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14권
增壹阿含經卷第十四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24. 고당품(高幢品)①
高幢品第二十四之一
[ 1 ]2)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천제석(天帝釋)이 삼십삼천(三十三天)에게 말하기를 ‘그대들이 큰 전쟁에 나갔을 때, 만일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생기거든 그대들은 높이 걸려있는 나의 큰 당기[幢]를 돌아보아라. 만약 나의 이 당기를 돌아보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만일 내 당기가 기억나지 않거든 저 이사천왕(伊沙天王)의 당기를 생각하라. 그 당기를 생각하면 모든 두려움은 곧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만일 내 당기와 이사천왕의 당기가 기억나지 않거든 그때에는 마땅히 저 바류나(婆留那) 천왕(天王)의 당기를 생각하라. 그 당기를 생각하면 모든 두려움은 곧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爾時,世尊告諸比丘:“昔者天帝釋告三十三天:卿等若入大戰中時,設有恐怖畏懼之心者,汝等還顧視我高廣之幢。設見我幢者,便無畏怖。若不憶我幢者,當憶伊沙天王幢。以憶彼幢者,所有畏怖便自消滅。若不憶我幢及不憶伊沙幢者,爾時,當憶婆留那天王幢。以憶彼幢,所有恐怖便自消滅。
이시,세존고제비구:“석자천제석고삼십삼천:경등약입대전중시,설유공포외구지심자,여등환고시아고광지당。설견아당자,편무외포。약불억아당자,당억이사천왕당。이억피당자,소유외포편자소멸。약불억아당급불억이사당자,이시,당억파류나천왕당。이억피당,소유공포편자소멸。
나는 이제 또 너희들에게 말한다. 만일 어느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들이 어떠한 두려움이 있어 온몸의 털이 곤두서거든, 그때에는 꼭 나를 생각하라.
‘이분은 여래ㆍ지진(至眞:阿羅漢)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는 명호(名號)를 지니신 분이시다. 그분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록 두려움이 있어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하더라도 곧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我今亦復告汝等,設有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若有畏怖,衣毛豎者。爾時,當念我身:此是如來、至眞、等正覺、明行成爲、善逝世、閒解、無上士、道法御、天人師,號佛衆祐,出現於世。設有恐怖,衣毛豎者,便自消滅
아금역부고여등,설유비구、비구니、우파새、우파이,약유외포,의모수자。이시,당념아신:차시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한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호불중우,출현어세。설유공포,의모수자,편자소멸
만일 또 나를 기억할 수 없거든 그때에는 마땅히 법(法)을 기억하면 된다.
‘여래의 법은 매우 미묘(微妙)하여 지혜로운 사람이 배우는 것이다.’
이미 그 법을 생각하고 나면, 온갖 두려움은 곧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若復不念我者,爾時,當念於法。如來法者,甚爲微妙,智者所學。以念法者,所有恐怖,便自消滅。
약부불념아자,이시,당념어법。여래법자,심위미묘,지자소학。이념법자,소유공포,편자소멸。
만일 나를 기억하거나 법을 기억할 수 없거든 그때에는 마땅히 성중(聖衆)을 기억해야 한다.
‘여래의 성중은 매우 화순(和順)하며, 법다운 법을 성취하였고 계(戒)를 성취하였으며, 삼매(三昧)를 성취하였고 지혜(智慧)를 성취하였으며, 해탈(解脫)을 성취하였고 해탈견혜(解脫見慧)를 성취하였다. 그러므로 이 성중을 사쌍팔배(四雙八輩)라고 말하나니, 이들은 곧 여래의 성중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섬길 만한 세상의 복밭[福田]이다. 이것을 일러 여래의 성중이라고 말한다.’
그때 만약 이 성중을 기억하고 나면 온갖 두려움은 곧 저절로 다 사라질 것이다.
設不念我,復不念法,爾時,當念聖衆:如來聖衆極爲和順法法成就戒成就三昧成就智慧成就,解脫成就,解脫見慧成就,所謂四雙八輩,此是如來聖衆,可敬可事,世閒福田,是謂如來聖衆。爾時,若念僧已,所有恐怖便自消滅。
설불념아,부불념법,이시,당념성중:여래성중극위화순법법성취계성취삼매성취지혜성취,해탈성취,해탈견혜성취,소위사쌍팔배,차시여래성중,가경가사,세한복전,시위여래성중。이시,약념승이,소유공포편자소멸。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아직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있는데도 삼십삼천(三十三天)들이 그 주인[主:釋帝桓因]을 기억하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거늘, 하물며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는 여래를 기억하는데 무슨 두려움이 있겠느냐? 만약 어떤 비구라도 여래를 기억하면 어떤 두려움도 곧 저절로 다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님과 법과 성중, 이 3존(尊)을 기억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比丘,當知釋提桓因猶有淫、怒、癡,然三十三天念其主,卽無恐怖,況復如來無有欲、怒、癡心,當念有恐怖乎?若有比丘有恐怖者,便自消滅。是故諸比丘,當念三尊,佛、法、聖衆。如是諸比丘,當作是學。”
비구,당지석제환인유유음、노、치,연삼십삼천념기주,즉무공포,황부여래무유욕、노、치심,당념유공포호?약유비구유공포자,편자소멸。시고제비구,당념삼존,불、법、성중。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발기(拔祇)국 경내에는 비사(毘沙)라고 하는 귀신이 있었다. 그 귀신은 그 나라 안에 있으면서 매우 흉악하고 포학하여 그 나라 백성들을 수없이 많이 죽였다. 날마다 하루에 한 사람씩 죽이기도 하고, 혹은 날마다 두 사람ㆍ세 사람ㆍ네 사람ㆍ다섯 사람ㆍ열 사람ㆍ스무 사람ㆍ서른 사람ㆍ마흔 사람ㆍ쉰 사람씩 죽였다. 그때 그 나라에는 온갖 귀신들과 나찰(羅刹) 따위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爾時,拔祇國界有鬼,名爲毘沙。在彼國界,極爲兇暴,殺民無量,恒日殺一人,或日殺二人、三人、四人、五人、十人、二十人、三十人、四十人,五十人。爾時,諸鬼神羅剎充滿彼國。
이시,발기국계유귀,명위비사。재피국계,극위흉폭,살민무량,항일살일인,혹일살이인、삼인、사인、오인、십인、이십인、삼십인、사십인,오십인。이시,제귀신라찰충만피국。
이때 발기국 백성들은 한 곳에 모두 모여 의논하였다.
‘우리들은 이 나라를 피해서 다른 나라로 가자. 이 나라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是時,拔祇人民,皆共集聚,而作是說:我等可得避此國,至他國界,不須住此。
시시,발기인민,개공집취,이작시설:아등가득피차국,지타국계,불수주차。
그때 그 악한 귀신 비사는 그 나라 백성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백성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곳을 떠나서 다른 나라로 가지 말아라. 왜냐하면 너희들은 끝내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너희들이 날마다 한 사람씩 잡아 가지고 와서 내게 제사를 올리면 나는 결코 너희들을 못살게 굴지 않을 것이다.”
是時,毘沙惡鬼知彼人民心之所念,便語彼人民曰:“汝等莫離此處,至他邦土。所以然者,終不免吾手。卿等日日持一人祠吾,吾要不觸擾汝。”
시시,비사악귀지피인민심지소념,편어피인민왈:“여등막리차처,지타방토。소이연자,종불면오수。경등일일지일인사오,오요불촉요여。”
그러자 발기국 백성들은 날마다 한 사람씩을 잡아 가지고 가서 그 악한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때 그 귀신은 그 사람을 잡아먹고 나서는 그 해골을 다른 산에다 던져버렸다. 그래서 그 산골짜기에는 사람들의 뼈가 가득 찼다.
是時,拔祇人民日取一人祠彼惡鬼。是時,彼鬼食彼人已,取骸骨,擲著他方山中。然彼山中骨滿溪谷。
시시,발기인민일취일인사피악귀。시시,피귀식피인이,취해골,척저타방산중。연피산중골만계곡。
그때 선각(善覺)이라는 장자(長者)가 그 나라에 살고 있었는데, 그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도 많았다. 그는 재산을 천억이나 쌓아두었고 나귀ㆍ노새ㆍ낙타 따위는 이루 다 헤아릴 수조차 없었으며, 금ㆍ은 보배와 자거(車磲)ㆍ마노(馬瑙)ㆍ진주(眞珠)ㆍ호박(琥珀) 등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때 그 장자에게는 나우라(那優羅)라고 하는 외동아들이 있었다. 그 장자는 그 아들을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 잠깐도 그의 눈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던 차에 그 나라 백성들은 약속에 따라 ‘다음번에 어린 나우라를 귀신에게 제사할 차례가 되었다’고 말하였다.
爾時,有長者,名善覺,在彼住止,饒財多寶,積財千億,騾、驢、駱駝不可稱計。金、銀、珍寶、車璖、馬瑙、眞珠虎珀,亦不可稱。爾時,彼長者有兒名那優羅。唯有一子,甚愛敬念,未曾離目前。爾時,有此限制,那優羅小兒次應祠鬼。
이시,유장자,명선각,재피주지,요재다보,적재천억,라、려、락타불가칭계。금、은、진보、차璖、마노、진주호박,역불가칭。이시,피장자유아명나우라。유유일자,심애경념,미증리목전。이시,유차한제,나우라소아차응사귀。
그러자 나우라의 부모는 그 아이를 목욕(沐浴)시키고 좋은 옷을 갈아 입혀 가지고 그 귀신이 있는 무덤 사이로 데리고 갔다. 거기 이르러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소리 높여 울부짖으면서 말하였다.
