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엔뉴스 안정환 기자] ‘2018 부산국제모터쇼’가 한창이다. 참가업체가 줄면서 모터쇼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여전히 모터쇼는 자동차축제다. 다양하고 멋진 자동차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고, 자동차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특히, 브랜드의 기술력과 디자인 실력을 총동원해 만든 컨셉트카는 모터쇼의 백미. 이번 부산모터쇼에서는 어떤 컨셉트카가 주목을 받았을까?
◆ 현대: HDC-1 르 필 루즈 컨셉트, HDC-2 그랜드마스터 컨셉트
현대차는 두 대의 컨셉트카로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 ‘현대 룩’(Hyundai Look)을 제시했다. ‘HDC-2 그랜드마스터 컨셉트’를 세계최초로 공개하고, ‘HDC-1 르 필 루즈 컨셉트’도 함께 선보였다.
그랜드마스터 컨셉트는 향후 현대차가 내놓을 대형 SUV의 미리보기 모델이다. 얼굴은 신형 싼타페를 닮았으면서도 더욱 웅장하고 강인한 느낌을 낸다. 전체적으로 직선을 강조했고, 역동적인 선과 조각된 근육질의 보디가 만나 카리스마 넘치는 개성을 드러낸다.
그랜드마스터 컨셉트가 현대차 SUV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줬다면, 르 필 루즈 컨셉트는 현대차 세단의 미래를 보여준다. 새 디자인 방향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반영해 유려하고 다이내믹한 라인이 특징이다.
◆ 제네시스: 에센시아
제네시스 브랜드는 전기차 기반 ‘에센시아 컨셉트’를 무대 가운데에 올렸다. 아시아 지역 최초 공개. 제네시스 브랜드가 처음으로 선보인 전기차 기반의 GT(Gran Turismo) 컨셉트카다. 긴 보닛과 매끈한 스웹백(swept-back) 스타일의 전통적인 GT카 디자인을 따르면서 제네시스만의 디자인철학을 녹여냈다. 또한, 버터플라이 도어 개폐방식을 적용했고, 센서를 단 B필러에서 운전자 생체정보 인식을 통해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기술을 담았다. 특히, 0→시속 100km 가속 3초대라는 스포츠카 수준의 주행성능 비전을 담았으며, 인공지능(AI), 각종 커넥티비티 기술을 넣었다.
◆ 기아: SP 컨셉트
기아차는 부산모터쇼를 통해 인도 현지 전략형 소형 SUV ‘SP 컨셉트’를 국내최초로 선보였다. SP 컨셉트는 내년 하반기 인도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넓고 안정감 있는 차체에 기아차만의 상징 호랑이코 그릴 디자인을 넣어 강인한 앞쪽 인상을 만들었다. 헤드램프는 위아래로 분리해 슬림한 이미지와 기능성을 동시에 충족한다. 또한 그릴 안쪽까지 이어지는 포지셔닝 램프를 넣어 개성을 더했으며, 은은한 광택의 새틴 크롬 그릴 표면에 음각패턴 디테일을 적용해 고급감을 높였다.
◆ 메르세데스-벤츠: EQA
EQA 컨셉트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친환경 브랜드 EQ의 소형 컨셉트카. 한마디로 전기로 구동하는 미래의 A-클래스인 셈이다. 브랜드 디자인철학인 감각적 순수미를 재해석했으며, 매끄러운 차체 표면, 첨단기술을 활용한 블랙 패널을 갖추고 있어 미래적인 느낌을 낸다. 디스플레이 형태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주행모드에 따라 조명이나 색깔을 바꿀 수도 있다. 또한, 60kWh 이상의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400킬로미터 이상 주행할 수 있고, 두 개의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70마력, 최대토크 51.0kg·m를 발휘하며 0→시속 100km까지 5초 이내에 도달한다.
◆ 아우디: Q8 스포트 컨셉트, h-트론 콰트로 컨셉트, 일레인
재도약을 다지는 아우디는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가장 많은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Q8 스포트 컨셉트, h-트론 콰트로 컨셉트, 일레인 등 3종의 컨셉트카가 그 주인공.
