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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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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공허가 있었다. 그것은 어둠의 공백에서 성장했고, 빛과 어우러져 물리 우주를 탄생시켰다.
태동하는 워크래프트의 세계
우주는 '끝없는 어둠(Great Dark Beyond)'이었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끝없는 어둠엔 셀 수 없이 많은 별과 행성이 탄생했다.
빛과 공허가 뒤섞인 불안정한 에너지는 '뒤틀린 황천(Twisting Nether)'이라는 비현실의 차원도 생성시켰다. 그것은 물리 우주의 경계 바깥에 평행하게 존재했다. 그러나 우주와는 희미하게나마 연결되어 있었고, 또한 공허와도 닿아있었다. 뒤틀린 황천은 물리 우주와 차원을 달리했으나 그 불안정한 에너지는 가끔씩 우주의 장막을 찢고 현실로 흘러들어 창조를 왜곡했다.
워크래프트 세계의 공간 개념
빛은 우주의 수많은 행성에 생명을 흩뿌렸다. 그중 첫 번째로 의식을 가지고 태어난 생명의 형태는 원소 정령이었다. 불, 물, 바람, 대지, 정기, 부패. 여섯 가지 원소의 영향을 받는 이 생명체들은 거의 모든 물리 세계에 자생했으며 창조의 초기 시대를 열었다.
나루는 신성한 빛으로 이루어진 자애로운 존재였다. 그들은 신성 마법의 능력을 사용해 희망을 퍼뜨렸고, 어느 곳이건 생명을 발견한다면 보살펴 주기로 맹세했다.
티탄은 세계혼이라고도 알려진 행성의 내핵 중심에서 형성되었다. 백금 또는 청동 금속 피부를 가진 그들은 창조의 힘을 지닌 채, 우주의 행성들을 관찰하고 여행했다. 나루는 생명을 찾아 보호하기 위함이었지만, 티탄의 여정은 아직 세계혼으로써 잠들어 있는 동족을 찾아 깨우기 위함이었다.
공허의 군주들은 그 이름대로 공허에 존재했다. 이들은 충족되지 않는 굶주림에 이끌려 물질 우주의 모든 사물과 에너지를 집어삼키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물리 우주에 개입할 수 없었다. 가장 강력한 공허의 군주만이 물질 우주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지만, 그것도 일정 시간 동안만 가능했다.
태초부터 존재한 자들
2. -147,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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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혼(World-soul)으로부터 처음 깨어난 티탄은 아만툴이었다. 그는 자신이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깨어났는지 알지 못 했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다른 동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아만툴은 초기 세계혼을 찾아 행성을 탐험했고, 마침내 동족을 발견해 깨우는데 성공했다. 깨어난 티탄들은 아만툴의 숭고한 탐색에 헌신적으로 동참했다. 언제부터인가 이 티탄의 무리는 판테온이라 불렸다.
티탄들의 모임 '판테온'
판테온은 동족을 깨우기 위해선 질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티탄은 본질적으로 질서와 안정으로부터 태어나는 존재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우선 날뛰는 원소 정령을 진정시켰다. 그런 다음 산과 바다를 만들어 세계를 다시 빚어냈다. 마지막으로 새롭게 질서를 세운 세계에 수많은 생명의 씨앗을 심었다. 판테온은 그렇게 함으로써 세계혼을 불러내고 세계가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기를 바랐다.
판테온은 또한 그들이 빚은 행성의 표면에 거대한 기계를 파묻었다. 혹시라도 진화의 경로가 무질서로 향했을 때에, 이 장치를 통해서 진화의 과정이 다시 시작될 수 있도록 생명을 씻어 내고 세계를 정화하기 위함이었다. 아만툴은 이 정화 장치를 다룰 존재로 별무리(constellar)라는 신비의 종족을 불러냈다. 이들 별무리는 만약 불안정한 징후가 발견될 경우 비상 복구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티탄이 질서를 세운 행성들을 관찰했다.
행성 청소반장(?) 역할을 맡은 별무리 종족
한편, 끝없는 어둠 우주 머나먼 영역에서는 티탄이 알지 못하는 사악한 힘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허의 군주들은 행성을 넘나드는 판테온을 지켜보며 그들의 능력을 시기했고, 급기야 세계를 빚어내는 티탄 중 하나를 타락시켜 자신들의 의지를 따르는 도구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강직한 티탄은 그 은밀한 타락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므로, 가장 취약한 상태의 티탄. 즉 아직 깨어나지 않은 세계혼에게 영향력을 끼치기로 마음먹었다.
공허의 군주는 세계혼이 어느 행성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은 서로의 힘을 모은 다음 세계혼이 있는 행성에 닿기를 바라며 물리 우주 곳곳에 어둠의 생명체를 흩뿌렸다. 이 공허의 피조물들은 끝없는 어둠 우주를 가로질러 맹목적으로 세계혼을 찾아헤맸다. 이 사악한 존재들은 훗날 고대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마주치는 모든 것을 타락시켰다.
공허의 군주의 피조물, 고대신
판테온은 공허의 군주나 고대신의 존재에 대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관심은 그보다 더 즉각적인 위협, 즉 악마에게 쏠렸다.
뒤틀린 황천에서 태어난 그 포악한 생명체들은 끝없는 어둠 우주에서 태어난 생명들과 달리 빛과 공허의 에너지가 서로 뒤섞인 결과로 빚어진 존재들이었다. 그로 인해 그들은 강한 악의와 증오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파괴하고자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었다.
상급 악마 종족인 나스레짐은 공포의 군주들이라고도 불렸다. 그들은 교활하고 조종에 능한 자들로써, 필멸의 문명에 침투해 부족끼리 싸우도록 유도하는 행위를 즐겼다. 아나이힐란 종족의 또 다른 이름은 지옥의 군주였다. 그들은 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필멸의 생명들을 학살하고 고통을 선사했다.
뒤틀린 황천에서 태어난 악마들
판테온은 이들 악마가 세계혼을 깨우고자 하는 자신들의 일을 방해할 것을 염려해 가장 강력한 티탄 전사, 살게라스를 급파했다. 부관 역할로 아그라마르도 함께 붙여주었다. 고결한 살게라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숙업을 주저하지 않고 시행했다. 그의 용기와 힘은 판테온의 구성원 중에서도 독보적이었기에, 악마를 뒤쫓는 험난한 임무에 잘 들어맞았다.
숙업을 부여받은 살게라스
사악한 악마들은 매우 호전적이었지만 체계가 없었고 효율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살게라스는 손쉽게 악마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뒤틀린 황천에서 태어난 악마들은 물리 우주에서 퇴치한다고 해도 영혼만은 황천으로 되돌아가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났다. 살게라스는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아그라마르가 악마들을 상대하고 있는 사이, 살게라스는 시간을 갖고 뒤틀린 황천의 성질을 연구했다. 마침내 마르둠이라는 추방의 차원을 만들어낸 살게라스는 퇴치한 악마들을 그곳에 가두었다. 이 소차원의 감옥에 가두어진 악마들은 영원히 고립되어 더 이상 우주에 위협을 가하지 못 했다. 마르둠은 곧 끔찍한 지옥의 에너지로 넘쳐났지만, 덕분에 티탄의 행성들은 번영할 수 있었다.
차원 감옥 마르둠
어느 시기에 살게라스는 우주의 머나먼 구석으로 이끌려 갔다. 검고 메마른 행성에서 차가운 공허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보는 거대한 존재가 행성의 표면을 타락시키는 광경을 마주했다. 고대신이었다.
고대신은 행성에 스스로를 파묻은 채 공허의 장막을 드리우고 있었다. 살게라스는 그 어둡고 사악한 존재가 행성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잠든 티탄의 영혼, 세계혼을 어둠 속으로 휘감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윽고 한 무리의 나스레짐이 고대신의 어두운 힘을 받기 위해 이끌려오자, 살게라스는 그들을 붙잡아 심문했다. 악마들은 곧 공허의 군주와 고대신에 대해 아는 것들을 털어놓았다. 만약 공허의 힘이 발생 초기의 티탄을 타락시키는데 성공한다면 티탄은 상상할 수 없는 어둠의 존재로 깨어날 것이며, 그 뒤틀린 티탄은 공허의 군주의 의지에 따라 우주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를 집어삼킬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힘은 판테온조차 맞서지 못할 것이라 했다.
패배를 모르는 위대한 전사 살게라스는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분노와 괴로움에 사로잡힌 살게라스는 비통한 심정으로 즉시 검을 들어 타락한 행성을 두 동강 냈다. 곧 폭발이 이어지며 세계혼도 함께 소멸했다. 어둠에 물든 티탄이 태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다른 방법이 없었다.
행성 자체를 파괴해버린 살게라스
살게라스는 즉각 이 일을 판테온과 동족들에게 알렸다. 하지만 공허의 힘을 직접 보지 못한 그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하지 못했고, 오히려 왜 성급히 세계혼을 파괴했느냐며 살게라스를 나무랐다.
살게라스와 다른 티탄 사이에 논쟁은 곧 격화되었다. 살게라스는 공허의 군주가 궁극적인 목적을 이루는 것을 저지할 방법은 모든 창조물을 불태우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물리 우주에서 오염을 거두고 나면 생명은 다시 뿌리를 내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판테온 구성원들은 그의 말에 충격을 받을 뿐이었다. 절대 그런 일은 있어선 안된다며 모두가 반대했다.
살게라스는 판테온이 영원히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공허의 군주가 일으키는 타락을 정화하는 작업은 혼자서 해야 했다. 절망감에 휩싸인 살게라스는 동족들을 등지고 뛰쳐나갔다. 그것이 판테온의 티탄들이 살게라스를 자신의 동료로서 마주한 마지막 순간이었다.
3. -65,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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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이 흘러 우주에는 더 이상 세계혼을 품은 행성이 없는 듯했다. 그러던 차에 끝없는 어둠의 외진 구석에서 어린 행성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행성의 깊은 곳에서는 강력하고 고귀한 티탄의 영혼이 생명을 품고 꿈틀거리고 있었다. 훗날 아제로스라는 이름으로 불릴 행성이었다. 아제로스는 지금까지의 그 어떤 세계혼보다도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모습을 갖춰가는 어린 행성 아제로스
아제로스 역시 초기 티탄이 내핵에서 성장하는 동안 행성 표면은 원소 정령들에 의해 지배받고 있었다. 특히 가장 강력했던 네 정령 군주는 수많은 하급 정령들을 부리며 군림했다. 불의 정령 군주 라그라노스, 바람의 군주 알아키르, 바위 어머니 테라제인, 파도사냥꾼 넵튤론. 이들에게 있어 유일한 욕망은 그저 아제로스에 펼쳐진 끝없는 혼돈의 순환을 지속하는 것뿐이었다.
초기 아제로스를 지배한 4대 정령왕
정령 군주들이 태고의 소란을 즐기는 동안 끝없는 어둠에서 한 무리의 고대 신이 아제로스에 떨어졌다. 그들은 아제로스의 표면에 충돌했고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자리를 잡았다. 그들에게 있어 잠재력 강한 아제로스는 타락시키에 충분한 가치가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고대 신들은 마치 거대한 종양처럼 아제로스의 대지에 타락의 기운을 퍼뜨렸다. 고대 신의 촉수는 아제로스의 표면을 뚫고 내핵을 향해 깊숙이 파고들었으며, 그들의 황폐한 몸에선 사악한 생체 물질이 흘러나왔다.
고대 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생체 물질은 두 가지 독특한 종족을 탄생시켰다. 첫 번째는 교활하고 지능적인 느라키, 즉 '얼굴 없는 자'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종족이었다. 두 번째는 집요한 곤충 종족 아퀴르였다. 이 두 종족은 고대 신에게 광적인 충성심을 보이며 주인을 섬겼다.
고대 신을 섬기는 자들
이들은 곧 아제로스 대륙의 중심부에 검은 제국이라는 최초의 문명을 탄생시켰다. 고대신 이샤라즈의 영토를 중심으로 건설된 이 문명의 출현은 정령왕들의 적대감을 키웠고, 곧 공동의 적을 상대하기 위해 네 명의 정령왕은 협력을 도모했다. 하지만 이미 세력이 너무나 커져버린 그들을 상대하기엔 정령들의 힘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정령왕들은 고대 신에게 감염되어 그들의 수족이 되고 만다.
아제로스 최초의 문명, 검은 제국
한편, 티탄 아그라마르는 살게라스가 사라진 이후에도 홀로 계속해서 황천의 악마들과 싸우고 있었다. 그의 결의는 흔들리지 않았고 언젠가 살게라스가 돌아와 다시 함께 할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그라마르는 우주의 외진 구석에서 마침내 아제로스를 발견했다. 아제로스의 심장부에는 분명 동족이 잠들어 있었고, 게다가 이제까지 만난 어느 세계혼보다도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세계혼은 너무도 강력해 활동의 흔적이 행성의 표면까지 전해졌고 아그라마르는 소리만으로도 세계혼의 꿈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아제로스를 살펴본 순간 아그라마르는 공포에 사로잡혔다. 아제로스의 표면이 병든 피부처럼 공허의 에너지에 물들어 있었다. 황폐한 땅에는 고대 신과 검은 제국이 솟아나 있었다. 어린 티탄의 영혼이 아직 타락하지 않은 것은 기적이었다. 그러나 아그라마르는 그 영혼이 공허에 굴복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리라 생각했다.
아직은 하나였던 아제로스 대륙
아그라마르는 판테온에 이 사실을 알리고 의견을 구했다. 그것은 공허의 군주와 그들의 계획에 관한 살게라스의 이야기가 옳았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아그라마르는 티탄들에게 아제로스를 영원히 잃어버리기 전에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탄 이오나는 고대 신의 사악함에 놀라는 한편 아제로스의 잠재력에 더욱 주목했다. 그녀는 아제로스가 타락할 경우 살게라스를 능가하는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는 반면, 반대로 티탄으로 잘 성장해 깨어나준다면 자신들에게 아주 든든한 우군이 되어 공허의 군주들을 물리칠 수 있는 힘이 돼줄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판테온은 이오나의 의견을 받아들여 아제로스를 예전 살게라스가 했던 것처럼 파괴하지는 않고, 다 같이 힘을 합쳐 고대 신에게 감염된 행성을 정화하고 질서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티탄들은 우선 거인 종족과 수호자들을 창조해 군대를 조직했다. (※ 수호자 : 거인 종족의 우두머리. 티탄 감시자, 또는 티탄 관리인이라고도 부른다. 로켄, 오딘, 라, 토림, 호디르, 프레이야, 미미론, 티르, 아카에다스 등등이 있다.) 이들 수호자들은 거인들을 이끌고 검은 제국의 최북단 요새부터 강타했다.
티탄의 수호자들
고대 신들은 먼저 자신들이 감염시킨 불사의 정령왕들을 내보냈다. 하지만 수호자들은 그들을 소차원을 새로 만들어 그곳에 가두어버렸다. 과거 살게라스가 마르둠 차원을 만들어 황천의 악마들을 가둔 것과 같은 방법이었다.
이어서 수호자들은 검은 제국의 아퀴르 군단에 눈을 돌렸다. 곤충류인 아퀴르의 상당수는 지하에 구축한 거대한 땅굴에 살고 있었다. 수호자들은 흙과 바위를 움직여 아퀴르의 동굴을 무너뜨렸다. 결국 둥지에서 내몰린 아퀴르는 소수만이 살아남아 패퇴했다.
수호자들은 마지막으로 검은 제국의 심장부를 둘러싼 느라키들을 조각내며 고대 신이 위치한 핵심부로 진입했다. 판테온은 피조물들이 고대 신들에게 감염될 것을 우려하여 직접 그들을 상대했다.
격동하는 아제로스
아만툴은 거대한 팔을 들어 아제로스의 표면에서 고대 신 이샤라즈를 뜯어냈다. 이샤라즈의 거대한 몸통은 산산조각 났고 마침내 죽음을 맞았다. 그러나 이샤라즈의 촉수는 아만툴의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은 곳까지 미치고 있었다. 때문에 어린 티탄의 생혈인 비전 에너지가 상처에서 솟구쳐 나와 사방에 흘렀다. 아만툴은 당황했다. 계속해서 같은 방법으로 고대 신을 처치했다간 아제로스도 무사하지 못 했다. 그것은 너무도 위험한 방법이었다.
판테온은 고민 끝에 사악한 고대 신을 그 자리에 그대로 봉인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판단했다. 어려운 일이지만 수호자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능했다. 그들은 필사의 사투를 벌였고, 마침내 나머지 고대 신인 크툰, 느조스, 요그사론을 모두 아제로스 깊은 곳에 봉인하는데 성공했다.
티탄에 의해 모조리 봉인되거나 추방된 고대 신의 세력들
아제로스에 일시적인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고대 신이 남긴 상처는 끔찍했다. 아제로스에 새겨진 상처, 그 거대한 틈에선 비전 에너지가 끊임없이 흘러나와 아제로스 전역으로 퍼져 갔다. 티탄들은 만약 이를 방치한다면 그 에너지가 점차 아제로스를 집어삼킬 것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수호자들에게 '창조의 기둥'이라는 유물을 주어 그들이 직접 아제로스를 치유하고 빚어낼 수 있도록 했다.
