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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28
씬1.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밤)
대무신왕과 송옥구, 을두지, 추발소, 내시장.
호동, 시립해 있다.
대무신왕 : 네가 최리의 딸을 놓아 주었느냐!
호동 : .. (송옥구를 본다)
대무신왕 : 그 계집을 척살하라는 내 명을 어기고, 도망치게 하였느냐!
호동 : 예, 폐하.
대무신왕 : !!
대무신왕, 옆에 있는 칠지등을 집어 호동에게 던진다.
호동, 등잔에 이마를 맞고 피 흘린다.
을두지 : 왕자마마!!
대무신왕 : 감히, 내 뜻을 어기고도 살아남기를 바라느냐!!
을두지, 황급히 다가가 자신의 소매춤으로 호동의 이마를 누른다.
호동, 손을 들어 을두지를 제재한다.
송옥구 : 호동왕자 혈기왕성한 나이니, 낙랑공주의 미모에 흔들리고 욕정에 흔들릴 수도 있지요.
대무신왕 : (본다)
송옥구 : 그게 아니라면, 반역의 마음을 품지 않고서야 어찌 폐하의 명을 어기겠나이까?
을두지 : 고추가어른!! 반역이라니요!!
추발소 : 말씀이 과하십니다!
대무신왕 : (무시하고, 호동에게) 네 손으로 라희 그 계집의 목을 베어오라!!
호동 : 죽일 것 같으면, 놓아보내지도 않았습니다.
대무신왕 : !! (미간이 꿈틀하는)
호동 : 낙랑공줄 죽여 고구려에 대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대무신왕 : 너 지금 나와 뜻을 달리하겠다는 것이냐!
호동 : 아버님의 시대와 소자의 시대는 다릅니다. 폐하께서 다스리는 고구려와 신이 다스려야할 고구려는 다릅니다!
을두지 : 왕자마마. 이러시면 아니되옵니다!
호동 : 아바마마께서 개마국,구다국을 쳐 정복의 시대를 사셨다면.
소자, 호동은 그 넓힌 땅을 하나로 묶는 화합의 고구려를 만들어야 하옵니다!!
대무신왕 : !! 하덕은 검을 가져오라!!
씬2.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복도 (밤)
송매설수, 오만한 표정으로 시녀장을 데리고 대무신왕과 호동의 대결을 보기 위해 걸어오고 있다.
씬3. 고구려, 국내성 강국전 마당 (밤)
대무신왕, 호동에게 검을 던진다.
호동 : .. (검을 보는)
대무신왕 : (내시장이 들고 있는 자신의 검을 든다. 검을 빼지는 않는다) 그래. 이제 나는 늙었고. 너는 젊다!!
어디 고구려 제일이라는 네 검을 보여 봐라!! (검집째 겨눈다) 어디 너의 시대를 한 번 봐주지.
호동 : 최리는 단순한 왕이 아닙니다!! 공줄 죽이고, 전쟁으로 낙랑국을 얻자면 고구려, 너무 많은 피를 흘려야 합니다!!
대무신왕 : 다물고 검을 들라 했다!!
호동 : 소자, 아바마마의 그림자가 아니옵니다!! 무엇이 고구려에게 도움이 될지 생각하고,판단해 낙랑공줄 놓아주었나이다!!!
대무신왕 : 이런 놈을 보았나!!
송매설수, 시녀장과 함께 걸어와 단 위에서 호동을 본다.
송옥구와 을두지, 추발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태추, 한쪽에 시립해 있다.
대무신왕, 검집째 호동을 패기 시작한다.
태추 : (무릎을 꿇고) 대왕마마!! 왕자마마를 제대로 보필치 못한 이 놈들을 벌하소소... (부복한다)
송옥구와 송매설수, 시선이 마주치면 희미한 미소를 짓는다.
호동, 대무신왕의 검에 무릎이 꺾인다.
호동 : 땅을 넓히는 것은 검이나, 그 나라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땅을 지킬 수 없습니다!!!
대무신왕 : 한마디만 더 지껄이면 용서치 않으리!!
호동 : 땅을 얻기보다, 지키는 것이 어려움을 왜 모르시나이까!! 끝없는 반란에 시달릴 뿐입니다!!
호동, 무릎을 꿇고 대무신왕의 검에 두드려 맞으며 충언한다.
씬4. 동, 장소 (시간경과)
호동, 피투성이가 되어 무릎 꿇은 몸이 흔들린다. 쓰러지는.
대무신왕, 땀투성이가 되어 검을 멈춘다.
대무신왕 : 세상의 모든 아들은 아비의 그림자다!!
호동 : (몸을 가까스로 일으켜 앉는다)
태추 : 왕자마마. (무릎걸음으로 다가가려는)
대무신왕 : 내가 할아버님 동명성왕의 그림자이듯, 너 역시 내 그림자일 뿐!! 나를 꺾으려 하지 마라!
호동 : (입속에 고인 핏덩일 뱉는다)
대무신왕 : (자존심 대결이다) 낙랑공주의 목을 베어오라.
호동 : 고구려에... 도움되지... 않습니다...
대무신왕 : 왕에게 생각이 다른 아들은 후계자가 아니라 죽여야 할 정적이다! 최리의 딸년 목을 베어오라!!
추발소 : (호동의 옆에 선다) 왕자마마. 어서 지의를 받드소소.
호동 : 낙랑공주를 죽이면.. 고구려에 해가 되옵니다...
대무신왕 : !! (추발소에게) 근위무사들에게 명해, 흑위서문을 지켰던 수양전 호위놈들은 역명죄(逆命罪)로 모조리 목을 베라!!
호동 : 아바마마!
대무신왕 : 이 시각부터 호동을 수양전에 유폐한다!!
송매설수 : ! (미소)
을두지 : 폐하!! 하명을 거둬주십시오!! 어찌 왕자마마를 유폐하실 수가 있사옵니까!
대무신왕 : 누구라도 내 명없이, 수양전을 드나들시 반역의 죄로 다스리겠다!
수양전에 금줄을 치고, 내 명이 떨어질 때까지 호동이 거기서 한발도 나오지 못하게 하라!!
호동 : ...
대무신왕 : 끌어내라!!
근위병사들, 호동에게 “송구합니다, 마마” 인사하고 호동의 양팔을 잡고 끌어낸다.
호동 : 소자, 아바마마의 그림자가 되기 전에 고구려의 왕자가 되고 싶습니다!!
고구려를 위해 도움 되는 길을 따르고 싶습니다!!!
호동, 끌려가면서 소리친다.
대무신왕, 그 모습을 싸늘하게 본다. (Dis)
씬5. 고구려, 어느 야산 (밤)
자명, 나무 위에 올라 라희와 왕홀을 보고 있다.
왕홀, 라희를 데리고 우나루의 군사를 피해 가고 있다.
씬6. 동, 라희 있는 곳/우나루 있는 곳 (밤)
우나루, 군사들을 쪼개고 있다.
우나루 : 가장 손쉬운 길은 패수다. 강을 건너 낙랑으로 가려 할테니!!
