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바람과 맑은 하늘이 겨울맛나게 해준 걸음이었습니다.
출발시간을 바꾸어 오후 2시에 경복궁에서 시작을 하였습니다.
더 초롱초롱해진^^ 초롱이님이 꽁꽁 싸매고 등장하여 가까이 가서야
식별이 가능했습니다.
청와대 영빈관 담장옆 무궁화동산을 가로질러 칠궁 옆 길로 해서
부암동 고개로 햡했습니다.
무악재 고개마루의 하늘다리를 건너려고 인왕산자락을 올랐었는데 최고 높이가
150여미터 밖에 안되었다니 약간 허탈합니다.
경복궁역을 출발하여 경복고등학교와 청운중학교 담장따라
송강길(송강 정철이 청운동에서 나심) 은행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 다다랐고
부암동 고갯길을 타고 앉았다가 연세대 이승만연구소쪽 언덕배기로 치고 올라 갔습니다.
인왕산 동북사면의 오랜 집터에 떠난 자와 새집을 지어 남은 자의 대비도 감상했고
대원군 별장 석파정, 소전 손재형 선생의 옛집이었던 한정식집 석파랑으로
내려 오면서 홍제천과 만났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옥천암 보도각 백불곁에 잠시 머물다가 홍은동 포방터시장 구경을 하고
인왕시장속 김장거리 점포를 훑어
홍제역 주변 난전을 따라 무악재로 올랐습니다.
하늘다리를 기어코 건너 서대문 영천시장 좁은 골목같은 길도 빠자 나오니
주모가 막 문을 여는 싸릿골 주막집이 눈과 몸을 사로 잡았습니다.
서대문께에서 걸음을 종료.
경복궁역 1번 출구의 볕이 좋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쪽으로 건너기 위하여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일단의 사람들이
추운 바람을 막으려고 빽빽이 붙어 섰는데 그 모습이 흡사 펭귄같습니다.
무궁화동산을 지나 청와대 칠궁 담장옆 길로 가는데 로마교황청대사관이 이색적이었습니다.
부암동으로 바로 넘어가려다가
서울한양도성길은 걸어 봤는데 윤동주시인의 언덕으로 오르는 계단을 밟아 본 기억은
없다는 초롱이님의 얘기에 시인의 언덕으로 훌쩍 올랐습니다.
콧수염 아저씨(김발렌티노님)가 윤동주 시인 탄생 백주년 행사 홍보를 하는데
뜻하지 않게 잠시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초롱이님은 지나가는 걸음꾼들에게 엽서도 나눠주고 사진사 역할도 하고 ㅎ
콧수염님은
저한테 동생이라고 부르면서 너스레도 떨고
잠시후 기자도 올 거라고 하면서 윤동주시인 탄생 백주년 기념일(12월 30일 오후 1시~4시)
행사 홍보를 위하여 기사로 쓸 거니까 사진을 찍자고 했습니다. 얼굴알려서 뭣에 쓸꼬?
형제처럼 보이도록 귀마개를 벗고 쌍등을 밝히자고 하는 바람에.
그렇게 같이 촬영도 했습니다. 쌍등이 환합니다.
전화번호와 이름도 알려 달라고 해서 이름을 알려 주고 문자로 나중에 다시
이름을 찍어 주겠노라고 하면서 헤어졌습니다.
집에 와서 문자를 보냈더니 엉둥한 남자와 찍은 사진을 저한테 보내 왔네요. ㅎ
언덕길 여기저기에 동판이 박혔 있습니다.
언덕아래에서 구경만 하고 지나쳤던 연세대 이승만연구소 골목길을 올라가니
그 동안 골목길 끝에 보이는 녹색기와집이 연구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연구소는 기와집 옆으로 난 샛길로 더 올라간 윗 쪽에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번도 가보지 않은 부암동 골목길을 밟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멀리 보현봉이 시원하게 우뚝 섰습니다.
북악(백악)으로 오르는 계단도 조망해 보고요.