수호자들은 밤낮으로 매달려 벌어진 틈으로 분출하는 생혈을 막을 마법의 수호물을 만들었다. 결국 맹렬히 솟구치던 에너지는 잦아들었고 균형을 찾았다. 상처가 있던 자리에는 생기 넘치는 에너지로 이루어진 호수만이 남았다. 수호자들은 그것을 영원의 샘이라 불렀다.
생명이 흘러넘치는 영원의 샘
영원의 샘은 그 신비로운 힘으로 고통받는 아제로스의 곳곳에 스며들어 생명이 온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번창하도록 도왔다. 수호자들은 아제로스에 더욱 기운을 불어넣고 생명을 안정시키기 위해 의지의 용광로와 시초의 용광로를 만들었다.
그들은 먼저 아제로스의 북쪽에 '의지의 용광로'를 설치하고 그것을 보호할 요새 울두아르를 건설했다. 또한 울두아르에는 의지의 용광로는 물론 요그사론의 감옥이 있었기에 티탄의 피조물이자 강철 피부를 가진 용맹한 전사 브리쿨로 하여금 요새를 단단히 지키게 하였다.
의지의 용광로는 아제로스에서 생명의 정수를 끌어모아 바위와 강철로 만들어진 새로운 피조물들을 형성했다. 바위 피부를 지닌 아누비사스, 맹수를 닮은 톨비르, 불굴의 모구, 기괴한 트로그가 바로 그들이었다.
수호자들은 아제로스 남단에서 발견한 이샤라즈의 심장을 연구하여 공허의 피조물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했다. 따라서 심장을 남쪽 영원꽃 골짜기 지하에 이샤라즈의 금고를 만들어 가둔 다음 모구들에게 감시하도록 했다.
이어서 그들은 아제로스 정화 기능을 맡을 '시초의 용광로'를 만들고 그것을 보호할 요새 울둠을 건설했다. 울둠을 지킬 역할로는 톨비르를 배치했다. 동쪽의 땅에는 티탄의 금고 울다만에 실패작 피조물인 트로그들을 수용시켰다. 마지막으로 서쪽에 고대 신 크툰을 감시할 요새 안퀴라즈까지 건설해 아누비사스를 배치했다.
아제로스 곳곳에 건설되는 고대 유적
수호자들은 다음으로 아제로스의 표면을 재형성하는 일에 착수했다. 의지의 용광로에서 태어난 또 다른 티탄의 피조물 토석인들은 산을 만들거나 땅을 깎는데 특기가 있었다. 수호자 미미론이 설계한 기계 노움들은 기계장치의 제작을 돕거나 보수를 담당했다. 거대한 몸집의 거인들은 아제로스에 강과 물길을 만들고 심해의 바닥을 빚었다.
단단한 육체를 가진 티탄의 피조물들
아제로스가 상처를 치유하고 제 모습을 갖춰가자, 수호자 프레이야는 아제로스에 유기 생명체를 채우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프레이야는 영혼과 자연 마법의 차원 에메랄드의 꿈을 만들었다.
이 차원은 아제로스의 복제 형상으로 작용하면서 동식물의 진화 경로를 조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수많은 영혼과 초자연적인 존재가 에메랄드의 꿈을 채웠고 그 비현실적인 공간에서 즐거이 뛰놀았다. 이 신비로운 꿈은 현실에 관한 필멸자의 인식을 부정했다. 시간이나 거리와 같은 개념은 없었기에 현실에서의 하루가 에메랄드의 꿈에서는 수십 년처럼 느껴질 수 있었다.
아제로스의 청사진, 에메랄드의 꿈
프레이야는 에메랄드의 꿈을 만든 이후에도 아제로스를 떠돌며 영원의 샘에서 나온 에너지가 모이는 곳을 찾았다. 그녀는 그 마력의 장소에 자연의 군락을 조성했고, 그곳에서 위대한 생명체가 자연스레 출연했다. 야생 신이라 불릴 거대한 동물들이었다.
야생 신들의 발자국에서는 무성한 숲과 초원이 자라나곤 했다. 특히 하이잘 산의 무성한 숲은 야생 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다. 프레이야는 야생 신들의 사랑스러운 영혼을 에메랄드의 꿈에 결속시켰다. 야생 신들은 그 에테르 영역에 굳게 연결되어 아제로스의 생명력과 활력을 상징하게 되었다.
아제로스의 수많은 야생 신들
시간이 지나며 아제로스에는 계속해서 피와 살을 지닌 낯선 생명체들이 자연 발생했다. 원시 용이 그러했고, 수많은 동식물들이 그러했다. 어느 황혼이 지던 저녁, 티탄이 벼려낸 피조물들은 스스로 빚은 이 세계를 '영원한 별빛의 땅', 즉 칼림도어라 이름 지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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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은 수호자들의 노력에 만족하여 아제로스를 떠났다. 우주에 아직 세계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된 그들은 다시금 탐험의 열정에 차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별무리 종족인 관찰자 알갈론을 두어 만약의 경우 행성이 또다시 오염되면 시초의 용광로를 작동시켜 행성을 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노르간논의 원반을 두어 언젠가 판테온이 돌아온다면 그동안 아제로스에서 일어난 일의 기록을 볼 수 있게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세계혼이 자연적으로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정화의 사명을 맡은 별무리 관찰자 알갈론
그들이 떠나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아제로스에 가장 번성한 생명체는 원시용이었다. 그들은 다채로웠고 강력했다. 아제로스의 생태계에서 우위를 점하고 점차 다른 생명체 위에 군림했다. 그중 가장 파괴적인 힘과 잔혹함을 보인 원시용은 단연 갈라크론드였다. 아제로스의 하늘을 가른 이 역사상 가장 거대한 원시용은 채울 수 없는 굶주림으로 칼림도어의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심지어 다른 원시 용마저 먹어치워 칼림도어의 하늘을 공포로 뒤덮었다.
고대 원시룡 갈라크론드. 소설 '위상들의 새벽'에 등장한다.
수호자 티르는 갈라크론드의 위협을 가장 먼저 감지했다. 칼림도어의 생태계가 파괴되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그는 위대하고 지적인 다섯 원시용에게서 답을 찾았다. 그들의 이름은 알렉스트라자, 넬타리온, 말리고스, 이세라, 노즈도르무였다. 이 다섯 원시용은 혈통도 달랐고 각자 고유한 능력도 달랐다. 하지만 티르가 도움을 요청하자, 그들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었다.
티르의 인도에 따라 다섯 용은 칼림도어의 하늘에서 갈라크론드와 섞이고 부딪혔다. 그의 썩은 내 나는 이빨은 날카롭고 울퉁불퉁한 가죽은 단단했다. 하지만 다섯 용의 일사불란한 협력은 마침내 이 거대한 공동의 적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갈라크론드의 시체는 얼어붙은 툰드라에 추락했고, 이 협력의 쾌거는 칼림도어에 교훈이 되었다. 알렉스트라자와 다른 원시용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결하고 협력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칼림도어를 지켜낸 다섯 용의 위상들
티르는 다른 수호자들에게도 협조를 구했다. 다섯 원시 용이 앞으로도 아제로스의 땅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마력을 부여해달라고 설득했다. 그의 노력으로 모여든 수호자들은 다섯 용에게 판테온의 축복을 내렸다.
생명을 보살피는 수호자 프레이야는 알렉스트라자에게 티탄 이오나의 권능을 부여했다. 이후부터 알렉스트라자는 생명이 넘치는 아제로스의 청지기가 되었다. 또한 가장 큰 용기와 연민을 인정받아 다른 동족들을 다스리는 용의 여왕이 되었다. 이세라는 아제로스와 에메랄드의 꿈에서 자라나는 야생 동식물들을 돌보는 임무를 맡았다. 그녀는 에테르 영역인 에메랄드의 꿈에 결속되어 끝없는 잠에 빠져들었고 이후 꿈의 여왕으로 알려졌다. 수호자 라는 노즈도르무에게 티탄 아만툴의 수많은 능력 중 시간을 다스리는 능력을 부여했다. 수호자 로켄은 말리고스에게 티탄 노르간논의 비전 마력을 부여해 마법의 지배자로 만들어주었다. 마지막으로 수호자 아카에다스는 넬타리온에게 티탄 카즈고로스의 힘을 부여해 대지의 수호자로 탄생시켰다. 다섯 용은 이른바 용의 위상으로써 아제로스의 수호를 맹세했다.
5. -25,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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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게라스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공허의 군주가 이미 다른 세계혼들을 대부분 타락시켰을 것이라는 공포가 그를 휘감고 있었다. 그는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공허의 군주가 창조물을 손에 넣지 못하게 하려면 생명 자체가 사라져야 했다.
살게라스는 자신의 계획을 이루기 위해 우선 대규모 군대가 필요했다. 그가 알기로 그런 힘을 얻을 수 있는 곳은 하나였다. 추방의 차원 마르둠. 살게라스는 마르둠의 차원을 찢어 지옥의 문을 열었다. 그와 함께 응축되어있었던 황천 지옥의 에너지가 폭발했다. 그 끔찍함은 상상도 못 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파괴적인 에너지가 살게라스의 핏줄을 타고 흘러들어 그의 영혼을 불태웠다. 두 눈은 불꽃의 덩어리가 되어 타올랐으며, 한때 고귀했던 육체는 갈라지고 불타올랐다. 더 이상 그에게서 고결했던 티탄 전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타락하는 살게라스
살게라스는 끝없는 어둠 우주와 뒤틀린 황천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무시무시한 천체의 주둥이가 에메랄드 불꽃의 폭풍을 일으키며 현실의 결을 찢고 들어왔다. 그 균열에서, 온갖 악마들이 포효하며 쏟아져 들어왔다. 살게라스는 그들을 규합해 자신의 군대로 재정비했다. 악마들은 앞으로 그가 보장할 파괴의 앞날에 기뻐했다. 살게라스는 이들을 통해 공허의 군주의 계획을 반드시 저지하리라 마음먹었다. 모든 것을 불태울 성스러운 투쟁. 불타는 성전이 선포되었다.
불타는 성전의 시작.
불타는 군단은 첫 번째 행성을 덮쳤다. 아주 오래전에 판테온이 정돈한 적이 있는 행성이었다. 살게라스의 군단은 그곳에서 필멸의 문명들을 불태웠고 의식이 있는 수십 종의 생명체를 말살했다. 행성을 지켜야 했던 별무리도 어찌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별무리의 최후를 처음 인지한 이는 티탄 아그라마르였다. 아그라마르는 불타는 군단이 또 다른 행성을 불태우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그 악마들을 이끄는 자가 누구인지 곧 알게 되었다. 자신의 스승이자 가장 절친한 친구 살게라스였다.
살게라스의 파괴 행위를 처음 인지한 아그라마르
아그라마르는 눈을 의심했다. 살게라스는 그에게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파괴를 계속했다. 그저 자신을 막아서는 자가 있다면 누구든 불타는 군단의 불길에 사라질 것이라 경고할 뿐이었다. 아그라마르는 그에게 맞서보았지만 역부족이었고, 일단 돌아가 판테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판테온의 모든 티탄은 충격받았다. 가장 위대하고 고결했던 티탄의 전사가 저토록 끔찍한 모습으로 타락했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었다. 아만툴은 살게라스에게 아제로스의 존재를 알려주며 그 세계혼이 언젠가 깨어나면 공허의 군주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라 설득해보았다. 하지만 살게라스는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자신에게 일말의 고결함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해 검을 내려놓고 다가왔던 아그라마르의 몸을 두 동강 내기까지 했다.
분노한 판테온은 살게라스와 불타는 군단에게 총공격을 감행했다. 그 격렬한 에너지에 별들은 죽어 갔고 우주에는 거대하게 늘어진 상처가 새겨졌다. 하지만 지옥에서 힘을 끌어올린 살게라스는 거대한 지옥 폭풍으로 판테온의 육체를 집어삼켰다. 수십만 년간 전투만을 해온 살게라스와 그의 군단에게 티탄들은 하나씩 쓰러져 갔다. 티탄 노르간논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판테온 티탄들의 영혼에 보호의 장막을 덧씌웠다. 그리고 끝없는 우주의 어둠 속으로 날려 보냈다. 직후 살게라스의 지옥 폭풍은 그들의 남은 육체를 소멸시켰다.
육체를 소멸당한 판테온
살게라스는 승리를 선언했다. 이제 판테온은 없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아제로스라 불리는 강력한 세계혼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살게라스는 아제로스를 반드시 찾아내리라 마음먹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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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군단은 비록 승리했지만 전투의 손실이 심각했다. 이번 전투로 군단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그들에겐 전략적인 지성을 가진 지휘관이 없었다. 살게라스가 알기로, 그가 그동안 우주에서 발견한 종족 중에서 가장 지성이 뛰어난 종족은 아르거스 행성에 거주하는 에레달 종족이었다.
에레달의 아르거스 행성
에레달 종족은 끊임없이 지식을 갈구하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처음 문명과 철학을 선물한 것은 나루 종족이었다. 에레달 종족은 나루가 선물한 '아타말 수정'을 통해 수도 없이 명상에 빠져들었으며, 이를 통해 지식과 지혜, 우주의 위대한 질문을 고민하는 철학을 갖췄다.
에레달은 세 명의 지도자가 이끌었다. 이들은 무력이나 공포 없이 효과적인 삼두 정치를 해왔다. 킬제덴은 세 지도자 중에서 가장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현명하고 빈틈없는 정책으로 에레달을 번영시켰다. 아키몬드는 강한 카리스마와 담대한 리더십으로 동족들을 규합했다. 벨렌은 종족의 정신적 지주로써 흔들림 없는 평화적 지혜를 보였다.
평화로운 지성 종족이었던 에레달
살게라스는 이들의 능력이 꼭 필요했다. 살게라스가 빛을 내뿜는 우아한 존재로 위장하고 교감을 시도하자, 그들은 반응을 보였다. 살게라스는 에레달이 원하는 지식과 지혜를 약속했다. 우주의 비밀, 창조의 근본적 결함, 그 최종적인 답을 알려주겠노라 약속했다. 그리고 에레달이 다스릴 수많은 행성을 보여주었다. 에레달이 지적 사고로 가득한 평화적 안식처로 변화시킬 원시 행성들이었다.
그 제안은 킬제덴과 아키몬드의 마음을 움직였다. 실로 탐나는 제안이었다. 살게라스는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보였고, 그의 대업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하지만 벨렌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어딘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신성한 나루가 선물한 아타말 수정을 통해 명상에 들었다. 그러자 미래의 계시가 보였고, 그 모습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평화적이고 지적이었던 에레달의 동족들이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벨렌은 자신이 보았던 미래를 형제들에게 전하며 경고했다. 하지만 이미 달콤한 약속에 빠져든 킬제덴과 아키몬드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절망한 벨렌이 낙담하고 있던 순간, 아타말 수정을 통해 그에게 계시를 전했던 나루 족 크우레가 다가왔다.
기이한 형상의 나루 족
크우레는 벨렌에게 가까운 동족을 이끌고 안전한 곳으로 떠나라고 전했다. 벨렌은 그의 말대로 신뢰할 수 있는 에레달 사람들을 모아 탈출을 시도했다. 살게라스가 직접 아르거스 행성에 도착한 그때, 벨렌과 그의 추종자들은 '제네달'이라 불리는 거대한 나루 차원 성채에 올라 고향 행성을 떠났다. 그날 이후 이 벨렌의 무리는 '추방당한 자'라는 의미를 지닌 드레나이로 불렸다.
에레달로부터 갈라져 나온 드레나이 종족
얼마 후 아르거스에 강림한 살게라스는 나머지 에레달을 완벽히 타락시켰다. 그의 부정한 의지는 아르거스 인들의 마음에 깃들어 이성적인 사고를 무너뜨렸고, 또한 지옥의 에너지를 주입해 흉측한 악마와 같은 모습으로 만들었다.
살게라스는 킬제덴의 타고난 치밀함과 지성을 불타는 군단에 맞게 개조했다. 이후 '기만자'라 알려진 킬제덴은 자신의 기지를 활용해 물리 우주에 있는 필멸의 문명들을 불타는 군단의 앞잡이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살게라스는 또한 주위 동료의 의욕을 고취하는 아키몬드의 재능이 불타는 군단을 강화하는 귀중한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키몬드는 그 이후 '파멸자'라고 알려졌고 그의 강력한 의지를 사용해 악마의 군대를 극단적인 폭력과 야만적인 행동으로 몰아넣었다.
에레달의 지휘 하에 불타는 군단의 병력은 뒤틀린 황천과 끝없는 어둠의 행성에서 새로운 악마 종족을 규합하며 점점 증가했다. 살게라스는 급증하는 병력에 기뻐하며 악마들을 대우주로 보냈고 창조를 끝장낼 불타는 성전을 재개했다. 불타는 군단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수많은 행성과 문명을 불태우며 존재의 흔적을 지워 나갔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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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을 떠난 판테온 티탄들의 영혼은 아제로스의 수호자들을 향해 날아갔다. 판테온은 아제로스에서 깃들 육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랐다. 만약 그릇이 될 생명체를 찾지 못한다면 그들은 약해진 영혼이 곧 망각 속으로 사라지는 두려운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티탄의 영혼들은 힘이 크게 빠진 채 아제로스에 도착해 우선 자신의 손으로 창조했던 수호자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수호자들은 마음속에서 티탄의 힘이 이는 것을 느끼고 바로 압도되었다. 그러나 그 힘은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희미해졌다.
수호자들 대부분은 울두아르에 기거했다.
