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姸(이연)
중국에서는
절세미인을 가리켜 ‘傾國之色(경국지색)’
이라고 한다.
‘傾’은
‘기울게 하다’라는 뜻이니 ‘傾國’은
‘나라를 기울게 하다’라는 의미다.
그리고
‘色’은 미색의 의미이므로 ‘경국지색’ 이란 ‘나라를
망하게 할 만큼 뛰어난 미모’를 가리킨다.
이 말의
유래에는 다음과 같은이야 기가
전한다.
漢武帝(한 무제)를
모시던 李延年(이연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음악적
재능이 있어 노래는 물론이고 편곡이나 작곡에도
뛰어난 가수였는데,
춤에도
탁월하여 무제의 총애를 듦 뿍 받은
동성 애인이었다.
어느 날
무제가 여동생인 평양 공주의 집에서
열린 잔치에 갔는데
이연년은
한무제 앞에서 춤을 추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
북방에
아름다운 여인이 있네.
둘도 없이 우뚝 섰네.
눈길 한 번에
성이 기울고 눈길 두 번에 나라가
기우네.
성을 기울이고
나라를 기울게 함을 어찌 몰랐을까?
아름다운 여인은
다시 얻기 어려운 것을 눈길 한 번에 성을
기울게 하고
눈길 두 번에
나라를 기울게 하되, 그러면서도 남자가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우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것이
경국지색이다.
한 무제는
이 노래를 듣고 과연 이러한 여인이
있는지 물었다.
무제의 옆에 있던
누이 평양 공주는 이연년의 누이동생 이연이
바로 그런 미인이라고 했다.
한무제는
즉시 그녀를 불러들였는데, 이연년의 노래대로
천하절색으로 춤도 잘 추었다.
그녀는
한무제의 각별한 총애를 받았다.
이 여인이
바 로 李姸(이연), 즉 이부인이다.
이 경국지색의
고사에서 알 수 있는 것은 한무제가 오빠,
누 이 동생과 양성애를 했다는 사실이다.
이 부인은
얼마 후 아들을 하나 낳았다.
그러나
몸이 약 한 이 부인은 산후 욕으로
병석에 누웠다.
한무제가
문병을 가니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남편에게
보일 수 없다’면서
이불을
쓰고 얼굴을 보여주지 않다가 숨을
거두었다.
세월이
지났지만 한무제는 이 부인을
잊지 못했다.
어느 날 지방 군현 순시에 나섰다가
그는 汾河(분하)와 黃河(황하)가 만나는 부근(山西省(산시 성)
하동군 남부)에서 선상 연회를 열었다.
연회석상에서
한무제는 흥에 취해 <秋風辭(추풍사)>라는
노래를 불렀다.
제목을 풀어보 자면
‘가을바람에 부치는 노래’가 되겠는데 훗날
중국문학의 절창이 되었다.
이 시에 나오는
‘佳人(가인)’은 바로 병으로 먼저 작고한 이 부인을
기리는 말이다.
가을바람이 일어남이여, 흰 구름이 날도다.
초록이 누렇게 떨어지고 기러기 남으로 돌아간다.
난초는 빼어나고 국화는 향기로워라.
佳人(가인)을 그리어 잊지 못하노라.
누선을 띄워
汾河(분하)를 건너는데 中流(중류)에
비껴 흰 물결 날리노라
피리 소리 북
소리는 울고 노 저어 노래하니, 즐거움 다한 곳에
슬픈 정이 너무 많아라.
젊음이 다한 곳에 슬픈 정이 너무 많아라.
젊음이 얼마이겠는가, 아! 내 늙었구나.
1983년작 镜心(경심)의 <秋风辞意(추풍사의)>
먼저 떠나보낸
부인에 대한 한무제의 사랑이 절절이
묻어나는 절창이다.
그러면
이연말고 나라를 망하게 할 만큼 아름다웠던
옛 중국의 미인들은 또 누가 있었을까?
[출처] 李姸(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