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의 원 후광은
모여 있는 천년 염불들의 피부인가,
너무나도 밝고 부드러워요.
사임하지 않고 쫓겨난 토끼 사신의 붉은 눈빛인가,
파르르 여울져서 울고 있습니다.
밝고 부드러운 달빛은 3일간 정명하다가
7일째에 젖은 눈 감으려는지
시무룩해졌습니다.
나는 뒷주머니에서 피리를 꺼내 불어 봅니다.
달빛에 거슬리지 않는 밤의 멜로디,
외로운 어둠의 영혼들에게 전해지는 산 자의 메시지.
이 소리는 비바람에 시달리다
병들어 쓰러진 나무로 만든 피리인가 봅니다.
이 소리는 소년 때에 전장에 나갔다가
4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다 죽은
늙은 사병의 지팡이를 깎아 만든 피리인가 봅니다.
찢는 듯 고궁한 피리 소리에
달밤은 축축하게 젖었고
숲은 어둠 속에서 엄숙하게 듣고 있습니다.
천년 염불들이 모여 있는 원 후광 달빛 아래에서
나의 피리 소리는 그 긴, 천년의 과거를 향 해
어둠 속에다 멜로디를 연결합니다.
공주라도 상관없고
약초꾼의 따님을 만난다 해도
오래오래 사랑하는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자꾸만 줄어들고 있는 숲이 보입니다.
남아있는 나무들과 줄어든 삶의 터에서
생물들의 눈이 나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과 나눠야 할 이야기를 상상해 봅니다.
그들의 불확실한 번영과 점점 부족해지는 유산,
동식물들은 생의 기쁨 보다
보호되고 보장받고 싶어하는 처절한 시대,
인간의 문화가 자랑스러운가요?
자연의 생명들도 자랑스러운 지구 행성의 동료들입니다.
보호 조약에 서명하기에는 늦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어둠 속에서 피리 소리에 연결된 게스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자연 속 동료들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이 이미 사라졌습니다.
차라리 나의 피리가
타락한 아편의 빨대로 만든 피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나의 피리가
카인의 몽둥이로 깎아 만든 피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꿈에 천년의 공주나 약초꾼의 따님이래도 만나서
밤 새 도록 흠뻑 젖어볼까,
불었던 피리 소리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나이를 먹으니까 염불의 효과도 떨어지나,
아무튼 그렇기만 했습니다.
첫댓글 https://youtu.be/CBrjYFiJHEA?si=_W_qGQ1jwzUuuShv
누가 그랬다는군요
문명은 대 자연에 뱉어진 가래떡이다
PLAY
음악은 마음을 사로잡는데
가래침이 자꾸 걸립니다.
차라리 가래떡이라고 오타를 내셨더라면… ㅋ
@도깨비불 존경하는 공작님이 원하시니 그리 수정 했습니다 건강하세요~^
@도깨비불
ㅎㅎㅎ
아이고
저도
그리생각이 들었어요
@함박산2
잘 하셨어요
더불어 숲을 봅니다ㆍ
@윤슬하여 칭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
@함박산2
가래떡이 웃기네요. ㅋㅋㅋ
도불님의 피리소리로
축축하게 젖어내린
달빛이라면
뉘라서 젖지 않을 수 있으리!
춘향이가
이 도령이 부는 피리소리에
찔끔! 한 것이
호남평야에 물난리가 났더랍니다ㆍ
여전히
인류애가 차고 넘치는 도깨비불님
글을 사랑합니다
김유신 장군의 여동생 둘,
이 중 언니의 꿈을 산 동생이
김춘추와 혼인을 했다는
이야기 보다 더 재미 있습니다.
그 때는 서라벌에 홍수가 났다지요..
춘향이가 찔끔한 게 평야에 물난리라니
그분이 제대로 소변을 누시면 파도가 일겠네요? ㅋ
축축한 것도 부담인데요. ㅋ
@커쇼
홍수가?