수호자들은 여전히 원래 성격을 유지했으며 그 이상한 현상에 당혹스러워했다. 그들은 창조자의 마지막 흔적이 자신들의 몸에 스며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 했다. 다만 답을 주지 않는 판테온의 긴 침묵에 혼란과 불안을 느꼈을 뿐이었다.
울두아르에 갇혀 있던 고대 신 요그사론은 수호자들의 그 불안감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이 잠시나마 마음의 나약함을 보이자, 우선 가까이서 울두아르의 관리를 맡고 있었던 수호자 로켄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그의 타락을 유도했다.
요그사론의 첫 타겟이 된 수호자 로켄
로켄의 타락은 그의 은밀한 사생활로부터 시작되었다. 로켄의 형이자 수호자 토림은 브리쿨 여성 시프를 아내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로켄은 비밀스럽게 시프를 만나며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었고, 이 감정에 들러붙은 요그사론의 사악함은 급기야 로켄이 시프에게 집착한 나머지 그녀를 살해하게 만들었다.
아내를 잃은 토림
요그사론은 시프의 환영으로 로켄에게 나타났다. 그리고 로켄의 이성을 점점 마비시켜 아무것도 모르는 토림을 울두아르에서 떠나게 만들었고, 그 틈을 타 요그사론은 울두아르 '의지의 용광로'에서 만들어지는 티탄의 피조물들에게 육체의 저주를 은밀히 퍼뜨렸다. 이 기이한 병은 감염자를 피와 살로 이루어진 필멸자로 바꾸어버리는 무서운 저주였다.
로켄은 그제서야 자신이 요그사론에게 놀아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을 수습하기보다는 점점 자신의 죄악을 숨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심지어 그것이 요그사론의 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로켄은 울두아르에 봉인된 요그사론의 힘을 쓸 수 있다면 남은 수호자들을 물리치고 모든 죄악의 증거를 지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그사론이 퍼뜨린 '육체의 저주'
로켄은 먼저 수호자 오딘을 무력화하고자 했다. 그동안 오딘은 자신만의 영역과 강한 군대를 만들고자 하는 욕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자신의 수양딸 헬리아의 도움을 받아 울두아르의 한 구역을 떼어 공중으로 띄웠고, 그곳을 용맹의 전당이라 불렀다. 그리고 브리쿨들에게 전투에서 영광스러운 죽음으로 용맹을 증명한 자는 용맹의 전당에서 '발라자르'라는 위대한 존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 선포했다.
용맹의 전당 중심에 서있는 오딘
하지만 이를 위해선 브리쿨의 영혼을 전당으로 데려오는 역할을 맡을 자들이 필요했다. 로켄은 헬리아를 강제로 '발키르'라는 유령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 그 역할을 맡겼다. 헬리아는 자신을 원치 않는 모습으로 만들어버린 오딘을 증오했지만 따를 수밖에 없다.
강제로 발키르가 된 헬리아
로켄은 이 증오를 품은 헬리아에게 접근했다. 오딘이 건 복종의 사슬을 끊어주는 대가로 용맹의 전당을 봉인해달라고 요구하자 그녀는 흔쾌히 수락했다. 약속대로 자유의지를 되찾은 그녀는 오딘과 발라자르들을 전당과 함께 봉인한 후 그 자신은 헬하임이라는 안식처를 만들어 은거했다. 이후 죽은 브리쿨들의 영혼은 헬하임의 저주를 받아 '크발디르'가 되었다.
헬하임과 저주받은 크발디르
토림은 떠나고 오딘은 봉인되었다. 로켄의 다음 목표는 수호자 미미론이었다. 그동안 수상한 징후를 발견하고 조사 중이었던 미미론은 로켄에 의해 불의의 사고로 가장되어 처리당했다. 미미론의 충성스러운 기계 노움들이 미미론의 영혼을 거대한 기계 몸에 서둘러 주입했지만 영혼에도 상처를 입은 미미론은 스스로를 울두아르의 거대한 작업장에 가둔 채 태엽장치 발명 따위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점차 요그사론의 힘을 더 많이 받아들여 세를 불린 로켄은 이어서 수호자 프레이야와 호디르의 군대를 상대로도 승리했다. 두 수호자는 울두아르 내부에 감금되었다.
로켄에게 패배한 수호자들
남은 수호자 중 세 명, 티르와 아카에다스, 아이로나야는 근처 폭풍우 봉우리로 몸을 피했다. 울두아르를 완전히 장악한 로켄은 의지의 용광로를 망가뜨리고 성채를 봉인했다. 그리고 저 멀리 남쪽 끝에 있는 대수호자 라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라는 그동안 판테온이 죽었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좌절한 그는 자신의 몸에 남아 있는 티탄 아만툴의 힘을 추출해 영원꽃 골짜기 지역 산속에 조심스럽게 보관해 두었다. 그는 위대한 창조자가 남긴 작은 흔적이 그곳에서 보존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북쪽에서 일어난 동료들의 사건에 관심을 끊은 채 조용히 은거했다.
남은 수호자들
수호자 티르는 절치부심했다. 그는 과거 갈라크론드를 쓰러뜨렸던 다섯 용의 위상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동안 로켄은 자신이 창조한 화염거인과 용암 골렘, 호전적인 브리쿨 부족 '윈터스코른', 그리고 마법 올가미를 통해 원시 용군단까지 노예로 삼아 세력을 불리고 있었다. 용들까지 건드린 것에 분노한 용의 위상들은 그들에게 주저 없이 마력을 쏟아부었고, 마침 점차 육체의 저주 증세가 나타나고 있었던 브리쿨들은 위상들의 위압적인 공격에 패퇴할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윈터스코른 전쟁에서 승리한 티르는 로켄이 있는 울두아르 성채에 눈을 돌렸다. 그가 다음으로 생각한 든든한 우군은 관찰자 알갈론이었다. 그에게 로켄의 악행을 알리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도 로켄을 없앨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을 위해선 먼저 아제로스의 역사가 기록되는 '노르간논의 원반'을 얻어야 했다. 울두아르 성채에 몰래 잠입한 티르는 계획대로 원반을 훔쳐 달아났다.
로켄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티르 무리가 알갈론에게 원반을 보여준다면 자신은 끝장이었다. 절박한 심정이 된 로켄은 기어코 고대 신의 수하였던 '크트락시(느라키의 장군들)'에게까지 손을 빌렸다. 크트락시 자카즈와 키틱스는 검은 제국에서 활약했던 잔혹한 괴물들이었다. 두 괴물은 로켄의 마음속에서 요그사론의 흔적을 읽고 기꺼이 그의 명령에 따라 티르 무리를 추적했다.
자카즈와 키틱스
티르 일행은 동쪽의 어느 숲에 도착했다. 크트락시가 그들을 추적해오자, 티르는 시간을 벌기 위해 홀로 그들과 싸웠다. 비전 에너지와 암흑 에너지가 소용돌이치며 숲을 갈랐다. 결국 티르는 남은 모든 힘을 방출해 생명력을 대가로 눈부신 비전 에너지의 폭발을 일으켰다. 그 충격은 아제로스의 지축을 흔들 정도였다.
티르는 죽었다. 자카즈 역시 그 자리에서 함께 사망했고, 키틱스만이 간신히 목숨만 부지한 채 살아남아 저 멀리 서쪽으로 도망쳤다. 수호자 아카에다스와 아이로나야는 구덩이 주위의 숲을 티르가 쓰러졌다는 뜻을 담아 '티르의 몰락지'라고 부르며 그의 명예를 기렸고, 그 이름은 브리쿨의 언어로 티리스팔이 되었다.
티리스팔의 기원이 된 수호자 티르
티르와 함께 망명하던 브리쿨들은 티리스팔에 남았다. 수호자 아카에다스와 아이로나야는 토석인과 기계 노움들을 데리고 동쪽 끝 울다만으로 향하여 그곳에 노르간논의 원반을 숨겼다. 하지만 이들 티탄의 피조물들은 점차 육체의 저주 징후가 심각해지고 있었다. 급기야 토석인들은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 후일을 기약하며 울다만에서 스스로 동면에 들어갔다.
아제로스 동쪽에 자리 잡은 브리쿨, 토석인, 기계노움
로켄은 노심초사했다. 비록 티르는 죽었지만, 노르간논의 원반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봉인된 울다만을 쳐들어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로켄은 가짜 원반을 직접 만들어 울두아르에 가져다 놓기로 했다. 그리고 알갈론을 직접 불러낼 수 있는 교신 장치를 모두 파괴했다. 이제 알갈론을 불러내는 방법은 울두아르의 제1관리자인 자신이 죽는 것뿐이었다. 혹시나 아카에다스와 아이로나야가 자신에게 해를 가한다면, 알갈론은 로켄이 만들어놓은 가짜 원반(로켄의 과오를 지우고 역사를 왜곡시킨 원반)을 보고 아제로스의 모든 생명체를 말살할 것이다. 그 정도면 로켄에게도 만족할 만한 복수였다.
언젠가 아제로스의 운명을 결정 지을 노르간논의 원반
브리쿨 부족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갈라져 왔다. 그들 중 일부인 윈터스코른 부족은 용의 위상에 의해 대다수 멸족되었고, 일부 브리쿨의 영혼은 저 구름 위 용맹의 전당에 봉인되었다. 또 일부는 티리스팔 숲에 남았다.
브리쿨의 왕 이미론이 통치하는 용약탈 부족은 아직 아제로스 북부에 남아 있었다. 그들은 원시 용을 사냥의 동반자로 삼아 사나운 곰 종족들을 몰아내고 북부에 확실히 정착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육체의 저주 탓에 용약탈 부족의 여인들은 작고 기형적인 아이들을 낳기 시작했다. 이미론 왕은 급기야 그 아이들을 죽여서 부족을 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러한 잔혹한 명령을 따르지 못한 몇몇 부족원들은 갓난 아이들을 티리스팔에 있는 브리쿨들에게 몰래 맡기고 떠났다.
이미론 왕이 이끄는 브리쿨, 용약탈 부족
수 세대 동안 육체의 저주에 걸린 아이들과 그들의 아이들은 계속 퇴화를 거듭해 인간이라 불리는 필멸의 존재가 되었다. 기계 노움은 노움으로, 토석인은 드워프로. 그 외에도 톨비르, 모구, 거인 등 다른 티탄의 피조물들도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 아주 극소수만이 그 고통을 물리칠 수 있었다. 요그사론은 흡족한 마음으로 탈출에 집중했다. 이제 고작 수천 년만 기다리면 되었다.
피와 살을 가진 연약한 종족이 되어버린 티탄의 피조물들
한편, 초목이 우거진 칼림도어의 중심부. 비전 에너지가 흘러넘치는 영원의 샘 근처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트롤이라 불렀다.
8. -16,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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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세대가 지나고 생명이 만개한 칼림도어에 가장 먼저 활발한 활동을 보인 건 트롤들이었다. 아제로스의 숲과 밀림에서 번성한 그들은 놀라운 신체 회복 능력과 민첩성을 자랑했다. 또한 이들은 야생 신들을 '로아'라 부르며 숭배했다.
그들 중 가장 먼저 집단성을 보인 건 가장 호전적이고 강력한 잔달라 부족이었다. 이들은 영원의 샘 남쪽 산맥 고원에 사원을 짓고 그곳을 줄다자르라 이름 지었다.
최초의 트롤, 잔달라 부족 (준성콱님 팬아트)
잔달라 부족의 결집 이후에도 트롤은 구루바시 부족, 아마니 부족, 드라카리 부족 등 여러 부족이 따로 두각을 보이며 칼림도어의 무성한 숲 지대를 장악했다.
어느 날 일군의 트롤 무리가 로아에 의해 접근이 금지된 지역에서 돌무덤 하나를 파헤쳤다. 그것은 과거 수호자 티르와 싸우고 도망쳤던 크트락시 괴물 키틱스가 잠들어있던 곳이었다.
깨어난 키틱스는 검은 제국의 몰락 이후 지하 땅굴에 들어가 숨어있던 아퀴르 종족을 불러냈다. 키틱스는 경멸스러운 트롤 문명을 쓸어버리고 위대한 고대 신의 이름으로 다시 한번 아제로스의 패권을 되찾고자 했다.
다시 깨어난 사악한 고대 신의 종복들
아퀴르 종족 중 일부는 고대 신 요그사론이 봉인되어있는 대륙 북쪽에 나타나 지하 왕국 아졸네룹을 건설했다. 그들은 요그사론의 영향을 받아 거미족 네루비안으로 변형되었다.
또 한 일부는 대륙 남서부에 있는 고대 신 크툰의 영향을 받아 퀴라지라 불리는 종으로 진화되었다. 퀴라지들은 아누비사스들을 타락시키고 크툰의 봉인처 안퀴라즈에 둥지를 틀었다.
대륙 남쪽으로 간 아퀴르들도 있었다. 이들은 고대 신 이샤라즈의 정수를 받아들여 사마귀라는 종으로 변형되었다. 사마귀들은 영원꽃 골짜기 근처에 거대한 군락 만티베스를 세우고 이샤라즈의 금고를 감시하는 모구 종족들과 끊임없이 분쟁을 벌였다.
뿔뿔이 흩어진 아퀴르의 후예들
트롤들은 점차 세를 불리는 그들을 가만두고 보지 않았다. 잔달라 부족은 트롤 연합 '줄 제국'을 선포하고 야생 신 로아들과 함께 선봉에 서서 키틱스를 비롯한 적의 핵심 세력을 격파했다.
아마니 부족은 북동쪽으로 도망친 키틱스와 아퀴르 잔당들을 추적해 완전히 끝장냈다. 그리고 다시는 땅굴에서 기어나오지 못하도록 그 영토 위에 거대한 줄아만 제국을 세웠다. 이후 이들은 환경에 적응하여 숲 트롤이라 불렸다.
구루바시 부족은 남서쪽 안퀴라즈에 있는 퀴라지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이들은 퀴라지와의 전쟁에서 완전히 승리하지 못하고 흩어져 줄파락과 줄구룹이라는 터전을 세웠다. 이들은 훗날 각각 정글 트롤과 모래 트롤이라 불렸다.
강성하는 트롤들의 문명 도시
드라카리 부족은 대륙 북부의 네루비안들을 쫓았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줄드락이라는 군락을 세워 네루비안들을 견제했다. 드라카리 부족은 얼음 트롤로 변화되었다.
세력은 소소하지만 어둠이빨 부족이라는 트롤들도 있었다. 이들은 다른 트롤 분파와 달리 도시를 세우지는 않고 하이잘 산 근처에 조용히 자리 잡아 달빛을 좋아하는 야행성 어둠 트롤로 진화되었다.
아제로스 종족 분포도
아퀴르 세력이 분열되고 그 위에 트롤 문명이 자리 잡자 전쟁은 소강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엔 칼림도어 남쪽에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고 있었다.
9. -15,000년 ~ -1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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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모구가 거주하는 영원꽃 골짜기에선 새로운 종족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짓궂은 원숭이 종족 호젠, 물고기를 닮은 종족 진위, 유목 생활을 해온 야생 소 종족 야운골, 작은 몸집의 그루멀, 야만적인 파충류족 사우록, 그리고 무엇보다 두각을 보인 건 뛰어난 지성과 지혜를 갖춘 판다렌 종족이었다.
영원꽃 골짜기에 나타난 새로운 생명들
영원꽃 골짜기의 생명들을 인도한 건 네 명의 야생 신이었다. 옥룡 위론, 백호 쉬엔, 주학 츠지, 흑우 니우짜오. 판다렌들은 이들 반신들을 자애로운 신으로 여기며 '위대한 천신회'라 칭했다.
영원꽃 골짜기의 야생 신 천신회
이들이 번성하는 가운데, 모구 종족은 점차 가속화되는 육체의 저주와 사마귀 종족의 습격에 시달리고 있었다. 사마귀 종족은 알을 낳고 침공하는 식으로 100년 주기마다 한 번씩 모구들을 힘들게 했다.
모구 족의 젊은 전사 레이 션은 대륙을 떠돌며 배신과 분열로 몰락해가는 모구들에 대해 깊게 사색했다. 답을 갈구하던 그는 이윽고 과거 모구들을 영원꽃 골짜기에 정착시켰던 대수호자 라덴('라'를 모구들은 라덴이라 부른다.)을 찾아갔다.
티탄의 죽음을 느낀 이후 골짜기 지하 석굴에 은거하고 있었던 라덴은 레이 션을 아만툴의 힘을 보관한 장소로 데려가 '창조주의 죽음'이라는 진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레이 션은 라덴과 달리 오히려 분통을 터뜨렸다. 그동안 라덴이 어떤 위대한 목표를 갖고 모구들을 시험에 들게 한 게 아니라 그저 무기력한 좌절에 빠져 은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를 화나게 한 것이다. 레이 션은 돌연 라덴을 공격해 무력화한 다음 천둥산에 가두었다.
레이 션에 의해 감금된 수호자 '라'
레이 션은 라덴의 힘, 그리고 위대한 아만툴의 힘까지 차지했다. 그의 영혼에 상상할 수 없는 힘이 밀려들었다. 그는 즉시 모구 부족으로 돌아와 자신을 '천둥왕'이라 칭하고 갈라져 있던 모구 종족을 하나로 평정했다.