일진은 패수의 길목인 우포(雨浦)로, 이진은 호산으로! 삼진은 근처 민가를 뒤져라!!
군사들 : 군명!!! 삼가 대장군의 명을 따르나이다!!!
군사들, 세 무리로 나누어 라희를 쫓기 시작한다.
우나루 : (휘하의 군사들에게) 너희들은 이곳을 다시 한번 훑는다!! 개미굴까지 샅샅이 뒤져!!
씬7. 동, 라희 있는 곳/자명 있는 곳 (밤)
라희, 왕홀과 함께 걸음을 옮기는데 풀쑥- 나뭇잎이 꺼지면서 라희의 발목이 살짝 빠진다.
라희의 한쪽 발이 여우 잡는 쇠로 만든 올무에 철컥 걸린다. 라희, 자신도 모르게 “아!!” 소리를 치고 만다.
왕홀 : !!
자명 : !!
우나루 : !! 저기다!!!
우나루, 군사들에게 신호를 보낸다.
우나루의 군사들, 산을 뒤지기 시작한다.
왕홀, 초조해서 칼로 덫을 내리쳐 보지만 쉽지가 않다. 군사들이 오고 있다.
왕홀 : 마마!!
라희 : 대장군은 나를 두고 가세요.
왕홀 : 그리 할 수 없습니다!! 소신, 죽어도 마마를 모시고 갑니다!
라희 : 외삼촌!!
고구려 군사들이 몰려온다.
왕홀, 라희의 올무를 칼로 치고,치고, 또 친다. 올무가 벗겨진다. 라희, 발목에 상처를 입고 피 흘린다.
왕홀, 라희를 일으켜 세운다.
군사들, 왕홀과 라희를 둘러싼다.
라희는 제자리에서 군사들을 베고, 왕홀, 고구려 군사들을 종횡무진 벤다.
자명, 나무 위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문득 왕홀, 나무 위의 자명을 보게 된다.
왕홀 : ..
우나루 : 대장군이란 직함이 허명은 아니군. 젊은 나이에 출중하구만.
왕홀 : 오시오!
라희 : 대장군!!
우나루 : 그러지. 길을 찾아도 늙은 기러기가 더 잘 찾는다는 걸 한 수 알려주지. (검을 뽑는다)
왕홀 : (자명에게 소리친다) 태녀마말 도와주리라 믿습니다!!
자명 : ..
왕홀 : 그대만이 태녀마말 도울 수 있소!
자명 : ..
왕홀과 우나루, 검을 겨눈다.
생,사를 건 혈투에 자명, 어쩔 수 없이 나무에서 내려온다.
우나루 : !! 넌 호동왕자 호위무사 아니냐!!
왕홀 : 태녀마말 부탁하오!!
자명 : 내가 왜 도와야 하죠?
왕홀 : .. 그대의 운명인 듯 싶소.
우나루, 병사들에게 “살아 나가지 못하게 하라!!” 소리치고, 왕홀과 검을 겨루기 시작한다.
자명, 다가오는 고구려 병사들을 라희와 협공해 베어버린다.
자명, 라희를 부축한다.
자명 : 따라오세요!!
라희 : 대장군!!!
왕홀 : 어서가십시오!! 태녀마마!! 뿌쿠 아가씨를 믿으십시오!!!
왕홀과 우나루, 혈투를 하고.
자명, 라희를 부축해 고구려 군사를 베고 앞으로 나간다.
라희, 숨겨둔 암기를 빼서 앞을 막는 군사들에게 던진다.
우나루와 함께 있던 부하들은 이미 다 죽었다.
씬8. 고구려, 야산 민가 가는 길 (밤)
자명, 라희를 부축하고 간다.
라희 : (손을 떨친다) 천한 계집의 도움 따윈 받고 싶지 않다!
자명 : 여기서 죽으시렵니까?
라희 : ..
자명 : 가시죠.. (길을 잡는)
라희 : 미쳤느냐!! 어째서 기껏 빠져나온 민가 쪽으로!!
자명 : 사람들 사이에 숨는 것이 낫습니다. (라희를 바라본다)
씬9. 동, 왕홀,우나루 있는 곳 (밤)
왕홀과 우나루, 사력을 다하고 있다. 두 사람, 한 순간 서로를 찌른다.
함께 비탈로 굴러 떨어지는 왕홀과 우나루. (Dis)
씬10. 고구려, 외딴 민가 헛간 앞 (밤)
자명, 주위를 둘러보며 헛간으로 들어간다.
씬11. 동, 헛간 안 (밤)
자명, 라희를 치료하고 있다.
자명 : 쑥과 엉겅큅니다. 우선 지혈 정도는 할 수 있습니다.
라희 : 낙랑의 장군과 군사들을 죽일 때는 언제고, 날 돕는 까닭은 또 뭐냐?
자명 : 모르겠습니다. (라희의 발목에 찧은 풀잎을 얹는다)
라희 : 아아.. (쓰라리다)
자명, 바랑에서 꺼낸 천을 쭉- 찢어 라희의 발목을 묶는다.
자명 : 원후마마께서... 소인에게 여러번 친절을 베푸셨습니다..
그 분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고 싶지 않아서 모셔다 드리려 합니다.
라희 : 주제넘은 계집이로군.
자명 : .. (보다) 태녀마마께... 여동생이 있으시다지요?
라희 : !! (깜짝 놀라 본다) 그걸 니가 어찌 알아!
자명 : 고구려궁이지만, 궁에 있으면 이것저것... 듣게 됩니다.
라희 : 내게 동생 있는 게 너하고 무슨 상관이냐?
자명 : 그저, 궁금해서..
라희 : 죽었다. 그 아인. 그 얘긴 못들었느냐?
자명 : 들었습니다.. (라희를 보다) 살아 있다면... 만약 살아 있다면 기쁘실까요?
라희 : 호동왕자와 해애우를 봐라.
자명 : (본다)
라희 : 여염의 집에선 모르겠으나.. 왕실에서는 왕위의 위협이 되는 동생이 반가울 리는 없겠지.
자명 : .. (본다)
라희 : 그걸 네가 왜 궁금해 하는지 까닭을 모르겠군.
자명 : .. 눈을 좀 붙이십시오. (건초더미에 눕는다)
라희 : .. (자명을 본다)
자명 : .. (눈을 감는다)
라희 : .. (어쩔 수 없이 자명의 옆에 누워 눈을 감는다)
씬12. 낙랑국, 단군사당 (새벽)
모하소, 기도를 하고 있는데.
태감장, 뛰어 온다.
태감장 : 원후마마!
모하소 : 기도 중에 방해하지 말라 했거늘.
태감장 : 율구헌이 공격을 받았사옵니다!
모하소 : 누가 감히 대장군의 집을 침범했단 말이냐!!
태감장 : 차후마마의 명입니다.
모하소 : 뭐라!! 지금 차후는 어디 있느냐!!
태감장 : 정소옥으로 납시셨습니다!!
모하소 : 호곡에게 갔단 말이냐!!
씬13. 낙랑국, 진양궁 정소옥 (새벽)
모하소, 서둘러 시비들과 호위무사들을 데리고 온다.
