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골 잔디광장으로 가는 길 옆 회양목에 큰광대노린재 약충이 보입니다. 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시비에 오르면 성충도 만날 수 있겠어요. 서둘러 가볼까 했지만 아이들은 잔디 언덕을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더운 날에도 땀이 나도록 뛰고서야 광장으로 올라갑니다. 조그만 나무 그늘을 찾아 아침열기를 하고 단풍나무 아래로 갑니다.
단풍나무 옆 계곡에는 비가 오지 않아도 물이 조금은 있습니다. 물고기도 보이지만 쉽게 잡혀주진 않지요. 졸업한 형님들이 탐험하던 큰 바위도 용기내어 올라갑니다. 그렇게 또 형님이 되어가네요. 작은 것도 유심히 보는 은후가 오늘은 어리장수잠자리 유충을 발견해서 한참을 보았습니다.
통나무 집에 가니 지난번 왔을 때와 달라져있네요. 누가 다녀갔을까요? 용석이가 어제 사다리를 놓아줘서 고마웠던 요정들이 집을 지어놓고 갔을 것 같다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정말 요정이 다녀갔네요. 뚝딱뚝딱 통나무 집에서 놀다보니 배가 고파옵니다.
점심을 먹고 가방을 두고는 가볍게 이호우 시비로 올라갑니다. 눈을 크게 뜨고 찾으니 보석같은 큰광대노린재가 보입니다. 잡다 보니 수컷과 암컷이 다르게 생겼어요. 짝짓기 하는 녀석들은 잡았다가 다시 살며시 놓아주기도 합니다. 손가락을 기어오르는 노린재가 예뻐 한참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어쩜 이런 빛깔이 나올까 신기해서 찾고 또 찾다보니 벌써 내려갈 시간입니다.
비가 오지 않고 더운 날이어도 늘 우리를 시원하게 품어주는 큰골이 오늘도 고마운 하루입니다.