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02년 사회복지과를 선택한 이후 사회복지사의 길 외에는 다른 길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02년 입학이후 바로 가정봉사원으로 독거어르신을 방문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 학교생활과 자원봉사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했고 03년에는 참사랑가정봉사원파견센터로 날마다 방문하며 자원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어르신을 방문하고 미술치료사자격증을 준비하면서 정작 집에는 자주찾아가지 못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저희집은 전라북도 순창군 쌍치면이라는 고산지대 농촌으로 일손이 늘 부족합니다. 매달 용돈을 받고, 부모님의 고단한 일상을 알면서 두 눈을 질끈감을 수 밖에 없었던 저의 마음은 '내가 취업만하면 꼭 !!꼭!! 두배, 세배 열배로 갚을 께요.'라는 말을 몇수천번 되뇌었습니다. )
레크리에이션자격증, 케어복지사 자격증, 유아보육 자격증을 위해 실습과 자원봉사로 날마다 일분일초를 다투는 생활을 했습니다. 전문과정을 수료하고 있었으므로 4년제를 위해 편입을 했습니다. 다행히 학업성적이 따라주어서 실패하지 않고 광주대학교에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활동이었던 가정봉사원의 생활이 이제는 더이상 자원봉사가 아니라 직장이되었습니다.
명목상으로는 직장이지만 무급으로 교통비도 지급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구는 미쳤다고도 했고 누구는 너네 가정봉사나 잘하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이 언젠가는 제가 사회복지사로 서는 바탕이 되리라고 되뇌고 또 되뇌며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중학교 선배가 같은 대학에 다녔는데 늘 저에게 "야 너는 어떻게 캠퍼스에서 뛰어만 다니냐? 누가 뛰어간다 싶으면 너더라!!"라고 놀릴만큼 뛰고 또 뛰었습니다. 때로는 지치고 힘들어서 학업이고 직장이고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나는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어르신의 밝은 얼굴을 뵙고 "언제나 자네가 찾아와줘서 고마와"라며 눈물 찍는 외로움에 몸서리는 어르신들을 대할 때면 저의 존재에 대한 자부심이 저를 다시 서게 했습니다. 그런 시간이 지나던 어느날 어떠한 계기가 되어 4학년 4월 자원봉사활동을 그만 두었습니다.
일을 그만두면 학업에 더 정진할 수 있어서 저의 삶이 더 윤택해 지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제가 지나치게 직장처럼 자원봉사를 하는 통에 주변에는 특별한 친구들이 없었습니다.
사회복지는 사람자원이라는데...수업을 받으면서도 여간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시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주체할지 몰라서 혼자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10월 또다시 자원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서는 연수과정이었습니다. 역시 무급이었습니다.
매일 학업과 병행하며 출.퇴근을 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을 학교 근방인 진월동이 었고 병원은 첨단에 있었습니다. 눈이 오기라도 하면 가는데까지만 2시간이 걸리곤했습니다. 8시 30분까지 병원에 가려면 못해도 7시에는 출발해야 합니다. 저의 타이트한 삶에 지쳐 있을 대로 지친 저였는데.....또다른 시작이었습니다.
병원에 아침부터 오후 6시까지 있으면서 1월부터 1급시험준비를 적극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사회사업실을 수시로 드나들고 있을 뿐만아니라 주별 스케줄이 짜여져 있어서 자원봉사자들이 오전 오후 Time로 드나들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음악회행사가 있어서 병원에서 사회복지사가 배려해 준다고해도 집중해서 공부하기란 쉽지않았습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2월 졸업을 하고 3월 사회복지시험을 보고 4월 결과발표가 끝나 1급사회복지 자격을 취득할수 있었습니다.
