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에 당시 최고 주먹을 지닌 시라소니(조상구)가 전격 출연하면서 김두한(김영철)과 시라소니의 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주 시라소니의 액션 장면이 안방극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하자 주인공 김두한과 함께 시라소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야인시대’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김두한과 시라소니가 결투신을 벌여 당대 최고의 주먹을 정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미 두 사람의 신체적인 특징과 싸움의 주특기를 분석,김두한-시라소니의 가상 대결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김두한과 시라소니의 대결에 대해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되자 ‘야인시대’ 제작진은 김두한-시라소니 대결장면 촬영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5일 연출자 장형일 PD는 김두한의 장남 김경민씨와 방송작가 이환경씨를 함께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장PD는 이날 “두 주먹의 대결을 시청자 서비스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김두한-시라소니의 결투신을 설정할 경우 2부가 방영되면서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시청률(30%대)을 1부(40∼50%대) 못지 않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 크게 고무돼 있다. 김경민씨는 이날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찬성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결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80년대 제작됐던 영화 ‘김두한형 시라소니형’처럼 두 사람의 주특기인 주먹과 박치기를 서로 주고 받고 ‘과연 소문대로 세구만’이라며 서로 실력을 인정하는 정도로 처리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환경 작가는 “두 사람이 싸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대결신을 담을 수 있을지 고민된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두한과 시라소니의 대결은 ‘주먹사’에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김두한의 아들 김씨는 “아버지와 시라소니는 두 분 모두 서로의 실력을 잘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아버지는 자신보다 7살이나 나이가 많은 시라소니를 형님으로 깍듯이 예우했다. 또 50년대 말 시라소니가 이정재에게 린치를 당한 후 병원에 입원했을 때 아버지가 직접 병문안을 갈 만큼 두 분의 관계가 좋았다”고 전했다.
시청자들은 사이버 게시판에 “실제로는 없었더라도 드라마는 가상의 얘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공간인 만큼 극적인 요소로 대결신을 삽입해달라”고 요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이를 반대하는 네티즌도 만만찮아 사이버 상에서 일대 논쟁이 벌어질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