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이 들리는 이른 새벽의 새소리도 좋구요. 조금은 후텁지근해도 초록의 숨결, 그 숨결로 가득한 새벽 숲입니다. 일요일이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느긋한 마음으로 뒷산을 올랐습니다. 나무가 내 뿜는 날숨을 받아 마시며 새소리 들리는 산길을 오르는 것 새벽 숲을 가득 채운 푸른 기운에 잠시라도 담겨 보는 것 인간들의 건강을 위해 요지가지 운동 기구들을 설치해 놓은 중간 지점에서 가뿐해질 만큼의 운동을 끝내고 다시 산을 오릅니다. 오르다 보면 적당한 바위가 기다리고 있지요. 그곳에 앉아 잠시 명상에 잠기면 초록 냄새가 살갗을 뚫고 몸속으로 들어오는 듯 산뜻해집니다. 바위에 앉아 눈을 감으면 고요 속에서 나도 없고 생각도 적어집니다. 그냥 바위의 일부가 된 듯 내가 멈추면 시간도 멈춘 듯한 느낌을 받지요. 번뇌의 물결 지나치게 품어온 욕심의 마음이 잠시 사라진다고 할까요. 그렇게 앉아 있다 보면 어느새 동살이 비취는 아침이 반듯한 신사처럼 찾아오지요. 바람이 나를 맑게 씻어주고 햇빛이 내려와 내 안을 가득 채워 기운을 돋우어 주면 고요히 멈추어 있는 마음과 몸이 일심동체가 된 느낌을 선물처럼 받게 됩니다.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몸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투자한 그 시간은 그렇게 내적인 풍요로움과 자신을 만나게 해주는 시간이 됩니다. 일요일이라 어제 찾아온 피붙이들을 모두 보내고 이제야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썼습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의 산책 이야기를 이렇게 '아침편지'로 내려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