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맛짬뽕은 세 제품 중 면발의 식감이 가장 좋았다. 면에 미세한 홈이 패여 있는데, 4개 제품 중 가장 쫄깃하고 탱글탱글했을 뿐만 아니라 굴곡진 단면을 살펴보는 재미까지 있다. 식감은 우동면과 칼국수면의 중간 정도로 기존 라면 면발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느낌을 준다.
독창적인 면발에 비해 국물은 무난한 편이다. 짬뽕 특유의 얼큰한 맛과 해물 맛이 적당히 더해진 맛이다. 크게 맵지 않아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기자도 쉽게 국물을 마실 수 있었다. 나처럼 매운것을 싫어하는 여성들을 입맛을 대변해보고자 유성스프를 빼고도 먹어봤다. 매운 맛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유성스프에 담긴 불맛을 느낄 수 없으니 넣어 먹는 것이 훨씬 낫다.
맛짬뽕의 후레이크는 오징어가 함유량이 높아 입맛을 돋구는 데 도움이 됐다. 또한 쫄깃한 식감이 씹는 재미까지 더했다. 중국집 짬뽕의 특징 중 하나인 ‘목이버섯’도 큼직하게 들어 있어 실제 짬뽕을 먹는 기분도 낼 수 있다.>
<오뚜기 진짬뽕이.국물에 있어선 가장 ‘짬뽕다운’라면이었다. 진짬뽕 라면은 유성스프를 넣기 전 맛본 국물에서는 오징어, 홍합 등 해물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세 그릇 중 진짬뽕 국물에 가장 손이 많이 갔다. 유성스프를 넣자 특유의 불맛이 더해져 어엿한 중화요리를 먹는 기분이 났다.
그에 비해 면발은 평범했다. 굵은 면을 사용해 식감을 살렸지만 칼국수 면과 다른 점을 찾기 어려웠다. 다만 팔도 불짬뽕보다는 쫄깃하다는 느낌이다.
진짬뽕의 후레이크에는 게맛살이 첨가돼 눈길을 끌었다. 게맛살 특유의 식감은 살아 있었지만 국물에 가려 맛을 느끼긴 어려웠다. 다시마 후레이크가 많이 첨가돼 붉은 국물을 살렸다.>
<팔도 불짬뽕 역시 굵은 면을 사용했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서는 얇은 편이다. 일반 라면보다는 두껍다지만, 막상 씹는 식감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얇은 만큼 면이 빨리 불어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이 단점이다.
유성스프를 넣기 전에 맛본 국물은 지나치게 매운 맛을 살려 기자의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얼큰한 맛이 너무 강해 짬뽕에서 느낄 수 있는 다른 감칠맛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맛을 보자마자 입안이 얼얼해져 국물에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유성스프를 넣자 불맛이 코를 자극해 풍미가 살았다.
하지만 후레이크만 놓고 본다면 불짬뽕의 건더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엄지 손톱만한 소고기와 목이버섯을 집어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렇게 큰 소고기 후레이크를 이전에 본 적 있나 싶다. 양도 적지 않다. 단순히 ‘구색맞추기’용 후레이크가 아닌 요리를 완성해주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이렇게 평을 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먹어보고 쓴 글이니, 이분의 입맛에 따른 이야기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크게 달리 느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겨울철 술 마신 다음 날, 속을 풀기에 딱 좋은 게 짬뽕인데 이제 라면으로 나와서 중화반점에 가지 않고도 쉽게 먹을 수 있다니 세상 참 좋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라면을 덜 먹기 위해서 애 쓰는 중이라 쉽게 먹어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