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5위에서 시작해 무서운 저력으로 대 추격전을 벌이며 선두권 경쟁에 가세, 한층 프로야구의 재미를 더했던 기아의 한국시리즈 직행의 꿈도 날개가 꺾였다.
29일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에서 열린 2003프로야구 기아와 현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기아가 현대에 1-5로 패해 한국시리즈 직행이 좌절됐다.
그러나 기아는 77승 49패 5무로 여전히 2위를 수성했고 현대는 이날 승리로 80승51패2무로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었다.
안개속으로 빠져들며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하던 프로야구 올 시즌 정규리그 1위 팀이 사실상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양팀의 의지도 대단했다.
초반 기아와 현대는 각각 특급선발 존슨과 다승 1위 정민태를 내세워 먼저 승기를 잡기위한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기아 선발 존슨이 볼넷 4개를 내주며 스스로 무너지며 패배에 빌미를 제공했다.
오히려 절박해 보인 팀은 현대.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다 시즌막바지들어 기아의 추격에 조바심을 치던 현대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에서 투지가 넘쳐났다.
현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경기를 마무리 지은것도 전준호였다. 이날 현대 전준호는 3회 볼넷으로 진루한 김동수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우중간 적시타를 때려내더니 불안한 3점차 리드를 이어가던 7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홈런으로 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번번히 현대 선발 정민태에게 막혀 별다른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던 기아는 7회 장성호의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따라붙었다. 그러나 9회 기아는 선두타자 이종범이 중견수 앞 안타로 출루한 후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끈질기게 추격의지를 불태웠으나 후속타 불발로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한편 기아는 이날 패배로 남은 2경기중 한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만 2위 자리를 지킬수 있게 됐다.
◇29일 전적(광주경기)
현 대 001 020 200 5
기 아 000 000 100 1
▲기아투수=존슨(선발·패·8승1패3세이브)
▲홈런=장성호(7회1점·21호)
○…정규리그 1위 자리를 놓고 격돌한 현대전을 앞두고 기아 주장 이종범이 선수들에게 선전을 당부. 이종범은 경기 시작전 선수 미팅을 갖고 “한국시리즈 직행을 놓고 다투는 중요한 경기인 만큼 9회 말 쓰리 아웃이 될때까지 최선을 다하자”며 동선수들을 독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