“모든 신들과 땅의 신들은 다 함께 증명(證明)하소서. 우리들에게는 오직 이 외동아들 하나밖에 없습니다. 원컨대 여러 신명(神明)들은 마땅히 이를 증명하소서. 그리고 스물여덟 큰 귀신왕(鬼神王)들도 마땅히 다 함께 이를 보호하여 어떻게든지 이 액(厄)을 면하게 하소서. 또 사천왕(四天王)께도 귀의(歸依)하나이다. 부디 이 아이를 보호해 주시어 이 액난(厄難)을 면하게 해 주소서. 또 석제환인에게도 귀명(歸命)하오니, 원컨대 이 아이의 목숨을 구제하여 주소서. 또 범천왕(梵天王)께도 귀명하오니 부디 이 운명을 벗어나게 해 주소서. 모든 귀신들과 세상을 보호하는 이들께도 귀명하오니, 이 액을 벗어나게 해 주소서. 모든 여래의 제자로서 번뇌가 다 없어진 아라한(阿羅漢)들에게도 또한 귀명하오니, 이 아이로 하여금 이 액운을 벗어나게 해 주소서. 모든 스승 없이 스스로 깨달은 벽지불(辟支佛)께도 귀명하오니, 이 아이로 하여금 이 액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是時,那優羅父母沐浴此小兒,與著好衣,將至塚閒,至彼鬼所,到已,啼哭喚呼,不可稱計,竝作是說:“諸神,地神皆共證明我等唯:有此一子,願諸神明,當證明此,及二十八大鬼神王當共護此,無令有乏,及四天王咸共歸命,願擁護此兒,使得免濟。及釋提桓因亦向歸命,願濟此兒命,及梵天王亦復歸命,願脫此命。諸有鬼神護世者,亦向歸命使脫此厄。諸如來弟子漏盡阿羅漢,我今亦復歸命,使脫此厄,諸辟支佛無師自覺亦復自歸,使脫此厄。
시시,나우라부모목욕차소아,여저호의,장지총한,지피귀소,도이,제곡환호,불가칭계,병작시설:“제신,지신개공증명아등유:유차일자,원제신명,당증명차,급이십팔대귀신왕당공호차,무령유핍,급사천왕함공귀명,원옹호차아,사득면제。급석제환인역향귀명,원제차아명,급범천왕역부귀명,원탈차명。제유귀신호세자,역향귀명사탈차액。제여래제자루진아라한,아금역부귀명,사탈차액,제벽지불무사자각역부자귀,사탈차액。
저 여래(如來)께 지금 또 귀의하나이다. 여래께서는 항복하지 않는 이를 항복 받으시고 건너지 못한 자를 건네주시며, 얻지 못한 이에게는 얻게 하시고 벗어나지 못한 자에게는 벗어나게 해 주시며, 열반(涅槃)에 이르지 못한 이에게는 열반에 이르게 하시고 구호해 주는 이가 없는 사람을 구호해 주시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 주시고 병 든 자에게는 큰 의사가 되어 주시나이다. 또 하늘ㆍ용ㆍ귀신과 일체 사람들ㆍ마(魔)ㆍ천마(天魔) 중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이시고 가장 으뜸가는 분이시라, 아무도 따를 이가 없사옵니다. 존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분이시며, 사람을 위해 좋은 복 밭이 되오니 여래보다 더 나은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하오니 여래께서는 부디 밝게 살피소서. 원컨대 여래께서는 이 지극한 마음을 비춰보소서.”
이때 나우라의 부모는 곧 그 아이를 귀신에게 바치고 나서 그곳에서 떠나갔다.
彼如來今亦自歸,不降者降,不度者度,不獲者獲,不脫者脫,不般涅槃者使般涅槃,無救者與作救護,盲者作眼,目病者作大醫王,若天、龍、鬼神一切人民魔及魔天,最尊最上,無能及者,可敬可貴,爲人作良祐福田,無有出如來上者。然如來當鑒察之。願如來當照此至心。”是時,那優羅父母卽以此兒,付鬼已,便退而去。
피여래금역자귀,불강자강,불도자도,불획자획,불탈자탈,불반열반자사반열반,무구자여작구호,맹자작안,목병자작대의왕,약천、룡、귀신일절인민마급마천,최존최상,무능급자,가경가귀,위인작량우복전,무유출여래상자。연여래당감찰지。원여래당조차지심。”시시,나우라부모즉이차아,부귀이,편퇴이거。
그때 세존께서 청정(淸淨)한 천안(天眼)과 또 천이(天耳)로 그 일을 환히 보고 또 그 말을 다 들으셨다. 나우라의 부모는 한없이 울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신통[神足]의 힘으로 악귀(惡鬼)가 사는 그 산으로 가셨다. 그때 그 악귀들은 설산(雪山) 북쪽에 있는 악귀 귀신들의 소굴에 모여 있었다. 세존께서 그 악귀들이 있는 소굴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가부좌하고 앉으셨다.
爾時,世尊以天眼淸淨,復以天耳徹聽聞有此言,那優羅父母啼哭不可稱計。爾時,世尊以神足力,至彼山中惡鬼住處。時,彼惡鬼集在雪山北鬼神之處。是時,世尊入鬼住處而坐,正身正意,結跏趺坐。
이시,세존이천안청정,부이천이철청문유차언,나우라부모제곡불가칭계。이시,세존이신족력,지피산중악귀주처。시,피악귀집재설산북귀신지처。시시,세존입귀주처이좌,정신정의,결가부좌。
이때 어린 나우라는 그 악귀의 소굴로 점점 다가갔다. 이때 어린 나우라는 멀리서 악귀의 소굴에 머물러 계시는 여래(如來)를 보았다.
그 몸은 광명이 불꽃처럼 찬란하게 빛났는데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시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시며, 얼굴이 단정(端正)하여 세상에서 가장 기이하신 모습이었다. 모든 감각기관[根]은 고요하고 온갖 공덕을 다 얻었으며, 모든 마(魔)를 모조리 항복 받았다. 이와 같은 온갖 덕(德)을 이루 다 헤아려 따질 수가 없었다. 게다가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莊嚴)한 것은 마치 저 수미산(須彌山)이 여러 산들 중에 가장 우뚝한 것과 같았으며, 얼굴은 해와 달과 같았고 또한 금산(金山)과도 같아서 그 광명이 아주 멀리까지 비추었다. 그는 그러한 것을 보고 나서 곧 기쁜 마음이 생겨 여래에게로 향해가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분은 틀림없이 악귀(惡鬼) 비사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저분을 보자마자 기쁜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설사 저분이 악귀라 하더라도 나를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리라.’
是時,那優羅小兒漸以至彼惡鬼住處。是時,那優羅小兒遙見如來在惡鬼住處,光色炳然,正身正意,繫念在前,顏色端政與世有奇,諸根寂靜,得諸功德,降伏諸魔。如此諸德不可稱計。有三十二相、八十種好,莊嚴其身,如須彌山出諸山頂面如日月亦如金山,光有遠照,見已,便起歡喜心,向於如來,便生此念:‘此必不是毘沙惡鬼。所以然者,我今見之,極有歡喜之心。設當是惡鬼者,隨意食之。’
시시,나우라소아점이지피악귀주처。시시,나우라소아요견여래재악귀주처,광색병연,정신정의,계념재전,안색단정여세유기,제근적정,득제공덕,강복제마。여차제덕불가칭계。유삼십이상、팔십종호,장엄기신,여수미산출제산정면여일월역여금산,광유원조,견이,편기환희심,향어여래,편생차념:‘차필불시비사악귀。소이연자,아금견지,극유환희지심。설당시악귀자,수의식지。’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우라야, 네 생각과 같다. 나는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으로서 너를 구원하고 저 악귀를 항복 받기 위하여 일부러 여기에 왔다.”
是時,世尊告曰:“那優羅,如汝所言,我今是如來至眞等正覺,故來救汝,及降此惡鬼。”
시시,세존고왈:“나우라,여여소언,아금시여래지진등정각,고래구여,급강차악귀。”
나우라는 이 말을 듣고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是時,那優羅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便來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시시,나우라문차어이,환희용약,불능자승,편래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
그때 세존께서는 그에게 미묘한 법을 설명해 주셨다. 그때 설하신 논(論)은 보시론[施論]ㆍ계율론[戒論]ㆍ천상에 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이었으며, 탐욕은 더럽고 악하며 번뇌[漏]는 깨끗하지 못한 행(行)이므로 출가하여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린 아이 나우라가 마음으로 환희(歡喜)하고 뜻이 부드러워진 것을 보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그러자 그 어린 아이는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어, 그는 법을 봄으로써 법을 얻고 온갖 법을 다 성취하였으며, 온갖 법을 다 받들어 받았다. 그리하여 아무 의심이 없이 여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부처님과 법과 성중(聖衆)에 귀의하여 5계(戒)를 받았다.
是時,世尊與說妙義。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爲穢惡,漏不淨行,出家爲要,去諸亂想。爾時,世尊以見那優羅小兒心意歡喜,意性柔軟,諸佛世尊常所說法,苦、習、盡、道,是時,世尊具與彼說。彼卽於坐上,諸塵垢盡得法眼淨。彼以見法得法,成就諸法,承受諸法,無有狐疑,解如來教,歸佛、法、聖衆,而受五戒。
시시,세존여설묘의。소위론자,시론、계론、생천지론,욕위예악,루불정행,출가위요,거제란상。이시,세존이견나우라소아심의환희,의성유연,제불세존상소설법,고、습、진、도,시시,세존구여피설。피즉어좌상,제진구진득법안정。피이견법득법,성취제법,승수제법,무유호의,해여래교,귀불、법、성중,이수오계。
그때 악귀 비사는 제가 본래 살고 있던 굴로 돌아왔는데, 그때 그 악귀는 세존께서 단정히 앉아 사유하면서 꼼짝도 하지 않으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곧 성을 벌컥 내면서, 여래를 향해 우레를 울리고 벼락을 치며, 혹은 칼을 비처럼 쏟아 붓기도 했다. 그러나 그 칼은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모두 우발연화(優鉢蓮華)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 귀신은 더욱 성을 내어 모든 산과 강과 석벽(石壁)을 비처럼 쏟아 부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갖가지 음식으로 변화하였다.
이때 그 악귀는 큰 코끼리로 변화하여 여래를 향해 외쳤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큰 사자왕(獅子王)으로 변화하셨다. 그러자 귀신은 갑절이나 더 큰 사자의 몸으로 변신하여 여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세존은 큰 불 더미[火聚]로 변화했다. 그때 귀신은 더욱더 성을 내어 머리 일곱 개가 달린 큰 용(龍)으로 변화했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커다란 금시조(金翅鳥)로 변화하셨다.
是時,毘沙惡鬼還來到本住處。爾時,惡鬼遙見世尊端坐思惟,身不傾動,見以便興恚怒,雨雷電霹靂,向如來所或雨刀劍,未墮地之頃,便化優鉢蓮華。是時,彼鬼倍復瞋恚,雨諸山河石壁,未墮地之頃,化作種種飮食。是時,彼鬼復化作大象,吼喚向如來所。爾時,世尊復化作師子王。是時,彼鬼倍化作師子形,向如來所。爾時,世尊化作大火聚。是時,彼鬼倍復瞋恚,化作大龍,而有七首。爾時世尊化作大金翅鳥。
시시,비사악귀환래도본주처。이시,악귀요견세존단좌사유,신불경동,견이편흥에노,우뢰전벽력,향여래소혹우도검,미타지지경,편화우발련화。시시,피귀배부진에,우제산하석벽,미타지지경,화작종종음식。시시,피귀부화작대상,후환향여래소。이시,세존부화작사자왕。시시,피귀배화작사자형,향여래소。이시,세존화작대화취。시시,피귀배부진에,화작대룡,이유칠수。이시세존화작대금시조。
그때 그 귀신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통력은 이제 다 나타내었다. 그러나 저 사문은 털끝도 까딱하지 않는다. 내 이제 저에게 가서 깊은 이치를 물어보리라.’
