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하면 생각나는 것들
눈, 추위, 군 고구마, 크리스마스 그리고 겨울바다.
그렇다
겨울하면 뭐니 뭐니 해도
일단 추위에 오돌오돌 한번 떨어줘야 하고
그 추위 속에 군고구마 한번 먹어줘야 하고
또 눈 맞으면 떠나간 님들 생각도 하고
그리고 그 님들 생각에
겨울 바다를 봐야 뭔가 겨울다운 겨울을 보낸 것 같다.
그 겨울바다하면 생각나는 것이
푸른하늘의 이 노래이다.
겨울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스치는 바람 불면 너의 슬픔~ 같이~하자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이 노래를 듣는 순간 가야했다.
동해로.
그 겨울바다로
옥계면에서 시작한 이번 여행은
50년 역사상 최저기온을 기록한 그날
그래도 가야했다.
노래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그 곳에 가서 꼭 바다를 봐야
겨울에 대한 예의일 것 같았다.
나 알고 보면 참 예의바른 사람이다.
내 예의에 보답하듯
다행히 그날 모든 곳은 영하 15도를 밑돌았지만
그곳은 영하 4, 5도
아~~~ 정말 복된 날이었다.
옥계면에서 시작한 도보는
추위보다 바람이 먼저 맞아주었다.
"어찌 어찌 내가 바람 부는 것을 제일로 좋아하는 줄 알고
이리도 바람까지 불어주시나!!!"
하고 평상시 같았으면
감사의 마음을 한껏 담았을 텐데
이날의 바람은 갈대를 요렇게 눕힐 정도로 쌨다.
갈대만 눕힌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우리의 발걸음도 1.5배쯤 힘들게 하였다.
마치 수영장에서 물속을 어기적 어기적 헤치며 걷듯이
그렇게 바람 속을 밀며 뚫으며 버티며 가로질러 걸어갔다.
나 왠지 조금 연약해진 기분이다.
이런 바람에 이렇게 내 걸음이 흔들릴 정도면
좀만 더 빼면 날아도 갈 거 같다. ㅋㅋ
아 열심히 걸어서 얼른 날라 다녀야지 ^^!!
추위와 바람에 절로 걸음이 빨라지지만
저 바다를 보는 순간
정말 달려가고 싶었다.
허나 아직 바람에 날라가지 않는 몸인지라.
뛰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아
눈앞의 바다를 보며 걸어간다.
아무도 없는
겨울의
차디찬 푸른 바다를 향해
한 겨울의바닷 바람이 바다의 내음도
얼어붙게 만들었나보다
바다의 비릿한 내음 보다는
푸르른 내음의 느낌이
시원하다 못해 청량하게 느껴지는 것은
절대로 여름바다에서 느낄 수 없는 내음이다.
그 청량함이 겨울의 차가움과는 달라
뭐라 말로 표현 할수 없는
마음이 탁 트이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 청량한 바다를 잠시 뒤로 하고
동해의 또 하나 유명한 바닷가 옆 송림 숲을 거닐어 본다.
바다의 힘참과 소나무의 굳건함이
묘한 어울림 속에 그 매력을 한껏 더한다.
금진해변에서 금진항은 나만의 들을 수 있는
비밀스러운 소리가 있다.
역시 쏘머즈의 예민함을 자랑삼는 나.
그것은 방파제 밑에 깔린 자갈에서 나는 소리이다.
좀 위험하기는 하나 (차를 등지고 걸어야 해서)
바닷가 옆으로 걷다보면 방파제가 있다
어느 정도 걷다보면 정말
역시나 털이 부숭부숭 달린 걸레 같은
마이크가 필요한 시점이 또 온다.
그것은 바로 방파제 밑에 깔아 놓은 자갈에서
파도가 지나가고 나는 그 소리이다.
이건 표현 불능이지만
세상 그 어떤 소리보다 맑고 깨끗하며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한 소리이다.
내가 갈대 밟는 소리와 맘먹을 만큼 좋아하는 소리이다.
누가 알겠는가?
이 마음을
들어본 사람이나 알겠지......
담에는 동영상으로 소리까지 녹음해서
여기다 올리고 싶지만
나에게는 그럼 최첨단 기기와
하이테크놀라지 적인 지식이 부족하다.
금진항에 도착
간단히 아니 푸짐하게 망치 매운탕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길 중의 하나인
헌화로를 걷기 시작한다.
여긴 정말로 진실로 글로 표현 할 수 없다.
다만 가봐야만이 느낄수 있는 곳이다.
