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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생명보험 회사에서 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2011년 기준 15만6천여명이다. 남성 3만9천여명, 여성 11만6천여명이며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은 4만여명에 불과하다. 1년 미만 근무한 설계사는 5만5천여명으로 이직율이 높고 신입 비율이 높은 편이다.
손해보험업에 등록된 설계사는 2012년 3월 기준 전체 1만7천여명이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설계사를 동시 취득한 이들을 감안하면 전체 설계사 수는 17만명보다는 적겠지만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각각의 통계는 있지만 이중취득 현황을 볼 수 있는 곳은 없다. 금융감독원은 알겠지…)
두 번째 ‘타인의 삶’ 주인공은 외국계 생명보험회사에 설계사로 일한 지 5년차가 되는 인물이다. 전체 설계사 비중이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외국계는 남성이 훨씬 많다. 뒷조사(?)해 본 결과 해당 보험회사는 남성 설계사가 여성 설계사보다 3배 이상 많다. 신상 공개를 원치 않는 주인공을 위해 여기까지. 하지만 자기 소개에서 부터 이미 본인의 신상을 셀프로 털기 때문에 몇 다리 거치면 금방 털 수 있는 인물이다.<장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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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의 비밀
평소 기자와 친분이 있던 사이라 인터뷰는 편하게 진행했다. 정리도 심하게 편하게 했다.
장여진: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김문수: 운동권 출신의 5년차 종합재무관리 전문컨설팅 김문수(가명)이다. 변절의 아이콘인 김문수로 적어달라. 분명히 이 인터뷰로 나를 욕할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어차피 욕먹을 거 김문수로 욕 먹겠다.
장여진: 명함 좀 줘봐. (명함을 보며) 어려운 말 써 있다? Financial Consultant? 그냥 설계사 아닌가?
김문수: 외국계 보험회사가 들어오면서 대학 나온 30대 남성을 전문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똑같은 보험을 팔더라도 기존 설계사가 ‘암 보험은 있어야죠’라는 멘트를 했다면 외국계 설계사들은 ‘당신의 인생 전체를 설계한다, 당신이 죽으면 가족들에게 얼마가 필요하고, 암에 걸렸을 때는 얼마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컨설팅을 하는 것이다.
처음 푸르덴셜 생명이 들어오면서 시작했다. 설계사를 전문직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보험회사의 욕구가 강하게 반영됐고, 이것이 전체 보험회사로 퍼지면서 지금은 플래너, 어드바이저, 라이프 플래너, 파이낸셜 컨설팅등 다양한 이름으로 발전했다.
결국 보험 파는거 맞잖아, 라고 하면 맞다. 보험 설계사가 투자도 권유하고 여러 자격증을 취득해 여러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설계 해주다보면 적금, 펀드까지 봐주는 경우도 많아지니깐.
내 명함에는 재무관리 컨설팅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컨설팅을 빙자해 조금 더 보험을 팔아먹기 위해서인 것이다. 할 말은 없다. ㅋ
장여진: 나름 학벌도 좋은데 보통 안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는 보험설계사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김문수: 진보정당 국회의원실에서 3년간 일했고, 이걸로는 밥벌이가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뭐 지금도 남아계신 분들은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어쨌든 일반적인 직장을 가려고 했지만 최종 면접에서 미끄러졌다. 면접 볼 때 임원 중 한 명은 단 한 번의 예외없이 ‘진보적이냐’, ‘노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런 질문을 했다. 이게 반복되다보니 민간기업 취업은 어렵겠다 생각했다. 잠시 다른 일도 했지만 급여는 적고 노동시간과 강도는 쎄서 그만두고 우연히 보험회사 다니는 친구가 제안해 시작했다.
장여진: 같이 일하는 설계사들 중 원래부터 보험설계사가 꿈이었던, 취업의 목표였던 사람들 있나?
김문수: 음..글쎄…보자….아, 딱 한 명 있다.
장여진: 하루 일과는 어떤가? 일단 특수고용직인데 어떤식으로 일하는지 궁금하다.
김문수: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나 같은 경우는 전속사 소속이라 8시30분 정도에 회사로 출근한다. 일단 아침 조회를 하고 오전에는 통상 고객들에게 전화 돌리며 안부도 묻고 신규 계약 상담 약속도 잡다가 11시 정도 되면 밖으로 나간다. 고객들과 밥 먹으며 각종 서류도 전달하고 입원한 경우 병원도 가고 저녁시간대에도 약속 잡으면 상담하고. 약속이 가장 중요한데, 그날 약속이 없으면 백수다.
보험설계사에 대한 편견과 직업 전망
장여진: 처음 고객은 다 어디서 생긴 것인가?
