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7월 28일) 당감동 백양터널 앞에 있는 국제백양아파트 입구에서 골프장 관광
떠나는 출발현장을 잡았습니다. 지난 주 토요일(7월 25일) 부암동 협성아파트 아래
사거리에서 관광 떠나는 출발현장을 잡은 지 사흘 밖에 안되었네요.
백양산에 골프장을 지으려는 롯데가 그야말로 지랄을 하네요. 이번에는 2대가 떠납니다.
하루 전날 정보를 듣고 이번에는 주민대책위 각 아파트마다 연락도 하고 시민단체 뿐
아니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도 도움을 청하고 아는 기자도 와달라고 청을 넣고 하여
새벽사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하여 주었습니다.
잠에서 덜깬 주민대책위 사무국 비정규직인 큰딸내미도 나오고 방송국 카메라도 보이고
오랜만에 뵙는 시민단체 원로 어른의 모습도 보이네요. 관광버스 출입문 앞에서 손펼침막을
들고 시위도 하고 차안에 들어가서 골프장 반대 홍보전단을 나눠주면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인근 아파트 이전 부녀회장이 공공연하게 모집을 하였다는데(먼 데 사는 자기 친구들까지
불러모아) ‘그래 이러면 어쩔건데’ 하는 식이지요. 그런데 막상 당일 현장에서 만난 모습은
그리 떳떳해 뵈질 않네요.
참 다르지요. 어느 아파트 부녀회는 입대의 대표들 대신에 나서서 반대하기도 하고 이처럼
새벽에 나와서 항의시위에 앞장서기도 하는데. 어쨌든 버스에 오르는 이들은 다들
쥐구멍에라도 숨을 듯이 하지만 그래도 버스는 떠납니다. 2대씩이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우리가 그자들을 이해하지 못하듯이 그들도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요. 그런 틈을 비집고 롯데의 멀리 강원도까지 데려가는 골프장
관광놀음은 갈수록 심해지네요.
이 나라 굴지의 재벌기업이라는, 나라안팎으로 최고 최대의 건축물을 짓겠다는 일등
건설회사의 비열하고 치졸한 뒷모습 또는 본모습이 이러네요. 그런데 덜돼먹은 나의 머리속은
노여움도 아닌 것이 서글픔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절망감도 아니고 뭐랄까 구름을
잡는 듯 아득하기만 합니다.
관광버스에 올라가 전단을 나눠주는데 어떤 이가 다소곳이 전단을 받으며 하는 말, ‘그냥
밥 한 끼 얻어먹고 오는 겁니다’ 하겠지요. ‘밥 한 끼’라, 말 그대로 ‘빌어먹을’ 밥 한 끼가
문제겠습니까. 그렇지요, 밥은 밥일뿐, 떳떳한 노동의 댓가로 얻어지는 것이든, 누구
등쳐먹고 입에 넣는 것이든, 밥에 꼬리표가 달린 것도 아니고, 뱃속에 거르는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밥에 떡에 수육에 권커니 자커니 하면서 노래도 한가락 뽑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들 대놓고 막가자는 놈들도 버젓이 행세하며 사는데
그리 큰 흉이야 되겠습니까.
그런데요. 요즘 큰 일 합네하고 골프장 반대일을 하면서 조금은 커진 내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아주 사소한 만남이나 사이라도 꽤나 정성스럽게 대하는 모습이라든지, 용서니
이해니 이런 판단이 아니라 사람이나 일의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때가
많아졌다든지, 일시적 기분이나 감정이야 어찌하지 못하지만 차분하게 되돌아보고 중심잡는
일이 수월해졌다든지 하는.
무엇보다 기(記)가 편해진 거 있죠. 말[言]과 몸[己]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 記라고 하지요.
이는 ‘밥 한 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몹시 곤궁한 시절 어느 시인이 떠올렸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처럼 깨어있으려 애쓰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하여
때론 삶의 남루(襤褸)를 벗어버리는 일 꼭 필요하지 않겠나요.
어떠세요. 이 정도면 남는 장사 맞지요. 새벽에 나가 개고생하면서 이 정도 수지는
맞아야지요. 그렇지요. 후후
[관광버스 출발현장에서 항의시위하는 모습]
[롯데 관계자를 포함 먹을 것을 버스에 싣는 모습]
[관광버스를 배경으로 항의시위하는 모습, 아무도 말리지 못하네요]
* 이상은 지난 주 토요일(7월 25일) 부암동 협성아파트 아래 사거리 출발현장 모습입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화요일 (7월 28일) 당감동 백양터널 앞 어느 아파트 입구의 출발현장 모습입니다
[출입문 앞에서 시위하는 모습]
[고개 숙인 채 버스에 오르는 관광객]
[버스 안에서 찍은 모습, 앞자리는 카메라를 피한 탓에 사람이 없는 것처럼 보이네요]
[요령은 먼저번과 동, "우리 백양산에 롯데골프장 정말 안돼" ]
[그래도 주민들을 태운 버스는 떠나고, 2대씩이나]
[버스가 떠난 뒤 육교 위에서 홍보활동으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