블로그에 사진 한장 안 올리는 내가
이렇게 사진을 올리는 것은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이 심정을
알아주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사진은 실제 풍광보다 못한 대표적인 코스이다.
이렇게 헌화호를 걷고 있노라면
수로부인에서 꽃을 꺽어 시를 지어주었다는
그 노인의 심정을 이해할 듯 하다.
딛배 바회
자온손 암쇼 노시고
나 안디 븟리샤
곶 것가 받이다"
이것이 뭔 소리 인고 하니
자줏빛 바윗 가에
잡고 있는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 오리다
이다
어떤 이가 이 아름다움 사랑하는 여인에
꽃을 꺽어 바치지 아니할까?
나 또한 누군가가 내 마음과 같이
기뻐해준다면
화원에서 꽃이라도 사다 주고 싶다.
(육교도 못 올라가는 고소공포증이라...절벽에 꽃은 차마......)
이렇게 헌화로가 끝나면 버스로 정동진으로 이동한다.
정동진은 너무 잘~~~알고 계실듯하여
오늘의 수다는 여기까지 이다.
바람많은 그곳
말이 없게 만드는 그곳
사람의 속을 뻥 뚫어 놓는 그곳
그래서 또 자꾸 가고싶은 그곳 헌화로이다.
사진출처 : 산하클럽 김경희 님
첫댓글 루디찬님은 역쉬 멋진여자~~~~
루디찬님을 환영하는건가요....바람님도 불어주시고....파도님도 쳐주시고....
그런데요...ㅋㅋ 저는 추위를 너무 타서리 겨울바다 생각만 해도 오메,,,..~~~~~
추위하면 또 제가 남 부럽지 않게 탑니다. 오죽했으면 그 더운 방콕에서도 털 쇠타 입고 40도 정도는 되야 아~~따뜻하나 이랬을까요. 시간이 지나고 보니 몸이 정상이 아니었더랬습니다. 운동 열심히 하고 차도 많이 마시고 여러가지 하다보니 이렇게 되네요 꼭 추위를 이기실 날이 올겁니다.
루디찬님 반갑습니다........
저도 석송님이 무척 반가운거 아시나요? 자주 들리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역시 바다는 겨울이 제격이죠~~ 저도 겨울바다 팬인데...올 겨울은 노우에요
아직 추위에 적응이 안 된 생태라 ....쬐금 힘들겠죠? 사진과 함께 올려 놓으니 루디가 달리 보이는 건 뭐죠 ㅋㅋㅋ?
ㅋㅋ 저 이사진 올리느라 전자파 엄청 먹었답니다. ㅋㅋ 천사님 몸이 완전 후끈해지는날 언제 한번 겨울바다 보러 가요~~ 꼭 그럴날이 올거에요. 화이팅!!!!
여행도 루디님처럼 이렇게 하는게 지대로인데...보고 또 봐도 멋지네요
사진찍어주신 분이 전문가도 아닌데 그냥 막 찍어도 화보에요 사진이 실제보다 못해요 정말 막막막 좋아요 ~~~
겨울 바다를 언제 봤는지 기억이 없네요. 늘 여름에 한국에 들어가곤 했고 그나마 동위치료 받으러 갔을땐 어쩔수없이 집에서 얌전히 지냈구요..멀지않은 날 겨울 바다 보러 가고 싶은데..과연 추위를 버틸수 있을런지 자신 없네요.
겨울하면 가장 무서운게 추위인거 같아요. 아직 저도 그렇구요 근데 집에서 버스타는 곳까지랑 버스에서 다시 집까지 오는 곳이 제일 춥구요 나가서 걷다보면 하나도 안 춥답니다. 참 신기해요. 저도 이렇게 다니는 절 보면.....언젠가 라티나님도 치료 말고 좋은 일로 한국오시게 되면 꼭 겨울바다 아니더라도 바다함 보러가요. 나라마다 바다분위기도 틀린거 같아요 그곳의 바다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루디찬님 오래간만입니다. 참 멋있는것 같아요..
쭈꾸쭈꾸 님도 오래간만이세요 ~ 제가 듣기로는 쭈꾸님도 굉장히 멋진 성격이라고 ......(예은암님이 그러셨답니다.) 뵙지는 못했지만 잘 지내고 계시죠?
네~~ 건강히 잘지내고 있습니다 디찬님은 어떠세요~ 이번 서울,경기모임때 한번 뵙으면 좋겠네요~~
오랜만이네요. 저도 강원도출생이라 1년에 몇번씩은 동해바다를 접한답니다. 특히나 겨울에 만나는 동해바다는 말로 표현이 되질 않죠? ...!!!!! 가슴이 탁 트이네요. 겨울바다를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