김문수: 전통적이다. 첫 번째 고객이 친구, 내 보험, 가족, 와이프, 친적으로 시작해 넓혀 나갔다.
장여진: 일하면서 힘들었을 때나 허탈했던 적은?
김문수: 힘든걸 담아주는 성격이 아니라서 기억 안 난다.
장여진: 계약하기로 해놓고 계약 안 한 사람이라던가….
김문수: 아 한 명 있다. 한 아주머니가 딸 보험을 리모델링 하고 싶다는 소개가 들어와 상담했다. 그런데 딸이 크게 사고를 당한 적이 있어 보험 가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래서 당시 사고 관련 서류가 전화번호부보다 두꺼웠는데 하나하나 다 읽어보고 설계했다.
그리고 보험 심사는 일단 계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단 회사에 계약서를 보냈다. 1회 보험료 납입해야 계약이 체결된다. 만약 회사가 계약을 거절하게 되면 보험료는 돌려받는다. (심사를 통과해 정식 체결되더라도 계약자가 15일 이내에 계약을 취소하면 보험료는 돌려받을 수 있다. – 기자 주)
워낙 큰 사고였기에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3일 뒤 회사에서 해당 계약을 인수하겠다고 해 정말 기뻤다. 뭔가 도움을 준 것 같아서 보람도 있었고.
그런데 그날 오후 전화가 오더니 그 아주머니가 대뜸 소리부터 지르더라. 첫회 보험료를 설계사가 내주는 거 아니었냐고, 왜 자기 딸 계좌에서 보험료가 나가냐고.
첫 회 보험료를 설계사가 내주는 업계 관행을 부정하는 건 아니고, 만약 첫 달 보험료를 내달라고 했으면 고민은 좀 됐었을거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돈에 눈이 먼 파렴치한 취급받으니 좀 억울했다. 결국 그 보험 취소하더라. 다음 날 아무렇지 않은 척 사고 서류를 갖다 줬는데 마음이 좀 그랬다.
장여진: 사람들은 보통 보험설계사는 다 도둑놈이다, 사기꾼이다, 이런 편견이 있다. 특히 설계사가 개입된 보험 사기나 심지어 살인까지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김문수: 설계사가 개입된 사기나 살인의 빈도가 높은 게 아니다. 요새 느끼는 건데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세일즈 업종에 편견이 있는 것 같다. 보험이나 제약회사 영업 등. 어떤 회사건 결국 영업하는 사람들이 월급을 제일 받아가는 스탭인데 제약회사 영업한다고 하면 ‘의사 시다바리’, 자동차 세일한다면 또 어쩌고 하는 말들이 많다. 세일즈라는 업 자체가 학벌이 좋지 않아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편견이 큰 것 같다.
장여진: 보험설계사라는 부정적인 인식 같은 거 때문에 당해본 건 있나?
김문수: 사람마다 다른 것 같지만 거지라도 서울대 나온 거지는 ‘그래도 나 서울대 나온 거지야’라는 자기 의미 부여를 한다. 루저라서 아니라는 자기합리화. 그런데 평소 못 느꼈는데 나도 그렇다는 걸 알게 된 적이 있다.
후배 어머님 보험을 가입 시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어머님이 입원해서 병문안 가서 ‘안녕하세요. **선배에요’라고 인사했더니 우리 동네 살았느냐, 우리 딸이랑 같은 중학교 나왔냐 자꾸 물어보시길래 대학 선배라 했더니 깜짝 놀라시더니 ‘아니 왜 그 좋은 학교 나와서 설계사를…’이라고 하시더라. 당연히 내가 대학 선배가 아니라 동네나 중고등학교 선배인 줄 알았다던데 그 때 스스로 자기합리화 많이 했다. ㅋ
장여진: 일하면서 가장 때려치고 싶었던 순간은?
김문수: 약속이 캔슬될 때. 특히 지방 갔는데 캔슬되면 답이 없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 보내도 회신도 없고 난 여기까지 왔는데 차 돌려 가기도 애매하고. 한참 기다리다 다시 회사나 집으로 돌아갈 때 내가 뭐하나 싶다. 운이 나쁠 때 일주일 연속 그럴 때도 있는데 그럴 때 주말에 내가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나 싶다. 약속 깬 사람은 세일즈 한 명 안 만나는거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게 생계니깐 약속 하나 깨지는 게 정말 힘들다.
장여진: 직업 전망은 있다고 보나?
김문수: 불투명하다. 설계사라는 직종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기도 하거니와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방법도 생겼고. 지금도 이 업게에서 3년이상 생존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일한지 2년 지나면 60%가 그만둔다. 더 이상 만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친구, 친척 다 가입해주고나서 계속 소개를 받아 넓혀가야 하는데 뚜렷한 솔루션이 없으면 2년차에서 거의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의 3대 보험 가입 이유
장여진: 고객 상담 전 어떤 준비들을 하는지?
