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광복 80주년이라고 정부 여당이 스스로를 금분세수하며 말잔치를 벌였습니다.
『국민 임명식』이라는 말은 근원을 찾을 수 없는 낱말 조합입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담는 그릇인데, 이렇게 말이 흐트러지면 우리의 생각과 마음도 흐트러질 수 있지요.
우리 사회가 현대 산업 사회로 바뀌면서 전통 사회 구조가 변화되었고,
이와 함께 우리의 생활 언어도 많이 변했습니다.
예전부터 쓰이던 말이 새말로 바뀌었는가 하면 전에는 필요 없던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들을 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말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 몇 가지 예만 살펴보기로 합시다.
이는 비단 나뿐 안이 아니라 지각 있는 모든 분들의 공통된 느낌이 아닐까 싶습니다.
먼저 ‘~한 것 같아요’라는 말부터 따져 보자구요.
어느 때 부턴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말로서
남·녀 노·소 가릴 것 없이 다수의 사람들이 무심코 뱉어내는 아주 걱정스런 말입니다
<같다>는 형용사로서 △한 모양이다 △다르지 않다 △변함이 없다 는 뜻이지만,
ㄴ/ㄹ 또는 는/은 뒤에 쓰일 때는 추축이나 불확실한 단정을 나타내는 말이 됩니다.
따라서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 같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을 말할 때는 이런 표현은 쓰지 않는 게 옳습니다.
영화관에서 나오면서 “그 영화 참 재미있는 것 같 같았어”라든가,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오늘 음식은 정말 맛있는 것 같았어”라고 한다거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난 뒤 하는 말도 “오늘은 정밀 재미있는 것 같았어”라고
아무 거리낌 없이 내뱉고 있으니 안타까운 현상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러한 말을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매사에 ‘자신감이 없어 질’것입니다.
따라서 자기의 생각이나 느낌을 온전하게 표현하는 말로 바꾸어 쓰도록 어른들부터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영화가 재미있었으면 자신 있게 ‘재미있었다’거나 음식이 맛있었으면 ‘맛 있었다’,
그리고 놀이가 재미있었으면 ‘재미있었다’로 당당하게 말하면 될 것입니다.
다음에는 이른바 ‘사물 존대’현상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백화점이나 커피숍 등 서비스업계의 오프라인 환경에서는 물론이고, 이메일·SNS·홈쇼핑 등의 온라인 환경에서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중에 ‘사물존대’현상이 넘쳐나고 있는 것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면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모두 값이 삼만 원이십니다’,
‘주문 폭주로 배송 시일이 소요되세요’, ‘아동복은 저쪽에 계십니다’ 따위인데요. 웃기잖아요?
아이러니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국립국어원에서는 해당 서비스업계에 시정을 요구하기도 하고,
몇몇 기업체에서는 사원교육을 통해 자정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은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쉽게 고쳐질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분들의 동참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분들은 뿌리가 없고 본디의 결에 거슬리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관용으로 굳어졌으면 그 것을 새로운 면 그것을 새로운 뿌리로 삼아야 한다면서,
우리의 언중에게 그 표현이 큰 무리 없이 이해된다면
이미 우리 속에 그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힘이 들어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억지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마치 탈선한 자녀들을 두고 어차피 그냥 두고 볼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는 부모의 방기와 같습니다.
어제 전해들은 대통령님의 '국민' 대통합과 '모두'의 낱말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국민'과 '모두'는 어찌합니까?
새 정부의 새출발 기원 속에 정치임들의 언어생활을 한 번쯤 되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상대방의 일상 언어에도 귀 기울여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주시기를 당부드려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