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너무 속상하고 화나는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 지 방법은 떠오르지 않고, 마음이 답답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ㅠㅠ
작년 2학기에 쪼개기 계약으로 약 4개월 17일가량 근무를 하고(2018.08.27 - 2019.01.15), 올해 같은 학교에서 1년 재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2019.03.01 - 2020.02.29).
근무하면서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순서대로 적어보려 합니다.
1. '결혼계획 또는 출산계획'
재계약을 하기 전 교장선생님이 교감선생님과 저를 호출하였습니다.
학교에서 다시 근무하는 것(재계약)과 관련하여 여러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교장선생님이 2019년도에 특별한 계획이 있는지 물으시더라구요.
그래서 기간제교사로 근무하면서 임용고시 준비를 할 거라고 말씀드리니, 옆에 있던 교감선생님이 그게 아니라 혹시 결혼계획이나 출산계획이 있는지 물어보는거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에는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아 당황스러워 웃으면서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교장실을 나와 생각해보니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ㅠㅠ
2. '교무실 청소 상태'
저는 가정교육과 출신으로 현재 중학교 2학년 가정 과목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학교 순회 중 제가 소속되어 있는 부서의 교무실에 들어오셨어요.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대뜸 정수기 뒤를 살펴보시더니 "OOO선생님이 있다고 해서 교무실이 깨끗해 지는건 아닌가봐"라고 하시는거에요.
그러면서 "우리 집사람도 가정과 출신인데 ~ 어쩌고 저쩌고, 내가 뭐 물어보면 대학교에서 안 배웠다고 해" 하면서 웃으시더라구요.
저를 큰소리로 야단치거나 하는건 아니었고 농담으로 하신 말씀이라고 생각해 겉으로는 웃으며 넘겼으나 굉장히 기분이 상했습니다.
제가 가정교육과 출신이라서 그렇게 말씀하신건지, 기간제교사라서 그렇게 말씀하신건지, 아니면 둘 다 해당인건지....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너무 상하네요ㅠㅠ
3. '2019.06.20.(금)'
저는 앞으로 이 날짜가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저와 친하게 지내는 정교사 선생님이 있어요. (A선생님이라고 칭하겠습니다)
교장선생님이 A선생님을 2교시에, 저를 3교시에 호출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 중 몇 가지만 말씀드릴게요ㅠㅠ
학교에서 두드림수업으로 기술가정 선생님 한 분이 일주일에 한 번씩 조리실습을 하고 계십니다. (소수의 학생들)
교장선생님이 "두드림수업을 OOO선생님이 하고 있는데 OOO선생님(저)은 못 하는거야?" 하고 물으셨어요.
그러면서 "나를 비롯해 선생님을 채용한 다른 선생님들이 OOO선생님이 조리실습을 지도할 수 없나? 하는 오해 아닌 오해를 하고 있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드림 수업은 제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 한게 사실이고, 수업시간에 이루어지는 조리실습은 2학기에 하려고 생각중이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랬더니 교장선생님이 "선생님이 요리를 얼마나 하는진 모르겠지만 혹시 요리를 못 하면 신부수업이라고 생각하고 요리를 배워서라도 아이들을 가르쳐야된다", "만약 도덕선생님이 요리를 못 한다고 하면 이해가 되지만 선생님이 요리를 못 한다고 하면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가정선생님이기 때문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집사람도 가정과 출신인데 ~ 어쩌고저쩌고, 우리 애도 과일 하나 깎으려면 2시간이 넘게 걸린다 ~ 어쩌고저쩌고" 하시더라구요.
또 "청소는 잘하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청소를 안 해봐서 그런가 어떻게 해야되는지도 모르는 것 같다"라고도 하셨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A선생님과 친하기 때문에 선생님이 잘못하면 A선생님이 다른 선생님들의 타겟이 된다(욕을 먹는다)", "나는 정교사와 기간제교사를 구분하지 않지만 다른 많은 선생님들은 아직 그렇지 않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에는 제가 근무하는 지역이 인천인데 "인천이 참 좁다. 선생님들이 전입오거나 전출갈 때 가만히 있어도 그 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들려온다"면서 꼬리표에 대한 이야기까지 하셨습니다.
교장실을 나와 이야기들을 곱씹어보니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해서 그냥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여기까지는 데미지 10이었는데 A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듣고난 후 데미지가 100이 되었습니다.
교장선생님이 A선생님에게 "A선생님은 정교사, OOO선생님은 기간제교사인데 왜 붙어다니느냐? 왜 친하게 지내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셨다는거에요.
거기다 "내년에 OOO선생님 계약(채용) 안 할거다. 뭐 최종 결정은 교감선생님과 새로 부임하는 교장선생님이 하겠지만...."라면서 말 끝을 흐렸다고 하더라구요. (교장 8월 말 정년퇴직)
A선생님과 대화 나누면서 저보다 더 분노하고 속상해하는 모습에 괜히 울컥했습니다.
저와 친한 선생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요?
하고 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은데 글이 더 길어질까 여기서 마칩니다.
어떻게 하는게 현명할 지 많은 선생님들께서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첫댓글 정년말년에 할일이 없나봅니다.
저같으면 8월까지만 조금 버텨주다 세게 한번 발언할거 같아요. (녹음 추천)
이빨빠진 호랑이 주제에 참..
민원 들어가면 교장 본인이 더 손해일거 같은데 말예요.
교권 침해로 교육청에 민원 내셔요
1/ 선생님을 계속 채용 하려는 데 기간제 교사는 임신-결혼-출산등으로 휴직-휴가가 생기면 채용안하겠다는 사전 질문이며 차별 고용입니다
2/ 기간제교사에게 업무 분장이 아닌, 공정하지 않은 자진 봉사활동을 강요하는 것입니다
3/정교사를 압박하여 선생님한테 다른 교사의 수업이나 직무를 대신 하라는 지적으로 너는 눈치도 없냐는 발언 입니다.
모두 다 차별이며 직권 남용 -교권 침해 입니다
또한 모욕을 준 것이며 꼬리표라는 협박을 한 것입니다
참... 사춘기와 갱년기 무섭네요. 학생과 그분들 상대하느라 고생이죠. 힘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