레이 션은 일부 모구들의 육체의 저주를 되돌리기까지 했다. 또한 거대한 성벽 '용의 척추'를 쌓아 지긋지긋한 사마귀 종족의 위협으로부터도 어느정도 해방시켜주었다. 모구들은 처음엔 그를 두려워했으나 곧 환호했고, 레이 션의 통치 아래 번영을 갈구했다. 그것은 모구에게 새롭고 영광스러운 제국의 탄생을 의미했다. 하지만 다른 종족에게는 폭정의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폭정의 시대를 여는 천둥왕 레이 션
레이 션은 영원꽃 골짜기 주위에서 노예 정복 전쟁을 시작했다. 진위 종족은 그에 맞서 용감히 싸웠으나 결국 무너졌다. 호젠 종족은 스스로 모구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판다렌 종족은 야생 신 쉬엔의 힘을 빌려 맞서보았으나 티탄의 힘을 훔친 레이 션을 당할 수는 없었다. 결국 천둥왕의 이름 아래 영원꽃 골짜기의 모두가 언어를 비롯한 문명을 철저히 파괴당하고 노예 신세로 전락했다.
반신 쉬엔도 당하지 못한 천둥왕의 힘
모구 제국은 곧 다른 문명의 주의를 끌었다. 특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던 잔달라 트롤들은 모구들에게 동맹을 제안하며 아제로스 정복자로서의 연대를 주장했다. 그들은 모구에게 아제로스 전반의 환경적인 지식을 제공해줄 수 있었다.
야욕에 차있던 천둥왕은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두 연합은 먼저 영원꽃 골짜기 서쪽에 위치한 울둠에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울둠에 있는 시초의 용광로와 톨비르들을 수중에 넣는다면 아주 강력한 전력이 되리라 판단했다.
잔달라 트롤과 모구의 야욕에 찬 동맹
하지만 톨비르들은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천둥왕이 대수호자 라를 배신했다는 사실에 분개했다. 비록 그들은 전력 상으로 모구와 잔달라 연합을 상대할 수 없었지만, 그들에겐 시초의 용광로가 있었다. 톨비르들은 용광로 출력을 조정하여 아제로스 전체가 아닌 주변 지역에만 영향이 가도록 수정했다. 그리고 천둥왕 연합이 가까이 왔을 때, 용광로를 가동시켰다.
그날, 울둠 주위에 있었던 거의 모든 생명체가 즉사했다. 울둠 주변 지역은 갈라지고 찌그러져 메마른 사막만이 남았다. 수천 년 동안 수많은 동식물이 뛰놀았던 그 광대한 밀림은 더 이상 없었다.
울둠 내부에 머물렀던 톨비르는 살아남았다. 일군의 모구 무리는 천둥왕의 시체를 모구 제국으로 가져와 무덤에 안치했다. 이 일로 모구와 잔달라 두 제국은 모두 한동안 회복하기 힘든 커다란 치명타를 입었다.
황폐화되어버린 울둠 지역
천둥왕의 죽음으로 결속이 약해진 모구 제국은 그럼에도 타 종족의 핍박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만에 하나 일어날 반란을 방지하고자 판다렌의 무기 소지를 금지하고 계속 노예로 부렸다.
어느 날부터인가 위대한 판다렌 캉은 무기 대신 자신의 몸을 무기로 사용하는 법을 익혔다. 그리고 그것을 춤을 추는 것이라 위장했다. 이 기이한 전투 방법은 모구 제국의 억압받는 노예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나갔다. 수많은 노예들이 캉의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헌신적으로 새로운 무술을 익혔다.
맨 몸으로 전투하는 법을 익힌 판다렌 노예들
모구들이 판다렌의 심상찮은 움직임을 감지했을 때, 이미 혁명은 시작되었다. 판다렌들은 천신회를 비롯해 진위, 호젠, 그루멀, 야운골 등등 함께 반란을 일으킬 세력을 규합했고, 노예들에게 의지하느라 많이 약해졌던 모구들은 결국 그들의 혁명을 저지하지 못 했다.
그렇게 모구 제국은 몰락했다. 이어서 잔달라 트롤까지 침공해 왔지만 지앙이라는 판다렌이 운룡을 길들여 싸우는 방법까지 동족들에게 알려주면서 전쟁은 혁명군의 완전한 승리로 끝났다.
무술과 운룡을 이용해 승리한 판다렌
전쟁이 끝난 후 유목 민족 야운골은 다시 골짜기를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각각 칼림도어 북부와 중부에 자리 잡았다. 이때 영원꽃 골짜기에 그대로 남은 자들은 야운골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북부로 올라간 자들은 타운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차가운 토양에 적응해 갔다. 중부에 정착한 이들은 자신들을 타우렌이라 불렀다. 다만 타우렌들은 똑같이 유랑 종족이면서 매우 호전적인 성격을 가진 켄타우로스들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
유랑 생활을 고수하는 타우렌과 켄타우로스
판다렌들은 모구 종족에게 복수하기보다는 위대한 캉의 가르침대로 평화를 택했다. 영원꽃 골짜기 일대에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가 열렸고, 판다렌은 그 지역을 고향으로 여기는 다른 종족들과 함께 번성했다. 이른바 판다리아 제국은 그렇게 한동안 평화로웠다.
더욱 다양해지는 종족 분포
한편, 하이잘 산 근처에서 조용히 살아가던 어둠 트롤들에게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칼림도어 대륙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변혁의 시발점이었다.
10. -10,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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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트롤들은 햇빛을 싫어해 동굴 속에서 살며 밤에만 활동했다. 그러한 야행성 생활 때문에 점차 그들의 피부는 회색빛으로 바뀌어 갔다. 어둠 트롤 비술사들은 다른 트롤들과 달리 자연 세계와 평화롭게 연결되기를 갈망했다. 그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살 방법을 찾기 위해 어둠 트롤들을 칼림도어 중부의 영원의 샘으로 인도했다.
생기 넘치는 에너지가 가득한 영원의 샘에 매료된 어둠 트롤들은 샘 기슭을 따라 정착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샘에서 발산된 에너지는 어둠 트롤의 살과 뼈에 퍼져 들었고, 점차 그들의 외형을 변화시켰다. 그들은 샘 근처에 널려 있는 신비한 티탄의 유물에 영향을 받아 스스로를 '별의 후예'라는 뜻의 칼도레이. 나이트 엘프라 칭했다.
엘프의 탄생
어둠 트롤의 비술사들은 달의 여신 엘룬이라는 존재가 영원의 샘과 결속되어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엘룬의 자매회라는 이름을 걸고 헌신적으로 엘룬을 숭배했다. 자매회의 대여사제들은 초기 나이트 엘프 문명의 모든 사안에 관여하며 정신적인 지도자로 활동했다.
워크래프트 신비주의 끝판왕 '엘룬'
자연과 결속한 나이트 엘프의 등장은 야생 신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반신 세나리우스는 나이트 엘프들을 매우 아껴 그들에게 자연 세계의 지식을 전해주곤 했다. 세나리우스는 반인반수의 모습을 한 야생 신으로써, 나이트 엘프들은 그를 사슴신 말로른과 엘룬이 낳은 아들이라고 믿었다. (※ 명확한 사실이 아닌 그저 그렇게 생각했다는 정도의 설정으로 변경되었다.)
위대한 흰 순록 말로른의 자식 '세나리우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일부 나이트 엘프는 다른 삶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영원의 샘의 비밀을 풀어내려는 생각에 사로잡혀 열정적으로 샘의 비전 에너지를 연구했다. 그들은 더 이상 자연과 결속하기보다는 비전 마법사로써 마력을 사용해 화려한 문명을 건설하는 일에 몰두했다.
영원의 샘의 마력에 집착하기 시작한 나이트 엘프
나이트 엘프가 비전 마법에 정통해지면서 그들은 아제로스 역사상 검은 제국 이후 가장 넓은 영토를 가진 강력한 종족이 되었다. 호수 주변에 진아즈샤리라는 수도를 시작으로 칼림도어 서부에 라타르라잘, 텐라로레, 엘드레탈라스, 샨다랄, 수라마르 등 다수의 도시를 건설한 그들은 트롤과 모구들도 넘볼 수 없는 강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칼림도어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나이트 엘프의 문명
일리단 스톰레이지는 수라마르 시에 사는 젊은 마법사였다. 나이트 엘프들이 영원의 샘의 힘으로 발전시켜온 비전 마법의 강력한 권능에 매료되었던 그는 마법을 배울 수 없는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귀족들의 눈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였고, 끝내 마법을 배워냈다. 그에게 있어 영원의 샘과 비전 마법은 동경 그 자체였다.
젊은 나엘 마법사 '일리단'
그는 또한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내온 엘룬자매회의 여사제 티란데 위스퍼윈드를 사랑했다. 하지만 티란데의 마음은 야심 넘치고 열정적인 타입의 일리단보다는 진중한 성격의 그의 친형 말퓨리온 스톰레이지에게 가있었기에, 일리단은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
말퓨리온은 반신 세나리우스에게도 인정받는 최초의 드루이드였다. 그는 나이트 엘프가 비전 마법에 빠져 문명의 이기를 드높일 때도 오롯이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드루이드의 가르침을 전파했다. 엘룬을 섬기는 티란데는 그런 그를 사랑했다.
티란데와 말퓨리온 커플
아즈샤라 여왕은 진아즈샤리의 고고한 지배자였다. 그녀는 '명가'라 불리는 귀족들과 함께 나이트 엘프 사회의 상류 계층을 차지했다. 특히 군주 자비우스, 여군주 바쉬는 여왕의 충실한 심복이었으며, 그들 귀족은 자신들을 다른 나이트 엘프보다 우월하다고 믿었다. 그 오만함은 특히 트롤들의 강한 적개심을 불러왔지만, 그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만해진 나이트 엘프의 명가 귀족들
아즈샤라 여왕은 점점 더 영원의 샘과 그 안에 감춰진 비전 마력의 비밀에 집착했다. 그녀는 나이트 엘프가 지금까지 접한 비전 마법은 영원의 샘에 담긴 마력의 작은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귀족들에게 영원의 샘을 더욱 깊이 연구하라고 종용했다.
그러한 계속된 무리한 연구는 결국 파국을 불러왔다. 영원의 샘에 마법의 격류가 일어 뒤틀린 황천과 닿았고, 이로 인해 황천의 악마들은 불꽃에 모이는 나방처럼 아제로스의 마력에 이끌렸다.
마침내 살게라스는 아제로스의 위치를 찾아냈다. 잠재력이 매우 뛰어난 세계혼이 잠들어 있다는, 아만툴이 이야기했던 바로 그 행성이 분명했다. 살게라스는 즉각 악마 군단을 불러모았다. 남은 건 아제로스로 넘어갈 방법을 찾는 것뿐이었다.
마침내 아제로스를 발견한 살게라스
불타는 군단이 행성을 넘어가기 위해선 적당한 차원문이 필요했다. 관문 없이는 이동하는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차원문의 역할은 영원의 샘이 충분히 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 아르거스 행성에서 그랬던 것처럼, 살게라스는 도착지의 조력자가 필요했다.
살게라스는 먼저 아즈샤라 여왕의 긴밀한 조언자이자 최측근인 군주 자비우스를 타락시켰다. 자비우스는 아즈샤라 여왕과 추종자들에게 무한한 힘을 주겠다는 살게라스의 속삭임을 전했고, 예상대로 여왕과 명가 귀족들은 그 달콤한 약속에 매료되었다. 곧 그들은 영원의 샘에서 의식을 통해 스스로 불타는 군단을 아제로스로 불러왔다.
그날, 어느 필멸의 제국도 경험하지 못한 지옥과도 같은 전쟁이 아제로스에 찾아왔다. 여왕의 궁전에는 악마 전사들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고, 명가를 제외한 모든 나이트 엘프를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파괴자 만노로스가 이끄는 군단의 선봉대는 죽음과 파괴의 물결이 되어 나이트 엘프 제국을 가로질렀다. 타오르는 지옥불정령이 우아했던 나이트 엘프 도시를 잿더미로 바꿔 놨으며, 수천에 이르는 파멸의 수호병과 게걸스러운 지옥사냥개들은 눈에 보이는 자들을 닥치는 대로 살해하고 피를 뿌려댔다.
강대한 힘을 가진 불타는 군단
군단의 선봉대를 맡은 파괴자 만노로스는 군단의 3인자였다. 당시 군단은 살게라스를 필두로 아키몬드와 킬제덴이 2인자를 맡고 있었고, 만노로스와 티콘드리우스가 3인자의 위치에 있었다. 여기서 만노로스는 아키몬드의 부관이기도 했다.
불타는 군단의 3인자들
말퓨리온은 나이트 엘프 사령관 제로드 섀도송과 함께 즉각 저항군을 조직해 군단의 침공에 맞섰다. 물론 티란데와 일리단도 함께였다. 말퓨리온의 드루이드 주술과 일리단의 비전 마법은 악마의 침략을 잠시나마 저지시켰다. 격렬한 전쟁 도중 사망한 엘룬자매회의 대여사제를 이어 새로운 대여사제가 된 티란데 역시 악마들에게 결사항전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악마 군단의 병력은 점차 증가하기만 할 뿐이었다.
나이트 엘프 사령관 '제로드 섀도송'
나이트 엘프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말퓨리온은 티란데, 일리단과 함께 하이잘 산의 달숲으로 향했다. 자신의 스승이자 반신인 세나리우스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였다. 세나리우스는 말퓨리온의 요청에 응하여 하이잘 산의 야생 신들을 최대한 불러모았다.
세나리우스를 찾아간 스톰레이지 형제와 티란데
야생 신들은 강력했지만 단합하여 싸우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았다. 따라서 말퓨리온은 용의 위상에게도 찾아가 상황을 알렸다. 군단의 침공은 곧 아제로스 전체의 위기였기에 다섯 용의 위상들은 즉각 고룡쉼터 사원에 모여들었다. (※ 대륙 북부에 위치한 다섯 용의 회합 장소)
용의 위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자 먼저 검은 용의 위상 넬타리온이 한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드래곤 소울(또는 악마의 영혼)이라는 아티팩트를 만들어 용의 위상들에게 각자의 힘을 일부 희생해 주입. 이것을 이용해 아제로스의 표면에서 불타는 군단을 쓸어버릴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드래곤 소울'에 힘을 모은 용의 위상들
다른 수가 없었던 위상들은 그 제의에 동의했고, 얼마 후 계획대로 드래곤 소울을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넬타리온이 드래곤 소울을 이용해 다른 위상들을 공격해왔다. 사실 넬타리온은 이전부터 아제로스의 깊은 곳에 유폐되어 있던 고대 신들의 끊임없는 속삭임에 의해 타락한 상태였다. 드래곤 소울 역시 다른 용들의 힘을 약화시키고 독식하기 위함이었다.
고대 신에 의해 타락한 용의 위상 '넬타리온'
드래곤 소울을 얻은 넬타리온의 잔혹한 공격으로 먼저 푸른 용 군단이 거의 몰살당할 위기에 몰렸다. 이때 푸른 용의 위상 말리고스의 첫 번째 부인 신드라고사는 넬타리온과 싸우다가 치명상을 입고 아제로스 북쪽의 얼음 황무지에 추락하고 말았다. 신드라고사는 마지막 힘을 짜내 필사적으로 자신의 남편 말리고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넬타리온의 배신 때문에 광기에 미쳐있던 말리고스는 그녀의 신호를 무시하고 말았고, 신드라고사는 결국 얼어붙은 황무지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증오심을 품은 채 죽음을 맞은 '신드라고사'
넬타리온은 계속해서 용의 위상들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드래곤 소울에서 흘러나온 에너지는 넬타리온의 몸을 찢기 시작했다. 넬타리온의 비늘 덮인 가죽 곳곳에 타오르는 균열이 생겼고, 그곳에선 용암이 터져 나왔다. 넬타리온은 일단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분노의 포효를 내지르던 그는 마침내 전투에서 물러나 하늘 너머로 사라졌다. 그리고 자신이 수족으로 부리던 고블린 족들에게 아다만티움 갑옷을 만들어 자신의 몸을 감싸게 했다. 이때부터 넬타리온은 자신을 스스로 데스윙이라 부르며 훗날을 기약했다.
'데스윙'의 탄생
그동안 불타는 군단은 2인자 아키몬드까지 넘어오면서 위세가 더해지고 있었다. 아제로스 저항군은 결사항전으로 군단에게 대항했으나 속수무책이었다. 전투 중 심각한 부상을 입고 위기에 처한 아들 세나리우스를 구하기 위해 단신으로 뛰어들어간 사슴신 말로른은 아키몬드에게 목을 꺾여 죽고 말았다. 말로른 뿐만이 아니라 우르솔, 우르속, 골드린, 아비아나, 아감마간 등 대다수 야생 신들마저 군단의 잔혹한 공격에 죽음을 맞았다. 이대로 살게라스까지 넘어온다면 정말 끝장이었다.
아키몬드에 의해 최후를 맞은 사슴신 말로른
상황이 좋지 않자 말퓨리온은 영원의 샘을 파괴하기로 마음 먹었다. 영원의 샘이 악마들을 불러오는 매개체라고 판단한 것이다. 세나리우스와 티란데를 비롯한 대다수 저항군들은 말퓨리온의 의견에 찬성하고 영원의 샘을 파괴하기 위한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생 일리단의 생각은 달랐다.
