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마는 물론 경마에 있어서도 만약 등자가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등자는 마상에서 여러 가지 동작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써 세계 각지에서는
그 고장의 풍토와 문화에 따라 단일 도구로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다양한 형태로 변모되어 왔습니다.
인류가 말을 접하게 된 것은 6000년 전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 지방의 유적에서 말뼈와 재갈이 출토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시기부터 가축으로 말을 사육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등자가 만들어 지고 재갈과
안장에 의한 인마 일체가 이루어 진 것은 그 후로부터 수천 년이 지나서야 가능해졌습니다.
등자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분명하지 않지만 기원전 2세기경 인도 북서부라는 설이 유력
합니다. 하지만 그 당시의 등자는 안장을 지탱하기 위한 가죽 끈에 발을 건 것에 불과했던
것으로 실물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등자의 원형은 4세기경 불교와 함께 중국을 통해 한반도를 거처 6세기경 일본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중국에서는 당시 발달된 야금 기술로 원시적인 형태의 등자를 갖추게 되었으며
청동 주조의 등자를 제조하기 시작했다고 추측됩니다. 하지만 천하 통일을 이룬 진시황의
병마용 兵馬俑 박물관에는 마등몰유 馬鐙没有 (등자는 없다)라는 설명문이 걸려있는 것으로 보아
진나라 기마 군단은 아직 등자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한나라
시대부터 등자가 부분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어쨌든 등자의 존재 확인은 수나라, 당나라 시대의 무덤에서 출토되고 있는 기마용(騎馬俑
죽은 사람과 함께 묻은 인형)에서 초기 원형 형태의 輪鐙的 것과 주조제 鋳造製 청동 등자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초기의 등자 형태는 좌우 양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을 타는 쪽
한쪽에만 등자를 장착했다고 합니다.
물론 등자는 동방뿐만 아니라 서방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몽골 고원에서 카자흐 고원에 걸친
기마 유목민에 의하여 남 러시아를 통하여 7세기경에는 헝가리의 마자르족, 비잔틴 제국, 프랑크족,
그리고 바이킹족에 이르기까지 유럽 각지로 전파되었습니다. 또한 카스피해 남부에서 아랍의
기마 유목민으로 전해지면서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북 아프리카로 13세기에는 모로코,
서아프리카까지 보급되었습니다. 만약 등자가 유럽에 전달되지 않았다면 무거운 장비의
갑옷으로 몸을 감싼 중세의 기사들은 말 등에 오르는 것조차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윽고 시대는 15세기 대항해 시대를 맞이하면서 유럽 각국은 신대륙으로 진출하게 됩니다.
스페인은 아메리카 대륙으로 진출하였으며 보병뿐만 아니라 기병대와 함께 멕시코, 페루에
상륙했습니다. 미국 대륙에서는 멸종했던 말이 스페인에서 들여온 말들을 통하여 번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승마 기술은 콜롬비아, 볼리비아를 거쳐 아르헨티나까지 퍼지면서
원주민들도 승마의 기술을 익히며 남미의 기마 유목민을 배출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특히 브라질은 포르투갈에 식민지화되면서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브라질 특유의 다양한 형상의 등자가 탄생했습니다. 한편 북아메리카에서는 멕시코로 상륙한
스페인, 그 후 영국과 프랑스의 진출로 수많은 말이 서부 개척 시대의 기초를 쌓게 되면서
독특하고 세련된 마구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말 문화 부흥을 이루게 됩니다.
등자의 발명으로 인하여 인간은 보다 쉽게 말을 탈 수 있게 되었으며 마상에서는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결국 기승한 상태로
칼과 창을 휘두르거나 자유자제로 활을 쏠 수 있었으며 폴로 경기와 같은 고도의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등자의 발명이 없었다면 칭기스 칸의 몽골 대제국 건설도,
찰스 영국 왕세자의 폴로 경기도 불가능 했을 것이며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과
나폴레옹의 유럽 원정은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이 글과 그림은 日本의 Akahori Mutsumi 씨의 홈페이지에서
랑겔한스가 발췌 편집 번역한 것으로 저작권은 Akahori Mutsumi 씨에게 있습니다.
한국의 등자








일본의 등자










중국의 등자







북아메리카의 등자










남아메리카의 등자
첫댓글 소중한 자료 잘 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