이때 그 귀신이 세존께 물었다.
“나 비사는 지금 깊은 이치를 물으려고 합니다. 만일 나에게 대답해 주지 못하면 나는 네 두 다리를 잡아 저 바다 남쪽에 던져버리리라.”
是時彼鬼便生此念:‘我今所有神力今以現之,然此沙門衣毛不動。我今當往,問其深義。’是時,彼鬼問世尊曰:“我今毘沙欲問深義,設不能報我者,當持汝兩腳,擲著海南。”
시시피귀편생차념:‘아금소유신력금이현지,연차사문의모불동。아금당왕,문기심의。’시시,피귀문세존왈:“아금비사욕문심의,설불능보아자,당지여량각,척저해남。”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귀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내가 스스로 관찰해보건대 하늘ㆍ사람ㆍ사문ㆍ바라문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 중에 능히 내 두 다리를 잡아 바다 남쪽으로 던질 만한 자는 아무도 없다. 묻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곧 물어 보거라.”
世尊告曰:“惡鬼,當知我自觀察無天及人民、沙門、婆羅門,若人、非人,能持我兩腳,擲海南者。但今欲問義者,便可問之。”
세존고왈:“악귀,당지아자관찰무천급인민、사문、파라문,약인、비인,능지아량각,척해남자。단금욕문의자,편가문지。”
그때 악귀가 물었다.
“사문이여, 어떤 것이 과거(過去)의 행(行)이고, 어떤 것이 현재(現在)의 행이며, 어떤 것이 그 행이 사라지는 것인가?”
是時,惡鬼問曰:“沙門,何等是故行,何等是新行,何等是行滅?”
시시,악귀문왈:“사문,하등시고행,하등시신행,하등시행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눈은 과거의 행이다. 과거에 지은 인연의 느낌으로 그 행이 이루어진 것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과거의 행이다. 과거에 지은 인연의 느낌으로 그 행이 이루어진 것이다. 악귀야, 이것이 바로 과거의 행이니라.”
世尊告曰:“惡鬼,當知眼是故行。曩時所造緣痛成行;耳、鼻、口、身、意,此是故行。曩時所造緣痛成行。是謂惡鬼,此是故行。”
세존고왈:“악귀,당지안시고행。낭시소조연통성행;이、비、구、신、의,차시고행。낭시소조연통성행。시위악귀,차시고행。”
비사 귀신이 물었다.
“어떤 것이 현재의 행인가?”
毘沙鬼曰:“沙門,何等是新行!”
비사귀왈:“사문,하등시신행!”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몸으로 짓는 세 가지[殺生ㆍ偸盜ㆍ邪淫], 입으로 짓는 네 가지[妄語ㆍ惡口ㆍ兩舌ㆍ綺語], 뜻으로 짓는 세 가지[貪ㆍ瞋ㆍ癡]가 그것이다. 악귀야, 이것을 일러 현재의 행이라고 한다.”
世尊告曰:“今身所造身三、口四、意三,是謂惡鬼,此是新行。”
세존고왈:“금신소조신삼、구사、의삼,시위악귀,차시신행。”
그러자 악귀가 물었다.
“어떤 것이 행(行)의 사라짐인가?”
時,惡鬼曰:“何等是行滅?”
시,악귀왈:“하등시행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거의 행이 모두 사라져 다시는 일어나지 않고, 또한 새로 짓지도 않아서 그 행이 영원히 생기지 않고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으면, 그것을 일러 행의 사라짐이라고 한다.”
世尊告曰:“惡鬼當知故行滅盡,更不興起,復不造行,能取此行,永以不生,永盡無餘,是謂行滅。
세존고왈:“악귀당지고행멸진,경불흥기,부불조행,능취차행,영이불생,영진무여,시위행멸。
그때 그 악귀가 세존께 아뢰었다.
“나는 지금 매우 배가 고픕니다. 무슨 까닭에 내 밥을 빼앗습니까? 이 아이는 내가 먹을 음식입니다. 사문이여, 그 아이를 내게 돌려주십시오.”
是時,彼鬼白世尊曰:“我今極飢,何故奪我食?此小兒是我所食,沙門可歸我此小兒。”
시시,피귀백세존왈:“아금극기,하고탈아식?차소아시아소식,사문가귀아차소아。”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내가 도(道)를 이루기 전 보살로 있었던 때에 어떤 비둘기 한 마리가 내게 몸을 던지며 구원해 달라고 간청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에도 오히려 목숨을 아끼지 않고 그 비둘기를 죽음에서 구해 주었거늘, 하물며 여래가 된 오늘에 어찌 이 아이를 너에게 주어 네 밥이 되게 하겠느냐? 너는 지금 악귀로서 네가 가지고 있는 신력(神力)을 다 부리더라도 나는 결코 이 아이를 너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어떠냐? 너는 일찍이 가섭(迦葉)부처님 때에 사문이 되어 범행(梵行)을 닦아 가졌었는데, 나중에 계(戒)를 범하는 바람에 지금 그 악귀의 몸으로 태어났느니라.”
世尊告曰:“昔,我未成道時曾爲菩薩,有鴿投我,我尚不惜身命救彼鴿厄,況我今日,已成如來,能捨此小兒,令汝食噉?汝今惡鬼,盡其神力,吾終不與汝此小兒。云何惡鬼,汝曾迦葉佛時,曾作沙門,修持梵行,後復犯戒,生此惡鬼?”
세존고왈:“석,아미성도시증위보살,유합투아,아상불석신명구피합액,황아금일,이성여래,능사차소아,령여식담?여금악귀,진기신력,오종불여여차소아。운하악귀,여증가엽불시,증작사문,수지범행,후부범계,생차악귀?”
그때 악귀는 부처님의 위엄한 신력을 받들어 과거에 지은 온갖 악행(惡行)을 되살려 기억하게 되었다. 그때 악귀는 부처님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저는 지금 미련하기 그지없어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곧 여래에 대하여 그런 마음을 내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懺悔)를 받아 주소서.”
이와 같이 세 번 네 번 되풀이하였다.
爾時,惡鬼承佛威神,便憶曩昔所造諸行。爾時,惡鬼至世尊所,頭面禮足,竝作是說:“我今愚惑,不別眞僞,乃生此心,向於如來。唯願世尊,受我懺悔。”如是三、四。
이시,악귀승불위신,편억낭석소조제행。이시,악귀지세존소,두면례족,병작시설:“아금우혹,불별진위,내생차심,향어여래。유원세존,수아참회。”여시삼、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허물을 용서하노라. 다시는 범하지 말라.”
그때 세존께서 비사 귀신을 위해 미묘한 법을 설명하시어 기뻐하게 해 주셨다.
世尊告曰:“聽汝悔過,勿復更犯。”爾時,世尊與毘沙鬼,說微妙法,勸令歡喜。
세존고왈:“청여회과,물부경범。”이시,세존여비사귀,설미묘법,권령환희。
그때 그 악귀는 수천 냥 금(金)을 손에 받들고 세존께 드리면서 말하였다.
“저는 지금 이 산골짜기를 초제승(招提僧)들에게 보시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이 수천 냥 금을 받아 주소서.”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였다.
時,彼惡鬼手擎數千兩金,奉上世尊,白世尊曰:“我今以此山谷,施招提僧。唯願世尊,與我受之,及此數千兩金。”如是再三。
시,피악귀수경수천량금,봉상세존,백세존왈:“아금이차산곡,시초제승。유원세존,여아수지,급차수천량금。”여시재삼。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산골짜기만 받으시고 곧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동산을 주어 시원함을 보시하고
큰 강물에는 다리를 놓아주며
커다란 배를 만들어 시설(施設)해 주고
온갖 양생(養生)의 도구를 베풀어 주는 등
爾時,世尊卽受此山谷,便說此偈: 이시,세존즉수차산곡,편설차게:
園果施淸涼, 원과시청량,
及作水橋梁, 급작수교량,
設能造大舩, 설능조대선,
及諸養生具。 급제양생구。
밤이나 낮이나 게을리 하지 않으면
그가 얻는 복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니
법의 이치와 계율을 성취하여
마침내 후생에는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晝夜無懈息, 주야무해식,
獲福不可量, 획복불가량,
法義戒成就, 법의계성취,
終後生天上。종후생천상。
그때 그 귀신이 세존께 아뢰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혹 무슨 분부하실 일이 없으십니까?”
是時,彼鬼白世尊曰:“不審,世尊更有何教?”
시시,피귀백세존왈:“불심,세존경유하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네 본래의 형상을 버린 뒤에,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사문(沙門)이 되어, 발기성(拔祇城)에 들어가서 가는 곳마다 또는 네가 있는 곳마다 이렇게 외쳐라.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여래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시어 항복하지 않는 이를 항복 받으시고,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네주시며, 해탈하지 못한 이는 해탈하는 방법을 알게 해 주시고, 구호(救護)해줄 이가 없는 이를 구호해 주시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 주십니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ㆍ세상사람ㆍ용ㆍ귀신ㆍ마ㆍ천마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 중에서 가장 존귀하시고 최상(最上)이신 분이라서 그분과 동등할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공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하여 사람들의 좋은 복 밭이 되고 있다. 그는 오늘 어린 나우라를 구원하고 아울러 비사 악귀를 항복 받으셨다. 너희들은 거기 가서 그분의 교화(敎化)를 받아야 한다.’라고 이렇게 소리쳐 말하라.”
世尊告曰:“汝今捨汝本形,著三衣作沙門入拔秖城,在在處處,作此教令;諸賢,當知如來出世,不降者降,不度者度,不解脫者令知解脫,無救者與作救護,盲者作眼目,諸天、世人、天、龍、鬼神、魔若魔天,若人非人,最尊最上,無與等者,可敬可貴,爲人作良祐福田。今日度那優羅小兒,及降毘沙惡鬼。汝等可往至彼,受化。”
세존고왈:“여금사여본형,저삼의작사문입발지성,재재처처,작차교령;제현,당지여래출세,불강자강,불도자도,불해탈자령지해탈,무구자여작구호,맹자작안목,제천、세인、천、룡、귀신、마약마천,약인비인,최존최상,무여등자,가경가귀,위인작량우복전。금일도나우라소아,급강비사악귀。여등가왕지피,수화。”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對曰:“如是,世尊。”
그때 비사 귀신은 사문으로 변화하여 세 가지 법의를 입고 마을로 들어가 이렇게 교화하며 외쳤다.
“오늘 세존께서는 어린 나우라를 제도하시고 비사 악귀를 항복 받으셨다. 너희들은 가서 그분의 가르침을 받아라.”
