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 소도시에 외지관광객 28만명
- 관광명소 없이도 화천군이 대박난 비결은...
관광산업 핵심 인프라로 진화, 주목, 충남·전남 등 잇달아 시설 확충
식당·숙박업 등 지역상권 들썩, 지자체들 “파크골프장이 미래”, 일본서도 ‘화천 성공모델
작년 7~8월 열린 2024 화천 산천어 전국 파크골프 페스티벌. [화천군]
인구 2만2900명의 강원도 화천군에서 지난해 파크골프를 즐긴 사람은 총 55만명에 달한다. 이 중 외지 관광객이 절반을 웃도는 28만명이다. 화천 인구의 12배가 넘는 외지인이 파크골프를 위해 화천을 찾은 셈이다. 파크골프 공인 구장이 정식 개장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화천 파크골프장 누적 방문객은 총 150만명에 달한다.
17일 화천군에 따르면 군내에만 대한파크골프협회 공인 구장이 3곳이다. 북한강변을 따라 용암리에 1개 구장, 거례리에 2개 구장이 각 18홀 규모로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전국 단위 대회도 연이어 유치해 지난해에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등 5개의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해외 언론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해 11월 화천을 ‘K파크골프의 성지’로 소개했다. 닛케이는 “‘최대 3000만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전국대회가 연중 수차례 열리고 있고 파크골프 원조인 일본에서도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며 “파크골프장이 ‘관광 랜드마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화천군은 파크골프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자랑한다. 화천군은 파크골프장 연계 관광객으로 인한 지역소비가 최근 3년간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숙박비를 제외한 숫자다.
화천 산천어 파크골프장. [화천군]
화천군 관계자는 “파크골프가 산천어축제와 함께 지역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산업을 더 키우기 위해 18홀 규모의 3개 구장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파크골프가 단순 생활체육시설을 넘어 지역 관광객 유치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파크골프장 활성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충청남도는 대한파크골프협회를 도에 유치해 국내 파크골프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청양군 남양면 구룡리에 108홀 규모의 도립 파크골프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 대한파크골프협회를 이전시키고, 교육센터와 클럽하우스 등까지 조성한다는 목표다. 충청북도와 부산시는 내년까지 신규 파크골프장을 각각 16곳과 30곳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라남도는 파크골프장을 찾은 외지인에게 이용료 중 일부를 지역화폐로 환급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파크골프장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파크골프는 지역 노년층 여가 활동 지원, 관광객 유치 및 상권 활성화, 도심 녹지 공간 확장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온다”며 “게다가 18홀 기준 조성비는 약 3~5억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연간 유지관리비도 다른 스포츠 시설에 비해 적어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지자체들이 파크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다 보니 대한파크골프협회가 파악 중인 전국 파크골프장은 지난해 말 기준 411곳으로 전년(374곳) 대비 10% 증가했다. 지자체들이 신규 파크골프장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 골프장 수 증가세는 점차 가팔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급격한 투자 확대로 인한 잡음도 적지 않다. 제주에선 ‘마라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에 대규모 파크골프장 등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이 포함되면서 근현대사 유적 파괴 가능성에 따른 지역사회 반발이 커지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파크골프장 조성에 따른 홍수 피해 등을 이유로 시민단체가 반대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중복·과잉 투자 논란에 따른 지역사회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출처: 매일경제 2025. 01. 17일자
첫댓글 그러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