씬14. 동, 호곡 갇힌 곳 (새벽)
왕자실, 치소를 대동하고 호곡의 앞에 서 있다.
호곡, 이미 군사들에게 두 발, 두 손을 제압당해 있고. 치소, 독약사발을 들고 있다.
호곡 : 대단하시오!! 왕자실 마님!!
왕자실 : 부어라.
치소 : 예, 마마.
군사들이 호곡의 입을 벌리면 치소, 약사발을 들이 붓는다.
호곡의 입과 목으로 약이 줄줄- 흘러넘친다.
호곡 : (반은 흘리고, 반은 마시고) 호곡의 입을 막는다고... 하늘도... 침묵... 하는가...
치소 : 하늘은 우리 차후마마 편이니, 그대는 그대 걱정이나 하면 되겠지!!
왕자실 : .. (본다)
호곡, 의식이 몽롱해진다.
모하소, 군사들과 시비들을 데리고 들어온다.
모하소 : !! (보고, 기가 막힌다) 차후!!!
왕자실 : (돌아본다) .. (평상시처럼) 오셨습니까? 원후마마.
모하소 : (열린 옥문으로 들어간다, 호곡을 본다) 태부 호곡!! 태부!
호곡 : .. (의식을 잃어간다)
모하소 : (왕자실에게) 무얼 먹인겐가!!
왕자실 : 낙랑국의 분란을 잠재울 약을 먹였지요.
모하소 : 호곡!! 부탁이네!! 이리 목숨을 놓을 것 같으면.. 제발, 내게 한 마디만 해주고 가시게!!
호곡 : ..
왕자실 : (군사들에게) 너희들은 반수전으로 돌아가라.
군사들 : 예, 마마. (모하소에게 가볍게 읍하고 돌아선다)
모하소 : (시비들에게) 성시원(誠侍院) 의원을 불러오라!!
죄인이 독을 먹었으니!! 어서 독을 토하게 하고, 목숨을 구하게 하라!!
왕자실 : ..
씬15. 낙랑국, 율구헌 마당 (새벽)
호위무사들과 율구헌의 시종들 마당에 죽어 있다.
모양혜와 부달, 상처를 입고 있다.
도수기와 몇 안남은 호위무사들, 함께 두 사람을 공격하고 있는.
모양혜, 칼에 허벅지를 베인다.
부달 : 태대부인 마님!!
모양혜 : 괜찮다!!
부달 : 도수기 네 이놈!! 주인을 물어뜯는 독사 새끼 같은 놈!!!
부달, 도수기를 향해 검을 겨누는데.
태감장과 영안전 호위무사들이 들어온다.
태감장 : 멈추시오!!
모양혜와 도수기, 태감장을 본다.
태감장 : 원후마마께오서 하명을 내리셨으니 다들 칼을 내리고 부복하시오!!
모양혜, 부달, 도수기와 살아남은 군사들, 칼을 버리고 부복한다.
모양혜 : 원후마마의... 분부를 듣사옵니다...
씬16. 모하소의 몽타주 (새벽)
호곡을 토하게 하는 의원들.
모하소의 군사들이 정소옥 앞을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
모하소, 진양궁 성겸전에서 글을 쓰고 있다.
왕자실, 반수전에서 초조히 생각하는.
모양혜와 율구헌 사람들, 모하소의 글을 듣는.
모하소 : 폐하께오서 묵방에 가 계시고, 승상 류지 또한 없으니.. 국정은 나 모하소가 맡는다.
태대부인 모양혜는 폐하께오서 환궁하실 때까지 율구헌에서 근신할 것을 명하노라.
도수기와 미앙전 호위무사들은 폐하의 명 없이 군사를 동원해, 대장군의 집을 범했으니 정소옥에 가둔다.
씬17.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새벽)
모하소, 자명의 그림을 보고 앉아 있다.
왕자실, 들어와 선다.
왕자실 : 부르셨습니까?
모하소 : 호곡의 입을 막으려는 이유가 뭔가?
왕자실 : 몰라 묻는 건 아니실테죠?
모하소 : 폐하께오서 궁을 비우신 틈을 타 난동을 벌인 까닭이, 자명이 때문인가?
왕자실 : 이미 이 왕자실, 자명일 공주로 인정치 않겠다 경고했습니다.
모하소 : (자명의 그림을 보여주며) 뿌쿠가 내 딸 자명이지?
왕자실 : (흘깃 본다)
모하소 : 동고비를 두창으로 몰아 죽이고. 호곡에게 독을 먹이고. 다 그 때문이지?
왕자실 : 인생 참 쉽게 사시는군요. 원후의 자리도 이 왕자실 덕에 오르고. 이젠 자명이도 나한테 찾아달라시는 겁니까?
모하소 : 차후, 정녕 내 손에 죽고 싶은가?
왕자실 : 원후마마께서 그럴 힘이 있으십니까?
모하소 : 뭐라?
왕자실 : 원후마만 물론이고, 폐하도 이 왕자실을 죽일 힘은 없습니다!!
모하소 : 자실아우!!
왕자실 : 대장군이 내 아웁니다!! 미앙전,반수전 군사들이 모두 태녀를 받듭니다!!
형님과 그이가 나를 죽이려면, 낙랑국을 쪼갠 후에 하십시오!!
모하소 : 라희 아직 살아 돌아오지도 못했네. 무슨 욕심이 그리 많은가?
왕자실 : 그래서, 라희가 죽어 돌아왔음 싶습니까? 형님 손에 피 안묻히고, 자명에게 모든걸 넘겨주게요?
모하소, 왕자실을 노려보다가 뺨을 친다.
왕자실 : 호호- 호호호- (웃는다)
모하소 : 뿌쿠가 내 딸 자명인걸 알았으니, 더는 누구의 목숨도 앗을 생각 말게!!
왕자실 : 형님. 참 딱도 하십니다. 누가 자명일 인정합니까?
모하소 : 내 뱃속으로 낳은 순간, 자명인 공주일세!
왕자실 : 복숭아를 복숭아라 형님 혼자 백번 우긴다고 복숭아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문무백관이, 만 백성이 복숭아라 인정해야 비로소, 복숭아가 되는 것이지요.
모하소 : 차후!!! 나를 더는 자극하지 말게!!
왕자실 : 하호개와 탁치를 죽인 낙랑의 원수요. 태녀를 잡아간 매국의 계집을 그 누가 공주로 인정하겠습니까?
모하소 : 그건 자명의 잘못이 아니야!!
왕자실 : 라희는 신탁을 받고 태어난 아입니다!! 낙랑국의 여왕이 될 아이!! 고구려 땅에서 죽을 리도 없고!!
기예단 천것으로 웃음이나 팔아온 자명에게 모든 걸 빼앗길 아이도 아닙니다!!
모하소 : ... (파르륵 떨다가) 밖에 아무도 없는가!!
태감장, 들어온다.
태감장 : 불러 계시옵니까, 원후마마.
모하소 : 차후를 반수전으로 모셔라!! 폐하께오서 환궁하실 때까지 호위무사들로 지키게 하되, 한발도 걸어 나오지 못하게 하라!!