爾時,毘沙鬼作沙門,披服著三法衣,入諸里巷,作此教令:“今日,世尊度那優羅小兒,及降伏毘沙惡鬼。汝等可往,受彼教誨。”
이시,비사귀작사문,피복저삼법의,입제리항,작차교령:“금일,세존도나우라소아,급강복비사악귀。여등가왕,수피교회。”
그때를 당해서 발기 국경 안에는 많은 백성들이 불꽃처럼 치성하게 많았다. 그때 장자(長者) 선각(善覺)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8만 4천 사람을 거느리고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발기국 백성들은 혹은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기도 하고, 혹은 손을 들고 있는 이도 있었다.
그때 8만 4천 대중들이 이미 한쪽에 앉았다.
當於爾時,拔祇國界人民熾盛。是長者善覺聞此語已,歡喜踊躍,不能自勝,將八萬四千人民衆生,至彼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拔秖人民,或有禮足者,或有擎手者。爾時,八萬四千之衆,已在一面坐。
당어이시,발기국계인민치성。시장자선각문차어이,환희용약,불능자승,장팔만사천인민중생,지피세존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발지인민,혹유례족자,혹유경수자。이시,팔만사천지중,이재일면좌。
그러자 세존께서 그들을 위해 점차적으로 미묘(微妙)한 법을 설명하셨다. 여기에서 설하신 논(論)은 보시론ㆍ계율론ㆍ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이었으며, 탐욕은 깨끗하지 못한 생각이요, 번뇌[漏]는 큰 걱정거리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저 8만 4천 대중들이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는 줄을 아시고 그들을 위하여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다. 그 자리에 있던 저 8만 4천 대중들에게 이 법을 설하시자, 그들은 모두 저마다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었다.
비유하면 마치 희고 깨끗한 옷이 쉽게 빛깔에 물들여지는 것처럼, 이 8만 4천 대중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번뇌가 다 없어졌고 법안이 청정하게 되어, 법을 얻고 법을 보며, 온갖 법을 분별(分別)하되 조금도 의심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경지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부처님과 법과 성중(聖衆)에게 귀의하여 5계(戒)를 받았다.
是時,世尊漸與說微妙之法。所謂論者,施論、戒論、生天之論,欲不淨想,漏爲大患。爾時,世尊觀察彼八萬四千衆心意歡悅,諸佛世尊常所說法,苦、習、盡、道,普與彼八萬四千衆而說此法,各於座上,諸塵垢盡得法眼淨,猶如白淨之衣,易染爲色。此八萬四千衆亦復如是,諸塵垢盡,得法眼淨,得法見法,分別諸法,無有狐疑,得無所畏,自歸三尊,佛、法、聖衆,而受五戒。
시시,세존점여설미묘지법。소위론자,시론、계론、생천지론,욕불정상,루위대환。이시,세존관찰피팔만사천중심의환열,제불세존상소설법,고、습、진、도,보여피팔만사천중이설차법,각어좌상,제진구진득법안정,유여백정지의,역염위색。차팔만사천중역부여시,제진구진,득법안정,득법견법,분별제법,무유호의,득무소외,자귀삼존,불、법、성중,이수오계。
그때 나우라의 아버지인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청(請)을 받아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爾時,那優羅父長者白世尊曰:“唯願世尊,當受我請。”爾時,世尊默然受請。
이시,나우라부장자백세존왈:“유원세존,당수아청。”이시,세존묵연수청。
그때 그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는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놓고 이른 아침에 사람을 보내 아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時,彼長者以見世尊默然受已,卽從坐起,頭面禮足,退還所在,辦種種飮食,味若干種,淸旦自白時到。
시,피장자이견세존묵연수이,즉종좌기,두면례족,퇴환소재,판종종음식,미약간종,청단자백시도。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발기성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으로 가셔서 자리에 앉으셨다. 이때 장자는 세존께서 자리에 앉으신 것을 보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갖가지 음식을 골고루 돌렸다.
세존께서 공양을 다 마치신 것을 보고 그는 깨끗한 물을 돌리고는 곧 자리를 가져다가 세존의 앞에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사부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을 모두 저의 집에서 가져다 쓰십시오.”
爾時,世尊到時,著衣持鉢,入拔祇城,至長者家,就座而坐。是時,長者以見世尊坐定,自手斟酌,行種種飮食,以見世尊食訖,行淸淨水已,便取一座在如來前坐,白世尊曰:“善哉!世尊,若四部之衆須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盡使在我家取之。”
이시,세존도시,저의지발,입발기성,지장자가,취좌이좌。시시,장자이견세존좌정,자수짐작,행종종음식,이견세존식흘,행청정수이,편취일좌재여래전좌,백세존왈:“선재!세존,약사부지중수의피、음식、상와구、병수의약,진사재아가취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장자야, 네가 말한 대로 그렇게 하리라.”
世尊告曰:“如是長者,如汝所言。”
세존께서 곧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말씀해 주시고, 설법을 마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世尊卽與長者,說微妙之法。以說法竟,便從坐起而去。
세존즉여장자,설미묘지법。이설법경,편종좌기이거。
그때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만큼의 아주 짧은 시간에 발기국에서 사라져 사위국 기원정사(祇園精舍)로 돌아오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부대중들 중에 그 누구든지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이 필요하거든 마땅히 저 나우라 아버지인 장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도록 하라.”
爾時,世尊如屈申臂頃從拔祇不現還來至舍衛祇洹精舍。爾時,世尊告諸比丘若四部之衆須衣被、飮食、牀臥具、病瘦醫藥者,當從那優羅父舍取之。”
이시,세존여굴신비경종발기불현환래지사위기원정사。이시,세존고제비구약사부지중수의피、음식、상와구、병수의약자,당종나우라부사취지。”
그때 세존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우리 우바새(優婆塞)들 중에서 물건을 아까워하지 않고 보시하기로 제일가는 제자는 바로 나우라의 아버지이니라.”
爾時,世尊復告比丘:“如我今日優婆塞中第一弟子無所愛惜,所謂那優羅父是。”
이시,세존부고비구:“여아금일우파새중제일제자무소애석,소위나우라부시。”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釋翅) 니구류(尼拘留) 동산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釋翅尼拘留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재석시니구류원중,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석씨의 호성(豪姓) 수천 사람들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爾時,釋種諸豪姓者數千人衆,往詣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
이시,석종제호성자수천인중,왕예세존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좌。
그리고 모든 석씨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오늘 당장 왕이 되어 이 나라를 다스리면 우리들의 종성(種姓)은 곧 썩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자리[位]가 당신에게서 끊어지지 않게 하소서. 만일 세존께서 출가(出家)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이 천하에 전륜성왕이 되어 사방 천하를 다스리고 1천 아들을 둘 것이요, 또한 우리들 종성의 이름이 멀리 퍼져서 ‘전륜성왕이 석씨 종족에서 나왔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마땅히 왕이 되어 천하를 다스림으로써 왕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소서.”
爾時,諸釋白世尊曰:“今日當作王,治領此國界,我等種姓便爲不朽,無令轉輪聖王位,於汝斷滅,若當世尊不出家者,當於天下,作轉輪聖王,統四天下,千子具足。我等種姓名稱遠布,轉輪聖王出於釋姓。以是故,世尊,當作王治,無令王種斷絕。”
이시,제석백세존왈:“금일당작왕,치령차국계,아등종성편위불후,무령전륜성왕위,어여단멸,약당세존불출가자,당어천하,작전륜성왕,통사천하,천자구족。아등종성명칭원포,전륜성왕출어석성。이시고,세존,당작왕치,무령왕종단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왕의 몸이니 그 이름을 법왕(法王)이라고 한다. 그 까닭은 이러하다.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물으리라. 어떤가? 모든 석씨들아, 전륜성왕은 7보를 두루 갖추고 용맹스런 1천 아들을 둔다고 말했는가? 나는 지금 삼천대천찰토(三千大天刹土) 중에서 가장 높고 최상이어서 아무도 나를 따를 이가 없으며, 7각의(覺意)의 보배를 성취하였고 무수(無數) 천(千) 성문(聲聞)의 아들들이 따르고 있다.”
世尊告曰:“我今正是王身,名曰法王。所以然者,我今問汝,云何諸釋,言轉輪聖王,七寶具足,千子勇猛?我今於三千大千剎土中,最尊最上,無能及者,成就七覺意寶,無數千聲聞之子,以爲營從。”
세존고왈:“아금정시왕신,명왈법왕。소이연자,아금문여,운하제석,언전륜성왕,칠보구족,천자용맹?아금어삼천대천찰토중,최존최상,무능급자,성취칠각의보,무수천성문지자,이위영종。”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이제 만일 왕의 자리 가지면
얻은 뒤에는 다시 잃게 되지만
이 법왕의 자리는 가장 훌륭하여
끝도 없고 또한 시작도 없다.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今用此位爲, 금용차위위,
得已後復失, 득이후부실,
此位最爲勝, 차위최위승,
無終無有始。 무종무유시。
훌륭하기에 빼앗을 수 없으니
이 훌륭함이야말로 가장 뛰어나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한량없는 행(行)은
자취도 없거니 누가 그 자취를 따르랴.
以勝無能奪, 이승무능탈,
此勝最爲勝, 차승최위승,
然佛無量行, 연불무량행,
無迹誰迹將。무적수적장。
“그러므로 모든 구담(瞿曇)들아, 마땅히 방편을 구해 바른 법의 왕이 되어 다스려야 하느니라. 모든 석씨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是故諸瞿曇,當求方便,正法王治。如是諸釋,當作是學。”
“시고제구담,당구방편,정법왕치。여시제석,당작시학。”
그때 모든 석씨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釋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혹시라도 이 색(色)은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입니까?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여 이동(移動)하지 않기도 합니까? 혹 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입니까?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여 이동하지 않기도 합니까?”
爾時,有一比丘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彼比丘白世尊曰:“頗有此色,恒在不變易耶?久在於世,亦不移動?頗有痛、想、行、識恒在不變易耶?久存於世,亦不移動耶?”
이시,유일비구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피비구백세존왈:“파유차색,항재불변역야?구재어세,역불이동?파유통、상、행、식항재불변역야?구존어세,역불이동야?”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비구들아, 어떤 색도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은 없고,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것도 없다. 또한 어떤 통ㆍ상ㆍ행ㆍ식도 영원히 존재하여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은 없고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것도 없다.
또 비구들아, 만일 어떤 색이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거나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한다면,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이 분별할 수 없을 것이요, 통ㆍ상ㆍ행ㆍ식이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다면, 범행을 닦는 사람이 분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색은 분별할 수 없고 세상에 오래도록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에 범행을 닦는 사람은 곧 그것을 분별하여 괴로움의 근본[苦本]을 다 없앤다. 또한 통ㆍ상ㆍ행ㆍ식은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범행을 닦는 사람은 그것을 분별하여 괴로움의 근본을 다 없애는 것이다.”