ㅋㅋ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기도 하고
동물이기도 하니,이를 어쩌나...ㅠㅠ
사차원의 언어로
시를 쓰듯 도불님의 피리 소리로
피폐해진 자연에 위로를....
어쩔 수 가 없는건가요? ㅋ
커쇼님은 답을 알고 계시다고 믿었는뎅 ㅜㅜ
나는 피리부는 사나이 도깨비불이다~~
그러므로???
누워 자빠져 있는 ㅡㅡㅡ 선을 불뚝 일으켜
다시 한번 샘솟아 볼까나?
오늘은 너무 추워서 몸도 맘도 꽁꽁꽁~
그러므로??? 누워 자빠져 있는 무슨 선을 불뚝 일으켜요? ㅜㅜ
밤 새 생각을 해 봐도 떠 오르는 게 없으니. ㅋㅋ
추운데 몸 조심하시고, 발 뼈 아픈거 추울때 다치면 더 아픔.
도깨비불님예 방가버예
설은 잘 보내셨지예
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 ...동화가 생각나네여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피리부는 도깨비불님
사라져가는 숲을 안타까워하고 지구를 지키고 싶어하는 애틋한 피리소리가 들려오는듯 ㅋ
고딩때 음악시간에 리코더 들고 다니며 합주도 했었지요
엊그제 같았는데 세월은 너무나 많이 달려와있네여
아무튼 도깨비불님은 착한표같어요 ㅋ
방가버예 뚱군해님. ㅋ
생명을 아끼는지, 지구를 지켜야 하는지
나이 젊은 때에는 큰 의무감이 없었지요.
아이들의 착한 눈을 보고 있자면 정말 커다란 죄책감이 끓어 오릅니다.
악기 중에서 피리 배우기가 젤 쉽더라고요.ㅋㅋ
피리 구멍 찾는 저 손이 깨비 손인가벼?
어째 사내 손이 섬섬옥수여
저 손의 사내는 말여 손 하나로도
세상의 악기를 연주 하겠구만 뭔 피리를 불며
무슨 말이 필요 할까 저 손에서 다듬어진 것이라면
세상의 소리를 넘어서 천상의 소린들 못낼까
나는 그대 손에 반했다네
그래서 나도 피리가 되고 싶다네
아편쟁이 빨대도 좋고 카인의 몽둥이도
그 어떤 잡스럽고 무지한 것이라도 저 손길에
닿으면 다시 없는 걸작품이 나올 듯 하이
무섭게 추운 이런 밤이면 호랑이 코밑에서 뽑은 털로다
피리 구멍을 들락이는 소리가 쥑이제
멋진 우리 삶방의
귀공자 깨비야
이 추분날엔
빨간 화롯불 보다 더 뜨겁게 지내거라 ~잉
여교생님 첫 강의때에 엉덩이만 보였다는 고딩 생각이 납니다. ㅜㅜ
피리를 불고 글을 올렸는데 손만 보셨나요? ㅋ
호랑이 코밑 털로 피리를 만든다는 말은 내 인생에서 처음 듣는데요?
세상에는 알아야 할 게, 배울 게 참 많군요.
추운날 누님 건강도 조심하시길요. ㅋ
도깨비불님의 피리소리 따라 천년공주가 와 주기를 기원해드릴께요.
혹여 다른 도깨비가 친구하자고 나타날 수도 있으니.
이렇게 진짜 내가 원하는 걸 같이 바래주는 분, 리진님밖에 없나봐요. ㅜㅜ
다른 도깨비들은 제가 다 처리할 수 있는데
공주는 최강입니다. ㅋ
옴마야~~!
남자손이 저렇게 이뻐도 되는거야요?
그것만 눈에 들어오네
누님! ㅋ 그래서 제가 전부터 손 한번 잡아 드릴까요? 라고 말했잖습니까.
거절할 땐 언제고 지금 그것만 눈에 들어오시는지.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