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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있을 때 잘혀야지!!...(각호산에서) 언 제 : 2006.09.16.(토) 어디로 : 충북 영동군 각호산(1,171m) 누구랑 : 뫼산악회를 따라 아내랑
그러니까 며칠전 아내가 뫼산악회에서 민주지산-각호산을 가니 어떡할꺼냐고 나의 의향을 물어 왔을 때 나는 쓰다 달다 말이 없었다. 왠고하니 민주지산은 이미 2번이나 다녀왔고.... 얼마전 조직내 테니스 시합이 있었을 때 타이브레이크에서 진 것이 아쉬어 쉬는 날 좀 만만한 아줌마한테 화풀이라도 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랬다. 옛날에는 멋(?)좀 부린다는 사람이 테니스채를 들고 왔다 갔다 했것만 요즘은 젊은이들이 테니스를 배울려고 하지 않으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 10년 동안 출전 머릿수를 채우는 기쁨조가 되어 오래간만에 타이브레이크까지 갔으니 잘하면 예선통과를 할뻔 했는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고 말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어쩌랴?...나는 여직까지 아내의 뜻을 거슬려 본적이 없으니 금요일 저녁 급기야 걸망을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암만!!...있을 때 잘혀야지!!...ㅋㅋㅋ 07:20 문기초등학교앞. 눈에 익은 영동시인의 적토마가 졸리운 듯 느릿느릿 다가와 덥썩 올라타니 오랜만이다 라는둥, 반갑다 라는둥, 보기 좋다 라는둥 회장님, 총무님, 대장님의 인사가 쏘나기처럼 쏟아진다. 격주 토요일마다 산행하는 뫼에 내가 동행한 것은 너덧번이나 될까 말까 싶은데도 이곳에 오면 이렇게 대접이 융숭한 것은 나를 보고 하는게 아니라 아내가 이곳에서 원로(?) 대접을 받으니 원님 덕에 나발 부는 꼴인줄 나도 알고 그들도 안다...ㅋㅋㅋ 10:20 산행은 도마령에서 시작이다(843m). 민주지산하면 으레 물한계곡이 떠오르니 도마령은 생소한 곳이라 320 마력의 쌩쌩한 적토마도 허덕거리며 올라왔으니 계방산의 운두령에 이은 정말 대단한 고개다. 태풍 산산인가 뫼묀가 뭐 그런 놈이 올라 온다드만 도마령의 바람이 만만치 않은데도 건강하고 혈색좋은 할아버지 두 분이 바람독에 서서 영동군 소개 리프렛을 나누어 주신다. 산행종점인 물한계곡으로 버스를 돌리려든 영동시인이 한마디 건넨다. 영동시인 : 성님?...유럽 배낭여행기 잘 보았슈!... 빵과버터 : 그~랴?... 영동시인 : 부러버 죽껏슈!... 빵과버터 : 그~랴?...그런데 산들이 죄다 발 아래 있으니 오늘 산행은 벌써 끝난 거 아녀?... 영동시인 : ???....ㅋㅋㅋ
도마령에서(S라인과 여린 억새...요즘 누항의 키워드는 몸매가 아니던가?...ㅋㅋㅋ) 역시 디카 앵글잡는 솜씨는 아내를 따라갈 수 없어 아내가 잡은 그림을 차용해 왔다
각호산에서(행여 실례가 될까봐 멀찌감치서 노익장을 줌인 해봤다)
각호골에서(역시 혼자 가는 길 보다는 둘이 가는 길이 아름답드라...)
물한계곡에서(앗!...짝xx이다...비록 짝이 안 맞아도 2개가 나란히 있어야?....ㅋㅋㅋ)
1년에...아니면 평생에 몇 번이나 이런 나들이를 해보셨을까?...오뉴월 따가운 밭고랑과 논배미에서 허리를 펴지도 못한채 긴긴해를 보냈을테니 측은한 마음보다 죄송스런 마음이 앞선다. 비록 콩국수 한 대접이지만 온갖 시름 잊어 버리고 남은 여생 즐겁게 사시라구요....
할아버지?...역정 푸셔요!...그러나 나의 눈매는 가늘어지고 입술은 사알~짝 올라가고 있었다. 보기 좋은 그림이기 때문이다. 어쨋든 세상을 오래 사신것 만해도 존경을 받을 만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은가?...우리도 저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려나?....(암만!!...있을 때 잘혀야지!!...) - 끝- |
첫댓글 '타이브레이크'란 말은 흔히 쓰는 '듀스'란 거쥬? 한 점을 두고 마음 쪼리게하는... ^^;; 아깝따! 예선통과.(혹시 서브 실패로 점수 주신것 이 아닌지? 아니면 미인계에?? 후자가 맞을 듯...ㅋㅋㅋ) 누님의 앵글잡는 솜씨는 이제 어디 내어놔도 일품인듯합니다. 산행기가 짧아 조금은 서운하지만 전해주시는 메세지가 강렬해 감동적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내한테 잘 보일라고 쫄랑쫄랑 산에 쫒아 다닌게 결정적인 패인(?)이었던거 같습디아....ㅋㅋㅋ 산행기는 글 잘쓰고 사진 잘 찍는 아내한테 맡기고 저는 동반자의 노래를 부르고 싶었습니다...
민주지산 옆의 산이군요..^^ 댓글에서 두분의 관계를 예상하였는데.. 항상 산행기를 보면 남남같이 다니시는 것같아 조금은 헛갈렸습니다..ㅋㅋ 한국의산하 산행기를 보니 이젠 확실하네요...^^ 모처럼의 부부산행 축하드리며 내내 행복하시길... 제목에서 어깨가 조금 움찔합니다..ㅎㅎ
ㅋㅋㅋ.....내 애기를 남 얘기하듯 하는 저는 참 뻔뻔하지요?....
부럽습니다. 산행기도..부부간의 정겨움도..
고맙습니다....범부의 일상을 좋게 보아주시니....평안한 나날 되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산행하셨습니다.^*^ 후기 잘봣습니다.늘 봐도...맛갈스럽습니다.
맛깔스럽다니 황송합니다요!..저는 성의없는 산행기라고 혼날쭐 알았는디요?...
아니?? 무신 신행기가 산거북이 키 마냥 요로코롬 짜리몽땅 합니까요? <그건 그렇고 요즘 불사초임의 사진은 저희 부부가 신음같은 탄성을 연발합니다. ".....선한 사람 숨쉬는 마을이 저만큼 멀어져 참다운 사람 냄새 그리워지네"라고 설명한 사진은 위의 빌리신 사진과 함께 예사롭지않은 화면이라 여깁니다. 하늘금을 배제하기란, 보통 훈련되지 않으면 잘 잡기힘든 것이죠. 제가 점수를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100 점을 드리고 싶습니다.>
상놈이 양반 흉내 내기도 어렵고, 양반이 상놈 흉내 내기도 어려운 지라.... 내도 이제 편하게 살라요!...ㅋㅋㅋ 지금은 한산에 나오지 않는 어떤 분이 2년전에 하는 말이 저는 삼류고 아내는 무슨류라고 하더니?..카이저여!!...카이저여!!,,,캬캬캬...
간단한 산행기에도 하실 말씀은 다 하셨네요 ㅎ암요 밉다 해도 있을때 잘 혀야쥬~~ 근데 그게 차암 잘 안됩디다 ㅎㅎ사모님의 사진솜씨는 프로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