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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다. 조만간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한다. 이 두 국가 정상들의 방문은 지난 2009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방문에 대한 답방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대통령은 신(新)아시아 구상을 구체화하고 자원 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방문했었다. 이는 한국의 대중앙아시아 정책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두 축(軸)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중앙아시아 협력에서 이 지역의 또 다른 자원 부국(富國)인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관계도 결코 경시(輕視)돼서는 안 된다. 한국의 석유와 가스 자원의 소비 행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석유 소비의 증가율은 아주 완만한데 비해, 가스 소비의 증가율은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BP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석유 소비 증가율은 4.7%인데 반해 같은 기간의 가스 소비 증가율은 49.8%에 달했다.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 동안 한국의 1차 에너지원(源)에서 석유가 차지한 비중도 49.1%에서 43.4%로 감소한 데 반해, 같은 기간 가스의 비중은 11.1%에서 14.3%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이러한 에너지 자원 소비패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가 석유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자원이고 가스의 확인 매장량이 석유보다 많기 때문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현재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가스를 보유한 국가다. 한동안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 확인 매장량은 논란의 대상이었지만, 지난 2008년 10월 영국의 유전평가 기관인 GCA가 투르크메니스탄의 욜로텐오스만(Yoloten-Osman) 가스전의 매장량에 대해 명확한 결과를 내놓으면서 논란을 완전히 잠재웠다. GCA는 이 가스전에만 매장된 가스양이 최소 4조㎥에서 최대 14조㎥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한국이 소비한 가스양이 400억㎥에 미치지 못하니 우리가 최소한 100년 이상 쓸 수 있는 가스가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전 한 곳에 매장돼 있는 것이다.
세계의 열강들은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7년부터 자국과 투르크메니스탄을 잇는 1794㎞짜리 가스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2009년 12월에 제1단계 공사가 마무리돼 투르크메니스탄의 가스가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 가스관 공사가 예정대로 2012년에 완공되면 매년 400억㎥의 가스가 중국으로 송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지난 2008년에 소비한 가스양보다 많은 양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중국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지난 2월 초 프랑스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을 초청해 양국 간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화(强化)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한국의 대중앙아시아 전략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은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방문에서도 투르크메니스탄은 제외되었고 투르크메니스탄측의 방한도 예정된 것이 없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소홀했다기보다는 상대국의 현실적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런 현실적 문제는 개발도상국 어디에나 있는 것이다. 우리도 중국이나 프랑스처럼 투르크메니스탄에 적극적으로 들어가 문제를 극복(克服)해야 한다.
첫댓글 좋은 자료 찾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