태감장 : ... (왕자실을 한번 본다)
왕자실 : 내 발로 갈테니 나가 있으라.
태감장 : ..
모하소 : 태감장은 무얼 하는가!!
태감장 : ... (모하소와 왕자실을 한번씩 보고) 소인... 물러나 있겠나이다...
태감장, 밖으로 나간다.
왕자실 : 보셨지요? 이 진양궁이 누구의 궁인지?
모하소 : ..
왕자실 : 형님께서 자명일 공주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이 딱 하나 있는데, 알려드리죠.
모하소 : 그게 뭔가?
왕자실 : 라흴, 형님 손으로 죽일 수 있다면 자명은 공주가 될 수 있습니다.
모하소 : !!
왕자실 : 과연 젖 먹여 키운 라희를 형님 손으로 죽일 수 있을지.. 몹시 궁금하군요.
모하소 : ... 자네가 이리도.. 끔찍한 사람이었다니...
왕자실 : 이만 반수전으로 가보겠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샜더니 피곤하군요.
왕자실, 빙그레 웃고- 나간다.
모하소, 그 모습을 바라보다 털썩- 자리에 주저앉는다.
모하소 : ... (다탁 위의 자명의 그림을 보는) 자명아... 이 일을 어쩌면 좋겠느냐..
씬18. 고구려, 외딴 민가 헛간 안 (새벽)
자명과 라희, 잠들어 있다.
자명, 세 번째 예지몽을 꾸고 있다.
(인서트) 자명의 예지몽
자명, 눈보라 치는 벌판에서 적군과 대치하고 있다. 적군은 고구려의 삼족오기를 들고 고구려의 갑옷을 입고 있다.
자명은 홀로 고구려 대군과 맞서고 있는 것.
자명의 옆, 땅바닥에 꽂혀 펄럭이는 기는 낙랑국의 깃발이다. 낙랑국의 상징인 ‘곰’의 문양과 ‘樂浪國’이라는 글자도 선명하다.
적군의 맨 앞 선봉장, 한 손에 칼을 들고 서 있다. 그의 옆에도 고구려 대기인 삼족오기가 펄럭인다.
자명, 그 선봉장을 알아본다. 그는 바로 호동이다.
자명 : 왕자님!!!
라희 : !! (벌떡 일어난다)
씬19.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새벽)
호동,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
호동, 눈을 번쩍 뜬다.
씬20. 고구려, 외딴 민가 헛간 안 (새벽)
자명, 주위를 둘러본다. 라희와 함께 있는 헛간이다.
자명 : ..
라희 : 흥. (웃고) 고구려궁에 있으면 호동왕자에 후궁이 됐든 어쨌든, 천한 신분은 벗을 수 있었을텐데 왜 떠난 거냐?
꿈에도 못 잊을 만큼 그리운데.
자명 : ..
라희 : 호동왕자가 널 가라 내보낸 거냐? 나 때문에 떠난 것이냐?
자명 : .. (보다 씁쓸한 미소) 제가.. 왕자마말 떠난 것은 그리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
라희 : 뭐라!
자명 : 제가 낙랑에 가야하는 운명이.. 왕자마말 떠나게 한 것입니다.
라희 : 너 같은 천것이 운명을 입에 올리느냐? (비웃는) 무슨 대단한 운명이기에?
자명 : ...
라희 : 네 운명이 뭐냐니? 네가 백금에 웃음을 파는 천한 기예단 계집이 아니라면 뭐길래?
자명 : ... (일어난다) 옷을... 구해오겠습니다. (문쪽으로)
라희 : ... (의아하게 자명을 본다)
씬21. 고구려, 어느 마을 (이른 아침)
자명,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씬22. 고구려, 외곽 비탈 아래 (이른 아침)
우나루, 중상을 입었다. 왕홀, 역시 마찬가지로 중상을 입었다.
왕홀, 칼을 집고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우나루 : 제..법 일세.. (쿨럭- 피를 토한다)
왕홀 : 한... 수 잘 배웠습니...다...
우나루 : 어째서.. 날 베지 않는가...
왕홀 : 다음번에... 전장에서 베지요. 부상 입은 대장군을... 이리 베는 법은 없습니다..
왕홀, 힘겹게 걸어간다.
우나루, 피를 쏟으며 간신히 나무둥치에 기대 앉아 그 모습을 본다.
씬23. 낙랑국, 묵방관문 관사
묵방관문 관사를 지키는 최리의 호위군사들.
씬24. 동, 관사 최리의 방
최리,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류지, 들어와 읍한다.
최리 : 태녀는!! 대장군에게서 이후 연락이 없는가!!
류지 : 아직..
최리 : ..
류지 : 강을 넘을 준빈 다 마쳤사옵니다. 폐하의 지의가 떨어지면 배를 띄울 것입니다.
최리 : 해시(亥時)까지 소식이 없다면 강을 넘겠다.
류지 : 예, 폐하!!
씬25. 고구려, 국내성 전경
씬26. 고구려, 국내성 주몽사당
대무신왕, 착잡한 표정으로 진영을 보고 있다.
을두지, 대무신왕에게 청원하는.
을두지 : 왕자마마를 버리려 하십니까?
대무신왕 : 머리 굵어졌다고, 아비의 뜻을 꺾으려는 아들은 자식이 아니다.
을두지 : 호동왕자는 대왕마마의 위를 이으실 분이옵니다. 한 순간의 노기로 그 발밑을 허무시면 아니되옵니다!
대무신왕 : 내, 호동에게 고구려를 물려주기 위해 모든 걸 다 희생해왔다!!
그 긴 세월 왕비에게 후궁에게 자식을 만들지 않았고, 비류나불 견제해주었다!!
을두지 : 그 세월을 물거품으로 만드시렵니까? 이제와 내치시면 호동왕자는 어찌되고, 고구려는 어찌되겠습니까!!
대무신왕 : 우보도 유폐되고 싶은가!! 더 이상 아무 말 말고 물러가라!!!
을두지 : ..
씬27.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송매설수와 송옥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녀장, 두 사람에게 술을 따르고. 가벼운 안주가 놓여 있다.
송옥구 : 그렇게 제 애비 무휼을 모르다니.
송매설수 : 호동의 말처럼 낙랑공줄 죽여 고구려에 이득될 건 없질 않습니까?
송옥구 : 때로 왕에겐 국가의 이익보다, 권위를 세우는 일이 더 중요하지요.
송매설수 : 그렇다고 아들하고 경쟁할 필요는 없을 텐데요..
송옥구 : 아버지란 그런 것입니다. 내 아들이, 나보다 뛰어나길 바라지만..
내 그림자가 되어, 자신이 세운 업적을 이어주길 또한 바라지요. 호동이 그걸 몰라 패착을 만든 것입니다.
송매설수 : 어찌됐건 호동, 또 한걸음 태자책봉에서 멀어졌습니다. 호호~~
송옥구 : 해애우를 말 잘 듣는 아이로 기르십시오. 괴팍한 무휼의 눈 밖에 나지 않도록 말입니다.