世尊告曰:“比丘,無有此色,恒在不變易,久存於世者;亦復無痛、想、行、識恒在不變易,久存於世者。若復比丘,當有此色恒在不變易,久存於世者,則梵行之人不可分別;若痛、想、行識久存於世,不變易者,梵行之人不可分別。是故比丘,以色不可分別,不久存於世故。是故梵行之人乃能分別,盡於苦本。亦無痛、想、行識不久存於世。是故梵行乃可分別,盡於苦本。”
세존고왈:“비구,무유차색,항재불변역,구존어세자;역부무통、상、행、식항재불변역,구존어세자。약부비구,당유차색항재불변역,구존어세자,칙범행지인불가분별;약통、상、행식구존어세,불변역자,범행지인불가분별。시고비구,이색불가분별,불구존어세고。시고범행지인내능분별,진어고본。역무통、상、행식불구존어세。시고범행내가분별,진어고본。”
그때 세존께서 흙을 조금 집어 손톱 위에 얹어놓고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가? 비구야, 이 손톱 위의 흙이 보이는가?”
爾時,世尊取少許土,著爪上,語彼比丘曰:“云何比丘,見此爪上土不?”
이시,세존취소허토,저조상,어피비구왈:“운하비구,견차조상토불?”
비구가 대답하였다.
“예,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比丘對曰:“唯然。見已,世尊。”
비구대왈:“유연。견이,세존。”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마땅히 이만큼이라도 색이 이 세상에 항상 존재한다면, 범행을 닦는 사람은 그것을 분별하여 괴로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그만큼이라도 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곧 범행을 닦아 괴로움의 근본을 없애는 것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비구들아, 나는 옛날에 대왕이 되어 사방 천하를 다스릴 때에 법으로 백성들을 다스렸고 7보인,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전병보(典兵寶)를 완전하게 갖추었다.
佛告比丘:“設當有爾許色恒在於世者,則梵行之人不可分別,得盡苦際。以是比丘,以無爾許色在,便得行梵行,得盡苦本。所以然者,比丘,當知我昔曾爲大王,領四天下,以法治化,統領人民,七寶具足。所謂七寶者輪寶、象寶、馬寶、珠寶、玉女寶、居士寶、典兵寶。
불고비구:“설당유이허색항재어세자,칙범행지인불가분별,득진고제。이시비구,이무이허색재,편득행범행,득진고본。소이연자,비구,당지아석증위대왕,령사천하,이법치화,통령인민,칠보구족。소위칠보자륜보、상보、마보、주보、옥녀보、거사보、전병보。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그때 전륜성왕이 되어 온 천하를 다스릴 때에 8만 4천 마리의 신령한 코끼리가 있었는데, 그 코끼리의 이름은 보호(菩呼)라고 하였다. 다시 8만 4천 대의 우보(羽寶)로 꾸민 수레가 있었는데, 혹은 사자 가죽으로 뚜껑을 덮기도 했고, 혹은 이리나 개가죽으로 뚜껑을 덮기도 하였으며, 모두 당기를 달고 높은 일산을 씌웠다. 다시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누각이 있었는데, 마치 천제(天帝)가 살고 있는 궁전 같았고, 또 8만 4천 개의 강당(講堂)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법강당(法講堂)과 비슷했다.
또 8만 4천 명의 미녀(美女)가 있었는데, 그들의 얼굴은 천녀(天女)와 같았고, 다시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자리가 있었는데, 모두 금(金)과 은(銀) 등 7보를 가지고 사이사이를 꾸몄으며, 또 8만 4천 벌의 의복(衣服)이 있었는데, 모두 화려한 문채(文彩)로 수를 놓았고 매우 부드러웠으며, 또 8만 4천 가지 음식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맛을 골고루 갖추었다.
比丘,當知我於爾時,作此轉輪聖王,領四天下,有八萬四千神象。象名菩呼。復有八萬四千羽寶之車,或用師子皮覆,或用狼狗皮覆者,盡懸幢、高蓋。復有八萬四千高廣之臺,猶如天帝所居之處。復有八萬四千講堂,如法講堂之比。復有八萬四千玉女之衆像如天女。復有八萬四千高廣之座皆用金、銀七寶廁閒。復有八萬四千衣被服飾,皆是文繡柔軟。復有八萬四千飮食之具,味若干種。
비구,당지아어이시,작차전륜성왕,령사천하,유팔만사천신상。상명보호。부유팔만사천우보지차,혹용사자피복,혹용랑구피복자,진현당、고개。부유팔만사천고광지대,유여천제소거지처。부유팔만사천강당,여법강당지비。부유팔만사천옥녀지중상여천녀。부유팔만사천고광지좌개용금、은칠보측한。부유팔만사천의피복식,개시문수유연。부유팔만사천음식지구,미약간종。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나는 그때 큰 코끼리를 타고 다녔는데, 빛깔이 매우 희고 좋았다. 입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었으며, 금과 은으로 장식하였고 몸은 능히 날아다녔으며, 또한 몸을 숨기기도 하였고, 혹은 크게도 했다가 혹은 작게도 하곤 하였었다. 그 코끼리의 이름은 보호라고 하였다.
또 나는 그때 신령스런 말을 타고 다녔는데, 그 말의 꼬리털은 붉은 색이고 걸을 때에도 몸을 흔들지 않았으며, 금과 은으로 장식하였고 몸은 능히 날아다녔으며, 또한 몸을 숨기기도 하였고, 혹은 크게도 했다가 혹은 작게도 하곤 하였다. 그 말의 이름은 모왕(毛王)이라고 하였다.
또 나는 그때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누각이 있었다. 그 중 한 누각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누각의 이름은 수니마(須尼摩)라고 하였으며 순금(純金)으로 지었다. 또 나는 그때 한 강당 안에서 살았는데 그 강당의 이름은 법설(法說)이라고 하였으며, 순금으로 지어진 것이었다. 또 나는 그때 우보로 만든 수레를 타고 다녔는데, 그 수레의 이름은 최승(最勝)이라고 하였고 순금으로 만든 것이었다.
또 나는 그때 어떤 옥녀(玉女)를 거느렸는데 그들은 좌우에서 모시기를 자매처럼 하였다. 또 나에게는 그때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자리가 있었다. 나는 그 중의 한 자리를 썼는데 금ㆍ은ㆍ영락(瓔珞)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배로 장식하였다. 또 나는 그때 미묘한 옷을 입었는데 마치 하늘 옷[天衣]과 같았으며, 먹는 음식의 맛은 마치 감로(甘露)와 같았었다.
比丘,當知我爾時,乘一大象,色極白好,口有六牙金銀交具,身能飛行,亦能隱形,或大或小,象名菩呼。我爾時,乘一神馬,毛尾朱色,行不身動,金、銀交飾,身能飛行,亦能隱形,或大或小馬名毛王。我於爾時,八萬四千高廣之臺住一臺中臺名須尼摩,純金所作爾時我在一講堂中止宿,講堂名法說,純金所造。我於爾時,乘一寶羽之車,車名最勝,純金所造。我於爾時,將一玉女,左右使令,亦如姊妹。我於爾時,於八萬四千高廣之座,在一座上,金、銀、瓔珞不可稱計。我於爾時,著一妙服,像如天衣;所食之食,味如甘露。
비구,당지아이시,승일대상,색극백호,구유륙아금은교구,신능비행,역능은형,혹대혹소,상명보호。아이시,승일신마,모미주색,행불신동,금、은교식,신능비행,역능은형,혹대혹소마명모왕。아어이시,팔만사천고광지대주일대중대명수니마,순금소작이시아재일강당중지숙,강당명법설,순금소조。아어이시,승일보우지차,차명최승,순금소조。아어이시,장일옥녀,좌우사령,역여자매。아어이시,어팔만사천고광지좌,재일좌상,금、은、영락불가칭계。아어이시,저일묘복,상여천의;소식지식,미여감로。
내가 전륜성왕이었던 그때 8만 4천 마리의 신령한 코끼리들이 아침마다 올 때에는 문 밖에서 상해(傷害)를 당하는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8만 4천 마리의 신령스런 코끼리가 아침마다 올 때에 문 밖에서 상해를 당하는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는 지금 마음속으로 그것을 둘로 나누어, 4만 2천 마리가 아침마다 와서 축하하게 하고 싶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과거에 어떤 복을 지었고, 또 어떤 덕을 쌓았기에 지금 이런 위력(威力)을 얻어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다시 생각하였다.
‘세 가지 일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나는 이런 복을 얻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은혜로 베푸는 것, 자애롭고 어진 것, 자기를 잘 지키는 것을 말한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나는 그때 모든 행(行)이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었고, 마음대로 노닐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이른바 만족이란 성현(聖賢)의 계율(戒律)에 대한 만족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가? 비구들아, 이 몸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當於爾時,我作轉輪聖王,時,八萬四千神象朝朝來至門外,多有傷害,不可稱計。我於爾時,便作是念:此八萬四千神象朝朝來至門外,多有傷害,不可稱計。我今意中,欲使分爲二分,四萬二千朝朝來賀。爾時,比丘,我作是念:昔作何福,復作何德,今得此威力?乃至於是,復作是念:由三事因緣故,使我獲此福祐。云何爲三?所謂惠施、慈仁、自守。比丘,當觀爾時諸行永滅無餘。爾時,遊於欲意,無有厭足。所謂厭足,於賢聖戒律,乃爲厭足。云何比丘,此色有常耶,無常耶?”
당어이시,아작전륜성왕,시,팔만사천신상조조래지문외,다유상해,불가칭계。아어이시,편작시념:차팔만사천신상조조래지문외,다유상해,불가칭계。아금의중,욕사분위이분,사만이천조조래하。이시,비구,아작시념:석작하복,부작하덕,금득차위력?내지어시,부작시념:유삼사인연고,사아획차복우。운하위삼?소위혜시、자인、자수。비구,당관이시제행영멸무여。이시,유어욕의,무유염족。소위염족,어현성계률,내위염족。운하비구,차색유상야,무상야?”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比丘對曰:“無常也,世尊。”
“만일 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도 너는 과연 ‘이것은 곧 나요, 나는 곧 저의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느냐?”
“若復無常爲變易法,汝可得生此心:此是我許,我是彼所乎?”
“약부무상위변역법,여가득생차심:차시아허,아시피소호?”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對曰:“不也,世尊。”
“통(痛: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痛、想、行識是常也,是無常耶?”
“통、상、행식시상야,시무상야?”
비구가 대답하였다.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比丘對曰:“無常也,世尊。”
“가령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과연 ‘이것은 내 것이요. 나는 저의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느냐?”
“設使無常爲變易法,汝可得生此心:此是我許,我是彼所?