김문수: 대부분의 고객 중 특별한 고객은 없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월급쟁이의 일상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오래 일하다보니 기계적으로 상황에 따라 적절한 멘트가 튀어나온다. 사전 준비는 고객의 경제적 수준과 나이, 가족관계 정도만 알고 나간다.
장여진: 상담할 때 제일 까다로운 사람은 누구였나?
김문수: 친동생이었다. 한의사였는데 그 많은 약관과 보장분류표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이건 왜 보장 안해주냐’, ‘이건 얼마나 어떻게 보장해주냐’고 물어보더라. 4시간 걸렸다. 차라리 감정적으로 싫다고 하거나 수익률이 낮다고 하는게 낫지, 한장 한장 뜯어보며 물어보니 제일 심란했다. 가입시켜놓고도 제일 찜찜했던 고객이 동생이다.
장여진: 의사들도 보험 가입 많이 하나?
김문수: 의사들이라고 딱히 일반 고객과 다른 점은 모르겠지만 의사를 포함한 고소득층 전문직종들은 보험 가입 이유가 조금 다르다. 고소득층자들은 일단 목표가 세금이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비과세혜택을 볼 요량으로 가입한다. 또한 고소득층들은 빚이 많은 편이다. 많이 버는 만큼 대출이 감당되다보니 빚이 많은데, 혹여나 자신이 죽을 때 그 빚이 가족한테 가니 종신보험을 많이 가입한다. 마지막으로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지출이 큰데, 현재의 소득 생활 수준을 은퇴 이후에도 영위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기 때문에 연금보험을 많이 가입한다.
보험가입시 유의해야 할 사항… “이모, 고모, 삼촌한테 가입한 게 제일 위험”
장여진: 가끔 보험 팔 때 양심 문제 같은 거 걸린 적 없나? 판매하는 보험에 다 단점도 있을텐데.
김문수: 난 우리 보험이 최고라고 말하지 않는다. 어느 회사나 보험은 다 똑같다고 말한다. 내가 일하면서 내린 결론은 어떤 회사 보험료가 정말 좋다면 보험료가 비싸다. 보험료가 싸서 좋다는 보험은 보장이나 수익률이 약하다. 그래서 보험업에 오래 계신 분들의 특징은 자기 회사 보험을 브랜드화하기 보다는 본인을 믿고 가입하게끔 만든다.
장여진: 어떤 설계사가 제일 위험한가?
김문수: 자신이 어떤 보험을 파는지 모르는 경우가 제일 위험하다. 납입한 지 20년이 지나도 원금이 안되는데 아이 교육비 차원의 저축보험이라 속여팔고 알고보니 종신보험이고. 증여 기능 없는데 아이 학자금 보험으로 파는 그런 경우이다. 실비보험 중복 안 되는데 중복시키고, 6살짜리 아이 보험에 부인과 질병 특약이 있는 등. 그런데 이런 경우 알고 사기친 것이라기보다 설계사도 진짜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장여진: 보험 가입시 유의해야 할 것은?
김문수: 당신의 설계사가 100% 전문가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다. 미안한 말이지만 입사 1년차 미만 설계사한테 가입하는 건 안 좋다. 그 사람들의 말은 검증하고 또 검증해야 한다.
보험설계는 가족소득 최대 8%를 넘지 말라는데 정답은 없다. 납입기간 길거나 적거나 하는 등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내가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여유 수준, 경제 수준을 잘 따져봐야 한다. 보험 가입할 잉여자금이 없는데 좋다고 무작정 가입하면 안 된다.
아이들 보험을 너무 비싼 거 들지 말라. 어차피 아이가 크면 자기 보험은 자기가 하는 거지 엄마가 100세까지 해주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최소한만 해주면 된다.
가장 든든한 보장은 국가가 해주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사회시스템에서 영리보험은 +@ 일뿐이다.
가장 중요한데 친척한테 가입한 보험은 한 번 더 검증해라. 특히 이모, 고모, 삼촌 등등 검증하고 또 검증해라.
좌파출신 보험설계사가 말하는 복지국가… “복지국가 오더라도 보험회사 안 망해”
장여진: 보험소비자 단체들이 보험회사의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는데 가령 보험소비자협회에서 낸 책이라던가.
