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년 새해가 되면 가족과 친지 친구들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덕담을 주고 받는다. 그런데 사실 복이라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복이 독이 될 수 도 있고 독이 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약은 독을 적절하게 사용해서 만든다. 따라서 복, 독, 약은 어쩌면 같은 것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물고기 가운데 복어라는 고기가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에 서식하는 가장 많은 잡어 가운데 하나인데 이 복어란 고기는 낚시꾼들이 낚시를 하려면 가장 먼저 달라 들어서 미끼를 따 먹어버려서 낚시꾼들에게는 밉상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람들 가운데 복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가끔 길을 걷다보면 복어 요리 집을 보게 되는데 사실 이 복요리는 목숨을 담보로 먹는 요리라고 하여 사람들은 복어를 “치명적인 매력”이 있는 물고기라고 부른다. 그 이유인 즉 복어 속에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이라는 강력한 신경 독성물질 함유되어 있는데 그 세기가 청산가리의 1천배나 된다고 하니 그 위험성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복어 요리에 중독되면 제일 먼저 혀가 마비되고 구토가 일어나며 그 다음은 어지러워 보행이 곤란해진다고 한다. 그 다음에는 호흡곤란, 혈압강하, 호흡정지 최악이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복어 독에 중독되면 치사율이 무려 60%에 달한다고 하니 과연 목숨 걸고 먹는다는 말이 맞는 말이다.
중국의 북송 시대의 저 유명한 문인 소동파는 “복어를 먹어 보지 않고는 생선을 논하지 마라”고 할 정도로 복어요리 애찬론자였으며 일본에도 “복어를 먹지 않은 사람에게는 후지산을 보여주지 마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니 그 목숨 걸고 먹는다는 복요리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 사실인 듯하다.
복요리는 반드시 자격증이 있는 사람이 손질한 요리를 먹어야 한다. 복어의 종류에 따라서 독은 내장과 껍질 그리고 간과 알 그리고 생식선 등에 들어 있는데 이런 치명적인 독을 제거하지 않고 먹다가 중독되는 사례가 매년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사실 말장난(word play) 같지만 우리가 그렇게 받기를 좋아하는 福(복)에도 치명적인 毒(독)이 숨어 있다. 사람들이 흔히 복이라고 하는 물질은 사람을 마비시키고 중독 시키는 독이 숨어있어서 그것을 잘못 받았다가는 패가망신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복을 빌되 독을 뺀 복을 빌어야 한다. 무조건 복 달라고 하기 보다는 복을 받을 만한 준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는 얘기다. 복을 받는 것도 자격증이 필요하다. 물고기 복어도 요리가 필요하듯 우리가 사모하는 복도 요리를 잘해야 한다. 재대로 요리하지 않으면 복이 독이 되어 오히려 복 때문에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복에서 제거해야 할 독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 독은 자랑이다. 복을 받았다고 자기 자랑하면 독이 된다. 복은 받은 후에 겸손하여 그것을 주신 분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기가 뛰어나서 받은 것처럼 행동하면 이내 복은 독으로 변질된다. 두 번째 이기심과 욕심이다. 복에 대한 지나친 탐욕은 독을 그르지 못하고 마구 취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결국 복에 심취한 나머지 독을 분리해 내는데 실패하고 복이 결국 독이 되어서 복의 참된 가치를 모르는 채 삶의 참된 행복은 잃어버리고 복을 구하는데 만 허덕이다가 결국 복을 맛보지도 못하고 복에 겨워 죽게 되니 복이 독이 된다.
끝으로 복은 축적하면 안 된다. 그것은 마치 약이 체내에서 축적되면 결국 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복은 나누고 돌려야 참된 복이다. 복을 받고 계속 저축만 하면 복이 썩고 부패해져서 결국 그 복에서 구더기가 생기고 악취가 나게 된다. 복 가스는 독가스다. 복이 가스가 생길 정도로 축적하지 말아야 한다. 살아가는 동안 받은 복을 이웃에게 나누고 흘러 보내면 그 복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푸르게 되살리고 또한 다시 돌아서 우리에게로 올 것이다. 이것이 복의 참된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