“설사무상위변역법,여가득생차심:차시아허,아시피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對曰:“不也,世尊。”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모든 존재하는 색(色)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것이거나, 또는 크거나 작거나 좋거나 추하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간에 그것은 다 내 것이 아니고, 나도 또한 저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이께서 깨달으신 것이다. 또 모든 느낌[痛]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것이거나 또는 멀거나 가깝거나 간에 그것은 내 것이 아니고, 나는 저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이가 배우신 것이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는 성문(聲聞)인 사람은 눈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빛깔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안식(眼識)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눈을 연(緣)하여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또한 싫어하고 걱정하며, 또는 귀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소리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이식(耳識)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이식을 의지하여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역시 싫어하고 걱정하거나, 코ㆍ혀ㆍ몸도 그렇게 하고, 뜻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법도 또한 싫어하고 걱정하며, 또는 뜻을 의지하여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싫어하고 걱정해야 한다.
이미 이런 것들을 싫어하고 걱정했다면 그는 곧 해탈 할 것이요, 이미 해탈하고 나면 곧 해탈지혜(解脫知慧)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확립되었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是故比丘,諸所有色,過去、當來、今現在者,若大若小,若好若醜若遠若近,此色亦非我所,我亦非彼所,此是智者之所學也。諸所有痛,過去、當來、今現在,若遠若近,此痛,亦非我所,我亦非彼所,如是智者之所覺知。比丘,當作是觀若聲聞之人厭患於眼,厭患於色,厭患眼識,若緣眼生苦樂,亦復厭患;亦厭患於耳,厭於聲,厭於耳識,若依耳識生苦樂者,亦復厭患;鼻、舌、身、意、法亦復厭患,若依意生苦樂者,亦復厭患,已厭患便解脫,已解脫便得解脫之智,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
“시고비구,제소유색,과거、당래、금현재자,약대약소,약호약추약원약근,차색역비아소,아역비피소,차시지자지소학야。제소유통,과거、당래、금현재,약원약근,차통,역비아소,아역비피소,여시지자지소각지。비구,당작시관약성문지인염환어안,염환어색,염환안식,약연안생고악,역부염환;역염환어이,염어성,염어이식,약의이식생고악자,역부염환;비、설、신、의、법역부염환,약의의생고악자,역부염환,이염환편해탈,이해탈편득해탈지지,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유,여실지지。”
그때 저 비구들은 세존의 이와 같은 가르침을 듣고는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사유하면서 스스로 수행하였다. 좋은 집안의 자제로써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는 이유는, 곧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 비구들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爾時,彼比丘得世尊如是之教,在閑靜之處,思惟自修,所以族姓子剃除鬚髮,著三法衣,離家修無上梵行,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是彼比丘便成阿羅漢。
이시,피비구득세존여시지교,재한정지처,사유자수,소이족성자체제수발,저삼법의,리가수무상범행,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유,여실지지。시피비구편성아라한。
그때 저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彼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①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의 도량수(道場樹) 밑에서 처음으로 부처가 되었다.
一時,佛在摩竭國道場樹下,初始得佛。
그때 세존께서 문득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이 매우 심오(深奧)한 법을 얻었다. 이 법은 이해하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지극히 미묘(微妙)하여 지혜로운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우선 누구를 위해 이 법을 설명해야 할까? 내 법을 알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라륵가람(羅勒迦藍:阿羅邏迦羅摩)은 모든 감각기관[根]이 이미 익숙해졌으니 마땅히 먼저 제도해야 할 만한 사람이다. 또 그는 나에게 법이 있는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였을 때에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세존께 아뢰었다.
“라륵가람은 죽은 지 이미 이레나 지났습니다.”
爾時,世尊便作是念:‘我今以得此甚深之法,難解難了,難曉難知,極微極妙智所覺知,我今當先與誰說法?使解吾法者是誰?爾時,世尊便作是念:羅勒迦藍諸根純熟應先得度,又且待我有法。作此念已,虛空中,有天白世尊曰:“羅勒迦藍死已七日。’
이시,세존편작시념:‘아금이득차심심지법,난해난료,난효난지,극미극묘지소각지,아금당선여수설법?사해오법자시수?이시,세존편작시념:라륵가람제근순숙응선득도,우차대아유법。작차념이,허공중,유천백세존왈:“라륵가람사이칠일。’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그러면 나는 지금 제일 먼저 누구에게 설법해 주어서 해탈을 얻게 해야 하나? 울두람불(鬱頭藍弗)을 우선 제도해야겠다. 지금 그에게 설법을 해 주자. 그가 내 법을 듣고 나면 아마도 제일 먼저 해탈하게 될 것이다.’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때에 다시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말하였다.
“그는 어제 밤중에 죽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울두람불이 죽다니,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
是時,世尊復作念曰:‘何其苦哉!不聞吾法而取命終。設當聞吾法者卽得解脫。’是時,世尊復作是念:‘我今先與誰說法,使得解脫?今鬱頭藍弗先應得度,當與說之。聞吾法已,先得解脫。’世尊作是念:‘虛空中,有天語言:“昨日夜半,以取命終。’是時,世尊便作是念:‘鬱頭藍弗何其苦哉!不聞吾法而取命過。設得聞吾法者,卽得解脫。’
시시,세존부작념왈:‘하기고재!불문오법이취명종。설당문오법자즉득해탈。’시시,세존부작시념:‘아금선여수설법,사득해탈?금울두람불선응득도,당여설지。문오법이,선득해탈。’세존작시념:‘허공중,유천어언:“작일야반,이취명종。’시시,세존편작시념:‘울두람불하기고재!불문오법이취명과。설득문오법자,즉득해탈。’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이 법을 듣고 해탈할 수 있을 것인가?’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곰곰이 생각하셨다.
‘나는 저 다섯 비구의 힘을 많이 입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그들은 내 뒤를 늘 따랐었다.’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지금 저 다섯 비구들이 살아 있을까?’
세존께서는 곧 천안(天眼)으로 그 다섯 비구가 있는 곳을 관찰해 보셨다. 그들은 바라내(波羅㮈) 시에 있는 선인(仙人)이 살았던 녹원(鹿苑)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이제 저곳으로 가서 저 다섯 비구들에게 제일 먼저 설법해 주어야겠다. 저들이 내 법을 듣고 나면 틀림없이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爾時,世尊復作是念:‘誰先聞法,而得解脫?’是時,世尊重更思惟:‘五比丘多所饒益,我初生時,追隨吾後。’是時,世尊復作是念:‘今五比丘竟爲所在?’卽以天眼,觀五比丘乃在波羅柰仙人鹿園所止之處。我今當往,先與五比丘說法,聞吾法已,當得解脫。
이시,세존부작시념:‘수선문법,이득해탈?’시시,세존중경사유:‘오비구다소요익,아초생시,추수오후。’시시,세존부작시념:‘금오비구경위소재?’즉이천안,관오비구내재파라내선인록원소지지처。아금당왕,선여오비구설법,문오법이,당득해탈。
그때 세존께서는 이레 동안 도수(道樹:菩提樹)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나는 지금까지 이 자리에 앉아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겪다가
기어이 지혜(智慧)의 도끼를 잡아
나고 죽는 뿌리를 아주 잘랐다.
爾時,世尊七日之中,熟視道樹,目未曾眴。爾時,世尊便說此偈:
我今此坐處,
經歷生死苦,
執御智慧斧,
永斷根元栽。
이시,세존칠일지중,숙시도수,목미증현。이시,세존편설차게:
아금차좌처,
경력생사고,
집어지혜부,
영단근원재。
하늘의 왕은 여기에 이르러
모든 마(魔)와 원수의 권속들을
다시 방편으로써 항복 받고는
해탈의 갓을 쓰게 하였다.
天王來至此, 천왕래지차,
及諸魔怨屬, 급제마원속,
復以方便降, 부이방편강,
令著解脫冠。령저해탈관。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서
금강(金剛) 평상에 앉아
일체를 아는 지혜를 얻었고
마침내 걸림 없는 지혜에 이르렀다.
今於此樹下, 금어차수하,
坐於金剛牀, 좌어금강상,
以獲一切智, 이획일절지,
逮無所㝵慧。체무소애혜。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 앉아서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보고는
이미 죽음의 근본을 끊었으며
늙음과 병도 영원히 남지 않았네.
我坐此樹下, 아좌차수하,
見生死之苦, 견생사지고,
已卻死元本, 이각사원본,
老病永無餘。로병영무여。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 읊기를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바라내국을 향해 떠나시려고 하셨다.
爾時,世尊說此偈已,便從坐起而去,欲向波羅柰國。
이시,세존설차게이,편종좌기이거,욕향파라내국。
이때 우비가(優毗伽)라는 범지(梵志)가 멀리서 세존의 광명(光明)이 빛나 해와 달의 광명을 가리는 것을 보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瞿曇) 스승이시여, 지금까지 살아 계셨습니까? 누구를 의지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셨습니까? 항상 어떤 법을 연설하셔서 가르치시기를 좋아하십니까? 또 어디에서 오셨다가 어디로 가시려고 하십니까?”
是時,優毘伽梵志遙見世尊光色炳然,翳日月明,見已白,世尊曰:“瞿曇師主,今爲所在?爲依何人,出家學道?恒喜說何法教?爲從何來,爲欲所至?”
시시,우비가범지요견세존광색병연,예일월명,견이백,세존왈:“구담사주,금위소재?위의하인,출가학도?항희설하법교?위종하래,위욕소지?”
그때 세존께서 그 범지(梵志)에게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아라한(阿羅漢)이 되어
세간(世間)에서 뛰어나 견줄 이 없다.
천상(天上)과 또 이 인간(人間) 세상에서
나는 가장 높은 이가 되었노라.
爾時,世尊向彼梵志,而說此偈: 이시,세존향피범지,이설차게:
我成阿羅漢, 아성아라한,
世閒最無比, 세한최무비,
天及世閒人, 천급세한인,
我今最爲上。 아금최위상。
또 내게는 스승도 없고
나와 더불어 동등한 이도 없노라.
홀로 높아서 견줄 이 없고
싸늘해져서 따뜻한 기운이 없다.
我亦無師保, 아역무사보,
亦復無與等, 역부무여등,
獨尊無過者, 독존무과자,
冷而無復溫。랭이무부온。
나는 지금 법륜(法輪)을 굴리기 위해
저 가시나(加尸那)로 가려 하나니
거기에서 이제 이 감로(甘露)약으로써
눈멀고 어두운 이 깨우치련다.
今當轉法輪, 금당전법륜,
往詣加尸邦, 왕예가시방,
今以甘露藥, 금이감로약,
開彼盲冥者。개피맹명자。
저 바라내국은
가시(加尸) 국왕이 다스리는 나라이다.
