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겠다.
바야흐로 사춘기를 진행중인 나였다.
고등학교 입학 후 아이들과 친해지고 있었다.
거제제일고등학교에12년 전통의 최고의 동아리가 있었다.
동아리활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친구녀석들(이희재 외 다수)이 "우리 면접이나 봐 볼래?"라는 말로 나를 유혹했다.
사실 들어가고 싶지는 않았다.
선배들에게 면접을 보고난 뒤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했다.
나보고 면접을 보자고 한 희재는"난 백방 떨어졋다ㅡㅡ"이라며 나를 안심시켰지만
내심 기대를 하고 있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다음날, 동아리 합격이 됬(됐)다고 통보가 내려졌다.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좋아할 수 없었다.희재는 떨어졌다. 정말 한심해보였다.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가입된 학생들과 동아리 선배들과 함께 해수욕장으로 엠티를 갔다.
엠티를 가면서 먹을거리와 술을 샀다. 그때부터 뭔가 불안했다.
'술은 절대 먹지 말아야겟(겠)다..'라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다.
누나 3명과 형 3명과 내친구들 3명이 같이 게임도 하고 고스톱도 쳤다.
이제 술을 먹는단다. 솔직히 걱정이 됬(됐)다.
지금은 술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그때 나의 주량은 소주 3잔이었다.
게임을 해서 지는사람이 술을 마시기로 했다. 지고 말았다.
종이컵 가득 술이 차오르고 있었다. 나의 긴장감도 가득 차올랐다.
나름 맛있었다.그렇게 나의 주량인 소주 3잔을 마시고 난 뒤, 몸에서 열이 났다.
바람을 쐬러 바닷가로 나갔다.그때 누나 한명이 "술 취한거 같은데 괞찬나?"라고 물어보았다.
난 상당히 취했었다.하지만 그 누나에게 호감이 있던 나였으므로 괜찮다고 들어가서 노시라고 말했다.
그렇게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난 옷을 입고 있지 않았고, 집에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담임선생님께서 아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일어날 수 없었다.새록새록 어제의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웠다.지금 생각하면 이희재가 엄마 차를 폐차시킨 것 보다 충격적인 일이었다.
그렇다.어제 바람을 쐬러 나가서 나는 취한 나머지 토를 하였고 너무 힘든 나머지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나 대영인데..취해서힘들어..데리러와..웩;"..
솔직히 엄마가 일을 크게 벌렸다.선생님들을 우리집에 집합시킨 후 사건전말을 이야기하고 모두 우리들을 찾으러 나섰다고 한다.
그렇게 수색대가 조성되었다. 결국 12시에 나를 찾아냈고, 엠티를 간 학생들은 다 잡혔다.
다음날 평일이었는데 난 학교를 가지 못했다.부끄러웠다. 동아리 면접을 보러 가자고 한 희재를 죽이고싶었다.
그 다음날 통학버스에 타자마자 모두가 날 비웃고 있었다.
정말 견딜 수 없었다.
반에 들어가는 순간,
친구 한명이 "야 니가 편집부 편집했다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날 조롱했다.
나를 놀린 친구는 이희재의 친구이며 현재 부산 동명대를 재학중인 강원주이다.
이희재랑 같이 죽이고싶었다. 하지만 나는 태연하게 행동했다.
"기억안나는데?"미쳤다.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강원주가 "임편집 날 편집해줘"라고 라임을 맞춰서 놀렸다.
너무 웃겼다. 교무실로 끌려가 경위서를 작성하고 벌을 받았다.
누나들과 형들이 나를 위로해 주었지만 날 원망하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던 그 누나에게 미안했다.그때 취했다고할걸...
이렇게 난 거제제일고등학교의 12년 전통 편집부 동아리를 한순간에 편집해 버렸다.
편집부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편집을 했는데 그게 편집부였다.
학교를 다니면 다닐수록 나의 학교생활은 패망수준이 되었다.
선생님들도 나를 임편집이라고 불렀고, 우리 엄마까지도 그렇게 불렀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대단한 것 같았다. 그 짧은시간에 나를 찾기 위해서 선생님들도 집합시키고..
나를 사랑하는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뻔 했다.
그 후, 솔직히 난 조금만 놀려 먹다가 그만하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2007년부터 2010년 그리고 2013년 지금까지도 임편집이라는 별명은 계속 되고 있다.
왜 어른들이 고등학교 다닐 때로 돌아가고 싶은지 이해가 됬(됐)다.
요즘에도 가끔 잠자기 전에 그 때 생각을 하면서 혼자 웃는다.
그 때 느꼈다.인생은 한 순간에 편집이 될 수 있다는걸....
아미야사랑해♥ㅋㅎ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