송매설수 : 그건 내게 맡기시고 아바님은 오나부를 움직여 이 기회에 호동의 지지기반을 확실히 무너트려야 합니다. (미소 짓는)
씬28.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마당/수양전 안
호동, 눈을 감고 앉아 있다.
차차숭, 일품 한쪽에 서서 본다.
근위병사들, 수양전 호위무사들을 데려가려한다. 태추, 안타깝다.
내시장 : 흑위서문을 지킨 병사들만 어서 나오라!!
태추 :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
무사1 : 어차피 왕자마마를 위해 있는 목숨!! 억울한 것이 있다면, 마마께서 보위에 오르시는 것을 보지 못한 것뿐이옵니다!!
무사2 : 마마께 마지막 인사를 올리자!!
호위무사들, 수양전 안에 있는 호동에게 마지막 인사를 올린다.
무사들, “마마!!! 부디 고구려를 반석에 올리소소!! 성군이 되십시오!!” 인사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차차숭과 일품.
호동 : .. (가부좌 틀고 마음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눈물이 난다)
씬29.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마당/수양전 입구 앞
흑위서문을 지키던 호위무사들, 근위병사들에게 끌려 나가고.
내시장의 지휘 아래 내시들, 수양전에 금줄을 친다.
을두지, 다가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인서트) 出入禁止 不允許越當門者 嚴斷以逆命罪
(자막) 출입금지. 허락 없이 이 문을 넘는 자, 역명죄로 다스린다.
태추, 수양전 안에서 문을 나오지는 못하고 소리 지르고 있다.
태추 :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금줄까지 치시다니요!!
대태감 어른!! 우보어른!! 왕자님을 이리 좁은 전각 안에 정말 가두시려는 겁니까!!
내시장 : ... 조용히 하게. 태추 군두. 자네라도 왕자마마 곁을 지키려면.
을두지 : 태추야. 왕자마마께.. 폐하의 진노가 가라앉으실 때까지 자숙하시라고..
더는 아무 일도 벌이시면 안된다...고 전해드려라.
씬30.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호동, 검을 닦고 있다.
태추, 들어온다.
태추 : 마마!! 소인이 군사를 데려가 낙랑공주의 목을 베어오겠나이다.
호동 : 내.. 병사들이 가슴 아프다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태추 : 왕자마마, 이미 낙양에서의 일로 폐하의 노여움을 사셨는데. 또다시 진노를 사시다니요! 어쩌시려하옵니까!
호동 : 삼궤구고두도, 라희를 놓아준 일도, 다 고구려를 위해 한 일!!
태추 : 왜 이러십니까!! 폐하의 심기를 거스르고 누가 살아날 수 있습니까!
호동 :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그저 아버님의 비위를 맞추느라, 옳다,그르다도 할 수 없다면 이미 죽은 왕자다.
태추 : 왕이 되셔야한단 그 마음을 잊으셨습니까!!
호동 : 왕이 될 것이다. 좋은 왕! 현명한 왕! 나와 백성이! 고구려와 고구려에 복속된 백성들을 함께 살리는 왕!!
그런 왕이 되고자 한다.
태추 : 뿌쿠..가 밉습니다.
호동 : (본다)
태추 : 왕자마마께서 이리 물렁해지신 것은 다 뿌쿠, 그 계집 때문입니다!!
호동 : .. 차차숭과 행카이를 데려오라.
씬31.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한 방
차차숭과 미추, 일품 이미 호위무사복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자명을 찾아 낙랑으로 떠날 생각이다.
일품 : 여관장님 말씀대로라면, 전 뿌쿠를.. (하다) 자명공주님을... 지키기 위해...살아있는 목숨이니 저 혼자 떠나겠습니다.
차차숭 : 혼자 뭘 어쩔 수 있는데?
미추 : 행카이야, 너 혼자 힘으론 안되잖어. 상대는 차후마마야.
일품 : (차차숭을 보며) 고구려서 장군 소리 듣고 싶다셨잖아요.
미추 : 인생이 꼬인다, 꼬여.
차차숭 : (일품에게) 쇳가루가 말이다. 지남철한테 막 끌려가잖어?
일품 : (본다)
차차숭 : 지남철 같은 인생이 있는거구. 쇳가루 인생이 있는 거야.
공주님 운명이 지남철이라믄. 너나 나나.. 다 그 운명을 따르는 쇳가룬게지. 장군소린 내 몫이 아니잖애~
문 열리고, 태추 들어온다.
태추 : 왕자마마께서 부르신다. (하다) 어! 옷들이 왜 그래?
씬32.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호동의 앞에 온 차차숭과 일품. 태추, 못마땅해 서 있고.
호동 : 고구려를 떠나느냐?
태추 : 치사한 것들! 누구 덕에 살아, 밥 쳐 먹는 줄도 모르고. 왕자님한테 단물 빨게 없다 싶으니 바로 갈아타는 것들입니다!
차차숭 : 군두께서 오해해도 어쩔 순 없지만... 그런건 아닙니다.
태추 : 아니긴 뭐가 아냐!!
차차숭 : (호동에게) 왕자님 처지 이러신데... 떠나야 되는 저희 마음도 편치는 않습니다.
호동 : .. (태추를 보다) 잠시 나가 있거라.
태추 : 예.. (못마땅한 표정으로 일품을 보고) 콱! 그냥. (하고 나간다)
호동 : 뿌쿠가 낙랑으로 갔는가?
일품 : 예.
호동 : 뿌쿠는 나와 인생의 쓴맛과 괴로움을 함께 한다 약속했다. 그 약속을 깨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면 그만한 까닭이 있겠지.
차차숭 : ..
호동 : 뿌쿠의 부모가 누구냐?
차차숭 : 저희는 알지 못합니다..
호동 : 거짓말을 하는군.
차차숭 : 이제 그만 소인들은 떠나겠나이다...
호동 : 뿌쿠를... 만나면 이리 전해라.
차차숭과 일품, 호동을 본다.
호동 : 만나고 헤어짐이 뿌쿠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일품 : ..
호동 : 어디에 숨든, 반드시 찾아갈 터이니... 기다리라고.
차차숭 : ... 그리 전해드리겠습니다.
일품 : 왕자마마... 은혜 못갚고 떠나옵니다. 부디 왕이 되십시오...
차차숭 : 뿌쿠를 위해서라도... 낙랑국과 사이좋게 지내시길 빕니다.
차차숭과 일품, 절한다. (Dis)
씬33. 고구려, 일각
차차숭, 미추, 일품, 길을 떠나려 한다.
말 옆에 서 있는 소소, 보퉁이를 들고 쫓아오려 한다.
미추 : 널 생각해서 놓구 가는 거야, 바보야.
소소 : 누가 날 생각해달랬어요! 나두 가요, 나두!!
일품 : 넌.. 뿌쿨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
소소 : 행카이, 널 위해 죽을 순 있어!
차차숭 : 그러니 데려갈 수 없는 거야.. 뿌쿨 구해야 할 때, 소소 네가 행카이부터 구한다고 난리칠까봐..
차차숭과 미추, 일품, 말을 탄다.