일리단은 형을 배신했다. 그에게 있어 샘의 존재는 나이트 엘프에게 불멸성을 부여하고 자신이 비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매우 중요한 힘의 근원이었다. 급기야 차원 너머의 살게라스와 접촉한 일리단은 그에게서 새로운 힘을 부여받았다. 살게라스는 일리단의 두 눈을 불태우고 새로운 마안(魔眼)과 힘을 부여했다. 일리단은 그 대가로 데스윙에게서 드래곤 소울을 훔쳐 명가에게 가져다 주었고, 명가는 그 힘으로 살게라스 소환 의식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두 눈을 잃고 새로운 힘을 얻어낸 일리단
그동안 아즈샤라 여왕을 따르던 한 무리의 나이트 엘프 귀족이 여왕을 향한 시선을 바꿔 바라보기 시작했다. 수라마르에 본거지를 둔 이 정예 명가들은 이 소환 의식이 자신들에게 힘을 주기는 커녕, 언젠가 아제로스 전체의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 판단했다. 그들은 곧 다른 명가와 관계를 끊고 그들이 수년에 걸쳐 수집해놓았던 강력한 유물을 꺼내들었다. 창조의 기둥이었다. 그들은 이 유물을 통해 이미 열린 차원문들을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봉인했다.
창조의 기둥을 통해 만들어진 힘의 원천 '밤샘(Nightwell)'
다만 그들은 계속해서 악마 군단에 맞설 생각은 없었다. 차원문을 닫은 정도에 만족한 그들은 창조의 기둥 중 하나인 아만툴의 눈을 이용해 비전 마법의 거대한 샘을 만들었다. 밤샘이라고 이름 지어진 이 힘의 원천은 본거지 수라마르를 보호하는 한편 그들을 나이트본이라는 새로운 종족으로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밤샘의 영향으로 진화한 '나이트본(Nightbone)'
아제로스의 운명을 건 전쟁이 격화되는 동안, 남쪽의 판다리아 제국에선 이 파국을 미리 예지한 자가 있었다. 샤오하오. 판다리아 제국의 새 황제로 즉위한 그는 진위 족 예언자에게 들은 이 끔찍한 예언을 극복하기 위해 우선 신성한 의식을 행했다.
아제로스의 불길한 미래를 예지한 판다리아의 황제 '샤오하오'
샤라고 알려진 부정한 영들은 각각 의심, 절망, 분노, 공포, 증오, 폭력 등을 대변했다. 샤오하오는 이 샤들을 지혜롭게 차례로 상대하며 판다리아의 깊은 땅속에 가두고 판다렌 정예 병사 조직 음영파를 창시해 지키게 했다.
이샤라즈의 부정한 일곱 영 '샤'
의식을 마친 샤오하오는 본격적으로 판다리아를 구제할 작업에 착수했다. 위대한 천신회 옥룡 위론의 힘을 빌어 샤오하오는 자신의 영혼을 두꺼운 안개로 체화시켜 판다리아를 뒤덮었다. 그의 안개는 외부 세계로부터 판다리아를 가려 주었다. 이후 만 년 동안 판다리아는 숨겨졌고 전설 속으로 사라졌다.
다만, 샤오하오가 의식 중에 한 가지 놓친 부정한 감정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교만이었다. 이 악의에 찬 샤는 조용히 판다리아에 도사리며 때를 기다렸다.
안개 속으로 사라진 판다리아
아즈샤라 여왕은 영원의 샘에서 살게라스를 소환할 마지막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의 맹렬한 주문은 샘의 거친 심연 속에 불안정한 마력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냈고, 살게라스의 불길한 그림자는 점점 표면으로 가까워져갔다.
말퓨리온은 동생이 저지른 배신의 증거물인 드래곤 소울을 다시 되찾아 그 힘으로 영원의 샘을 파괴하고자 했다. 절박해진 일리단은 샘에 접근하여 미리 자신이 특수 제작해놓은 물병에 영원의 샘물을 담기 시작했다. 누가 이기건, 그의 목적은 오로지 샘의 보존이었다.
얼마 후, 마침내 드래곤 소울의 힘이 폭풍우가 되어 영원의 샘을 강타했다. 명가의 주문은 흐트러졌고 영원의 샘에선 비전 에너지의 불안정한 소용돌이가 솟구쳤다. 차원문을 통해 발을 디디려던 살게라스는 다시 뒤틀린 황천으로 튕겨 나갔다. 군단의 악마 대부분 역시 영원에 샘에서 뻗쳐나온 에너지에 의해 다시 황천으로 날려 보내졌다. 분노의 포효가 황천을 가로지르며 메아리쳤고 대규모 지진이 일어 아제로스의 표면을 찢기 시작했다.
그날, 세계는 분리되었다.
영원의 샘을 중심으로 일어난 지각 변동
하나였던 칼림도어 대륙은 크게 네 개로 갈라졌다. 영원의 샘이 위치했던 세계의 중심은 혼돈의 소용돌이(Maelstrom)가 생겨나 격렬히 휘몰아쳤다. 훗날 아제로스를 격변시킨 이 대사건은 '세계의 분리(The Great Sundering)'라 불렸다.
마침내 우리가 알고있는 아제로스의 모습으로 갈라진 대륙
이른바 고대 전쟁은 끝이 났다. 하지만 이 거대한 지각 변동은 아제로스의 이후 역사도 격변시켰다. 아제로스는 이제 역사의 한 장을 넘겼을 뿐이다.
11. -10,000년 ~ -4,5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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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퓨리온과 티란데를 비롯한 나이트 엘프들은 엘룬의 은총으로 대재앙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끔찍한 폭발 속에서 살아남은 나이트 엘프들은 함께 뗏목을 타고 서쪽의 칼림도어 대륙으로 나아갔다.
살아남은 고대 전쟁의 영웅들
지칠 대로 지친 그들은 침묵 속에서 생존을 위한 여정을 함께 하며 폐허가 된 세상을 보게 되었고, 이 모든 파괴가 자신들의 욕망에서 나온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비록 영원의 샘이 파괴되면서 살게라스의 그의 불타는 군단은 이 세계에서 사라졌지만, 말퓨리온과 그의 동료들은 승리의 끔찍한 대가를 마음 속 깊이 새겼다.
그러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던 말퓨리온과 나이트 엘프들은 칼림도어 대륙 북쪽의 하이잘 산 정상에서 또다시 영원의 샘의 마법이 깃들어 있는 호수를 발견하게 된다. 영원의 샘이 폭발하기 전, 샘의 물을 담아왔던 일리단이 하이잘 산의 호숫가에 샘물을 부어 새로운 영원의 샘을 만들어놓았던 것이다.
이렇게 쉽게 만들어지는거라니;
말퓨리온은 일리단에게 샘의 비전 에너지가 불타는 군단이 또 다시 침공해올 수 있는 관문이 될 수 있다고 설득해보았으나 일리단은 끝까지 자신의 마력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결국 말퓨리온은 자신의 동생을 거대한 지하 감옥에 가둬버리게 된다.
이때, '엘룬의 자매회'의 지도층이었던 마이에브 섀도우송이 나서서 일리단을 영구히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자신의 동생을 일리단의 비전 마법에 의해 희생당하여 일리단에게 강한 원한을 품고 있던 자로, 엘프들의 동의를 얻어 '감시자들'이라는 조직까지 새로 만들어 일리단을 단단히 지키도록 했다.
일리단 감시를 자처한 마이에브 섀도우송
나이트 엘프들은 하이잘 산의 새로운 영원의 샘을 파괴하면 또 다시 큰 참사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우려해 샘을 그대로 두기로 했고, 대신 용의 위상들이 샘에 거대한 나무를 심어 샘을 봉인할 겸 대지를 치유하고 정화할 수 있게 했다. 엘프들은 이 나무를 세계수 놀드랏실(Nordrassil)이라 부르며 경외의 마음을 담아 보존키로 한다.
영원의 샘 위에 피워낸 세계수 놀드랏실
말퓨리온과 그를 따르는 나이트 엘프들은 또한 다시는 비전 마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선언했다. 대신 반신 세나리우스의 보살핌 아래 고대 드루이드의 지식을 배워 폐허가 된 땅을 치유하고 하이잘 산의 숲을 다시 키우며 조용히 살아가기로 했다.
꿈의 여왕 이세라는 이번 일로 오염된 에메랄드의 꿈을 정화하기 위해 말퓨리온과 드루이드들을 세계수에 연결된 에메랄드 세계로 불러 정기적으로 긴 잠에 빠져들게 하였으며, 시간의 지배자 노즈도르무는 세계수에 축복을 내려 나이트 엘프들이 불멸의 영생을 누릴 수 있게 하였다. 말퓨리온이 잠들었으므로 나이트 엘프는 티란데가 대신 이끌게 된다.
드루이드들과 이어진 에메랄드의 꿈
긴 시간이 흐른 후, 하이잘 주변에서 다시 한 번 작은 전쟁이 일어났다. 과거 살게라스를 아즈샤라에게 소개한 장본인인 자비우스와 일부 귀족들은 살게라스의 힘을 그대로 받아들여 악마형 종족 사피로스로 변질되었었다. 그들은 한동안 아제로스의 어두운 구석에 숨어 힘을 모은 후 세력을 규합해 나이트 엘프들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
최초의 사피로스, 자비우스
나이트 엘프를 이끄는 티란데는 고도로 훈련된 여전사로 이루어진 파수대를 결성해 사피로스의 침략에 맹렬히 맞섰다. 잠들지 않은 드루이드들도 물론 함께였다.
하지만 전쟁 중 일군의 엇나간 드루이드가 야생 신 골드린의 늑대 형상을 연마하다가 늑대인간이라는 저주받은 형태로 변질되고 말았고, 전투 현장에서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물어뜯는 바람에 전황에 큰 타격을 주었다. 그들에게 부상을 당한 나이트 엘프는 저주를 받아 똑같이 늑대인간이 되었다.
드루이드에서 파생된 늑대인간
에메랄드의 잠에서 잠시 깨어난 말퓨리온은 고민에 빠졌다. 드루이드의 길이 자칫 이런 위험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 그는 늑대인간들을 에메랄드의 꿈 한편으로 추방한 후 세나리온 의회를 창설해 드루이드들을 인도하고 수련 과정을 지켜보도록 했다.
늑대인간 사태가 진정되자 전황은 다시 나이트 엘프 군대의 우세로 흘렀다. 파수대와 드루이드들은 사티로스의 영토 깊숙이 파고들어 대부분의 숲에서 타락을 정화했다. 남은 소수의 사티로스는 어둠 속으로 물러났다. 그들은 다시는 나이트 엘프 사회에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일단락 된 사피로스와의 전쟁
하지만 진짜 위협은 다른 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세계의 분리로 아제로스가 찢겼을 때 지질이 파괴되면서 고대 신들을 봉인했던 감옥이 약화되었고, 그 여파로 고대 신들은 의식을 새롭게 회복하여 서서히 아제로스의 생명체들에게 타락의 촉수를 뻗쳐가기 시작한 것이다.
아즈샤라와 그녀의 추종자들은 격변 당시 소용돌이에 휩쓸려 거친 바다 밑으로 끌려들어갔다. 그들이 모조리 익사하려던 순간, 심해 저 너머에서 또다른 속삭임이 들렸다. 고대신 느조스였다. 봉인되어 있던 느조스는 세계의 분리로 인해 심해에 가라앉았다. 아즈샤라 여왕은 망설임 없이 느조스와 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그들은 마치 바다뱀과 같은 형상으로 변했고, 스스로를 나이트 엘프가 아닌 나가(Naga)라 칭했다. 그들은 혼돈의 소용돌이 밑바닥에 나즈자타라는 나가의 도시를 건설하고 심해의 차가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렸다.
나가로 변해버린 아즈샤라와 추종자들
고대 신 요그사론이 갇혀있던 노스렌드에는 더 심각한 징후가 발견되었다. 사로나이트라는 낯선 광물이 곳곳에 퍼지면서 노스렌드 토착 동식물의 생명력을 짜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 현상은 점차 아제로스 전역으로 퍼져갔다.
세나리온 의회의 드루이드 집단은 세계수가 하이잘 산 주변을 정화했던 것처럼 사로나이트로 오염된 곳에도 같은 방법으로 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위해선 우선 용의 위상들의 인도를 요청하여 그들의 축복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세나리온 의회를 이끄는 대드루이드 판드랄 스태그헬름은 사태가 급박하다고 판단했기에 자신을 따르는 자들과 함께 즉각 행동에 나섰다. 먼저 세계수에서 여섯 개의 커다란 나뭇가지를 꺾은 그들은 사로나이트의 오염이 심각화 된 여섯 개의 지역에 그 나뭇가지를 심었다. 잿빛 골짜기, 수정노래 숲, 페랄라스, 그늘숲, 동부 내륙지 등등.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지역은 단연 노스렌드의 어느 산속이었다. 판드랄은 그곳에 세계수의 가장 큰 나뭇가지를 심었다.
말퓨리온의 부관이었던 판드랄 스태그헬름
나뭇가지들은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나무로 자라났다. 이 방법은 의외로 꽤나 성공적이어서 사로나이트의 광맥을 벗겨내고 오염을 정화했다. 특히 노스렌드에 심은 세계수가 놀라운 속도로 자라나 '눈의 왕관'이라는 뜻의 안드랏실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새로운 세계수의 뿌리가 너무 깊이 내려간 탓에 요그사론의 지하 감옥을 건드리고 만 것이다. 그 초기 여파로 안드랏실 주변의 생명체들은 점차 포악해지기 시작했다. 이 사실을 안 세나리온 의회는 위상의 축복 없이는 안드랏실이 타락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세계수를 다시 쓰러뜨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거대한 안드랏실을 베어냈다. 안드랏실은 엄청난 소리를 내며 노스렌드의 얼어붙은 땅에 쓰러졌다. 그 후 드루이드들은 그 쓰러진 세계수를 '부서진 왕관'이라는 뜻을 지닌 볼드랏실이라 불렀다.
부러진 세계수 '볼드랏실'
때를 기다리던 요그사론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판드랄이 심은 나무들을 에메랄드의 꿈으로 통하는 문으로 이용했다. 다른 고대 신들 또한 그 에테르 영역에 손을 뻗칠 수 있게 되었다. 작은 타락의 씨앗이 이세라의 영역에 퍼졌고, 씨앗들은 이윽고 꿈의 길을 더럽혔다. 이는 훗날 에메랄드의 악몽이라고 알려진 사건의 시작이 되었다.
12. -7,000년 ~ -2,8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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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전쟁 이후 나이트 엘프 사회에서 마법은 금지되었다. 하지만 모든 나이트 엘프들이 말퓨리온의 마법 금지 원칙을 기꺼이 따른 건 아니었다. 영원의 샘 폭발 당시 바다 밑으로 수장되지 않고 살아남은 일부 귀족 세력들은 끝내 마법 사용을 고수하다가 추방되어 동쪽 대륙으로 떠나게 되었다. 이때 이들을 앞장선 것은 다트리마 선스트라이더라는 이름의 귀족이었다.
동쪽으로 이동하는 엘프 추방자들
동부 대륙 북서부의 티리스팔 숲에 상륙한 이들은 곧 이곳에도 마수를 뻗치고 있던 고대신의 영향으로 하나둘 미쳐가기 시작했고, 이를 피해 좀 더 북쪽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달라진 환경 기후 때문에 나이트 엘프들은 하얀 피부로 외형이 변화하게 되었다. 키도 예전보다 작아졌고, 머리색도 달라졌다. 그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달을 숭배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을 태양의 아이들이라는 뜻의 쿠엘도레이라 칭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하이 엘프의 탄생이었다.
하이 엘프로 변모한 마법 지향 엘프 분파
하지만 동부 대륙의 북쪽에는 이미 토착 종족이 있었다. 아마니 제국의 숲 트롤들이었다. 그들은 과거 아즈샤라 여왕 시절의 오만했던 나이트 엘프를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트롤은 엘프들의 조상이기도 했지만 워낙 긴 시간이 흘렀기에 엘프들이 그런 것 따위 신경 쓸 리는 없었다. 안다고 해도 워낙 야만적인 그들의 모습 때문에 진실을 부정했을 것이다.
숲 트롤과 맞닥트린 하이 엘프들
하이 엘프들은 트롤들을 보는 족족 공격하여 그들의 영토를 빼앗고 하이 엘프만의 새로운 문명인 쿠엘탈라스 왕국을 새로이 건설했다. 또한 다트리마는 일리단의 감옥에서 빼돌려두었던 영원의 샘물이 담긴 물병 하나를 북쪽의 섬에 옮겨담아 새로운 마력의 원천인 태양샘까지 만들어냈다. 그 덕분에 하이 엘프들은 어느정도 마력 갈증을 해소하게 되었다.
다시금 마법의 힘으로 융성한 쿠엘탈라스 왕국
하지만 트롤들을 상대하기 위해 계속해서 마법을 사용했다간 또다시 예전처럼 불타는 군단의 주의를 끌 위험이 있었다. 따라서 하이 엘프들은 국경을 따라 마법석을 설치하여 일련의 마법 장벽을 생성시켰다. 마법 장벽은 비전 마법 사용을 감지하지 못하게 막는 동시에 트롤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덕분에 쿠엘탈라스 왕국은 번영했지만, 다트리마의 증손자 아나스테리안 선스트라이더가 권좌에 올랐을 때 하이 엘프는 다시 한 번 숲 트롤들의 맹렬한 반격을 받게 된다. 잔달라 트롤들이 연합한 것이다.
