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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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겨먹기를 삐딱하게 생겼는지 기독교를 선전하는 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비판하는 글에는 관심이 더 간다.
안티 기독교운동의 유치한 논리는 말고.
내가 아는 한 기독교에 대한 가장 심한 비판은 브루노 바우어의 말이다.
“기독교는 전적으로 ‘세계의 불행’이다. 그것은 낡은 세계가 더 이상 자기를 보존 할 수 없을 때 나타나서 이 불행을 인간의 본질에까지 높여서 인간을 고민 가운데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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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인간이 "에베레스트 산의 여기를 정복 했네, 저기를 정복 했네" 해도 에베레스트 산은 변함이 없는 것처럼 아무리 어떤 인간이 어떤 논리로 공격을 해도 기독교는 끄덕도 없다.
그러나 리차드 도킨스처럼 수류탄 몇 개 날린다고 해서 기독교가 흔들릴 리 없지만 원자탄 몇 개를 터트린다면 에베레스트산을 없애 버릴 수 있을 것처럼 기독교를 없앨만한 그럴 무기가 있을까?
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기독교 자체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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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예를 든다면 욥에 대한이다.
슬로보예 지젝에 의하면 흔히 욥을 가리켜 고통을 참아내는 인물, 신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시련을 견디는 인물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쌩구라다. 사실은 욥기는 ‘인간이 당하는 고통에는 의미가 있다.’고 고통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심오한 뜻을 담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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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욥기를 들어 "고난을 이기면 축복이 온다"는 개소리를 하면 원작자에 의하여 고소 당할 일이다. 욥기는 미증유의 문제에 직면해서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다.
욥기가 말해 주는 것은 다행히도 인간에게 질문할 대상인 신이 있다는 것이다.
목사들이 현대 사회의 수준에 떨어지는 설교를 계속 한다면 기독교는 장차 재활용도 안되는 종교폐기물이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