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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시간이 있으면, 유럽 리그 유망주들 외에, NCAA로 넘어오는 유럽 선수 관련해서도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실력 있는 유럽 유망주들(ex 2023 클래스 얀 비데, 콘래드 마르티네스)이 많이 NCAA로 넘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소개할 독일 선수인 제이콥 패트릭(196cm)은 그 반대의 행보를 보였는데, 이 점이 흥미로워서 글을 한 번 써봤습니다.
2003년생인 패트릭은 분데스리가(Easycredit Beko Basketball Bundesliga) MHP 리젠 루트비히스부르크 소속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삼천포로 빠져, 2022-2023시즌 분데스리가 이야기를 살짝 해보면,
2022-2023 *분데스리가는 정규시즌 7위를 차지한 라티오팜 울름이 2위 알바 베를린(1라운드(8강)-> 시리즈 스코어 3-1), 3위 바이에른 뮌헨(2라운드(4강)-> 시리즈 스코어 3-0) 같은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강호(베를린, 뮌헨 모두 2022-2023시즌, 유로리그 정규시즌에 나갔던 팀들입니다)들을 ‘도장 깨기’ 마냥 모두 꺾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023-2024시즌을 기준으로 분데스리가 정규시즌 총 참가팀은 18팀입니다. 유럽축구처럼 승강제(분데스리가의 경우, 정규시즌 최하위 2팀(2022-2023시즌 기준 정규시즌 17, 18위 팀이, **2부리그(Pro A) 플레이오프 결승에 오른 2팀과 자리를 맞바꿉니다)가 있습니다.
분데스리가 한 팀이 정규시즌을 소화하는 경기 수는 총 34경기이며, 최상위 8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8강 플레이오프는 1라운드(8강), 2라운드(4강), 파이널 모두 5전 3선승제로 진행됩니다.
+**2022-2023시즌, 2부리그 플레이오프 결승에 오르며, 승격이 확정된 라스타 페히타(우승), 타이거스 튀빙겐(준우승) 관련 기사+
다시 돌아와서,
울름은 결승에서도 정규시즌 1위 팀, 텔레콤 바스케츠 본(Telekom Baskets Bonn)을 시리즈 스코어 3-1로 꺾고, 2001년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울름은 과거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최근 어린 유럽 유망주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울름에서 2024년 NBA 드래프트에 나갈 가능성이 있는 영건은 스페인의 메인 볼 핸들러, 후안 누네스(193cm), 몬테네그로 출신 페도르 주기치(196cm)가 있습니다(플레이오프에서는 누네스가 주기치보다 더 중용되었고, 경기력도 더 좋았습니다.).
다시 패트릭의 소속팀, 루트비히스부르크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루트비히스부르크는 1960년에 만들어진 팀으로서, 최근 4시즌(2019-2020 -> 준우승, 2020-2021, 2021-2022, 2022-2023 4강 진출) 동안 단 한 번도 Top 4 밑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최소한’ 분데스리가 내에서는 꽤 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는 팀입니다.
패트릭은 이 루트비히스부르크에서 롤 플레이어 역할을 주로 맡고 있는 슈터입니다(개인적인 생각). 그는 사실 팀의 에이스, 중심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러나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정규시즌(31경기 평균 13분 15초), 플레이오프(6경기 평균 14분 4초), 그리고 FIBA가 주관하는 컵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유로리그, 유로컵 다음 수준의 컵 대회 -> 13.7분) 10분 이상 뛰며, 젊은 선수(만 20세)치고, 프로에서 미래를 기대해 볼 만한 활약을 펼쳤습니다.