소소 : 행카이!! (말고삐를 잡는다)
일품 : ... 미안하다.. 소소야.
차차숭과 미추, 일품, 달려간다.
소소, 보퉁이를 들고 뛰어간다. 소소, 쫓아가다가 넘어진다.
소소 : (앉는데, 눈물이 핑-돈다) 뿌쿠... 널.. 용서 못할꺼 같애.
호동왕자 옆에서 잘먹구 잘살면 됐지.. 왜 또, 행카일 데려가는데...
씬34. 고구려, 야산 우나루 있는 곳
우나루, 나무에 기대있고.
군사들, 몇 명 우나루를 찾았다.
군사1 : 대장군님!!!
우나루 : (보고) 낙랑공주 발목을.. 여우덫에 다쳤다.. 멀리가지 못했으니 어서 쫓아라...
씬35. 고구려, 외곽 헛간
자명과 라희, 변장을 하고 나온다. 자명과 라희, 둘 다 도령같은 모습이다.
자명 : 이십리쯤 가면 여각이 있습니다. 거기 숨었다 해 기울면 떠나요.
라희 : ..
자명, 라희를 말에 태우려 한다.
라희 : 엎드려라..
자명, 발목을 다친 라희를 태우기 위해 엎드린다.
라희, 자명의 등을 밟고 말에 오른다.
씬36. 고구려, 외곽
자명과 라희, 달려간다.
고구려 군사들, 맞은편에서 온다.
우나루, 가슴을 붕대로 감싸고, 말을 천천히 몬다.
씬37. 고구려, 외곽/일품 있는 곳 (저녁)
일품과 차차숭, 미추, 달려온다.
동고비, 꾸물꾸물 걸어온다.
아이들, 동고비를 향해 돌을 던진다. “얼레리~ 꼴레리~ 그지래요~ 미쳤데요~” 놀리는.
동고비, 고인 물웅덩이에 넘어진다.
일품, 달리는 말 위에서 그 모습을 슬쩍 보고 비켜서 달려간다.
씬38. 동, 일품 있는 곳 (저녁)
일품과 미추, 차차숭을 기다리고 있다.
일품 : .. (고민하는)
차차숭 : (다가온다) 좀만 가면 여각이 있단다. 패수 가는 마지막 길목이라는데.
미추 : 배를 탈 수 있을까?
차차숭 : 낙랑국을 몰래 왔다 갔다 하는 나룻배가 있다네. 자기들끼리 슬쩍 물건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는구만.
미추 : 응. 그래. 다리 좀 쉬었다가 그 배 탈 수 있는 방법부터 찾어야겠다. 뿌쿠.. 마마는 낙랑가면 찾을 수 있겠지?
차차숭 : 궁으루 가면 찾겠지.. 어머닐 만나러 가셨을테니. (일품에게) 행카이야. 뭐해? 가자.
일품 : 먼저.. 가 계세요.
차차숭 : 왜?
일품 : 잠깐.. 확인할 게 있어요.
일품, 말에 올라탄다.
씬39. 동, 동고비 있는 곳 (저녁)
동고비, 나무작대기를 집고 일어난다.
(일품의 소리) : 제가... 잘못 본게 아니네요.
동고비, 힘겹게 돌아본다.
동고비 : !!
일품 : 혹시나... 했습니다... 혹시나... 혹시나... 여관장님이신가...
동고비 : !! (일품에게 손을 뻗다가 넘어진다)
일품 : 여관장님!! (잡는다)
일품, 동고비를 안아 나무밑으로 데려온다.
일품 : 제.. 이모님이 맞으십니까?
동고비 : (고개를 끄덕인다)
일품 : 자명공주님하고... 매일 같이 화장터며, 고구려장털 찾았습니다..
동고비 : (자명이 어디 있나 둘러본다)
일품 : 공주님은 먼저.. 낙랑으로 가셨어요.
동고비 : ...
일품 : 너무... 떨려서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동고비 : ..
일품 : 육년 전... 내빈관서... 제게 왜 낙랑으로 가려는지 물으셨을 때.. 사실대로 말할 것을.
낙양에서 왜 진작 말하지 못했나.. 가슴을 쥐어뜯었습니다.. 다.. (눈물이 흐른다)
동고비 : .. (힘겹게 손을 뻗어 일품의 눈물을 닦아준다. 눈물이 고인다)
일품 : 다시 뵈면... 묻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았습니다. 내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는지... 이모님처럼 곱고 아름다운 분이었는지..
동고비 : (고개를 끄덕인다)
일품 : 내.. 이름은 뭔지... 내 어머닌 행카이가 아닌.. 뭐라 날 부르셨는지...
동고비 : (본다)
일품 : 그.. 많은 물음들은.... 나중에 차차.... 이모님이 나아지시면... 여쭙겠습니다...
지금은... 지금은... 이 말씀 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동고비 : .. (눈물이 흐른다)
일품 : 살아 계셔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리 이모를... 다시 뵐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동고비 : 일...... 일....
일품 : (본다)
동고비 : 품..... 일....품....
일품 : 일품...?
동고비 : (고개를 끄덕인다)
일품 : 이모님. 일품이 그게.... 제.. 이름입니까? 이 조카 이름입니까?
동고비 : (고개를 끄덕인다) 일.....품......아.....
일품, “이모님!!!”하며 동고비를 와락- 끌어안는다.
동고비, 그런 일품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트린다. (Dis)
씬40. 고구려, 패수의 마지막 여각 가는 길 (밤)
일품, 동고비를 업고 간다. 그 뒤를 말이 터벅터벅 따르고.
일품의 시선에 고구려 병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상처를 감싼 말 위의 우나루 모습도 보이고.
일품 : !!
씬41. 동, 어느 외딴 곳 (밤)
일품, 동고비를 숨겨 놓는다.
일품 : 고구려 대장군이 나타난걸 보면, 낙랑공주님이 가까이 계신 모양입니다.
동고비 : .. (불안한)
일품 : 이모.. 여기 꼭, 숨어계셔야 해요. 여각부터 가봐야겠어요.
동고비 : (고개를 끄덕인다)
일품 : .. (손 한번 잡아주고, 밖으로 나간다)
씬42. 고구려, 마지막 여각 한 방 (밤)
자명과 라희, 숨어 있다.
자명, 문을 조금 열고 보다가 라희에게.
자명 : 좀 살펴보고 올께요.
자명, 밖으로 나간다.
씬43. 동, 여각 일각 (밤)
자명, 주위를 둘러보는데 차차숭의 손이 자명을 잡는다.
자명 : !! (보면 차차숭이다)
씬44. 동, 여각 다른 방 (밤)
자명, 차차숭을 따라 들어온다. 미추와 일품이 서 있다.
자명 : 다들 어떻게 된 거에요? 여긴.. 어떻게?
차차숭과 일품, 미추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절한다.
자명 : 왜 이래요..
차차숭 : 공주마마...
자명 : !!
미추, 주머니에서 동고비가 썼던 머리끈을 꺼내 올린다.
자명 : (받아서 본다) !!
