물단직 되었네요.이래서 돈이 참 좋은데 모두가
지나치지 않게 받으면 얼나나 좋을까요.불경기라 손님이 없으니
부르는게 값인데 현명한 판단으로 숙제가 해결되었읍니다.
이런 일은 흔하지도 않고 위험한 일이라 아무나 할 수 없기에 더 오래 지체되었습니다.
맨 처음 발견할 당시, 창을 시공한 창호회사에선 100만원도 훨씬 더 많은 액수를 요구하면서도 선뜻 해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시공을 했으면 그 다음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선 AS가 의무사항인데도,기술이 없는지...
유명 창호회사의 운영이 너무 허술하더군요.
불과 몇 전에 차를 타고 일부러 유리건물만 골라서 총을 쏘고 다라난 사건이 있었지요.
우리 건물도 피해당한 사건인데 그쪽 큰길가 건물 열 몇채가 대형 유리벽이 깨져 갈아 끼우느라 법석이 났답니다
범인은 젊은 아이였는데, 부모가 넉넉지 못해 보상은 못받았지만 그 형편에 총과 ,자동차는 어떻게
장만했는지 기막힌 사건이였어요.
어머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서,큰 손해를 입으셨군요.
요즘은
뉴스에서 봤습니다.
겉으로보기엔 멋있는 고층아파트에도 저런 문제도 또 있음을 처음 알았읍니다.. 속시원하게 수리 잘하셨읍니다...
제가 다 시원하네요..
어젯밤엔 발 뻗고 편안한 마음으로 숙면했어요,
외관으로 보기에는 멋진 고층아파트의 고충을 알게해준 사건이네요.겨울동안 얼마나 신경을
썼을까요 깨끗이 갈았다니 돈은 들었지만 속이 시원합니다.
손바닥의 양면처럼 장점과 단점이 항상 공존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