특히 2022-2023시즌의 경우, 패트릭은 효율 면에서 급성장을 했습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야투, 3점 슛을 모두 40%(야투 42.0% 3점 슛 40.0%) 이상을 기록했고, 자유투도 표본이 많지 않지만, 95.7%(22/23)라는 대단한 정확성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패트릭의 2020-2021, 2021-2022, 2022-2023 분데스리가 개인 기록+
2020-2021 -> 24경기 평균 1.9점(야투 30.4% 17/56 3점 30.0% 12/40) 0.7리바운드 0.2어시스트
2021-2022 -> 25경기 평균 4.8점(야투 28.4% 40/141 3점 27.1% 23/85 자유투 77.3% 17/22) 1.3리바운드 0.4어시스트 0.7스틸
2022-2023 -> 31경기 평균 5.9점(야투 42.0% 58/138 3점 40.0% 46/115 자유투 95.7% 22/23) 1.1리바운드 0.3어시스트
+패트릭 2021-2022, 2022-2023 챔피언스리그 개인 기록+
2021-2022 -> 12경기 평균 12.2분 4.3점(야투 29.2% 19/65 3점 슛 26.2% 11/42 자유투 60% 3/5) 0.9리바운드 0.2어시스트
2022-2023 -> 6경기 평균 13.1분 5.2점(야투 41.7% 10/24 3점 슛 38.9% 7/18 자유투 4/4) 1.0리바운드 0.5어시스트
+참고 자료+
https://www.easycredit-bbl.de/spieler/ac9f8429-5a4b-40f7-b9e3-25c81c060426
https://www.championsleague.basketball/21-22/player/Jacob-Patrick
https://www.championsleague.basketball/22-23/player/Jacob-Patrick
하지만 패트릭의 꿈은 분데스리가에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과거 인터뷰에서 NBA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던 그는 올해 6월 6일(현지 시간), NCAA A-10 컨퍼런스의 VCU(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VCU는 2022-2023시즌 A-10 컨퍼런스 1위에 올랐으며, NCAA 64강 토너먼트(1라운드 vs 세인트 메리 대학 51-63 패)에도 진출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최근 유럽 무대에서 NCAA로 넘어오는 유럽 유망주들의 경우, 프로 경험이 마냥 없는 건 아니지만, 패트릭처럼 오랜 시간 유럽의 수준 높은 경쟁적인 무대(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경기를 많이 치른 이는 그렇게 많은 건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곤자가 대학에 입학한 *도만타스 사보니스(현 새크라멘토 킹스, 우니카하 말라가에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머물렀습니다)가 유럽 프로에서 경험을 쌓고, NCAA로 넘어온 가장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였는데,
*사보니스는 2013년 10월 13일, 모비스타 에스투디엔테스 전(1라운드 97-78승)에 1부 리그 첫 경기를 가진 이후, 35경기(정규시즌 +플레이오프)에 출전했습니다. 그러나 사보니스는 단 1시즌만 1부 리그에서 경기를 뛴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그러나 패트릭은 사보니스가 있던 스페인보다 전체적인 리그 수준이 높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유럽의 경쟁적인 단일리그, 컵 대회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베테랑’입니다.
그래서 유럽 프로무대에서 꽤 풍부한 경험을 쌓고, NCAA로 넘어온, 나이만 보면, ‘중고 신인’에 가까운 유망주가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 개인적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패트릭은 NCAA보다 본인의 홈(home) 과 가까운 곳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거절할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몇 주 만에 루트비히스부르크로 돌아가게 됩니다.
+참고 자료+
"I know for my near future that I definitely want to do something new," the 19-year-old indicates that a change could be imminent in the foreseeable future. "Maybe even in the USA – that I'm trying to work my way up there. I'm still very young, I'm just at the beginning of my career."
The NBA - the best and most prestigious professional league in the world - is the dream and goal of many ambitious basketball players.
+VCU와 관련된 패트릭 소식+
https://twitter.com/VCURamNation/status/1672252629907394561
-> but the opportunity to grow professionally while being close to home was too good to turn down
+별책부록+
+사보니스의 2013-2014 스페인리그 개인 기록+
그리고 이후, 패트릭은 루트비히스부르크와 2024년까지 머무는 계약서(+2023-2024시즌 이후 옵션도 있는)에 싸인을 하게 됩니다.
+참고 자료+
https://twitter.com/MHP_RIESEN/status/1676569113492361218
사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패트릭이 미래에 NBA 행을 생각한다면, 분데스리가에 남는 선택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직 스페인, 튀르키예와 같은 리그 수준은 절대 아니지만, 점차 유럽의 컵 대회(EX 2021-2022시즌 바이에른 뮌헨 유로리그 8강 플레이오프, 2022-2023시즌 라티오팜 울름 유로컵 8강 진출)에서도 성적을 낼 정도로, 분데스리가 팀들의 전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으며,
2022-2023시즌 분데스리가 우승팀인 라티오팜 울름의 누네스, 주기치 2022년 NBA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6순위로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에 지명된 알바 베를린의 가브리엘레 프로치다(201cm) 같이 나름 유럽에서 그 나이대치고, 실력 있는 유럽 유망주들도 속속 분데스리가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참고 자료+
+U20 관련 누네스, 주기치 관련 글+
https://cafe.daum.net/ilovenba/7k/6652
+프로치다 관련 글+
https://cafe.daum.net/ilovenba/7k/6632
더군다나 앞에서 언급한 패트릭의 소속팀, 루트비히스부르크는 분데스리가에서 ‘위닝 팀’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패트릭이 분데스리가에 남아, 성장하면서, 본인의 꿈인 NBA 진출을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 같습니다.
여담으로 패트릭의 아버지인 존은 미국인입니다. 1968년생인 존은 스탠포드대에서 농구 선수로 활약하였고, 분데스리가 팀인 괴팅겐(2003 ~ 2005)에서 감독을 하고 있을 때, 패트릭이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현재 패트릭의 소속팀인 루트비히스부르크에서 9년(2013–2022)간 감독 생활을 했습니다.
존은 일본(2005 –2006, 2022 ~)에서도 감독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놀랍게도 아시아 농구와 인연이 매우 깊습니다. 존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도쿄 알바크(Tokyo Alvark)에서 감독으로 있었고, 현재 일본 B 리그 치바 제츠의 감독으로 있습니다.
참고로 제츠는 2022-2023 B 리그 준우승 팀이었습니다.
