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해 보이는 우리 아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 조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5년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아동청소년은 75.8%, 불안장애를 호소하여 진료를 받는 아이들은 93.1% 급증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우울이나 불안 등의 심리적 문제는 무기력증으로 동반되기도 하는데요. 무기력증(lethargy)은 단순히 ‘하기 싫다’와 같은 일시적인 기분이 아니라, 목표 지향적인 행동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동기 결핍을 일컫습니다.
무기력증은 일반적으로 무기력감, 피로감, 회의감, 의욕 저하 등의 증세로 나타나며, 일본과 같은 나라에서는 특히 5월에 무기력증 호소 인원이 많아 ‘오월병’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무기력에 대해 ‘행동 활성화 저하’, ‘사회적 동기 저하’, ‘정서 민감성 저하’의 3가지 하위 영역으로 구분하여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우울증이나 불안과 같은 문제와 동반되기도 하지만 무기력 자체로도 독립적인 차원에서 발현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Hewitt, 2024).
우리가 소위 우울감을 설명할 때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무쾌감(즐거움의 상실)을 예로 들곤 하는데요. 다만, 무기력은 즐거움의 상실보다는 ‘시도 자체의 감소’에 더 가깝습니다. 실제로 아동청소년 아이들의 우울 증상에서 보고되고 있는 무쾌감 경험은 의욕 저하, 관계 단절, 자기감의 흔들림 등과 얽혀 있지만, 무기력은 행동 개시, 지속성의 실패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우리가 진단을 내릴 때도 두 현상을 복합적이지만 독립적으로 구별하여야 효과적인 개입과 치료가 가능합니다(Watson, 2020).
그럼 학령기나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들에게 있어 왜 무기력이 특히나 중요한 걸까요? 이 시기의 무기력은 학업, 또래 관계, 건강 행동(수면, 활동량 등)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우울, 불안, 비행, 학업 중단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조기 스크리닝을 통한 빠른 진단과 아이들 수준에 맞는 맞춤형 환경 설계가 핵심입니다.
무기력한 아이들은 시작을 미루거나 회피하고, 시작한다 해도 지속 시간이 짧으며, “해봤자 소용없어”와 같은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사고가 반복되기도 합니다. 부모나 어른들로부터 실패나 지적 경험이 누적될수록 더욱 잘 나타나는데요.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이 심리적 회복탄력성을 기르고, 불안하고 상처받은 내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가정 내 ‘정서적 안전지대(secure base)를 조성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가 무기력의 늪에 빠진 것만 같을 때,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1. 일상 속 행동활성화 환경 만들어주기
무기력한 아이들은 생각뿐만 아니라 행동에서도 무기력함이 나타나곤 합니다.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을 활성화시켜주면, 물리적이고 신체적인 활동의 증가가 무기력감을 비롯한 여러 부정적 정서를 낮춰주는 형태로 발현됩니다. 즉, ’기다리면 의욕이 생긴다‘가 아니라 ’행동이 의욕을 만든다‘는 행동 활성 루프를 제시하는 것입니다. 신체적인 활동의 개입만으로도 아이들의 불안이나 우울, 무기력감을 상당 부분 낮춰줄 수 있습니다(Francesco, 2023).
2. 의욕-행동의 선순환 구조 만들어주기
구체적으로는 아이들 자신의 신체와 학업 및 사회 등의 스케줄을 일정화하고 활동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거나, 부모님과 함께 ’진짜 중요한 것‘과 행동을 연결할 수 있도록 가치 맵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너무 장기적인 계획이면 안 되고 작은 단계로 쪼개어 시작 장벽을 낮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계획한 일정을 잘 소화하는지 점검하고 아이가 회피하려 한다면 그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 및 꾸준함을 유지할 경우 즉각 보상을 통해 안도감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McCauley, 2016).
3. 자율성과 신체활동 높여주기
무기력한 아이들의 의욕을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의욕이 생기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자율성 확대를 위해 부모는 3원칙을 지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로 선택지 제공(“숙제 먼저, 샤워 먼저?”)을 하고, 구체적 이유를 설명해 줍니다(규칙의 목적 공유). 마지막으로 아이의 반응에 따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해줍니다(“하기 싫을 수 있어. 그게 당연한 거야”)(Wendy, 2021).
한편으로는 주 3회, 45분 내외로 3개월 정도 꾸준히 아이와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가벼운 걷기, 러닝, 자전거, 공놀이 루틴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무기력한 아이들은 수면의 질도 낮을 가능성이 높고, 수면의 질이 낮으면 다시 무기력해질 수 있기 때문에 취침과 기상 시간을 고정하는 연습을 하고 디지털 커튼(취침 30분 전 모든 전자기기 종료)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 아이가 진정으로 원치 않는데도 강요하거나 재촉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학습 부진에 시달리는 아이
[상담후기] 초등 고학년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 종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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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Francesco, R., Joshua, D. K. B., Daniel, Y. F., Stephen, H. S. W., Pak, K. C., Derwin, K. C. C., Catherine, M. C., Clare, C. W. Y., Sam, W. S. W., Cindy, H. P. S., Ya, J. C., Walter, R. T., & Parco, M. S. (2023). Physical Activity Interventions to Alleviate Depressive Symptoms in Children and Adolesc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Pediatrics, 177(2), 132-140.
Hewitt, S. R. C., Habicht, J., Bowler, A., Lockwood, P. L., & Hauser, T. U. (2024). Probing apathy in children and adolescents with the Apathy Motivation Index-Child version. Behav Res Methods. 56(4), 3982-3994.
McCauley, E., Gudmundsen, G., Schloredt, K., Martell, C., Rhew, I., Hubley, S., & Dimidjian, S. (2016). The Adolescent Behavioral Activation Program: Adapting Behavioral Activation as a Treatment for Depression in Adolescence. J Clin Child Adolesc Psychol. 45(3), 291-304.
Watson, R., Harvey, K., McCabe, C., & Reynolds, S. (2020). Understanding anhedonia: a qualitative study exploring loss of interest and pleasure in adolescent depression. Eur Child Adolesc Psychiatry. 29(4), 489-499.
Wendy, S. G., Madeline, R. L., Alessandra, J. C., & Rachel, E. L. (2021). Effectiveness of a Brief Preventive Parenting Intervention Based in Self-Determination Theory. Journal of Child and Family Studies. 30, 905-920.
*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현우
한국 아동 청소년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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