대대로 하이 엘프를 다스린 선스트라이더 왕가
한편 하이 엘프와 트롤들이 적대하고 있는 사이, 동부 대륙에 정착한 또다른 종족인 인간들이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티리스팔에 정착했던 브리쿨의 후예들로, 여러 부족 집단을 형성하여 트롤들의 침략에 근근히 버티며 살아왔다.
하지만 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뭉치기 시작했는데, 아라시 부족의 등장 때문이었다. 아라시 부족의 리더 소라딘은 인간 부족들을 통합하여 아라소르라는 국가를 세워냈다. 수도는 티리스팔 숲 남동쪽에 건설한 '스트롬'이었다. 이들은 오래전 티리스팔 숲 중심부에 남겨졌던 수호자 티르의 전설적인 은빛 손을 상징으로 한 <성기사단>을 창설하고 타 종족에게 밀리지 않을 만큼 전력을 키워갔다.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인간들
하이 엘프들은 트롤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인간들의 협력이 필요했다. 그동안 트롤들의 핍박에 시달려왔던 인간들 역시 이 전쟁의 승리자가 트롤이 되도록 내버려둘 순 없었다. 이때 소라딘은 엘프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엘프들이 인간에게 마법을 가르쳐주면 이 전쟁에서 확실히 이길 수 있으리란 제안이었다. 하이 엘프 국왕 아나스테리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백 명의 인간들에게 기초적인 마법을 전수해 주는 데 동의했다.
스트롬으로 내려온 엘프 마법사들은 수개월 동안 인간을 가르쳤다. 그리고 제자들에게서 놀라운 특징을 발견했다. 인간들은 마법을 사용함에 있어서 우아함과 정교함은 떨어졌지만 놀랄 만한 선천적 친화력을 지니고 있던 것이다.
인간들도 몰랐던 선천적 재능
수개월 후, 충분한 전력을 갖춘 인간과 엘프는 트롤과의 전선 양쪽에서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계획대로 인간 마법사들도 전선에 나타났다. 그들은 엘프 마법사들과 나란히 서서 새로 얻은 막대한 힘을 불러냈다. 핏빛으로 물든 하늘에서 불덩이가 마구 쏟아져 내렸고 이에 알터랙 산맥 전체가 들썩이고 흔들렸다. 그 에너지는 타오르는 불덩이 속으로 트롤 군대를 집어삼켰다.
마침내 숲 트롤들을 이끌던 지도자가 쓰러지자 살아남은 트롤들은 퇴각하기 시작했다. 엘프와 인간은 사냥감을 쫓듯이 아마니 전사들을 따라가며 마구잡이로 학살했다. 잔달라에서 온 사절들은 전투 결과에 당황하여 고향 섬으로 돌아갔다. 이 전쟁의 패배는 트롤 종족으로서는 다시 복구하기 힘든 역사의 암울한 전환점이 되었다.
반면 인간들은 새로운 영광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동안 움츠려 살아왔던 그들은 이 전쟁의 승리를 기점으로 동부 대륙에서 가장 화려한 문명으로 번성하기 시작했다.
수정 중...
(이 아래 글은 아직 연대기 적용을 하지 않은 옛 글, 즉 블리자드에서 폐기한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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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엘프들은 인간들에게 마법을 가르쳤고, 인간들은 하이 엘프의 편에 서서 트롤들을 공격했다. 결국 이러한 연합에 밀려 아마니 제국의 숲 트롤들은 패배하였고, 아라소르 왕국은 더욱 번영하여 영토 확장을 시작하게 된다.
인간들이 두 번째로 세운 도시의 이름은 달라란 왕국으로, 마법을 연구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마법 도시였다.
마법의 도시 '달라란'
하지만 이 마법 도시 역시 서서히 마법을 남용하기 시작하자 불타는 군단의 하급 악마들이 소환되기 시작하는데, 이에 하이 엘프들은 인간들에게 과거 영원의 샘과 고대 전쟁에 관한 진실을 전해준다. 마법을 남용하여 생겨났던 일들과, 자신들 역시 이를 막기 위해 마법석과 같은 수단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것.
원인을 알게 된 달라란의 고위 마법사 의회 키린 토는 엘프들과는 다른 대처 방식을 택하였는데, 바로 티리스팔 수호자였다. 마법에 뛰어난 자질을 보이는 아이들을 찾아 육성하고, 그 중 가장 뛰어난 자들을 선발하여 티리스팔 의회라는 비밀 조직의 수호자로 임명. 이후 수호자는 대마법사들로부터 강대한 마력을 부여받고 소환된 악마들을 처치하는 역할을 맡는 식이었다. 그들은 티리스팔 숲에 거점을 두고 대를 거듭하며 악마와 싸울 것을 다짐했다. 달라란의 고위 마법사들은 악마들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싶어했기에, 그들의 임무는 모두 비밀리에 부쳐졌다.
악마 퇴치 숙업을 부여받은 티리스팔의 수호자들
달라란이 세워진 이후, 인간들은 계속해서 영토를 확장하여 길니아스 왕국, 알터랙 왕국, 쿨 티라스 왕국, 로데론 왕국, 스톰윈드 왕국 등이 새로이 건국되었고 자연스레 아라소드라는 중앙 국가는 소멸되고 만다.
일곱 왕국으로 분열한 인간들
로데론이 가장 많은 인구와 국력을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옛 아라소드의 터에 스트롬가드 왕국까지 새로 지어지면서 마침내 인간들은 일곱 왕국의 봉건제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대륙 남쪽에 자리잡은 스톰윈드 왕국은 로데론에 버금갈 정도로 강성했다.
아라소드의 터에 자리잡은 스트롬가드 왕국
비옥한 남쪽 영토에 자리잡은 스톰윈드 왕국
-2,5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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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대륙에 토석인의 후예들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본래 티탄들이 아제로스를 가꿔갈 당시 만든 피조물 중에 가장 많이 창조되고 활용되었던 건 바로 토석인으로, 티탄들이 떠난 이후 티탄의 유적 석실 속에서 오랫 동안 잠들어 있다가 세계의 분리 이후로 충격을 받아 하나 둘 깨어났던 것. 이들은 역시 고대신의 저주를 받아 연약한 신체를 가지게 되었는데, 긴 잠에서 깨어난 이후로 이들은 스스로를 드워프라 칭했다.
토석인의 후예, 드워프
이들은 토석인 시절부터 이어온 습성을 유지하여 돌과 금속을 이용해 무언갈 창조하고 건축해내는 것을 좋아했기에, 다른 종족들이 정착하지 못한 높은 산악지대를 파내어 용광로를 건설하고 이를 중심으로 카즈 모단 왕국을 건설해낸다.
카즈 모단의 수도 아이언포지
이들은 국왕 앤빌마를 중심으로 크게 세 개의 부족으로 권력이 분산된다. 브론즈비어드 부족, 와일드해머 부족, 검은무쇠 부족이 그것으로, 시간이 흘러 국왕이 죽고나자 이들 세 부족은 '세 망치단의 전쟁'이라는 내전을 벌이고 만다.
도대체가 안싸우는 종족이 없다.
이 전쟁에서 검은무쇠 부족의 왕 타우릿산은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용광로 지하에서 오래전 티탄들이 정령계로 추방시켰던 화염의 정령왕 라그나로스를 소환하게 되고, 이로 인해 오히려 타우릿산과 검은무쇠 부족은 모두 불타죽거나 그의 노예로 전락해버리게 된다. 이후 라그나로스가 소환되었던 지역은 화산재와 용암만이 들끓는 죽음의 대지로 변해버린다.
불타는 평원과 이글거리는 협곡
이 사건으로 드워프 간의 내전은 중단되고 한동안 평화를 유지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며 카즈 모단을 차지한 브론즈비어드 왕국과 저습지에 그림 바톨을 세운 와일드해머 부족은 동맹을 맺었으나 붉은마루 산맥으로 넘어가 타우릿산을 세운 검은무쇠 부족은 정령왕 라그나로스의 지배를 벗어나지 못하여 계속 적대하게 된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브론즈비어드 부족의 한 드워프 탐험가가 아이언포지 근처에서 우연히 작은 노움 마을을 발견하게 된다. 노움들은 드워프와 마찬가지로 티탄의 피조물들로, 기계 노움에서 고대신의 저주를 받아 피와 살을 가진 작은 키의 종족으로 변화한 후 온화롭게 살고있던 종족이었다.
당시 드워프들은 이제 갓 화약을 발명한 수준이었는데 노움들은 이미 자동화된 기계 마을을 건설하고 있었고, 이에 충격을 받은 드워프들은 노움과 적극적인 교류를 시작하며 동맹을 맺게 된다. 그들은 노움이 아이언포지 근처에 기계 도시 놈리건을 세우도록 해주었고, 노움은 드워프의 무기와 증기 차량 설계를 도우며 함께 공존하게 된다.
맹세코 노움이다.
-8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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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제로스 침공에 한번 실패했던 살게라스는 다시 한번 아제로스로 넘어오길 원했으나 예전처럼 차원문을 열어줄 추종 세력이 없었기에, 우선 차원문 없이 약화된 상태로 아제로스에 일시적으로 강림하여 티리스팔의 수호자 에이그윈과 접촉을 시도한다.
에이그윈은 당시 사상 최강의 티리스팔 수호자라 불리울 만큼 강력한 마력을 가진 여마법사였다. 그녀는 매우 자신만만하고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고루한 사상을 가진 티리스팔 의회 '키린 토'와도 자주 충돌을 일으키곤 했다.
마력으로 젊음을 유지하는 여마법사, 에이그윈
살게라스는 악마를 쫓는 임무를 가진 에이그윈을 유인하여 자신을 쓰러뜨리도록 하였고, 이를 통해 에이그윈의 몸 속으로 숨어들어가는데 성공한다. 에이그윈은 이 사실을 몰랐고, 그저 자신의 강함으로 이번에도 악마를 쓰러뜨렸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고의적으로 에이그윈과 접촉하는 살게라스
에이그윈은 혹시 몰라 살게라스의 무덤까지 만들어 놓는다. 무덤을 만든 장소는 바로 고대 나이트 엘프들의 대도시였다가 영원의 샘 폭발 사건으로 바닷 속으로 가라앉았던 수라마르 지역(일리단, 티란데들의 고향)으로, 에이그윈은 용의 위상들의 도움을 받아 그곳에 살게라스의 유해와 살게라스의 눈, 살게라스의 홀을 모두 봉인해놓는다.
바닷속 폐허에 감춰진 살게라스의 무덤
이후로도 에이그윈은 계속해서 마력으로 젊음을 유지하며 긴 시간을 수호자로써 보냈고, 그러던 중 자신이 직접 의회 대신 수호자 후계자를 정하기로 마음 먹는다. 이를 위해 뛰어난 능력을 가진 남성을 물색하던 에이그윈은 스톰윈드의 궁정 마법사 니엘라스 아란을 만나 의도적으로 접근해 아이를 출산해낸다.
아이의 이름은 메디브. 비밀의 수호자란 뜻을 가진 이름으로, 부모를 닮아 기대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였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에이그윈은 몰랐다. 자신의 몸 속에 숨어들었던 살게라스가 기다렸다는 듯이 메디브의 몸 속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최후의 수호자, 메디브
살게라스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미리 일러둔 대로 자신의 부하 킬제덴에게 아제로스 침공을 위한 다음 준비를 이행하도록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동안 평화를 유지했던 아제로스에 또다시 어둠의 전조가 시작되고 있었다.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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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드레나이들이 정착했던 드레노어 행성의 토착민 오크들은 주술 신앙을 믿으며 용맹과 명예를 중시하는 긍지높은 종족이었다. 그들은 갈색 피부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수많은 부족으로 나뉘어진 부족 국가 체제를 이루고 있었다.
여러 부족으로 이루어진 오크들
서리늑대 부족의 족장 가라드는 호전적인 타 부족과는 달리 내면의 분노를 다스릴 줄 아는 것을 긍지로 여겼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들 중 막내 듀로탄이 이를 가장 잘 따랐기에, 그를 부족의 후계자로 생각해두고 있었다.
영화 주인공 자리까지 꿰찬 서리늑대 부족의 후계자, 듀로탄
듀로탄이 처음부터 이러한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언젠가 어머니와 함께 눈보라가 몰아치는 산을 넘다가 다친 어머니를 공격하는 맹수들의 공격에 맞서 싸우게 된 일이 있었는데, 이때 한번 피의 욕망에 빠져들어 움직이는 건 닥치는 대로 공격하다가 어머니의 수호늑대마저 죽이고 만다. 어머니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듀로탄은 이후 자신이 죽인 수호늑대의 가죽을 뒤집어 쓰고 과거를 상기하며 내면의 분노를 다스려왔다.
잊지 못할 듀로탄의 과거
하지만 첫째 아들 펜리스는 이러한 서리늑대 부족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밤마다 몰래 늑대 가면을 쓰고 밖으로 나가 천둥군주 부족들과 함께 광기어린 그론 사냥을 즐겼다. 펜리스는 곧 '강철늑대'라는 별명으로 주변에 널리 알려졌고, 펜리스 본인도 그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가라드는 그러한 강철늑대의 행보를 비난했고, 이를 참을 수 없었던 펜리스는 아버지에게 '막고라(목숨을 건 결투 의식)'를 신청한다. 규정 상 막고라를 거부할 수 없었던 가라드는 어렵지 않게 아들 펜리스를 쓰러뜨렸지만 죽이지는 않았고, 오히려 이를 더 큰 수치로 느낀 펜리스는 급기야 자신의 부족을 떠나 천둥군주 부족으로 귀의하게 된다.
서리늑대 부족의 가르침을 따를 수 없었던 강철늑대 펜리스
https://bnetcmsus-a.akamaihd.net/cms/template_resource/CDEDVUKM3EQN1424200901984.pdf
한편, 살게라스의 명을 받은 불타는 군단의 2인자 킬제덴은 자신들 일족(드레나이)이 도망친 드레노어 행성에서 용맹한 힘을 가진 오크 종족을 발견하고 이들을 타락시키기로 한다.
과거 아제로스를 침공하는데 앞장 섰던 또다른 군단의 2인자 아키몬드와 달리 킬제덴은 상당히 책략가 타입으로, 그는 오크들을 악마 군단의 하수인으로 만들어 그들을 이용해 드레나이들까지 복속시키고, 나아가 아제로스 침공에까지 이용하기로 계획하고 있었다.
기만자 킬제덴
그런 킬제덴의 눈에 먼저 띄인 건 바로 오크 최고의 주술사로 존경받고 있던 넬쥴이었다. 넬쥴은 어둠달 부족의 족장으로, 다른 전사 부족들과 달리 유일하게 주술사로써 족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오크 최고의 주술사 넬쥴
킬제덴은 넬쥴의 꿈 속에 악마를 보내어 죽은 넬쥴의 아내와 오크 선조로 위장시켰고, 이를 통해 넬쥴로 하여금 오크들을 하나의 세력으로 통합하고 더불어 흑마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종용했다.
그는 꿈 속에서의 메시지를 다소 의아하게 느꼈지만, 조상들의 메시지라 생각하고 여러 오크 부족들을 불러모아 하나의 세력인 호드(The Horde)로 통합시킨다.
의도가 좋지 못했던 첫 호드의 탄생
하지만 계속해서 의문을 느낀 넬쥴은 오슈군(과거 나루족의 크우레가 추락한 우주 함선이 있는 곳)으로 향해 진짜 조상들의 영혼과 마주하였고, 이로 인해 이 모든 것이 불타는 군단의 악마 킬제덴이 꾸민 계략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어 넬쥴의 제자였던 굴단이 킬제덴의 흑마법에 의해 완전히 타락하고 말았고, 본래 선천적으로 강한 마력을 타고났던 굴단은 스승 넬쥴을 유폐하고 직접 오크들에게 흑마법을 전파하여 완전히 타락시킨다.
완전히 타락해버린 굴단
굴단은 검은바위 부족의 족장 블랙핸드를 통합된 호드의 대족장으로 내세우고, 자신은 뒤에서 어둠의 의회를 창설하여 실권을 쥔다.
꼭두각시로 세워진 호드의 대족장, 파괴자 블랙핸드
그리고 이어서 킬제덴의 의지를 받들어 오크들에게 악마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게 한다. 이 악마의 피를 마신 오크들은 갈색이었던 피부가 녹색으로 변하였고, 두 눈은 붉게 타오르게 되었다. 이로 인해 긍지와 명예를 중요시하던 오크들은 악마의 피와 흑마법에 의해 완전히 타락하여 잔인하고 흉폭한 성향만이 남게 된다.
오크들을 녹색 피부로 만든 만노로스의 피
한편 서리늑대 부족의 부족장 듀로탄은 미리 넬쥴로부터 서신을 받아 이 화를 면할 수 있었지만, 동족들이 악마와 같이 변하여 드레나이 종족들까지 학살하기 시작한 것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얼마 후, 드레노어 행성을 평정한 굴단은 킬제덴의 계획대로 아제로스의 한 인간과 연락을 시도한다. 살게라스의 영혼에 잠식당해 있던 인간 마법사, 메디브였다.