+참고 자료+
+패트릭의 인상적인 경기 및 플레이 스타일+
비록 유럽에 남았지만, NBA 진출을 생각하고 있는 패트릭을 궁금해하시는 농구팬들이 있으실 것 같아, 인상적인 경기와 플레이 스타일을 한 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풀 버전 2경기를 밑에 올리겠습니다. 제가 패트릭을 높게 평가하고, 주목하는 이유는 소위 유럽의 ‘큰 무대’에서 만 20세에 불과한 어린 선수가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는데, 유럽에서는 ‘유로리그, 유로컵, 챔피언스리그’ 같은 컵 대회의 중요한 경기 혹은 리그 플레이오프에서는 경험이 적은 유망주보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베테랑들을 많이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패트릭은 당당히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의 중요한 경기에서 10분 이상 출장할 정도로 팀에서 중용하였고, 그것도 모자라서 꽤 괜찮은 개인 활약상까지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그 ‘큰 무대’에서 패트릭이 잘한 경기는 바로 분데스리가 플레이오프 2라운드(4강) 본,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인 시리즈 3차전 리모주 CSP(프랑스) 전입니다.
*챔피언스리그는 2022-2023시즌부터 NBA의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참고하여, ‘플레이-인 시리즈’(Play-In Series)를 만들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의 플레이-인 시리즈란 32팀이 참가하는 정규시즌 조별리그(A조부터 H조까지 각 조 당 4팀)에서 2, 3위를 차지한 팀(1위 팀은 자동적으로 16강 조별리그에 진출합니다)들이 3전 2선승제로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를 치르는 방식을 말합니다.
The Regular Season starts on October 4, and the format remains unchanged - 32 teams in eight groups of four, group winners moving straight to the Round of 16, while second- and third-placed teams face off in the Play-In Series in January 2023.
특히 전 밑의 2경기 중에, 챔피언스리그 CSP와의 3차전(시리즈 스코어 1-2 패)에서 보여준 패트릭의 활약상이 제일 인상 깊었습니다.
+참고 자료 패트릭의 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풀 경기 및 박스스코어+
+분데스리가+
+분데스리가 플레이오프 2라운드(4강) MHP 리젠 루트비히스부르크 vs 텔레콤 바스케츠 본 3차전+
https://www.youtube.com/watch?v=LP0ho6VVdGk
-> 패트릭은 노란색 유니폼 2번
+박스스코어+
https://www.easycredit-bbl.de/spiele/f047b4e9-9f7c-41c1-b5b1-9ab3b9deb0fe#boxscore
+패트릭 개인 기록_ 19분 8초 출장 6점(3점 1/3 자유투 3/3)+
+경기 결과_ 73-82 패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인 토너먼트+
+MHP 리젠 루트비히스부르크 vs 리모주 CSP(프랑스)+
https://www.youtube.com/watch?v=nl9WPh21oMY
-> 패트릭은 노란색 유니폼 2번
+박스스코어+
https://www.championsleague.basketball/22-23/game/1801/MHP-RIESEN-Limoges-CSP#|tab=boxscore
+경기 결과_ 94-96 패+
+패트릭 개인 기록_ 20분 17초 출장 18점(2점 1/1 3점 4/9 자유투 4/4)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
아쉽게 연장에서 2점차 패배(94-96)를 당한 리모주 전에서 패트릭은 이날 단 약 20분을 뛰고 18점을 올렸는데, 특히 1쿼터에만 10점(3점 슛 3/4 하나는 4점 플레이)을 몰아넣는 폭발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리모주 전을 돌아보면,
패트릭은 팀에서 맡은 역할이 팀원들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 없이 ‘캐치 앤 슛’을 주로 던지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슈터에 가깝고, 슛 터치가 매우 부드럽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볼이 오기를 기다리지만은 않고, 볼 없을 때도 잘 움직이며, 이때 스크린을 잘 활용하기도 합니다.
패트릭은 사실 리모주 전에서 단순히 슈터 역할 외에, 공격에서 ‘인상적이고, 다양한’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그 예는 다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스크린 없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킥아웃할 때, 상대 반칙 유도(1쿼터 종료 3분 3초 전, 오른손잡이인데, 왼쪽 돌파, 왼손 패스 시도).
2. 절묘한 어시스트(크로스 코트 패스)로 팀원의 3점 슛 찬스를 살려주는 장면(1쿼터 종료 2분 52초 전).
3. 수비수의 움직임을 보면서, 유로스텝에 이은 오른손 레이업(전반 종료 9분 8초 전) 성공.
수비에서 사이드스텝은 좋아 보이고, 가벼운 몸을 이용하여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잘 따라다니면서, 팀원의 도움 수비를 유도하는 센스도 있어 보이지만, 아직 요령이 부족하고, 민첩하거나, 볼 핸들링이 좋은 상대에게는 약점이 있어 보였습니다.
유럽 유망주에게 관심이 있는 농구팬들이라면, 2023-2024시즌, 루트비히스부르크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가까운 미래에 NBA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패트릭을 유심히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허접한 장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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