미추 : 저희가.. 눈이 없어서.. 공주마말 몰라 뵀어요.
자명 : ...
씬45. 고구려, 패수 강가 (밤)
나룻배 한척이 멈춰져 있다.
뱃사공인 척, 위장하고 그물을 깁고 있는 부퉁.
부퉁, 초조한 듯 멀리 마을 쪽을 흘깃거린다.
씬46. 고구려, 여각 자명 있는 방 (밤)
자명과 차차숭, 일품, 미추, 앉아 있다.
자명 : 여관장님을 안전하게 모셔서 다행이네요.
미추 : 그러게요~ 다 공주마마 덕이에요. 두창 아니라고 공주마마께서, (하는데)
자명 : 난 이런 거 진짜 싫은데.. 단장님. 아줌마. 오빠가 나한테.. 뿌쿠야 이러고 야단치고, 군밤 때리구 해야지.
공주마마... 이런 소리 마요, 닭살 돋아. 나 아닌 거 같잖애~ (장난처럼 넘기려고)
차차숭 : 공주마만 이제 공주마마로 사셔야 합니다.
자명 : 나, 낙랑에 어머니 만나러 가는 거에요. 공주노릇 하고 싶어 가는게 아니라.
차차숭 : 원후마마도 만나 뵙고, 공주마마 자리도 찾으셔야 합니다.
자명 : 단장님!
차차숭 : 이제껏 죽을 고비 숱해 넘기며 고생하셨습니다. 마만 충분히 공주마마로 대접 받고 그 자리 누리실 자격 있습니다.
자명 : .. (본다)
미추 : 묘리를 생각하구. 지금까지 공주님이 당하신 고통을 생각해보세요.
차차숭 : 비틀린 것은 바로잡아야지요!
자명 : ..
차차숭 : 공주마마가 낙랑으로 가면 또 얼만큼 위험해질지 불보듯 훤합니다. 저희가 지켜드리지요.
힘은 없지만, 목숨 다해 지켜드립니다.
자명 : .. (차차숭과 미추에게) 오빠하고 잠깐 둘이 있고 싶어요.
씬47. 동, 장소 (시간경과)
자명과 일품,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명 : 여관장님 많이 안좋으시니까 같이 가긴 어렵잖애.
일품 : (고개 끄덕인다)
자명 : 내가 태녀마말 모시고 갈테니까, 떨어져 움직여야 해.
일품 : 알겠습니다.. 공주마마..
자명 : 나, 뿌쿠야! 오빠 동생 뿌쿠! 삿갓배서 오빠 품에 안겨, 지금껏 살아온 오빠 동생 뿌쿠! 이러지 마. 섭섭해서 울고 싶어져.
일품 : .. 소인의 마음속에... 마마는 언제까지 귀여운 여동생 뿌쿱니다..
하지만 마말 지키는 것이 어려서부터의 제 임무였듯.. 공주마마는 제 주인이십니다.
자명 : 오빠!
일품 : 저희가 앞서 길을 열겠습니다. (나가는)
씬48. 고구려, 여각 앞 길/여각 안 (밤)
미추, 말을 달린다.
차차숭 : (소리친다) 낙랑공주다!!!
수레에 가슴에 붕대를 감고 의자에 앉아 휴식하던 우나루, 소리친다.
우나루 : 네 놈이 어찌 아느냐?
차차숭 : 대장군님 이 놈, 수양전 왕자마마 호위무삽니다!!
낙랑공주 잡는 일이 어찌 됐나 호동왕자께서 궁금해 소인을 보내셨습니다!
우나루 : 그...래?
차차숭 : 수양전에 살기까지 한 낙랑공주 얼굴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우나루 : (군사들에게) 우포와 호산으로 나간 군사들을 불러들이고, 서둘러 쫓아라!!
우나루와 군사들, 미추를 쫓기 시작한다.
씬49. 동, 여각 뒤편 (밤)
자명, 라희에게 고개를 끄덕인다.
자명과 라희, 말을 달리기 시작한다.
씬50. 고구려, 패수 일각 (밤)
우나루가 군사를 부르는 불화살이 밤하늘을 가른다.
씬51. 낙랑국, 묵방관문 관사 최리의 방 (밤)
류지, 뛰어 들어와 최리에게 보고하고 있다.
류지 : 폐하!! 강건너 고구려에서 불화살이 쏘아졌습니다!! 가까이 오신게 틀림없습니다!
최리 : ! (벌떡 일어난다)
씬52. 고구려, 패수 일각 (밤)
라희와 자명, 달려온다.
부퉁, 라희를 본다.
부퉁 : 태녀마마!!
라희 : (보고) 대장군은?
부퉁 : 아직 못오셨습니다!! 어서 배에 오르십시오! 강 건너에 대왕마마께서 나와 계시옵니다!!
라희 : 아버님이!
부퉁 : 어서요!! 태녀마마 당도하시면, 서둘러 배로 모시라는 대장군님 명이 있었습니다!!
라희 : (자명을 본다) 너는 이제 니 갈길로 가라.
자명 : .. (본다)
라희 : 여기까진 고구려 땅이니, 잠시 도움을 받았지만. 강을 건너면 낙랑이다. 더는 도움이 필요치 않다.
(팔에 낀 금팔찌를 빼서 발치에 던진다)
자명 : .. (팔지를 집어 든다) 이런걸... 바래 제가, 제 오래비와 단장님,아줌마가 목숨을 걸었다 생각하시나요?
라희 : 달리 줄게 없으니.. (생각하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왕 고구려궁을 떠난 것이니
호동왕자에게 돌아가지 않았으면 싶다.
자명 : ..
라희 : (부퉁에게) 가자. (몸 돌리는데)
자명 : 낙랑으로 데려가 주십시오!
라희 : (돌아본다) 뭐?
자명 : 원후마말 뵙게 해주십시오.
라희 : 어마마말... 니가 왜?
씬53. 고구려, 우나루 있는 곳 (밤)
우나루, 말을 타고 달리다가 멈춘다.
우나루 : 멈춰라!!
군사들 : (멈춘다)
우나루 : 패수로 가자!! 속았다!!! 그 놈들한테 속았어!!!
씬54. 고구려, 패수 강가 (밤)
부퉁과 라희, 배에 올라 강을 건너려 한다.
자명, 성큼성큼 물 속으로 들어가 배를 잡는다.
라희 : 놓아라!!
자명 : 공주마마 제게 빚이 있습니다!
고구려 군사들, 쫓아오고 있다.
라희 : (검을 들어 자명을 치려고 한다) 놓지 못할까!!
자명 : 공주마마가 데려가시든, 놓고 가시든 이 몸 어차피 낙랑으로 갑니다!!
라희 : 낙랑으로 굳이 가겠다면 어쩔 수 없다만, 네 목숨을 보장하진 못한다.
자명 : 제 목숨은 제가 지키지요.
자명, 배에 올라탄다.
부퉁, 자명에게 눈을 부라리며 노를 젓는다.
고구려 군사들, 배를 향해 화살을 날린다.
자명, “공주마마!!” 라희를 몸으로 덥친다.