은밀한 대화가 오고가는 카라잔의 탑
살게라스에 의해 잠식당한 채 깨어난 메디브는 카라잔의 탑에 곧장 틀어박혀 흑마술을 연구하고 있었고, 끝내 어둠의 차원문을 열어 드레노어 행성의 광기어린 오크 무리들을 아제로스로 불러들이게 된다. 오크 흑마법사 굴단과의 영적 대화를 우선 시도하여 그에게 새로운 힘과 영토를 약속하고 드레노어 측에도 차원문을 만들도록 꼬드겼던 것.
드레노어 측에도 건설되는 어둠의 문
오크들을 아제로스로 불러들이는 메디브
킬제덴에게 종용당한 굴단은 살게라스에게 잠식당한 메디브의 제안에 따라 드레노어에도 어둠의 차원문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마침내 오크들이 드디어 아제로스에 첫 발을 딛게 된다. 불타는 군단의 두 번째 아제로스 침공이었다.
록타 오가르!!
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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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브에겐 어릴 적부터 친우로 지내온 벗이 두 명이 있었는데, 바로 고대 아라시 혈통의 마지막 후손 안두인 로서와, 현 스톰윈드 왕국의 어린 왕자 레인 린이다.
메디브의 어릴 적 친구들
메디브가 14살이 되던 해에 내면의 살게라스와 충돌하여 정신을 잃어버린 후, 십수 년이 흐르고 그가 다시 깨어났을 때 레인 린은 왕이 되어있었고, 안두인 로서는 스톰윈드의 장군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레인 린은 왕으로 즉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여지껏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종족, 오크 군단과 조우하게 된다. 메디브가 어둠의 차원문을 연 곳이 스톰윈드 근처의 남부 지역이었던 것. 레인 린으로써는 아직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
스톰윈드 남쪽 지방에 열린 어둠의 차원문
오크들의 대족장 블랙핸드는 어둠의 문 근처에 부족의 2인자 오그림 둠해머를 보내어 선봉 기지를 세우고, 곧바로 스톰윈드 영지로 진격했다. 이때 오그림 둠해머와 함께 선봉군 지휘관을 맡은 자들은 같은 검은바위 부족의 사울팽 형제와 아이트리그, 그리고 피눈물 부족의 족장 킬로그 데드아이와 굴단의 제자이자 오우거 마법사 초갈도 함께였다.
선봉을 맡은 오크 전사들
자신만만했던 국왕 레인 린은 안두인 로서를 보내 오크들을 막으려 했지만 오그림 둠해머의 용맹한 기세에 서서히 밀리게 되었고, 한번은 안두인 로서가 전투 도중 포로로 잡히자 메디브의 제자 카드가가 구해내긴 했으나 이 틈을 타 오크들은 스톰윈드 영토의 절반을 점령하는데 성공한다.
훗날 1차 대전쟁이라 불리울 전투
젊은 마법사 카드가는 티리스팔 의회 키린 토에서 말 안듣는 티리스팔 수호자 메디브를 감시하기 위해 보낸 첩자였다. 그는 키린 토의 지시대로 메디브가 소재한 카라잔 탑을 찾아갔고, 메디브는 이를 알면서도 그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애애크드님의 와우 만화로도 잘 알려진 카드가
비록 첫 만남은 불순한 의도였지만, 메디브의 뛰어난 능력과 대인배적인 면모에 존경심을 느낀 카드가는 그를 진심으로 따랐다. 또한 메디브가 탑에 손님으로 들인 하프오크 가로나를 처음 만났을 때도 다소 놀라긴 했으나 스승을 믿고 그녀와도 이내 가깝게 지냈다.
가로나는 역시 애애크드님의 가로나가 최고♡
가로나는 오크와 드레나이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종족이었다. 그러한 출신 탓에 어느 부족에도 끼지 못했던 그녀는 굴단의 어둠의 의회에 소속되어 은밀하게 첩자 및 암살자로써 살아왔다. 그리고 이 카라잔 탑에도 굴단의 지시에 따라 메디브를 감시하기 위해 왔으나, 메디브는 그녀의 정체 역시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그녀 역시 메디브의 면모에 이끌렸기에 카드가처럼 탑에 눌러앉아 굴단과의 연락을 끊고 지내고 있던 중이었다. 심지어 가로나는 메디브와의 사이에서 자식 메단까지 낳는다.
(오크+드레나이)+인간... 놀라운 성욕의 결과물
하지만 결국 카드가와 가로나는 살게라스가 깃든 메디브의 정체를 알게 되었고, 할 수 없이 이 오크와 인간의 불필요한 전쟁을 멈추기 위해 스톰윈드의 국왕 레인 린을 찾아가 사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레인 린은 메디브가 뭔가 원대한 뜻이 있어 그랬을 것이라며 그를 그저 신뢰하기만 하였고, 대신 안두인 로서가 카드가 일행과 함께 탑으로 향했다. 안두인 로서 역시 메디브의 최근 행보에 의구심을 느끼고 있던 터라 카드가 일행의 말을 신뢰할 수 있었던 것.
진중한 성격의 안두인 로서
셋은 탑의 악마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정체를 드러낸 메디브와 마주한다. 카드가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마법진을 펼쳤지만 메디브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메디브는 손쉽게 카드가를 노화 마법까지 걸어 제압시키고 가로나의 정신마저 분열시켜버린다. 이때 안두인 로서가 달려들어 메디브의 시선을 흩어놓았고, 덕분에 카드가는 스승 메디브의 가슴에 칼을 꽂아넣는데 성공한다.
노화 마법에 걸려 폭삭 늙은 카드가와 그의 손에 죽음을 맞는 메디브
메디브가 죽으면서 살게라스의 영혼 역시 메디브의 육체에서 빠져나갔고, 또한 메디브와 정신 연결이 되있던 굴단까지도 혼수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굴단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 자가 있었으니, 바로 서리늑대 부족의 족장, 듀로탄이다.
듀로탄은 넬쥴로부터 진실을 전해듣고 굴단을 따르지 않아 추방당해 있는 상태였으나, 더이상 오크들의 타락과 아제로스 침략 행위를 두고볼 수 없었기에 직접 가족들을 데리고 친우 오그림 둠해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다행히도 듀로탄을 강하게 신뢰하던 오그림 둠해머는 그의 말을 믿어주었고, 마침 굴단이 혼수 상태에 빠져 무력화되자 곧장 꼭두각시 대족장 블랙핸드를 죽이고 굴단의 어둠의 의회까지 작살을 내어 자신이 직접 진정한 호드의 대족장 자리에 오른다.
굴단과 블랙핸드를 쳐내고 호드의 대족장 자리에 오르는 오그림 둠해머
그러나 듀로탄은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다시 돌아가려 하던 중 이를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굴단의 암살자들에 의해 습격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듀로탄과 그의 아내는 죽고 이들 부부가 데리고 있던 갓난 아이만이 살아남게 버려지게 되는데, 다행히도 아기는 블랙무어라는 인간 남성에게 주워지게 된다. 이때 이 아이의 이름이 바로 쓰랄. 훗날 호드를, 아니 세상을 구할 대영웅이 될 아이였다.
쓰랄은 인간의 언어로 '노예'란 뜻이며, 본명은 고엘(구세주)이다.
쓰랄의 어릴 적 모습
얼마 후, 인간과 오크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메디브와 굴단에 의해 정신 분열되었던 가로나가 스톰윈드의 국왕 레인 린을 암살하면서 완전히 전세가 기울어져 버린 것. 스톰윈드는 함락되었고, 안두인 로서는 레인 린의 어린 아들 바리안 린과 피난민들을 데리고 서둘러 로데론 왕국으로 향해 다른 인간 왕국들과 연합을 도모하기로 한다.
이로써 인간과 오크의 제1차 대전쟁은 호드의 승리로 끝났다.
이웃 왕국으로 피신하는 레인 린의 어린 아들, 바리안 린
바리안 린은 로데론에서 한 또래 친구를 만나게 된다. 로데론의 어린 왕자 아서스 메네실이었다. 둘은 항상 붙어다녔으며, 왕족의 혈통들답지 않게 곧잘 농가로 내려가 뛰어놀곤 하였다.
아서스와 바리안 린의 만남, 그리고 아서스의 애마 천하무적
또한 아서스는 로데론 왕국으로 찾아온 또 한 명의 손님인 쿨 티라스 왕국의 공주 제이나 프라우드무어를 만난다. 로데론을 거쳐 마법 왕국 달라란으로 마법 수행을 떠나는 그녀를 호위하는 일을 자청한 아서스는, 밤중에 몰래 제이나와 함께 일행을 빠져나와 오크 수용소를 보러가기도 하는 등 여정을 함께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된다.
썸 타는 제이나와 아서스
제이나가 달라란 왕국에 도착한 이후로는 둘은 한동안 보지 못했다. 제이나는 달라란의 대마법사 안토니다스의 제자이자 키린 토의 멤버가 되면서 마법사로써의 수련을 시작했고, 아서스는 은빛 성기사단장 우서 경에게 수련을 받으며 어엿한 성기사로써 성장하는데 열중한 것. 얼마 후 하이엘프 왕가의 후계자 캘타스 선스트라이더가 자신의 마법 제자로 들어온 제이나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보였지만(무려 8살짜리 애한테-_-;) 제이나는 아서스를 잊지 않고 있었다.
수년 후, 다시 재회한 아서스와 제이나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물 먹은 페도필리아 캘타스..
한편 혼절 후 정신을 차린 굴단은 자신을 뒷받침 해주던 세력들을 잃고 오그림 둠해머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처지가 되었으나, 이내 숨겨두었던 비장의 카드를 꺼내어 오그림에게 보여줌으로써 그의 환심을 사게 된다. 바로 강력한 흑마법을 이용해 만든 죽은 인간 시체 전사들, 죽음의 기사였다.
최초의 죽음의 기사, 고어핀드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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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기세 등등한 호드들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얼라이언스 연합을 결성한다. 점령당한 스톰윈드를 제외한 나머지 6개 인간 왕국을 비롯해 대륙 중부에 위치한 드워프들, 북부의 하이엘프들, 그리고 드워프들과 함께 살고 있던 노움들까지 모두 하나로 뭉친다. 연합의 맹주는 로데론 왕국의 왕 테레나스였으며, 안두인 로서가 총사령관을 맡았다.
얼라이언스의 탄생
오그림 둠해머는 직접 굴단과 블랙핸드를 쳐내고 킬제덴의 음모를 와해시켰지만 이미 고향 드레노어는 황폐화 된 것이 사실이었기에 오크족들의 생존을 위한 명목으로 아제로스 침략을 계속하기로 하였고, 그 일환으로 우선 얼라이언스 연합에 맞서 호드 연합 역시 확장하기로 한다.
오그림이 첫 번째로 동맹을 제안한 건 바로 인간과 하이엘프들에게 밀려났던 숲 트롤들이었다. 아마니 제국의 지도자 줄진은 처음엔 오크들의 동맹 제안을 거절했으나 오그림의 뛰어난 외교술에 호드에 가담하기로 한다.
숲 트롤들의 지도자 줄진
또한 오그림은 한때 검은 용 데스윙의 수하였던 고블린들 역시 호드로 규합하였으며, 붉은 용을 타고다니는 붉은 용 기수 군단까지도 얻어낸다. 용 기수는 용아귀 부족(오크 부족) 족장 늙은 줄루헤드와 그의 제자 네크로스가 용의 영혼을 이용해 붉은 용의 위상 알렉스트라자를 제압, 감금하고 그녀에게 용의 알을 낳기를 강요하여 얻어낸 병종이었다. 물론 이들이 스스로 용의 영혼을 얻은 건 아니고, 그 배후에는 데스윙이 있었다.
임신을 강요(!)당한 알렉스트라자와 이를 통해 탄생한 용 기수 군단
호드에 가담한 일부 고블린들
오그림 둠해머는 이들 오크, 트롤, 고블린, 오우거, 용 기수, 죽음의 기사들까지 모두 연합한 오키쉬 호드를 이끌고 동부 대륙을 북진하며 제2차 대전쟁을 일으킨다.
오키쉬 호드의 탄생으로 다시 시작되는 제2차 대전쟁
전쟁 초기 오그림이 이끄는 호드 군세는 승승장구하여 대륙 중부 드워프들의 성지인 아이언포지를 점령하고 알터랙 왕국의 배신 덕분에 북부의 로데론 왕국까지도 손쉽게 진격한다.
무서운 기세로 북진하는 오키쉬 호드군
하지만 얼라이언스 총사령관 안두인 로서와 쿨 티라스 왕국의 댈린 프라우드무어 제독의 활약으로 아이언포지가 수복되면서 호드 군세의 허리가 끊겼으며, 로데론 왕국의 성기사단장 우서 경이 의외로 맹렬히 로데론 왕국을 수호하면서 전황은 다시 알 수 없게 되었다.
2차 전쟁 당시 얼라이언스의 주역들
그런데 이때, 오그림의 수하로 전장에 나가있던 굴단이 갑자기 오크들을 배신하고 군대를 빼돌리면서 상황은 더욱 급변하게 된다. 굴단은 사실 오크 일족의 생존이나 호드의 승리 따위는 애초에 관심 없었고, 예전에 메디브에게 전해들었던 살게라스의 무덤에 잠들어 있다는 힘(살게라스의 눈)만을 노리고 오그림에게 붙어 있었던 것. 굴단은 기회가 오자 바닷 속에 수장되어있던 무덤 일대를 자신의 마력으로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후, 자신을 따르는 흑마법사 무리와 오우거 제자 초갈을 데리고 살게라스의 무덤으로 향했다.
하지만 굴단은 원하는 힘을 얻지 못했다. 무덤 안의 악마 수호자들에게 저지당하여 모두 찢겨죽은 것. 굴단 역시 이곳에서 숨을 거두었으며, 이때 오우거 마법사 초갈만이 겨우 무덤에서 도망친다.
살게라스의 무덤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한편 오그림이 이끄는 호드 군세는 굴단의 배신과 더불어 스톰윈드까지 수복당하면서 자칫 북쪽과 남쪽 양측에서 협공당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기에, 아예 남쪽으로 크게 물러나 불타는 평원의 검은바위 산까지 퇴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 검은바위 산에서, 안두인 로서가 이끄는 얼라이언스 병력과 오그림의 오키쉬 호드는 최후의 일전을 치룬다. 치열한 전투 끝에 안두인 로서는 오그림의 손에 전사하고 말았지만 전투는 얼라이언스의 승리로 끝났고, 오그림은 결국 생포당하게 된다.
검은바위 산에서의 마지막 전투
이로 인해 제2차 대전쟁은 얼라이언스의 승리로 끝났고, 카드가는 아예 남쪽 저주받은 땅까지 밀어붙여 어둠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까지 성공한다.
패배한 오크들은 대다수 아제로스 곳곳에 뿔뿔이 흩어지거나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으며, 죽음의 기사 고어핀드 병력만이 어둠의 문이 닫히기 직전에 간신히 드레노어에 귀환할 수 있었다.
사로잡힌 오크들
하지만 고어핀드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어둠의 차원문의 틈은 아직 남아있었던 것. 더군다나 고어핀드는 아제로스 말고도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방법도 알고 있었다.
8년 (어둠의 문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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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문이 닫히고 2년 후, 드레노어 행성이 점차 더 황폐해져가자 오크들은 부족한 식량과 식수 문제로 끊임없이 다투고 있었다.
황폐한 드레노어의 세계
고어핀드는 넬쥴을 찾아가 다시 호드를 이끌어달라 하였고, 넬쥴은 이를 거절해왔으나 오크들의 생존 자체가 급박해지자 결국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드레노어에 남아있었던 넬쥴과 고어핀드
고어핀드의 계획은 이러했다. 어둠의 문에는 아직 조그마한 틈이 남아있으며, 그 틈을 이용해 아제로스로 넘어가 몇 가지 유물만 갖고오면 아제로스가 아닌 다른 세계로의 차원문도 열 수 있다는 것. 아제로스로 넘어가기 위한 유물인 굴단의 해골을 제외하고 고어핀드가 목표로 삼은 유물은 메디브의 책, 달라란의 눈, 살게라스의 홀. 이렇게 총 세 가지였다. (살게라스의 눈은 아니다.)
차원문을 자유로이 열기 위한 아이템들
마침 아제로스로 넘어가기 위한 굴단의 해골은 2년 전 드레노어로 가지고 왔었기에 넬쥴은 우선 전쟁노래 부족의 그롬 헬스크림과 으스러진 손 부족의 카르가스를 규합해 오크 군단을 다시 일으킨다.
죽음의 기사들은 계획대로 틈새로 넘어가 아제로스의 어둠의 문을 복구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아제로스에 남아 숨어있던 피눈물 부족의 족장 킬로그 데드아이에게 연락하여 그들 역시 함께 하기로 한다.
다시 모이는 오크 전사들
그리고 생포당하여 스톰윈드 왕성 지하 깊은 곳에 감금되었던 오그림 둠해머가 탈출한다. 오그림은 따로 동족의 해방을 위한 투쟁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검은바위 부족의 블랙핸드 아들들 역시 넬쥴의 부대에 합류를 거부하였으며, 초갈은 행방불명이었다.
한편 얼라이언스 역시 분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포로로 잡힌 많은 수의 오크들을 수용소에 집어넣다보니 수용소를 유지하기 위한 많은 세금이 필요했고, 이를 내기 싫었던 길니아스 왕국과 스트롬가드 왕국, 그리고 하이엘프들의 쿠엘탈라스 왕국마저 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해버렸던 것.