Q8 스포트 컨셉트는 아우디 SUV의 미래를 보여주는 모델로 스포티 룩을 강조하고 획기적인 구동시스템 기술로 파워와 고효율을 자랑한다.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전동 컴프레서를 조합한 3.0 TFSI 6기통 엔진은 449마력의 출력과 71.4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1천 킬로미터가 넘는다.
h-트론 콰트로 컨셉트는 수소전기차다. 최고출력 150마력을 발휘하는 연료전지와 순간적으로 136마력의 출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배터리를 함께 이용해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약 4분이면 수소연료 주입을 끝낼 수 있고, 한 번 연료주입으로 최대 600킬로미터까지 달릴 수 있다.
일레인은 차세대 중앙운전자보조컨트롤러(zFAS)와 ‘고속도로 파일럿’(highway pilot) 기능이 어우러져 시속 60~130km의 속도에서 자율주행을 지원한다. 레벨4 수준의 고도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아우디 AI 기술이 들어간다.
◆ 닛산: 블레이드글라이더 컨셉트
닛산이 부산모터쇼에서 선보인 블레이드글라이더는 친환경 퍼포먼스카의 미래를 보여주는 전기스포츠카다. 블레이드글라이더는 항공기과 레이스카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날렵한 삼각형 차체는 글라이더를 연상시키며, 낮은 차체와 뒷바퀴로 이어지는 곡선은 레이스카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떠올리게 한다.
100퍼센트 전기모터로 구동되며, 리프를 통해 증명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다섯 개의 모듈로 구성된 220kW 용량의 고성능 배터리팩과 뒷바퀴 양옆에 각각 하나씩 들어간 130kW 인휠(in-wheel) 모터시스템 성능으로 5초도 채 안 돼서 0→100km를 돌파한다.
◆ 토요타: 아이-트릴, FCV 플러스
토요타는 두 대의 소형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소형 EV 컨셉트카인 아이-트릴은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미래 도시형 모빌리티를 테마로 개발한 모델이다. 무게는 약 600킬로그램, 길이와 높이는 각각 2천830미리미터, 1천460미리미터로 작은 편이며, 운전자와 탑승객 두 명이 앉을 수 있는 1+2 좌석 레이아웃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바퀴가 위아래로 움직여 차체 기울기를 자동적으로 제어하는 액티브 린(Active Lean) 기술로 회전할 때 차체가 기울어진다. 휠 회전반경이 짧아 혼잡한 도시에서 유용하다.
FCV 플러스는 수소 컨셉트카. 차량 자체 수소탱크 외에도 외부 수소 스탠드를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즉,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소규모 발전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등 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네 개의 바퀴 모두에 독립적인 인-휠 모터를 장착, 소형임에도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고, 매끄러운 모양의 차체는 공력성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 BMW: Z4 컨셉트
Z4 컨셉트는 양산형에 거의 근접한 모델이다. 실제로 3세대 신형 Z4의 디자인은 컨셉트와 상당 부분 비슷할 것으로 알려졌다.
Z4 컨셉트의 긴 보닛과 짧은 승객공간은 ‘롱노즈 숏데크’ 비율의 전형적인 로드스터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또한, 기존 BMW 로드스터 모델보다 운전석 위치를 중앙으로 이동 배치해 보다 다이내믹한 느낌을 주며, 정면 키드니 그릴은 기존 바(Bar) 형태 대신 메시 스타일로 구성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디자인은 BMW 328 밀레 밀리아(BMW 328 Mille Miglia)와 같은 초기의 BMW 로드스터 모델을 연상시킨다.
◆ 렉서스: LF-SA
렉서스는 지난 2015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던 ‘LF-SA’ 컨셉트를 선보였다. LF-SA는 2+2 좌석을 갖춘 초소형 크로스오버. 렉서스는 LF-SA를 브랜드 디자인철학인 엘피네스를 대담하게 적용하면서도 운전자가 운전의 경험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모든 기능과 정보들을 직관적으로 설계한 컨셉트카라고 설명한다.
컴팩트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직선 위주의 디자인과 빛의 음영이 만들어낸 입체감을 사용해 넓은 실내를 구현했다. 동반석에는 슬라이딩 기능이 들어가고 운전자의 자세에 맞추어 시트, 스티어링 휠, 페달 등을 조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