그러나...취업은 쉽지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어머니께서 기계에 팔이 딸려들어가 뼈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하게 되어서 주 1회는 어머니 목욕을 위해 정읍으로 내려왔다가 올라가야 했습니다. (제가 장녀여서 인지 어머니가 저에게는 목욕하는 일을 허락해 주셨는데 아랫동생에게는 못미더워하셔서 더욱 그랬습니다.) 정말 다행인건 옆 병실에 사회복지과 학생이 자원봉사하다가 다쳐서 입원해 있으면서 저의 어머니를 잘 보살펴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5월, 6월, 7월이 가고 도저히 경제난으로 연수를 할 수 없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보육교사자격증이 있고 예전에 미술치료사교육을 같이 받았던 분이 소개해 주셔서 어린이집에 비교적 쉽게 일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목마름이란...정말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사회복지사 1급자격증이 있고, 케어복지사 자격증이 있고, 어떻게 경력을 만들었는데 이대로 어린이집에 머물러야하나하는 질문들이 내마음에 소낙비처럼 쏟아졌습니다.
다행히 한빛예술어린이집원장님께서 사회복지사로 취업하게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고했습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각종 자격증(사회복지사 1급, 케어복지사, 보육교사1급, 운전면허 1종보통, 미술치료사, 가정봉사원 자원봉사과정 수료증, 자원봉사인증관리사 수료증, 레크리에이션 1급, 아웃리치과정수료,)을 복사해서 10부를 만들어서 "사회복지취업마을". "복지넷". "사회복지사협회"등을 지속적으로 보면서 지원서를 보내기도하고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원장님께서 시간을 내주셔서 면접을 볼 수 있게 해주시기도 했는데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습니다. 10부가 다 보내어지고 다시 10부를 복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복지넷"에 올린 구직광고를 보고 목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1주일만에 어린이집을 정리하고, 목포에 집을 얻고, 이사까지 마치고 9월 18일 월요일 첫출근을 했습니다.
정말 날아갈 것같았습니다. 이제 저는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미화가 아니라 사회복지사 배미화였습니다.
이 과정에 이 카페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그렇게 준비시간이 짧았음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것은 충분한 정보를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소한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올려주시는 여러 복지인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습니다.
참 많이 미안해하고
참 많이 감사하며
참 많이 고민했던 한해였습니다.
이렇게 글을 올리게된 동기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오래토록 준비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하루빨리 자신의 사명을 붙들고 준비하기 바랍니다.
둘째는 추석을 맞아 저의 소원을 이루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하고싶어서 입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사회복지의 길을 결코 쉽지않습니다. 그러나 모두 알고 계시죠??
그 길이 얼마나 가치있는 길인지 말입니다.
- 새한노인전문병원 사회복지사 배미화-
첫댓글 그동안 수고하는 면이 매우 아름다운 행동인것같습니다.. 우리의 이웃에 아픔을 알는 자가 진정한 사회복지현장에서 참맛을 느길수있다는 것입니다.. 병원에서 시작하는 그 아름다운 길을 환우븐들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사에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민화 선생님 화이팅입니다..
글을읽는동안 제가 미화씨인양 가슴이 져며왔습니다. 제큰아이 또래의 아가씨인것같은데 그 마음가짐이 말로는 형용할수 없을 많큼 아름답고 예쁘네요. 꼭무엇이 되어야겠다보다는 무엇을위해 일할것인가를 먼저생각하고 조금은 더디더라도 성실히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그일을 즐긴다면 더좋은 새날이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박수을 보냅니다..배미화님 글 읽고 제가 더 가슴에 벅찼습니다..
정말 수고하셨고 축하드립니다!!
사회복지사의 길... 참 쉽지 않는 길입니다. 사명을 갖고 일하는 전국 모든 사회복지사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분발 해야겠습니다.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해주신 점 감사드리고 취업 축하드립니다!!!!!!!
배미화님... 진실하심과 지속적인 도전에 골드넬을 울리신 님께 영광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현장에서도 시직과 같은 한결같은 뜻으로 복지 실천에 리더가 되시리라 공감하면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신 나날들 되시길 원합니다.. *^^* ..
앞으로 참다운 사회복지사가 되주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