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년시절을 가치 있고 보람되게 보내기 위한 여러 가지 도전을 하는 편인데, ‘자원봉사’라는 분야도 그러한 활동의 일환으로서 꾸준히 시도하고자 하여, 대학시절부터 방학기간 혹은 직장생활 중의 휴가기간을 이용하여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왔다. 그러던 중 한센병 환자들이 거주하는 작은 섬 소록도에서 이루어지는 어떤 봉사활동이, 여느 봉사단체들의 활동과는 다르게 특별히 교회연합수련회를 겸하여 진행된다는 정보에 관심을 갖게 되어 자오나눔선교회를 통해 참여하게 되었다.
그렇게 가게 된 소록도에서 받은 인상은, 이 섬이 지난 오랜 세월 갖고 있었던 아픔과 슬픔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매우 평온하고 깨끗하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었을 한센병 환자들의 처우가 개선되고, 그들의 아픔이 다독여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헌신과 노력이 있었을지 눈에 선하였다. 이미 오랜 시간을 통하여 소록도 주민들의 어려운 생활형편은 조금씩 나아졌기 때문에, 나와 같은 일반 봉사자들이 하는 일들이란 몸이 불편한 한센병 환자 어르신들의 집을 청소해드린다거나 마당의 잡초를 뽑는 등의 비교적 간단한 일들에 속하였다.
일반적으로 사회봉사활동이 겸손과 사랑의 마음에 기반을 둔다면, 자오나눔선교회의 봉사활동에는 겸손과 사랑에 말씀과 찬양과 기도가 더해지므로 성령께서 더욱더 강하게 역사하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특별히 2박3일의 일정 중에 둘째 날은 흥미롭고 다양한 체험들로 구성되어있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이른 아침 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오전에는 땀 흘려 봉사활동을 하고, 오후에는 소록도 전체를 돌아보면서 견학을 한 후 저녁집회를 할 때, 아침부터 흘린 땀으로 불쾌한 냄새가 예배당에 가득하였으나 그 순간의 찬양과 기도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주관하시고 임재하신다는 것을 곧바로 깨닫을 수 있었다. An aroma pleasing to the Lord...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린 제사를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셨던 것처럼, 이 뜨거운 여름에 봉사활동으로 땀을 흘리고 난 후 드리는 우리의 진정한 예배가, 하나님께서 느끼시기에 얼마나 향기로운 냄새로 올려질 것인가를 생각하니 엄청난 감동이 되었고, 이 시간만큼은 소록도의 북성교회가 한반도에서 가장 환하게 빛나는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매번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봉사활동지역에서의 마음가짐과 일상생활에서의 마음가짐에 많은 차이가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된다. 어르신들의 어깨와 발은 주물러드리면서 정작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께는 감사의 표현을 얼마나 자주 하고 살아가는지, 또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도시락도 만들고 청소도 해드리고 연탄도 배달해드리면서 정작 집안일에는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재난지역 빈곤층 어린이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서 정작 교회학교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는 인내와 사랑으로 먼저 다가가기를 꺼리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하게 된다.
사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거룩하고 정결한 모습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조금 더 폭넓은 의미에서의 봉사 혹은 예배(Service)의 개념과 일치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학교에서 혹은 일터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철저히 지키고 행할 때 하나님께서 기쁘게 흠향하시는 아름다운 삶의 제사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봉사자의 마음가짐은 시간과 장소를 떠나서 항상 겸손하고 거룩해야 그 진정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자오나눔선교회 주관의 소록도 봉사활동 및 교회수련회는 여러 교회의 목사님들부터 청년층, 중고등부, 어린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성도들과 직분자들이 참여하였기에 더욱더 풍성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화합과 이해 그리고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필요한 말씀과 덕목들을 훈련받고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며, 이 모든 일정을 준비하고 진행하신 분들과 음식준비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와주신 모든 손길과 봉사활동에 참여한 모든 이들과, 소록도에서 굳센 믿음을 지켜나가고 계신 모든 주민분들 위에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과 은혜가 넘치도록 부어지길 간절히 기도드린다.
첫댓글 은혜입니다. 아멘!!!
이뿌요..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