김문수: 읽어봤다. 그런데 가끔 말도 안 되는 문제제기도 있다. 보험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게 맞는데 영리를 추구하지 말라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그 사람들의 논리는 국가에 대한 요구로 가야하는데 그렇지 않다. 국가가 해주지 못하는 것을 보험회사가 해주는 것이기에 그 영역을 국가에 해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험을 국가가 운영하면 1만원을 납입했을 때 2만원을 돌려주고, 보험회사는 1만원 내면 8천원 돌려준다고 도둑놈들이라며 2만원 돌려달라고 하는데 타격 대상이 잘못된거다. 그렇다고 보험회사의 마케팅이 좋다는건 아니다. 어느 한쪽이라도 합리적인 대응을 해야 하는데 보험 문제를 비판하는 입장에 계신 분들이 자본주의 자체의 생리를 무시하고 요구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장여진: 대부분의 보험회사가 적극적으로 해당 보험의 위험성이나 낮은 수익률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가입자가 손해보는 경우가 많은데.
김문수: 내 영업 스타일일 수 있는데 나는 이야기를 다 한다. 만약 잘못되면 욕은 내가 다 먹으니깐 약관의 미세한 글씨까지 내가 먼저 꼼꼼히 읽어보는 편이다. 그래서 이런 저런 상황도 다 설명해주고 가입자가 낼 수 있는 보험료 형편에 맞춰서 조절해준다.
그런데 솔직히 보험파는 사람이 30만명 넘는다는데 과연 몇 명이나 자기가 파는 보험 약관 끄트머리까지 다 읽으면서 팔지는, 조금 부정적이다. 보험영업조직은 설계사가 보험의 안 좋은 점을 알면 보험을 잘 팔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굳이 알려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설계사가 제대로 모르고 팔고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악순환은 반복된다. 여기서 회사의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장여진: 박근혜의 4대 중증질환 국가 100% 지원 공약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문수: 건강보험 급여에 대해 비급여부분까지 100% 해주는 건 한국 재정상 우파정권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것이다. 나는 당연히 박근혜 공약은 건강보험 급여에 대해서만 100%로 알아 들었다. 현재도 90%는 국가에서 지원해주니깐 100%는 충분히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비급여 부분을 100% 지원해준다고 생각하고 실망하는 것 같다.
장여진: 박근혜 공약 자체가 보험 회사 마케팅이랑 똑같이 느껴졌는데 그런 생각 안 들었나?
김문수: 그런 생각은 안 들었다. 다만 돈 많이 안드는 공약을 많이 들어있는 것처럼 포장은 잘했다는 생각은 들었다. 간혹 주변 설계사들도 해당 공약을 오해해서 ‘박근혜가 다 해주면 실비보험 고객 가입 줄어드는거 아니냐’고 하던데, 대체로는 보험회사 선수들은 박근혜 공약의 의미를 다 알고 있었을 것 이다.
장여진: 복지국가가 오면 보험회사가 사라질까?
김문수: 아니다. 왜 북유럽에도 보험회사가 건재하겠느냐. 다만 판매하는 상품이 다르다. 대부분의 북유럽은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을 주로 판매한다. 이는 재무적인 관점에서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복지국가가 되면 더이상 ‘암 걸리면 가정이 풍비박산 난다’는 인식이 바뀔 것이다. 보험회사도 판매하는 상품도 종신이나 연금보험을 더 많이 취급할 것이다.
복지국가가 된다는 것 자체가 실질소득도 상승하고 세금도 더 많이내고 그렇게 되면 국민건강보험이 비급여까지 포괄해줄테니 고객들도 사보험에 가입하는 이유 자체가 재무적 관점으로 바뀔 것이다.
장여진: 정리하자면 의료보험은 줄어들지만 재무관리 상품이 늘어난다는 것?
김문수: 그렇다.
장여진: 보험회사에 쌍심지키는 좌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문수: 자신의 신념으로 보험회사를 반대하거나 가입을 반대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신념으로 팩트를 왜곡하지 않았으면 한다. 가령 암보험을 가입하는 것보다 그 돈으로 국가체계에에서 운영하는 것이 낫다고 하지만 현재 그 시스템이 없지 않나. 아이디어 측면에서 그런 주장은 옳지만 당장 그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보험가입 하지 말라는건 다소 공허한 이야기가 아닌가.
나도 영리기업이 하는 보험을 국가보험으로 가져가는 것을 찬성한다. 공적체계로 가는 게 맞으니깐. 하지만 도시가스 민영화 된다고 당장 도시가스 쓰지 말라는 이야기랑 똑같다.
장여진: 보험회사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문수: 고객들 현혹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보험의 스탠다드는 죽어서 보험금을 받든지, 병 나서 받든지, 30년 장기저축에서 받든지 셋 중 하나인데 근본적으로 이 3가지가 다 보장되는 건 없는데 마치 그런것처럼 현혹 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장여진: 마지막으로 그냥 한 마디.
김문수: 보험 필요하신 분은 장여진 기자한테 연락하시고, 가입한 보험 문제시 장여진 기자가 대신 맞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