그곳에 다섯 비구가 살고 있으니
그곳에서 미묘(微妙)한 법을 말하려 한다.
波羅柰國界, 파라내국계,
加尸國王土, 가시국왕토,
五比丘住處, 오비구주처,
欲說微妙法。욕설미묘법。
그들로 하여금 도를 빨리 이루게 하고
누진통(漏盡通)을 얻게 하여
나쁜 법의 근원을 없애게 하려고 하노니
그런 까닭에 나는 가장 훌륭하니라.
使彼早成道, 사피조성도,
及得漏盡通, 급득루진통,
以除惡法元, 이제악법원,
是故最爲勝。시고최위승。
그때 저 범지는 찬탄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합장하고는 손가락을 튀기며 빙그레 웃으면서 발길을 돌려 떠나갔다.
時,彼梵志嘆咤儼頭叉手,彈指含笑,引道而去。
시,피범지탄타엄두차수,탄지함소,인도이거。
그때 세존께서 바라내국으로 가셨다. 이때 다섯 비구들이 멀리서 세존이 오시는 것을 보고 서로 의논하였다.
“저 사문 구담이 멀리서 오고 있다. 생각[情性]이 어지럽고 마음은 순수하지 못하다. 우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또 일어나서 맞이하지도 말고 또 앉으라고 청하지도 말자.”
時,世尊往詣波羅柰。是時,五比丘遙見世尊來見已各共論議:此是沙門瞿曇,從遠而來。情性錯亂,心不專精。我等勿復共語,亦莫起迎,亦莫請坐。”
시,세존왕예파라내。시시,오비구요견세존래견이각공론의:차시사문구담,종원이래。정성착란,심불전정。아등물부공어,역막기영,역막청좌。”
그때 다섯 비구들은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저 사람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또 친근하게 대하지도 말자
잘 왔다고 인사도 하지 말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지도 말자.
爾時,五人便說此偈: 이시,오인편설차게:
此人不應敬, 차인불응경,
亦莫共親視, 역막공친시,
勿復稱善來, 물부칭선래,
亦莫請使坐。 역막청사좌。
그때 다섯 비구들은 이 게송을 마치고 나서 모두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점점 그들 가까이에 가셨다. 그때 다섯 비구들은 저도 모르게 일어나 맞이하면서 혹은 자리를 펴기도 하고, 혹은 물을 가지고 오기도 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자리에 앉아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은 끝내 제 본성[本限]을 온전히 가지지 못하는구나.’
그때 다섯 비구들은 세존을 ‘그대[卿]’라고 불렀다.
그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무상지진(無上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그대’라고 부르지 말라. 왜냐하면 나는 이미 무상지진ㆍ등정각이 되어 훌륭한 감로(甘露)를 얻었노라. 각자 스스로 생각을 오로지하고 내 법을 들어라.”
爾時,五人說此偈已,皆共默然。爾時,世尊至五比丘所,漸漸欲至。時,五比丘漸起來迎。或與敷座者,或與取水者。爾時,世尊卽前就坐,作是思惟此是愚癡之人,竟不能全其本限。爾時五比丘稱世尊爲卿。是時,世尊告五比丘曰:“汝等莫卿無上至眞等正覺所以然者,我今已成無上至眞等正覺,已獲甘露善。自專念,聽吾法語。”
이시,오인설차게이,개공묵연。이시,세존지오비구소,점점욕지。시,오비구점기래영。혹여부좌자,혹여취수자。이시,세존즉전취좌,작시사유차시우치지인,경불능전기본한。이시오비구칭세존위경。시시,세존고오비구왈:“여등막경무상지진등정각소이연자,아금이성무상지진등정각,이획감로선。자전념,청오법어。”
그때 다섯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대는 본래 고행(苦行)할 때에도 오히려 상인(上人)의 법을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지금 그 어지러운 마음으로 어떻게 도를 얻었다고 말하는가?”
爾時,五比丘白世尊曰:“瞿曇,本苦行時,尚不能得上人之法,況復今日意情錯亂,言得道乎?”
이시,오비구백세존왈:“구담,본고행시,상불능득상인지법,황부금일의정착란,언득도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섯 사람들아, 너희들은 일찍이 내가 거짓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더냐?”
世尊告曰:“云何五人,汝等曾聞吾妄語乎?”
세존고왈:“운하오인,여등증문오망어호?”
다섯 비구들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五比丘曰:“不也,瞿曇。”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여래ㆍ등정각은 이미 감로(甘露)를 얻었다. 너희들은 다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내 설법을 들어라.”
이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이 다섯 사람을 충분히 항복 받을 수 있다.’
世尊告曰:“如來等正覺已得甘露汝等悉共專心聽吾說法。”是時,世尊便復作是念:我今堪任降此五人。
세존고왈:“여래등정각이득감로여등실공전심청오설법。”시시,세존편부작시념:아금감임강차오인。
그렇게 생각하고는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 가지 진리[四諦]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에 대한 진리[苦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苦習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苦盡諦]ㆍ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苦出要諦]가 그것이니라.
저 어떤 것을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태어나는 괴로움[生苦]ㆍ늙는 괴로움[老苦]ㆍ병드는 괴로움[病苦]ㆍ죽는 괴로움[死苦]과 근심ㆍ슬픔ㆍ번민의 괴로움[憂悲惱苦]ㆍ시름하고 근심하는 고통[愁憂苦痛]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원수나 미운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怨憎會苦]ㆍ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恩愛別苦]이며,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또한 괴로움이다. 긴요한 것만을 취하여 말하면 5성음고(盛陰苦)라고 한다. 이것을 일러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是時,世尊告五比丘:“汝等當知有此四諦。云何爲四?苦諦、苦習諦、苦盡諦、苦出要諦。彼云何名爲苦諦?所謂生苦,老苦,病苦,死苦,憂悲惱苦,愁憂苦痛,不可稱記怨憎會苦,恩愛別苦所欲不得亦復是苦。取要言之,五盛陰苦。是謂苦諦。
시시,세존고오비구:“여등당지유차사체。운하위사?고체、고습체、고진체、고출요체。피운하명위고체?소위생고,로고,병고,사고,우비뇌고,수우고통,불가칭기원증회고,은애별고소욕불득역부시고。취요언지,오성음고。시위고체。
어떤 것을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느끼고 애착하는 부분들을 모으고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자꾸 모으며 뜻으로 항상 탐하고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云何苦習諦?所謂受愛之分,習之不惓,意常貪著,是謂苦習諦。
운하고습체?소위수애지분,습지불권,의상탐저,시위고습체。
저 어떤 것을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저 애욕을 남김없이 모두 없애 다시는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彼云何苦盡諦?能使彼愛,滅盡無餘,亦不更生是謂苦盡諦。
피운하고진체?능사피애,멸진무여,역불경생시위고진체。
저 어떤 것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성현(聖賢)의 8성도(聖道)인, 바른 소견[等見]ㆍ바른 다스림[等治]ㆍ바른 말[等語]ㆍ바른 업[等業]ㆍ바른 생활[等命]ㆍ바른 방편[等方便]ㆍ바른 생각[等念]ㆍ바른 선정[等定]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네 가지 진리의 법이라고 하느니라.
彼云何名爲苦出要諦所謂賢聖八品道,所謂等見、等治、等語、等業、等命、等方便、等念、等定。是謂名爲四諦之法。
피운하명위고출요체소위현성팔품도,소위등견、등치、등어、등업、등명、등방편、등념、등정。시위명위사체지법。
그리고 또 다섯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진리의 법에서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전에는 미처 듣지 못했던 법으로서,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또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然復五比丘,此四諦之法,苦諦者,眼生,智生,明生,覺生,光生,慧生,本未聞法。復次,苦諦者,實定不虛,不妄終不有異世尊之所說,故名爲苦諦。苦習諦者,本未聞法,眼生智生,明生,覺生,光生,慧生。復次,苦習諦者,實定不虛,不妄,終不有異,世尊之所說,故名爲苦習諦。
연부오비구,차사체지법,고체자,안생,지생,명생,각생,광생,혜생,본미문법。부차,고체자,실정불허,불망종불유이세존지소설,고명위고체。고습체자,본미문법,안생지생,명생,각생,광생,혜생。부차,고습체자,실정불허,불망,종불유이,세존지소설,고명위고습체。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전에는 미처 듣지 못했던 법으로서,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또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전에는 미처 듣지 못했던 법으로서,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苦盡諦者,本未聞法,眼生,智生,明生,覺生,慧生,光生。復次,苦盡諦者,實定不虛,不妄終不有異,世尊之所說,故名爲苦盡諦。苦出要諦者本未聞法眼生,智生,明生覺生、光生、慧生復次苦出要諦者、實定不虛、不妄,終不有異、世尊之所說,故名爲苦出要諦。
고진체자,본미문법,안생,지생,명생,각생,혜생,광생。부차,고진체자,실정불허,불망종불유이,세존지소설,고명위고진체。고출요체자본미문법안생,지생,명생각생、광생、혜생부차고출요체자、실정불허、불망,종불유이、세존지소설,고명위고출요체。
다섯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네 가지 진리가 3전(轉) 12행(行)이 되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위없는 무상정진(無上正眞)ㆍ등정각(等正覺)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네 가지 진리가 3전 12행이 되는 것을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았기 때문에 무상지진ㆍ등정각을 이룩하였느니라.”
五比丘,當知此四諦者,三轉十二行。如實不知者,則不成無上正眞等正覺。以我分別此四諦,三轉十二行,如實知之,是故成無上至眞等正覺”
오비구,당지차사체자,삼전십이행。여실불지자,칙불성무상정진등정각。이아분별차사체,삼전십이행,여실지지,시고성무상지진등정각”
이렇게 설법하실 때에 아야구린(阿若拘鄰)은 모든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爾時,說此法時,阿若拘鄰諸塵垢盡,得法眼淨。
이시,설차법시,아약구린제진구진,득법안정。
세존께서 구린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법을 체득하여 법을 얻었느니라.”
是時,世尊告拘鄰曰:“汝今以逮法,得法?”
시시,세존고구린왈:“여금이체법,득법?”
구린(拘鄰)이 대답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법을 얻어 법에 이르렀습니다.”
拘鄰報曰:“如是。世尊,以得法,逮法。”
구린보왈:“여시。세존,이득법,체법。”
그때 지신(地神)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외쳤다.
“지금 여래께서는 바라내국에 계시면서 법륜(法輪)을 굴리시고 있다. 온갖 하늘ㆍ세상사람ㆍ마(魔)ㆍ천마(天魔)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은 그 누구도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래께서는 이 법륜을 굴리시고, 아야구린도 이미 감로의 법을 얻었다.”