스톰윈드의 왕으로 등극한 바리안 린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남부 지역을 재건해갔으며, 카드가는 혹시 모를 재침공에 대비하여 어둠의 문 근방에 네더가드 요새를 건설한다.
아버지를 이어 왕으로 성장한 바리안 린
수개월 후, 마침내 어둠의 문이 은밀히 복구되어 그롬 헬스크림이 이끄는 호드 군세가 다시 한번 아제로스를 재침공한다. 그리고 동시에 고어핀드는 천둥군주 부족의 펜리스와 타가르, 파르가스 등을 데리고 유물 탐사대를 꾸려 아제로스 곳곳에 산재한 유물들을 찾으러 향했다. 사실 그롬 헬스크림의 군대는 미끼일 뿐이었으며, 이번 원정의 최대 목표는 바로 유물들이었다.
시선 돌리기 용으로 격돌하는 네더가드 요새
이때, 고어핀드 일행 앞에 한 인간 모습의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바로 폴리모프한 데스윙으로, 오크들을 손쉽게 제압하고 나타나 자신의 정체를 밝힌 뒤 고어핀드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고어핀드에게 자신의 검은 용군단 병력을 제공해줄테니 대신 드레노어 세계로 자신의 검은 용 알들을 운반해달라고 한 것. 고어핀드는 사실 그 알들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그저 검은 용군단 병력 제공이라는 말에 솔깃하여 데스윙의 제안을 수락했으며 더불어 유물 찾기도 도와줄 것을 약속 받는다.
드레노어 세계로 알 운반을 원한 데스윙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유물 탐사대는 살게라스의 무덤에서 수호자 악마들을 물리치고 살게라스의 홀을 얻어냈으며, 알터랙 왕국으로 넘어갔던 메디브의 책과 달라란의 눈까지 모두 얻어내는데 성공한다.
이들 검은 용군단에 의해 알터랙 왕국은 완전히 멸망하고 말았고, 달라란 왕국의 지도자 안토니다스는 이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용 전문가인 크라서스(알렉스트라자의 남편, 본명 코리알스트라즈)과 하이엘프 왕가의 후계자 캘타스 선스트라이더까지 함께 합류시켜 맞섰으나 결국 달라란의 눈은 빼앗기고 만다.
도시는 지켰으나 유물은 결국 빼앗긴다.
한편 네더가드 요새에서 오크들의 공세를 막고 있던 카드가는 스트롬가드의 용병대장 다나스 트롤베인, 성기사 투랄리온, 하이엘프 순찰자 알레리아 윈드러너(윈드러너 3자매 중 첫째), 와일드해머 드워프 부족의 왕 쿠르드란과 함께 오크들을 물리치는데 성공했지만, 포로 심문을 통해 오크들이 사실 유물을 이용해 다른 세계로 침공하기 위한 전략적 후퇴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막아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카드가, 트롤베인, 투랄리온, 알레리아, 쿠르드란 이렇게 다섯 명은 드레노어 원정대 로서의 후예를 결성하고 오크들을 쫓아 마침내 어둠의 문을 너머로 발을 디딘다.
드레노어 원정대 '로서의 후예'의 결성
어둠의 문을 통해 얼라이언스 원정대가 드레노어로 넘어오자 오크들은 우선 이에 맞섰다. 하지만 이 전투는 원정대의 승리로 끝났고, 이들은 계속해서 드레노어에 전초기지를 세우고 지옥불 성채 전투까지 치루며 그롬 헬스크림과 카르가스의 군세까지 모두 퇴각시키는데 성공한다.
드레노어 어둠의 문에서의 전투
한편 아제로스의 유물들과 함께 데스윙이 요청한 검은용 알들까지 가지고 드레노어로 무사히 복귀한 고어핀드는 약속대로 넬쥴에게 유물들을 건네주었고, 이제 필요없어진 굴단의 해골(아제로스 차원문용)은 데스윙의 요청에 따라 그에게 넘겨주었다.
데스윙은 곧바로 알과 해골을 모두 가지고 드레노어 북쪽으로 떠났으며, 넬쥴은 계획대로 차원문을 열기 위해 유물의 힘을 증폭시킬 수 있는 남쪽의 검은 사원으로 떠났다. 이때 넬쥴은 고어핀드와 짜고 그롬 헬스크림과 카르가스들을 희생시키기 위해 일부러 그에게 얼라이언스 원정대를 막으라고 보낸 뒤 자신은 고어핀드, 킬로그와 함께 사원으로 향한다.
남북으로 갈라지는 유물들
어둠의 문 전투와 지옥불 성채의 전투까지 승리하면서 기세를 잡은 카드가는 계속해서 마법으로 유물들을 추적하여 유물들이 남북으로 흩어진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아제로스 세계와 연결된 어둠의 문을 닫기 위해선 데스윙이 가지고 간 굴단의 해골도 필요했기에 원정대는 둘로 나뉘었다.
먼저 카드가와 투랄리온, 알레리아는 굴단의 해골을 쫓아 북쪽의 칼날 산맥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검은 용의 알들이 모여있는 부화장을 발견한다. 일행이 알들이 부화되면 위험할 것이라 판단하여 알을 부시기 시작하자 이내 분노한 데스윙과 검은 용군단이 나타났고, 원정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칼날 산맥의 검은용 알 부화장
이때 카드가가 데스윙의 갑옷 아래 붉은 마그마가 빛나는 것을 보고 그곳이 약점임을 파악한다. 고대 전쟁 당시 데스윙은 드래곤 소울을 사용한 댓가로 몸이 부서져 아다만티움 갑옷을 둘러 신체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 카드가는 데스윙의 갑옷을 뒤틀리게 하는 변환 마법을 걸었고, 데스윙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도망간다. 카드가는 그가 떨어트린 굴단의 해골을 성공적으로 회수한 후 다시 넬쥴과 나머지 일행이 있는 남쪽으로 향했다.
드래곤 소울 때문에 생겼던 데스윙의 약점
그 시각, 남쪽으로 향했던 원정대는 드레나이 납골당 아킨둔 근처에 전초기지를 세우고 있었다. 넬쥴이 드워프 왕 쿠르드란을 납치하여 아킨둔 안에서 농성 중이었던 것.
트롤베인은 이때 드레노어 토착 종족의 도움으로 아킨둔 내부로 몰래 잠입하여 쿠르드란을 구출하고 킬로그 데드아이를 죽이는데 성공하였으며, 이후 카드가 일행과 합류하여 도망친 넬쥴을 쫓아 검은사원 근처에서 마침내 고어핀드의 육체까지 부순다. 그러나 넬쥴은 그 사이 검은사원에서 의식을 끝냈고, 마침내 드레노어 곳곳에 차원문을 열어버린다.
아킨둔과 검은사원
넬쥴은 남은 오크족들을 버리고 차원문을 넘어갔다. 하지만 이내 크나큰 후회를 하게 되는데, 넬쥴이 넘어간 차원은 바로 불타는 군단의 악마 킬제덴이 있는 뒤틀린 황천 세계였던 것. 킬제덴은 기다렸다는 듯 넬쥴을 사로잡아 얼음 속에 가두고 끝없이 고문하기 시작했다.
육체는 찢기고 영혼까지도 고문 당하게 된 넬쥴
이때, 드레노어 곳곳에 열린 차원문의 영향으로 드레노어 행성 자체가 붕괴되기 시작했고, 카드가는 서둘러 어둠의 문으로 이동해 아제로스가 영향받지 않도록 굴단의 해골을 이용해 아제로스로 이동하는 차원문을 닫아버린다. 직후 드레노어는 모든 바다가 말라버리며 대지가 붕괴되고 말았고, 이때부터 드레노어는 아웃랜드라 불리우게 된다.
드레노어가 무너져 탄생한 아웃랜드
원정대는 돌아가지 못했다. 스톰윈드 왕국의 사람들은 이 원정대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다섯 영웅의 석상을 만든다.
원정대의 다섯 영웅들
10년 (소설 : 드래곤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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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생명의 어머니이자 붉은 용 알렉스트라자는 용아귀 부족 전사 네크로스에 의해 감금된 채로 계속해서 강제로 알을 낳는 암탉 신세로 지내고 있었다. 데스윙의 수작으로 인해 용아귀 부족은 드래곤 소울을 가질 수 있었고, 이 용의 영혼 때문에 알렉스트라자는 꼼짝 못하고 용 군단을 생성해주고 있었던 것. 데스윙의 목적은 물론 이 붉은 용의 알들이 충분히 모였을때 드래곤 소울과 함께 이를 모두 얻어내는 것이었다.
임신, 임신, 또 임신... 그/아/아/앗!
알렉스트라자의 남편 크라서스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마법사 로닌 레드헤어와 엘프 레인저 베리사 윈드러너(윈드러너 3자매 중 막내), 그리고 드워프 전사 폴스타드 와일드해머를 용아귀 부족이 있는 그림바툴로 파견한다.
알렉스트라자 구출대 결성
하지만 로닌은 원정 중 데스윙에 의해 납치되어 용아귀 부족에게 사로잡히게 되었고, 그리하여 나머지 일행은 로닌부터 구출하기로 한다.
한편 그동안 크라서스는 놀고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용아귀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라 데스윙이 배후에 있음을 알아챈 그는 다른 용의 위상들(말리고스, 노즈도르무, 이세라)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였고, 덕분에 데스윙은 이들 용의 위상들과도 대적하게 된다. 그동안 데스윙은 프레스톨이라는 인간 귀족의 모습으로 변장하여 얼라이언스 사교계에서 암약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귀족과 왕족들 사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었으나 크라서스에 의해 덜미가 잡힌 것.
다시 모인 용의 위상들
이때 베리사와 폴스타드가 로닌을 성공적으로 구출하였고, 네크로스는 이를 막으려다 드래곤 소울을 떨구게 된다. 덕분에 속박에서 풀린 알렉스트라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네크로스를 물어죽인 후 드래곤 소울을 박살내버렸고, 이후 데스윙에게 지금껏 자신이 용아귀 부족에게 사로잡힌 후 겪어온 고통을 한번에 전이시켜버린다. 결국 데스윙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패퇴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 된다.
출산의 고통을 너희 숫놈들이 아느냐..!!
얼마 후, 로닌과 베리사는 눈이 맞아 결혼하였고, 크라서스와 알렉스트라자 역시 오랜만에 신혼 생활에 들어갔으며, 용맹한 폴스타드만이 홀로 고향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데스윙의 간계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데스윙의 딸 오닉시아 역시 카트라나 프레스톨이라는 이름으로 스톰윈드에 잠입해 있었다. 그녀는 뛰어난 마법적 능력으로 귀족들을 조종하여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었고, 급기야 스톰윈드의 왕 바리안 린을 납치한 후 국왕 대리로 그의 어린 아들 안두인 린을 세운 다음 자신은 귀족 대표로 섭정을 맡게 된다. 안두인 린은 명목상의 지도자일 뿐, 결국 사실상 스톰윈드는 데스윙의 딸 오닉시아의 수중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스톰윈드를 장악한 검은 드래곤, 오닉시아
사실 2차 대전쟁 이후 얼라이언스 동맹은 서서히 금이 가고 있었다. 더이상 호드의 위협이 없자 길니아스 왕국과 스트롬가드, 그리고 하이엘프들 역시 갖가지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연이어 동맹 탈퇴를 선언했고, 노움들은 트로그의 침략을 막느라 정신 없었기에 로데론 왕국과 쿨 티라스, 스톰윈드, 달라란, 카즈 모단의 드워프들만이 아직까지는 동맹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타는 군단의 아제로스 침공 계획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이들은 알지 못했다.
10년~20년 경 (리치왕과 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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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제덴은 오크를 이용한 아제로스 침략의 실패를 감안해 새로운 군대를 고안하기로 했다. 그 어떤 고통도, 공포도 느끼지 못하는 망자들로 이루어진 세력, 언데드 군대였다. 킬제덴은 우선 고문을 통해 갈갈이 찢어놓았던 넬쥴에게 언데드를 다루는 힘과 함께 리치왕이라는 호칭을 부여한다.
초대 리치왕, 넬쥴
넬쥴은 우선 자신이 위치한 노스렌드를 먼저 정복하기 위해 사령술과 역병을 무기로 노스렌드의 토착 인간과 드워프들을 언데드로 되살려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먼저 노스렌드에 정착해있던 곤충 종족의 후예 네루비안들 때문이었다. 그들은 역병이 통하지 않았다.
네루비안들은 그동안 노스렌드의 지하에 터를 잡고 톨비르(티탄의 피조물인 흑요석 파괴자들의 후예)들을 노예로 부리며 강대한 제국으로 번성하고 있었다.
네루비안과 톨비르
언데드와 네루비안들은 곧 노스렌드에서 치열하게 격돌하였고, 하지만 결국 전황은 언데드 쪽으로 기울게 된다. 비록 역병은 통하지 않지만, 네루비안 시체들은 언데드로 되살릴 수 있었기 때문. 강력한 거미 군주 아눕아락마저 언데드로 부활하여 동족들을 학살하기 시작하자, 네루비안들은 계속해서 노스렌드 지하 깊숙히 땅굴을 파고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뜻하지 않은 적들을 조우하게 되는데, 바로 깊은 지하에 잠들어있던 고대신의 수하, 얼굴없는 자들을 깨우게 된 것이다.
스컬지가 된 거미군주 아눕아락
결국 네루비안의 지하 제국은 멸망하고 만다. 이는 훗날 '거미 전쟁'으로 불리우게 됐으며, 넬쥴은 이로써 노스렌드를 정복하고 네루비안 언데드 병력까지 얻게 된다.
넬쥴의 세력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저 멀리 달라란에 위치한 키린 토의 대마법사 켈투자드가 2차 대전쟁 이후 발견된 새로운 학문인 강령술을 연구하다가 추방되고 말았는데, 그가 머릿 속에 들리는 목소리의 인도대로 리치왕을 찾아 노스렌드로 왔던 것. 켈투자드는 결국 넬쥴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영혼을 바친다.
타락해버린 마법사 켈투자드
이후 켈투자드는 동부왕국 대륙으로 돌아가 자신의 재산과 능력을 활용해 왕국의 가난한 빈민층과 농부들을 선동하여 저주받은 자들의 교단을 창설한다.
로데론 하층민들로 세력을 불리기 시작한 저주받은 자들의 교단
넬쥴은 우선 역병의 힘을 가마솥에 담은 후, 켈투자드를 통해 로데론으로 수송한다. 그의 이교도 집단이 장악한 여러 마을 안에 가마솥들을 숨기는데 성공한 넬쥴은 곧 계획대로 로데론 북부의 농장과 도시들에 역병을 퍼뜨렸고, 다수의 마을을 오염시켜 언데드 부대를 생성하는데 성공한다. 켈투자드는 점점 수가 불어나는 리치왕의 언데드 군대를 지켜보며 스컬지라 이름 붙였고, 이름 그대로 이들은 아제로스의 이제껏 없었던 재앙을 불러오기 시작했다.
끝도 없이 불어나기 시작한 언데드, 스컬지
한편, 동부대륙에 한 명의 오크가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다. 부모를 잃고 인간의 손에 맡겨졌던 듀로탄의 아들, 쓰랄이었다. 그는 동부대륙에 흩어져있던 오크들을 다시 규합하여 과거와 다른 새로운 기치를 내건 신생 호드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2차 대전쟁의 전쟁 영웅이었던 댈린 프라우드무어의 막내딸 제이나 프라우드무어는 로데론 북부 지역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역병이 창궐하자 이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었고, 그녀의 연인이자 로데론의 왕자 아서스 메네실 역시 넘치는 정의감으로 역병이 백성들에게 퍼지지 않도록 동분서주했다.
오닉시아에 의해 배로 납치되었다가 난파되어 기억은 잃은 채 칼날바위 만에 표류한 바리안 린은 오크 검투사 마스터 레가르를 만나 검투사 수련을 받기 시작한다.
새로운 영웅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다.
이 드레노어 행성에는 이미 오크라는 토착 종족이 먼저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들은 하늘에서 떨어진 크우레의 우주 함선을 선조들의 영혼이 모이는 산으로 여기며 신성시했다. 사실 오크 선조들의 영혼은 크우레의 강력한 힘에 의해 함선에 모여든 것이었는데, 이 때문에 오크 주술사들이 주기적으로 정화된 물을 가지고 들어와 의식 행위를 하자 크우레 또한 이들이 가져온 깨끗한 물에 의지해 자신을 정화하며 간신히 힘을 유지해갔다. 이 신성한 장소에서 모습을 드러낸 드레나이들 역시 오크들에게는 적대적인 존재로 인식되지 않았기에 드레나이들과 오크들은 한동안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었다.
드레노어 행성의 토착민 오크 종족
그리고 드레노어 행성에 또다른 종족이 하나 더 있었는데, 바로 오우거다. 이들은 고대부터 존재해온 대지 거인이라는 반신족이 그론이라는 종을 거쳐 최종 진화된 종족으로, 힘은 다소 약해진 대신 사회성과 집단성을 가지게 되었고, 힘도 여전히 왠만한 다른 종족들을 상회하는 무시무시한 괴력을 자랑했다. 이들은 오크들보다도 먼저 드레노어에 존재해왔으며 그 중 가장 강했던 높은망치 부족은 고리안이라는 제국을 형성하여 오우거들을 지배했다.
같은 뿌리를 가진 그론과 오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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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상에 와우 세계관이라닠ㅋㅋㅋ 아 졸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