언덕위 부잣집 높은 담장 쇠창살이 반갑다면 감정의 역설인가요?
어릴 때 많이 보았떤 것인데......
요즘도 저런 게 남아 있따는 것이 신기합니다.
철거한 흔적이 있는 집터와 번듯한 새집이 함께 있는 언덕길.
눈덮인 돌계단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꼬마 아이들이 깔깔 거리며 저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렸겠지요?
지금은 중년의 나이가 되어 있으려나? 아니면 아직은 파릇한 청춘의 모습일까?
소전 손재형 선생의 집이었던 한정식집 석파랑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고 미쉐린인가요?(타이어 이름같네) 미쉐랑인가?
음식점 평가 인증도 빨간딱지로 붙어 있습니다. ㅎ
큰 집의 한쪽은 전시관으로 개방했나 봅니다.
종로구에서 서대문구로 넘어 오니
바위에 새긴 부처님이 유명한 옥천암이 반깁니다.
북한산자락길이 만들어 졌습니다.
홍제천의 안내판을 봤더니
북한산둘레길중 옛성길구간에 있는 암문을 포함해서
일부구간이 겹쳐 있는데
홍은동을 오목하게 감싸고 있는 뒷산이 바로 북한산자락길입니다.
옥천암 옆 길로 올라서 홍은사거리에서 녹번역으로 가는 언덕길
(옛 미미주택자리 지금은 반석클래스?)로 내려 옵니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 부모님들이 많이 찾아 오는 곳입니다.
겨울철새 청둥오리겠지요?
오른쪽에 웅크리고 있는 저 놈은 잠시후 똥을 쌉니다.
초롱이님이 그 순간을 운좋게(?) 포착했지요.
홍은동 포방터시장에서 녹차호떡을 하나씩 샀습니다.
가게를 차린지 얼마되지 않은 것이 분명한 이 아주머니는
제 호떡의 옆구리가 터지자
호떡 살점을 밀어 가며 1차 보수를 열심히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던지 반죽을 조금 가져다가 2차 보수를 했습니다.
땜빵공사가 썩 매끄럽게 마무리되지는 않았습니다. ㅎ
홍은동 유원아파트 아래 비탈길 밀집주택이 다 없어졌습니다.
멀리 대종교의 총본산이 아담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 여기에 북한산자락길 지도가 있네요.
인왕시장과 홍제역 난전의 사진은 없네요.
무악재 아파트 옆 오르막 계단으로 올라 갑니다.
무악재 하늘다리를 건너보고 싶었거든요.
생각보다 인왕산쪽으로 많이 올라가야 했습니다.
인왕산과 안산을 이어서 걷는 다리가 생겨 걷기가 좋아졌고
산짐승들의 생태다리역할도 하니 참 잘했어요.
종착점이 가까워 옵니다.
여기는 독립문.
방송에 나왔다는 유명한 꽈배기집은 영천시장안 다른 꽈배기집과 달리
일찍 문을 답습니다.
토요일은 오전만 영업을 하고.
초롱이님의 뒷모습에서 언타까움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ㅎ
서대문역으로 가서 뒷풀이를 하려고 했는데
영천시장 지나서 금화초교 옆 육교아래에 눈에 들어 온 주막집이 있어
행장을 풀었습니다.
때맞춰 지음님이 연락을 해 왔기에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행복이 늘었습니다.
주막집 답죠?
주모는 일어서려는 우리들에게 군고구마를 먹고 가라고 다시 앉혔습니다.
과일도 내어 오시고.
다음에 또 가 봐야 하겠습니다. ㅎ
참한 길벗이 있어 걷는 시간이 좋았고
흥찬 술벗이 와서 마신 자리가 흐뭇한
오늘도 바람처럼.
첫댓글 네, 그랬군요...^^
언제 댓글을 다셨대요? ㅎ
ㅎㅎ쌍등이 밤이 였슴하는 아쉬움이~~ㅎㅎ
초롱이님의 뒷보습이 정말루~ㅎㅎ
오늘이 윤동주님의 100번째 생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