자명과 부퉁, 각각 화살을 한 대씩 맞는다. (Dis)
씬55. 낙랑국, 묵방 패수가 (밤)
최리, 마중을 나와 있다. 군사들, 도열해 있다.
라희, 부퉁과 함께 걸어온다. 부퉁의 허벅지에, 자명의 팔에 화살이 하나씩 박혀 있다.
류지 : 태녀마마가 돌아오셨다!! 태녀마마가 고구려 놈들에게서 벗어나 무사히 낙랑으로 돌아오셨다!!!!
군사들, “태녀마마!!!!!”하며 모두가 무릎을 꿇어 군례를 한다.
최리 : 태녀야...
라희 : (읍한다) 아바마마.... 태녀 낙랑, 돌아왔나이다...
최리 : .. 어서 오너라... (눈시울이 붉어진다)
라희 : 걱정을 끼치옵고... 이제야 돌아온 태녀에게 죄를 물으소소..
최리 : (라희를 와락- 끌어안는다)
자명 : ... (최리를 본다. 처음 보는 아버지가 아닌가. 눈시울이 붉어진다)
최리, 문득 자명을 본다.
최리 : (라희를 떼어 놓고, 자명에게 한걸음)
자명 : ... (눈시울을 붉히며 읍한다)
최리 : 너는... 누구냐?
자명 : ..
(자명의 속마음 소리) : 아버지.... 소녀... 자명이옵니다... 얼마나 뵙고 싶었는지.
지난날 어머니는... 뵈었으나, 아버님을 뵙지 못해.. 그리웠습니다.
최리 : (화살을 본다) 이런. 살을 맞았구나. (만져보는) 기다려라. 곧, 뽑고 치료해줄테니.. (다정한)
자명 : .. (눈물이 흐르는)
최리 : 우리 태녀를 돕느라 강을 넘었느냐? 고구려 사람이 아니구나?
라희 : (자명을 본다) 저 아이는 뿌쿠라 하옵고. 장군 하호개, 좌중랑 탁치를 죽인 계집이옵니다.
최리 : !!
자명 : !!
라희 : (군사들에게) 부퉁을 치료하고, 저 계집의 몸에 박힌 살을 뺀 다음 관사 옥에 가두라!
라희의 명에, 근위무사들 우르르- 달려들어 자명을 꿇게 한다. (Dis)
씬56. 낙랑국, 묵방관문 관사 옥 앞 (밤)
군사들, 삼엄하게 지키고 있다. 자명이 갇힌 방이다.
옷을 갈아입는 라희, 발을 다쳐 시비에게 기댄채 걸어온다.
씬57. 낙랑국, 묵방관문 자명 갇힌 옥 (밤)
자명, 팔의 살을 뺐다. 스스로 천을 입에 물고 묶는.
라희, 다가온다.
라희 : 열어라. 열고 밖에 나가 있으라.
군졸 : 예, 마마!
군졸,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라희, 들어와 자명을 바라본다. 시비, 의자를 하나 놓고 나간다.
라희, 의자에 앉는다.
라희 : 머리 검은 짐승 살려줘야 소용없군. 날 은혜도 모르는 여자라 속으로 욕하고 있겠지?
자명 : 제가 낙랑국의 장군을 죽였기에 받아야 할 벌입니까?
라희 : 그럼 내가 호동왕자 때문에 널 질투해 이런다 생각하느냐?
자명 : .. 그런건가요?
라희 : 글쎄, 모르겠다. 나도 내 마음 하나하날, 물에 씻은 조약돌처럼 들여다 보는건 아니니까.
자명 : ..
라희 : 내 분명히 경고했지? 날 따라나서지 말라고? 목숨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자명 : 원후마말 뵙게 해주세요.
라희 : 너 따위가 왜 자꾸, 감히 어마마말 입에 올리는 것이냐!!
자명 : 태녀마마. 제가 낙랑국 장군을 죽인 일로 벌을 받아야 한다면 피하지 않겠습니다! 원후마말 뵙고 나서 그 벌을 받겠습니다!
라희 : ... (의아하게 자명을 보는)
씬58. 고구려, 국내성 우나루의 저택 (다른날/낮)
우나루, 군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온다.
여랑, 마중나와 있다가.
여랑 : 장군!!!
우나루 : 공주가 주는 술을 마시고, 출정했어야 하는데.. 왕홀이 놈에게 당했소.
여랑 : 좀... 어떠십니까?
우나루 : 나도 이제 늙었나보구려. 이 우나루의 시대가 간 모양이오.
여랑 : 그런 농담이 나옵니까! (눈물이 흐르는)
우나루 : 많이 걱정했구려.. (손을 뻗어 눈물을 닦아준다)
씬59.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태추, 호동에게 보고를 하고 있다.
호동 : 낙랑공주가 무사히 패수를 넘었다?
태추 : 헌데요.. 우나루 대장군이 폐하께 이상한 소릴 했답니다.
호동 : 무슨?
태추 : 뿌쿠 말입니다. 뿌쿠가 낙랑공줄 구해 돌아갔다는데요?
호동 : !!
씬60.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모하소, 태감장의 보고를 받고 있다.
모하소 : (반색) 폐하께서 태녀를 데리고 환궁하신다니!!
태감장 : .. (미소)
모하소 : 다른 소식은 없느냐?
태감장 : 하호개 장군을 죽인 범인을 생포해 돌아오신다 하옵니다.
모하소 : ! (놀라는)
씬61.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왕자실, 치소의 보고를 받았다.
왕자실 : 누굴 데려 온다구!
치소 : 묵방서 자명애기씰 데려오신다 하옵니다.
왕자실 : !! (벌떡 일어난다) 죽일 죄인이면, 거기서 죽이지!! 뭐하러 자명일 진양궁까지 데려온단 말이냐!!!
씬62. 낙랑국, 묵방관문 관사 최리의 방
최리, 라희와 차를 마시고 있다.
최리 : 발목은 좀 어떠냐?
라희 : 워낙 크게 다치진 않았습니다. 다 대장군 덕이옵니다.
최리 : 홀이 걱정은 말자. 혼자 몸이라면 능히 강을 건너올 무옐 지녔으니.
이제 떠나야지. 영안전, 반수전. 다 일각이 여삼추로 기다릴 터이니.
라희 : 뿌쿠란 계집아일 어찌하시렵니까?
최리 : .. (생각하는)
라희 : 아바마마께오서, 하호개 장군의 장례에서 뿌쿨 죽이라는 명능 내리셨다 들었습니다.
최리 : 벌은 벌대로, 상은 상대로.. 너를 도왔으니, 그 공이 없다 할 수 없고.
그렇다 해서 낙랑국 장군을 죽인 죄가 없어지지도 않는 것. 진양궁으로 데려가 그 죄를 정하겠다.
씬63. 낙랑국, 진양국 가는 길
최리와 라희, 군사들과 함께 진양궁으로 가고 있다.
자명, 말에 달린 이동용 죄옥에 갇힌 채 가고 있다.
라희 : .. (자명을 돌아본다)
자명 : .. (그런 라희를 본다)
자명과 라희, 서로를 보는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