是時,地神聞此語已,作是唱:“今如來在波羅捺國轉法輪。諸天世人、魔若魔天、人及非人所不能轉者。今日如來轉此法輪,阿若拘鄰已得甘露之法。”
시시,지신문차어이,작시창:“금여래재파라날국전법륜。제천세인、마약마천、인급비인소불능전자。금일여래전차법륜,아약구린이득감로지법。”
그때 사천왕(四天王)들은 그 지신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다시 서로 전해 알렸다.
“아야구린은 이미 감로의 법을 얻었다.”
是時,四天王從地神聞唱令聲,復傳告曰:“阿若拘鄰以得甘露之法。”
시시,사천왕종지신문창령성,부전고왈:“아약구린이득감로지법。”
이때 삼십삼천(三十三天)도 사천왕에게서 그 말을 들었고, 염천(艶天)은 삼십삼천에게서 들었으며, 그렇게 자꾸 전해져서 마침내는 저 도술천(兜術天)과 범천(梵天)까지도 다음과 같은 소리를 전해 들었다.
‘여래께서는 바라내국에 계시면서 법륜을 굴리시고 있다. 온갖 하늘ㆍ세상사람ㆍ마(魔)ㆍ천마(天魔)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은 그 누구도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래께서는 이 법륜을 굴리시고 있다.’
그리하여 그를 곧 아야구린(阿若拘鄰:깨달은 구린이라는 뜻)이라고 이름하게 된 것이다.
是時,三十三天復從四天王聞,豔天從三十三天聞,乃至兜術天展轉聞聲,乃至梵天亦復聞聲:“如來在波羅柰,轉法輪。諸天世人、魔若魔天、人及非人所不轉者,今日如來轉此法輪。爾時,便名爲阿若拘鄰。”
시시,삼십삼천부종사천왕문,염천종삼십삼천문,내지두술천전전문성,내지범천역부문성:“여래재파라내,전법륜。제천세인、마약마천、인급비인소불전자,금일여래전차법륜。이시,편명위아약구린。”
그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중 두 사람이 여기에 머물러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세 사람은 나가서 걸식(乞食)을 해 와서 그 세 사람이 얻은 음식을 여섯 사람이 나누어 먹도록 하라. 또 세 사람이 여기에 머물러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두 사람이 나가서 걸식을 해 와서 그 두 사람이 얻은 밥을 여섯 사람이 나누어 먹도록 하라.”
세존께서 이렇게 가르치시자 그때 다섯 비구들은 생(生)함이 없는 열반법(涅槃法)을 얻었고, 또한 남이 없고ㆍ늙음이 없으며ㆍ병듦이 없고ㆍ죽음이 없음을 이루어 모두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그때 이 삼천대천찰토(三千大天刹土)에는 다섯 아라한이 있게 되었고 부처님까지 모두 여섯이 되었다.
爾時,世尊告五比丘:“汝等二人住受教誨,三人乞食。三人所得食者六人當共食之三人住受教誨,二人往乞食。二人所得食者,六人當取食之。爾時,教誨此時成無生涅槃法,亦成無生、無病、無老、無死。”是時五比丘盡成阿羅漢。是時,三千大千剎土,有五阿羅漢,佛爲第六。
이시,세존고오비구:“여등이인주수교회,삼인걸식。삼인소득식자륙인당공식지삼인주수교회,이인왕걸식。이인소득식자,륙인당취식지。이시,교회차시성무생열반법,역성무생、무병、무로、무사。”시시오비구진성아라한。시시,삼천대천찰토,유오아라한,불위제륙。
그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누구든지 세상에 나가 걸식할 때에는 부디 혼자 다니지 말라. 그리고 또 중생들 중에는 근기가 순수하고 익숙하여 제도를 받을 만한 사람도 있다. 나는 지금 우류비(優留毗)라는 마을로 가서 그곳에 머물면서 설법을 할 것이다.”
爾時,世尊告五比丘:“汝等盡共人閒乞食,愼莫獨行,然復衆生之類諸根純熟,應得度者,我今當往優留毘村聚,在彼說法。”
이시,세존고오비구:“여등진공인한걸식,신막독행,연부중생지류제근순숙,응득도자,아금당왕우류비촌취,재피설법。”
그때 세존께서 곧 우류비라는 마을로 가셨다. 그때 니련(尼連)이라고 하는 강가에는 가섭(迦葉)이라는 수행인(修行人)이 살고 있었다. 그는 천문(天文)과 지리(地理)를 모두 해박하게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고 저 나뭇잎까지도 계산하여 모두 분명하게 알았으므로, 그는 그때 5백 명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날마다 그들을 교화(敎化)하고 있었다. 가섭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돌집[石室]이 있었고 그 돌집 속에는 독룡(毒龍)이 살고 있었다.
爾時,世尊便往至優留毘村聚所。爾時,連若河側,有迦葉在彼止住,知天文、地理,靡不貫博,算數樹葉皆悉了知,將五百弟子,日日教化。去迦葉不遠,有石室,於石室中,有毒龍在彼止住。
이시,세존편왕지우류비촌취소。이시,련약하측,유가엽재피지주,지천문、지리,미불관박,산수수엽개실료지,장오백제자,일일교화。거가엽불원,유석실,어석실중,유독룡재피지주。
그때 세존께서 가섭의 처소에 이르러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밤에 저 돌집에서 하룻저녁 묵으려고 하는데 허락해 주겠는가?”
爾時,世尊至迦葉所。到已,語迦葉言:“吾欲寄在石室中一宿。若見聽者,當往止住。”
이시,세존지가엽소。도이,어가엽언:“오욕기재석실중일숙。약견청자,당왕지주。”
가섭이 대답하였다.
“내가 저 돌집을 아까워해서 그러는 게 아니오. 다만 거기에는 독룡이 있는데, 그 독룡이 혹 당신을 해칠까 걱정될 뿐이오.”
迦葉報曰:“我不愛惜,但彼有毒龍,恐相傷害耳。”
가엽보왈:“아불애석,단피유독룡,공상상해이。”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괴로워할 것 없다. 용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하룻밤 묵는 것을 허락해 주면 되오.”
世尊告曰“迦葉,無苦,龍不害吾。但見聽許,止住一宿。”
세존고왈“가엽,무고,룡불해오。단견청허,지주일숙。”
가섭이 대답하였다.
“꼭 묵고 싶으면 묵으시오.”
迦葉報曰:“若欲住者,隨意往住。
가엽보왈:“약욕주자,수의왕주。
그러자 세존께서 곧 돌집으로 들어가셔서 자리를 펴고 주무시다가 다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계셨다. 이때 독룡이 세존께서 앉아 계시는 것을 보고 곧 불[火毒]을 토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자삼매(慈三昧)에 들어가셨다가 다시 자삼매에서 깨어나셨고, 또 화염광삼매(火焰光三昧)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용(龍)이 토해내는 모든 불과 부처님의 광명이 한데 어우러졌다.
爾時,世尊卽往石室,敷座而宿,結跏趺坐,正身正意,繫念在前。是時,毒龍見世尊坐,便吐火毒。爾時,世尊入慈三昧,從慈三昧起,入焰光三昧。爾時,龍火、佛光一時俱作。
이시,세존즉왕석실,부좌이숙,결가부좌,정신정의,계념재전。시시,독룡견세존좌,편토화독。이시,세존입자삼매,종자삼매기,입염광삼매。이시,룡화、불광일시구작。
그때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별자리를 살펴보다가 돌집 안에서 일어나는 큰 불빛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나서 그는 곧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구담 사문은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는데, 이제 용에게 해를 입어 죽는 모양이구나.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내가 아까 그에게 거기에는 독룡이 살고 있어 머무를 수 없다고 말하였다.”
그때 가섭이 다시 5백 제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물병과 높은 사다리를 가지고 가서 저 불을 끄고, 그 사문을 저러한 어려움에서 구해 내도록 하라.”
爾時,迦葉夜起,瞻視星宿見石室中有大火光見已便告弟子曰:“此瞿曇沙門容貌端政今爲龍所害,甚可憐慜。我先亦有此言:彼有惡龍,不可止宿。”是時,迦葉告五百弟子:“汝持水甁,及輿高梯。往救彼火,使彼沙門得濟此難。”
이시,가엽야기,첨시성숙견석실중유대화광견이편고제자왈:“차구담사문용모단정금위룡소해,심가련민。아선역유차언:피유악룡,불가지숙。”시시,가엽고오백제자:“여지수병,급여고제。왕구피화,사피사문득제차난。”
그때 가섭은 5백 제자를 데리고 돌집으로 달려가 불을 끄기 시작하였다. 혹은 물을 뿌리기도 하고, 혹은 사다리를 놓기도 했지만, 그 불길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다 여래(如來)의 위신력(威神力) 때문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자삼매에 들어가 점차 저 용으로 하여금 다시는 성을 내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그 사나운 용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동쪽 서쪽으로 마구 치달리면서 돌집을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으나 도저히 그 돌집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때 그 사나운 용은 여래를 향해 가더니 그만 발우 속으로 들어가 머물고 있었다.
爾時,迦葉將五百弟子,往詣石室,而救此火。或持水灑者,或施梯者,而不能使火時滅。皆是如來威神所致。爾時,世尊入慈三昧漸使彼龍無復瞋恚時彼惡龍心懷恐怖,東西馳走,欲得出石室。然不能得出石室。是時,彼惡龍來向如來入世尊鉢中住。
이시,가엽장오백제자,왕예석실,이구차화。혹지수쇄자,혹시제자,이불능사화시멸。개시여래위신소치。이시,세존입자삼매점사피룡무부진에시피악룡심회공포,동서치주,욕득출석실。연불능득출석실。시시,피악룡래향여래입세존발중주。
그때 세존께서 오른손으로 독룡의 몸을 어루만지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용의 몸을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다.
용과 용이 한 곳에 모였으니
용이여, 해칠 마음 일으키지 말라.
용의 몸을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다.
是時世尊以右手摩惡龍身, 便說此偈: 시시세존이우수마악룡신, 편설차게:
龍出甚爲難, 룡출심위난,
龍與龍共集, 룡여룡공집,
龍勿起害心, 룡물기해심,
龍出甚爲難。 룡출심위난。
항하강 모래 알같이 많은 과거에도
모든 부처님들께서 반열반(般涅槃)하셨건만
너는 마침내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그것은 분노의 불 때문이니라.
過去恒沙數, 과거항사수,
諸佛般涅槃, 제불반열반,
汝竟不遭遇, 여경불조우,
皆由瞋恚火。개유진에화。
여래에 대해 착한 마음 가지고
그 성내는 독을 빨리 버려라.
성내는 그 독을 버리고 나면
곧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되리라.
善心向如來, 선심향여래,
速捨此恚毒, 속사차에독,
已除瞋恚毒, 이제진에독,
便得生天上。 편득생천상。
增壹阿含經卷第十四 증일아함경권제십사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