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먹힘’이라고
사전이 ‘약육강식(弱肉强食)’을 풀이합니다.
한자가 가진 뜻을 그대로 풀어본다면
‘약한 것의 고기를 강한 자가 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터,
이 말에 아니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으나
그렇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 또한 말하지 않을 수 없으니
‘강한 자’라는 것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그렇게 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싶은 겁니다.
그게 약한 것이든 아니면 강한 것이든
제 안에, 또는 바깥의 어떤 것에 의해
꺾이고 깨어질 일이 있다는 것은
무엇이거나 죽어간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당연한 노릇
어리석음의 여러 가지 형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남의 죽음을 보면서도 제 죽을 날은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무리들
그런 점에서 강한 놈이야말로 그렇게 어리석을 수가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강하다던 놈의 말로가 그만큼 비참해 보이는 것은 아닐런지
표면상의 질서는 약육강식이라고 하더라도
생명세계의 진실은 결코 약육강식으로만은 설명할 수 없는
보다 오묘한 질서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
강한 것들이 언제까지나 강하지 않은 것이 생명세계가 유지되게 하는
또 하나의 힘,
나는 강한 자가 되고 싶지도 않고
강한 자에게 기대어 살고 싶지도 않으며
그저 내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야 할 것들이 죽어가는 자리에서
이건 아니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겁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질서를 깨뜨리지 않는 범위가 어딘지를 알아야 하는데
아직도 그것을 가늠할 줄을 잘 모르니 그것이 좀 안타깝지만
내 아는 범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면 되겠다 싶고,
그렇기 때문에 약육강식이 생명세계의 철칙이라고 믿던
철없을 때의 생각들을 오늘 이렇게 말끔하게 지워냅니다.
날마다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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