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고개
정군수
쑥이 많아 쑥고개라 불렀다
쑥 캐러가는 새벽은 배고파도
쑥 생각에 어질병 나지 않았다
쑥자루 이고 가는 길
보릿잎 여직 푸르러
보리타작은 얼마나 남았던지
왠 놈의 쑥국새는 저리 목쉬게 울었쌓던지
오르막 십리 내리막 십리
배부른 쑥자루 이고 오는 길 배고파
쑥덤불 너머로 노을이 허기졌다
쑥으로 나물밥하고
쑥으로 나물죽 끓이고
약이 된다하고 쓴 트림 나올 때까지
쑥으로 연명하다 봄날이 가는 날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금구에서 전주로 들어오는 길
쑥고개가 있는 길
오르며 내리며 나는 그 길을 가고 있다
보릿고개 몰라도
그 고개에 지금도 쑥국새가 산다
내 아들이 쑥고개를 모르듯
왜 할머니가 죽은 줄 모르고
쑥많은 쑥고개에 보릿고개가 있는 줄 모르고
쑥국새는 그냥 운다
* 주제 접근 : 옛날은 몰라도 이름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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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글
쑥고개
정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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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5 22:18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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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쑥고개에서 쑥국새가 우는 것은
님그리워 우는 것이 아님니다
쑥고개에서 쑥국새가 우는 것은
옛일이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님니다
쑥국새가 쑥국새가 우는 것은
풍요로움 속에 살면서도
풍요로움을 모르기 때문에
우는 것입니다.
제나름대로 해석해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