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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풋볼뉴스(Football News) 원문보기 글쓴이: 블루문
"여유의 차이가 성적 차이로 이어진다" | ||||||
정종선 언남고 감독이 짚은 일반학교팀-프로산하팀의 격차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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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창단 15년째를 맞은 서울 언남고를 ‘전통 강호’라 칭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최근 득세 중인 프로 산하팀 틈바구니에서 가장 뚜렷한 존재감을 뽐내는 일반 학교팀이란 평가엔 이견이 없다. 지난 3년 간 매년 1개 이상의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가져온 유일한 학원팀으로, 지난해 고등리그 왕중왕전 16강에선 K리그 주니어 챔피언 금호고(광주FC U-18)를 꺾었다.
12일 개막한 춘계고교연맹전 고학년 대회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기도 하다. 2009년 첫 우승에 이어 2013년과 지난해 연달아 정상 고지를 밟았다. 대회 3연패 팀에게 주어지는 우승기 영구 보존의 영광. 거기에 더해 그들이 의지를 북돋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동계훈련 중 연습경기를 치른 몇몇 학원팀 감독이 그러더군요. ‘언남이 대표로 나서 우리 자존심을 지켜 달라’고 말입니다.”
정종선(49) 언남고 감독이 시즌 첫 대회 출전에 앞서 넌지시 던진 출사표다. 앞선 3개 전국대회(금석배·백운기·부산MBC배) 우승팀이 모두 프로 산하팀으로 결정된 상황에서 춘계연맹전을 통해 학원팀의 저력을 보이겠단 각오였다. 이어 정 감독은 학원팀과 프로 산하팀 간 격차가 벌어지는 요인을 진단하며 ‘여유’의 차이를 언급했다.
“학원팀은 우승에 목을 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물을 원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로 산하팀은 상대적으로 선수 육성에 중점을 둡니다. 기본적으로 선수 스카우트에서 밀리는 학원팀들이 강박증까지 있으니 성적을 내기가 더 힘든 지경입니다.” 정 감독은 되레 우승 욕심을 버릴 때 우승 트로피가 다가온다고 했다. 창단 초기 우승을 위해 ‘실미도’라 불릴 정도로 팀을 강하게 조이던 시절보다 ‘우승은 많이 해봤으니 좋은 선수를 키우는데 힘을 쏟자’고 마음먹은 뒤부터 더 좋은 성적이 나왔다는 것.
정 감독은 나무 아닌 숲을 보는 시선으로 언남만의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사춘기를 겪는 선수들을 토닥이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스스로 자신의 단점을 깨달을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짰다. 그렇게 성장한 선수들이 수많은 우승컵을 안기는 선순환이 이뤄졌다.
“이번에 졸업한 이근호(FW)나 한승규(MF·이상 연세대 진학 예정) 같은 경우는 중학교 졸업 때만 해도 여러 팀에서 퇴짜를 맞은 아이들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서로 데려가려는 선수가 됐잖아요. 지도자로서 이런 순간이 가장 뿌듯합니다.”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민우와 최성근 등 언남고 졸업생들은 지금도 수시로 모교를 방문한다. ‘졸업 후엔 제자가 선생을 평가한다’는 정 감독의 말에서 자부심이 함께 전해진다. 선배들의 방문이 후배들에게 큰 자신감을 안겨주는 것은 물론이다.
“올시즌 주력 선수들도 선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죠. 하고자 하는 의지도 뜨거워 보이고요. 지금 아이들이 지난해 추계연맹전 준우승, 서울시축구협회장배 우승 멤버들입니다. 자만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이번 대회에서 도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